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 한 스님이 취암(翠巖)스님에게 갔는데 마침 취암스님이 안 계셨다. 그리하여 내려가 주사(主事)를 보았더니 주사가 말하였다. "스님을 뵈었습니까?" "못 뵈었습니다." 주사는 엉뚱하게 개를 가리키면서 말하였다. "스님을 뵈고 싶거든 이 개에게 절하시오." 그 스님은 대꾸가 없었다. 그 뒤 취암스님이 돌아와 이 이야기를 듣고는 말씀하셨다. "무어라고 해야 그렇게 대꾸 못한 것을 면할 수 있었겠느냐?"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대신 말씀하셨다. "스승을 알려거든 먼저 그 제자를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