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암잡록(山艤雜錄)

20. 성 도원(誠道元)스님의 「성학지요(性學指要)」

通達無我法者 2008. 3. 5. 18:02
 

 

 

20. 성 도원(誠道元)스님의 「성학지요(性學指要)」


성 도원(誠道元)은 속세에 있을 때는 호석당(胡石塘) 선생에게 배웠으며, 출가하여서는 경산사 허곡(虛谷)스님에게 귀의하였다. 그는 “성학지요(性學指要)” 10권을 저술하여 큰 도움을 주었는데, 지정(至正) 병신년(1356)에 가화(嘉禾)의 고사명(高士明)이 이 책을 편집․정리하여 간행한 일이 있다. 그 당시 장사성(張士誠)이 소주(蘇州)를 점거하고 제멋대로 왕을 자칭하였는데 정명덕(鄭明德)․진경초(陳敬初)․예지진(倪之震) 등이 그를 보좌하고 있었다. 유학자들은 이 책에서 성품에 대한 회암(晦庵:朱子)의 의논은 본지를 잃은 것이라고 반박했다는 사실을 장사성에게 말하니, 장사성이 그 본판을 없애도록 명하였다.

성품(性)이란 텅비고 고요하며 아무런 조짐도 없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선악으로 논할 수 있겠는가? 선악을 뒤섞어 세 가지 [三品:善, 非善非惡, 惡] 로 나누고 기질(氣質)과 함께 똑같이 논하니, 도원(道元)의 논변이 참으로 옳은 것이다.

내 들어보니 우(禹:夏代의 왕)임금은 선한 말만 들어도 절을 올렸고, 안연(顔淵:공자제자)은 한 가지의 선을 얻어도 그것을 잃지 않고 가슴 속 깊이 새겼다고 한다. 오늘날 수많은 유학자들이 모두가 우임금과 안연을 높히면서도 그들과 행이 다른 것은 무슨 까닭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