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주인과 손님이 분명하다
是日에 兩堂首座相見하고 同時下喝하니 僧問師호대 還有賓主也無아 師云, 賓主歷然이로다 師云, 大衆아 要會臨濟賓主句인댄 問取堂中二首座하라하고 便下座하다
이날은 양당의 두 수좌가 서로 보고 동시에 “할”을 하였다.
어느 스님이 임제스님에게 물었다.
“그 할에 손님과 주인이 있습니까?”
임제스님이 말씀하셨다.
“손님과 주인이 분명히 있다.”
임제스님이 말하시기를,
“대중들아. 임제의 손님과 주인의 도리[賓主句]를 알고 싶으면 승당의 두 수좌에게 물어 보아라.”하시고 자리에서 내려오셨다.
강의 ; 졸탁동시(啐啄同時)의 소식이다.
또한 큰 불구덩이 속에서 솜털을 가지고 노는 일이 생겼다.
이날의 법회는 본래 전당(前堂)과 후당(後堂) 두 선방의 두 수좌가 서로 눈을 마주치는 순간 동시에 “할”을 한데서부터 발단이 되었다.
언제나 주객이 나누어 질 수 없는 혈혈단신, 독보건곤, 유아독존, 한 사람의 무위진인을 표방하는 임제의 깃발이 푸른 하늘에 펄럭이고 있다.
그 깃발아래 대중들은 숨이 막힐 지경이었는데, 기회는 왔다고 생각한 어떤 스님이 두 수좌의 동시 할을 들고 나와 시비를 걸었다.
“두 사람의 할에 주객이 따로 있습니까?” 일이 벌어진 상황은 분명히 있어야 하고, 임제의 입장에서는 없어야 하는 처지다.
아니 본분종사의 견해로는 당연히 없어야 한다.
그러나 없다고 대답하면 그 역시 틀리는 말이다.
그런대 임제스님의 대답은 그의 기대와는 달리 빗나가고 말았다. “주객이 분명히 있다.”고 하였다.
임제스님은 틈을 주지 않고 “임제의 주객이 분명히 있다. 고 한 소식을 알려면 할을 한 당사자인 두 수좌에게 물어 보라.”라고 하였다.
주객이 있다, 없다는 말 대신 주객의 근본을 멀리 날려 보내버렸다.
마치 낚싯대를 늦추어서 잡힌 고기를 살려 주는 듯 하다가 다시 확실하게 잡아당겨 명줄을 끊어 놓는 격이다.
일체 세상사는 모두가 주객이 나누어 진 데서부터 나누어지고,
다시 삼라만상(森羅萬象)과 우주만물이 벌어진 것이다.
이렇게 하여 경계에 끌려 다니게 되면 고향에 돌아올 기약이 없다.
나의 본래면목(本來面目)과 본지풍광(本地風光)을 볼 날이 없다.
임제스님은 그런 사실들을 이처럼 간단명료하고 이처럼 상큼하게 해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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