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晋)나라 도안(道安: 314~385)스님은 12살에 출가하였는데, 총명하였으나 모습이 형편없어 스승에게 중히 여겨지지 못하고 3년이나 밭일을 하였다. 그러나 힘써 일하면서도 조금도 원망하는 기색이 없었다. 수년이 흐른 후에 비로소 스승에게 공부할 경전을 청하니 스승께서 「변의경(辯意經)」한 권을 주셨는데 5천 단어는 되었다. 도안은 경전을 가지고 밭일 하면서 쉬는 사이에 틈틈이 경을 보았다. 저녁에 돌아와 다시 다른 경전을 청하자 스승이 말씀하였다.
"어제 준 경도 다 읽지 못하였을텐데 다시 구하느냐?"
도안이 벌써 다 외웠다고 하니 스승이 그를 달리 보았으나 아직 믿지는 않았다. 다시「성구광명경(成具光明經)」1권을 그에게 주니, 1만 단어는 되었다. 이를 가지고 가 처음과 같이 다 외우고 저녁에 다시 그 경전을 돌려드렸다. 스승께서 그 경전을 외우게 하니 한 글자도 틀리지 않자 스승이 비로소 크게 칭찬하였다.
찬탄하노라
도안스님은 나라의 보물이시다.
농사일에 버려두어도 복종하고 부지런히 하며 원망함이 없었다.
요즈음 제자들은 한 치 잘난 것을 자랑하면서
조금이라도 소홀하게 대하면 곧 가버린다.
하물며 밭일이겠는가?
더우기 그 일을 오래 하겠는가?
내 어찌 몇번이고 찬탄하지 않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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