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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생활에서의 다중인격
+   [Life Story]   |  2007/01/04 10:49  
89년에 북한을 방문했던 임수경씨를 기억하리라고 본다. 그녀는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었고... 이 보도 기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악플을 달았다. 당시 임수경씨는 이들에 대해 법적 고소를 불사했다. 이때 우리 사회는 뜻밖의 사건을 접한다. 소위 말하는 '악플러'에 대한 실상말이다. 당시 검찰 관계자가 접한 이 '악플러'들은 흔히 말하는 인터넷 폐인이나 찌질이들이 아니라, 잡힌 25명중 3~4명을 빼고는 모두 불혹을 넘긴 중년 이었고, 60대 이상도 5~6명이나 되어다. 이들의 직업은 대학교수, 금융기관의 중견 간부, 대기업 회사원, 전직 공무원, 의사 등 이었으며, 1~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대학학력 이상을 가진 지식 계층의 사람들 이었다.

그럼 악플이라는 것이 도대체 뭔가? 사회적으로 경쟁관계나 이념적 갈등 상황에 있는 우월심리나 경쟁심이 정상적인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것인가? 그렇다면 경쟁관계나 이념적 갈등과는 관계없는 보도기사에... '1빠다', 'X팔 잘 죽었네...', '이게 다 X무현 때문이다'... 이런 댓글이나 악플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솔직히 내 개인적으로는 이런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심리가 대단히 궁금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Source : 서울신문 2007년 1월 3일 백무현 만평)

물론 악플러는 사회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를 처세하는 기술과는 다르다.

보통 자신이 사회성을 가지는 대외적 인격과 완전 반대의 인격을 가지는 경우 또는 대외적 인격과 반대되는 다수의 인격을 가지는 경우를 '다중인격'이라고 한다면, 이들의 댓글이나 악플은 단순히 나를 향한 주목을 원하는 것이 아닌 다중인격일 수도 있다고 본다.

다중인격 : 자기 고유의 인격이외에 한가지 혹은 그 이상의 다른 인격과 교체되어 새 인격에 의해 지배되는 상태를 말한다. 인격의 주체성이 변화되는 것은 환경의 급격한 자극이 있을 때 갑자기 일어난다. 이들 각 인격들은 정반대의 특징을 주로 나타낸다. 통상 자기에게 다른 인격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 무관심하다.
소위말하는 Identity에서도 마찮가지로 다중인격적인 또한 이중적인 잣대가 존재하는 듯 하다. 인터넷 실명제도 역시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부분이라고 본다. 누구나 익명성을 담보로한 소위 '찌질이들'의 행태에 대해서 문제라고 보고 있지만, 이것을 '인터넷 실명제'라는 Safeguard하에서 보호한다는 개념은 뭔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넷 실명제'라는 것이 우리가 고민하는 모든 정보화 역기능을 제거해 주는 마지막 보루라도 되는 것인가? '인터넷 실명제'로 인해서 지금까지의 '정보화 순기능'까지 날려 버린다면, 이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너무도 삭막하지는 않을지?

'영리한 군중(Smart Mobs)'의 저자인 레인골드는 한국의 '개똥녀' 사건에 대해 '요즘 세상은 국가와 같은 빅 브라더(Big Brother)가 아닌 우리의 이웃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감시의 주체가 바뀌었다는 말이다. 원하지 않는 자신의 정보와 일상의 유통이 없어지려면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사회적 규범의 확립과 정착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도 실명제를 통한 책임감 있는 자기 행위의 관리와 견제가 필요한 것이다. 사이버 공간은 이제 저 너머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영역이 아니라 지금 그리고 여기에서 이루어지는 바로 우리들의 삶이기 때문이다. (Source)


실제로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서베이 결과에서 무려 76.1%가 찬성하고 있는 데이터를 볼때, 상당수의 사람들은 인터넷 실명제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난 현재의 인터넷 실명제는 글쓴이의 익명성도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ID 체계가 존재한다는 조건하에서 찬성하는 조건부 찬성의 입장이다.

몇가지 시나리오를 가상해 보도록 하자.

Scenario #1 : 신문고를 통해 공공이나 기업의 내부 비리를 고발했다. 그러나,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시스템 덕분에 고발자의 정체는 들통이 나고, 선의의 고발자는 공공이나 기업의 내부 비리를 제보했다는 이유로 조직에서 자의반 타의반 떠날 수 밖에 없다.(TFT로 운영되는 현재의 공공이나 기업체의 업무 환경상 기존의 감사 조직이 해당 TFT의 비리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나 수단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Scenario #2 : AIDS 감염자가 아닌 'A'씨는 단순 호기심으로 보건소 웹사이트에 AIDS에 대한 궁금증을 Q&A 게시판에 올려 놓았다. 하지만, 이를 의심한 보건소는 'A'씨를 AIDS 감염자로 판단하고 'A'씨의 실명을 간단히 확인하여, 그를 특별 감시대상자로 등록시키고 이러한 사실을 그가 속해 있는 조직에 알리거나, 누군가에 의해 알려진다.

Scenario #3 : 학점이 모자라 유급이 될지 몰라 우연히 학교 게시판에 자신의 학점관리 Knowhow를 물었는데, 자신의 ID 추적으로 인해 학번과 같은 신분이 탄로나고, 같은 단과대 내에서 또는 향후 사회생활에서 자신은 공부 못하는 '꼴통'으로 낙인찍힌다. (누군지도 모르는 얼짱이나 이슈메이커의 미니홈피를 네티즌은 몇십분만에  찾아내는데, 이 정도를 못할까? 수학에서 낙제를 했었던 아인슈타인과 같은 사람은 완전히 사회에서 매장될 수 있다)

Scenario #4 : 정부의 익명게시판에 현실 정치와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었는데, 휴가시즌에 인천공항에서 내가 출국금지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게는 체제전복을 위한 불순 세력이라는 이력이 붙어 있었고, 정보기관에 의해 감시를 받고 있었다.(Identity 관리체계는 Naver, Daum, Yahoo 같은 곳에서 스스로의 규칙에 의해 행해 지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다. 그들이 말도 안되는 자체 규칙을 통해 Big Brother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텐가?)

익명성을 통한 순기능이 존재한다면, 이를 살려낼 수 있는 방법도 존재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이런 익명성에는 많은 역기능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이러한 폐해를 근절시킬 수 있는 장치는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본다. 어떤 역할(Role)에는 반드시 책임(Responsibility)이 따른다고 배웠다. 하지만, 역할이 존재하는데,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다중인격자에게는 내가 한 역할에 대한 완전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새로운 Identity 체계를 필요로 한다고 본다. 기존의 ID 체계나 공인인증서와 같은 발상은 좀 버리자.

오지오웰의 소설 '1984'에서의 빅브라더의 정체는 사실 우리 스스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 SNS와 같은 서비스의 엄청난 위력(?)을 이미 싸이월드같은 서비스에서 보아오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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