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설두사 상장주(常藏主)의 게송 4수
설두사(雪寺)의 상장주(常藏主)는 횡산(橫山)스님의 제자이다. 그의 모습은 몹시 초라하고 일자무식이었으나 오로지 선정(禪定)만을 닦았다. 그가 지은 게송은 현실과 이치에 다 맞고 음률이 막히지 않아 사람들을 크게 일깨우는 점이 있었다. 그 때문에 당시 사람들은 그를 “상달마(常達磨)'라고 일컬었다.
나는 소년시절에 경산사에서 그를 알게 되었으며 지금까지도 그가 지은 게송 4수를 기억하고 있다. 즉 “철우송(鐵牛頌)”․“해문송(海門頌)”․“고순송(苦笋頌)”․“식암송(息菴頌)”이다.
“철우송”은 다음과 같다.
백번 달군 화롯불 속 재빨리 뛰쳐나와
머리에 솟은 뿔 세속 티끌 멀리하고
때려도 가지 않고 당겨도 꼼짝 않으니
이번 회향에는 결코 포태 속에 들어가지 않으리.
百鍊爐中輥出來 頭角崢嶸體絶埃
打又不行牽不動 這回端不入胞胎
“해문송”은 다음과 같다.
업풍이 불어 산처럼 파도치니
고기잡이 늙은이들 발 붙이기 어려워라
목숨과 몸 버리고 밀치고 들어가니
옥문에 자물쇠 없는 줄을 비로소 알았노라.
業風吹起浪如山 多少漁翁著脚難
拚命捨身埃得入 方知玉戶不曾關
“고순송”은 다음과 같다.
자줏빛 거죽 다 벗기니 은처럼 새하얀 줄기
펄펄 끓는 솥 속에 이리저리 뒤적인다
이처럼 괴로운 마음 사람들은 믿지 않고
무심히 깨물으며 진미라고 좋아하네.
紫衣脫盡白如銀 百沸鍋中轉得身
自是苦心人不信 等閒咬着味全珍
“식암송”은 다음과 같다.
백척간두에서 방법을 묻지 않고
높은 봉우리에서 한가로히 지내는 이 몸
부서진 집 엉성하여 비바람 못가리나
내 집 사정 남에게 말하기도 난처하네.
百尺竿頭罷問津 孤峰絶頂養閒身
雖然破屋無遮蓋 難把家私說向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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