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보운사 문종주(文宗周)의 임종
보운사(寶雲寺) 문종주(文宗周)라는 자는 상산(象山) 사람이다. 교․관(敎觀)을 널리 통달하고 계율을 엄격히 지켜, 평소 사람들과 대화할 때에는 말을 못하는 사람처럼 더듬거렸으나 일단 법좌에 올라 강의를 할 때면 병에 든 물이 거꾸로 쏟아져 나오듯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임종할 때, 법좌에 올라 “십육관경(十六觀經)”을 강론하고 나서 대중들과 영결을 고하려 하니 좌우의 승려들이 말씀을 올렸다.
”스님의 뒷일을 부촉하지 않고서 어찌 입적하시려 합니까?”
”납승이 떠나려면 속히 떠나야지, 무슨 뒷일이 있겠는가?”
그러나 제자들이 더욱 간청하자 법좌에서 내려와 방장실로 돌아온 후 낱낱이 조목별로 모두 써놓으시고 합장을 한 채 서방 사성존(四聖尊: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대혜지보살, 대혜중보살)의 불호(佛號)를 외우면서 회향발원(回向發願)을 끝마친 후 드디어 입적하였다. 다비를 하니 찬란한 사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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