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산법어(蒙山法語)

몽산법어(蒙山法語)

通達無我法者 2007. 2. 7. 13:30
몽 산 법 어 (蒙山法語)
- 향산 편집 -


蒙 山 法 語 / 目 次

示古原上人
示覺圓上人
示惟正上人
示聽上人
古潭和尙法語
博山無異禪師 禪警語




*몽산화상 시고원상인 (蒙山和尙 示古原上人)


●話頭上에 有疑不斷하면 是名眞疑니 若疑一上少時하고 又無疑者이면 非眞心發疑라 屬做作하니라 是故로 昏沈掉擧가 皆入作得하리라.

화두에 의심이 끊어지지 아니하면 이것을 참의심이라 이름하니, 만약 의심을 한번 잠깐하고 또 의심함이 없으면 진심眞心으로 의심을 발한 것이 아니라 주작做作에 속하느니라. 이런 연고로 혼침과 잡념이 다 마음에 들게 되느니라.


●更要坐得端正호리라 一者엔 睡魔來커든 當知是何境界호리니  覺眼皮重하거든 便着精彩하야 提話頭一二聲하야 睡魔가 退커든 可如常坐하고 若不退커든 便下地하야 行數十步하야 眼頭가 淸明커든 又去坐하야 千萬照顧話頭하며 及常常鞭起疑하야 久久하면 工夫가 純熟하야 方能省力하리라.

다시 앉음에 단정함을 요하느니라. 첫째는 수마睡魔가 오거든 마땅히 이 무슨 경계인가를 알아차려야 하리니 눈꺼풀이 무거워짐을 깨닫거든 문득 정신을 차려 화두를 한두번 소리내어 들어서 수마가 물러가거든 그대로 앉아 있고, 만일 물러나지 않거든 문득 땅에 내려 수십보를 포행하여, 눈이 청명해지거든 또 자리에 가서 천만번 화두를 비추어 보고, 한결같이 채찍하여 의심을 일으켜서 오래오래 참구하면 공부가 순숙하여 바야흐로 능히 힘을 덜게 되리라.


●做到不用心提話頭하야도 自然現前時하야 境界及身心이 皆不同先已하며 夢中에도 亦記得話頭하리니 如是時에 大悟가 近矣리라.

마음을 써서 화두를 들지 아니하여도 자연히 화두가 현전할 때에 이르르면, 경계와 몸과 마음이 다 이전 같지 아니하며 꿈속에도 또한 화두가 들리리니, 이와 같은 때에 큰 깨달음이 가까우리라.


● 不得將心하야 待悟이니라 但動中靜中에 要工夫를 無間斷호리니 自然히 塵境은 不入하고 眞境은 日增하야 漸漸有破無明力量하리라 力量이 充廣하면 疑團이 破하며 無明이 破하리니 無明이 破하면 則見妙道하리라.

문득 마음을 가져 깨달음을 기다리지 말지니라. 다만 動中과 靜中에 공부가 間斷이 없어야 하리니, 자연히 티끌 경계는 들어오지 아니하고 참경계는 날로 증진하여 점점 無明을 타파할 역량이 있으리라. 역량이 충실하면 의단이 무너지고 무명이 깨지리니, 무명이 깨지면 곧 妙道를 보리라.


●夫參禪은 妙在惺惺하니 靈利者가 先於公案에 檢點하야 有正疑커든  不急不緩하야 提話頭하야 密密廻光自看하면 則易得大悟하야 身心이 安樂하리라.

대저 참선은 묘함이 惺惺한데 있으니 영리한 자가 먼저 공안을 점검하여 바른 의심이 있거든 문득 급하지도 않고 늘어지지도 않게 화두를 잡아 밀밀히 빛을 돌이켜 스스로 관조하면 곧 쉽게 큰 깨달음을 얻어서 몸과 마음이 안락하리라.


●若用心이 急하면 則動肉團心하야 血氣不調等病이 生하리니 非是正路라 但發眞正信心하야 眞心中에 有疑하면 則自然히 話頭가 現前하리라 若涉用力擧話時엔 工夫가 不得力在하리라.

만약 마음씀이 급한 즉 肉團心이 동하여 혈기가 고르지 못한 등의 병이 생기리니 바른 길이 아니니라. 다만 바른 신심을 발해서 眞心 가운데에 의심이 있으면 자연히 화두가 현전하리라. 만약 억지로 힘을 써서 화두를 들어 나갈 때엔 공부가 힘을 얻지 못하리라.


●若動中靜中에 所疑公案이 不散不衝하며 話頭가 不急不緩하야 自然現前하면 如是之時에사 工夫가 得力호리니  要護持此箇念頭햐야 常常相續케하야 於坐中에 更加定力으로 相資가 爲妙하니라.

만약 動中과 靜中에도 의심하는 공안이 흩어지지 아니하고 뻗지르지도 아니하며, 급하지도 않고 느리지도 아니하여 자연이 현전하면, 이와 같은 때가 공부가 힘을 얻은 때이니, 이 경계를 지키고 보호하여 항상 이어지게 하며, 좌중에 다시 定力을 더하여 돕는 것이 묘함이 되느니라


●忽然築着합着에 心路一斷하면 便有大悟하리니 悟了코사 更問悟後事件하라.

홀연히 댓돌 맞듯 맷돌 맞듯 마음길이 한번 끊어지면 문득 큰 깨달음이 있으리니, 깨달아 마치고서 다시 깨닫고 난 후의 일[悟後事]을 물을지니라







몽산화상시각원상인 (蒙山和尙示覺圓上人)


●參禪은 須透祖師關이요 妙悟는 要窮心路絶이니 祖關을 不透하고 心路가 不絶이면 盡是依草附木精靈이리라.

참선은 모름지기 조사관을 꿰뚫어야 하는 것이요, 묘하게 깨치는 것은 마음 길이 끊어져야 하나니, 조사관을 뚫지 못하고 마음길이 끊어지지 못하면 모두 풀에 의지하고 나무에 붙은 도깨비일 따름이니라


●僧이 問趙州호대 狗子도 還有佛性也無니까 州가 云호대 無라하니 只者箇無字가 是宗門의 一關이니 有心으로도 透不得하며 無心으로도 透不得하리라.

僧이 조주께 묻되 "개도 불성이 있읍니까 없습니까?" 하니 조주가 이르되 "無"라 하니, 다만 이 無字는 宗門중의 한 關門이니 有心으로도 뚫을 수가 없고 無心으로도 뚫을 수가 없으리라


●惺惺靈利는 直下 飜하야 捉敗趙州하거든 還我話頭來하라 若有一毫末하면 且居門外니라.

똑똑하고 영리한 사람이 바로 뒤집어 조주를 옭아 잡거든 내게 화두를 도로 가져오라. 만약 털끝만큼이라도 있으면 문밖에 있느니라.

●覺圓上座는 覺也未아 妙覺이 圓明할진대 當識趙州是何面目호리라 道箇無字意는 作 生고 蠢動含靈이 皆有佛性이어늘 趙州는 因甚道無오 畢竟에 者箇無字가 落在甚處오

각원상좌는 깨달았느냐? 못 깨달았느냐? 묘한 깨달음이 원만히 밝을진대 마땅히 조주는 이 무슨 면목인가를 알아야 하리라. 이 無字를 이른 뜻은 무엇인고? "꿈적거리는 것이 다 불성이 있다"고 했는데 조주는 어째서 "無"라고 했는고? 필경에 이 無字의 뜻이 어디에 있는고?


●本覺이 未明커든 一一有疑호리니 大疑하면 則有大悟하리라  不得將心待悟하며 又不得以意求悟하며 不得作有無會하며 不得作虛無會하며 不得作鐵掃 用하며 不得作繫驪궐用이니라.

本覺을 밝히지 못했으면 낱낱에 의심이 있으리니, 크게 의심하면 곧 큰 깨달음이 있으리라. 문득 마음을 가져 깨달음을 기다리지 말며, 또 뜻으로써 깨달음을 구하지 말며 "有다, 無다"하는 알음알이를 짓지 말며, "비어 없다"는 알음알이를 짓지 말며, "쇠로 만든 비"라는 생각을 하지 말며, "나귀 매는 말뚝"이라는 생각을 하지 말지니라


●從敎疑團이 日盛케하야 於二六時中四威儀內에 單單提箇無字하야 密密廻光自看호리라 看來看去하며 疑來疑去하야 百無滋味時에 有些滋味하리라  不可生煩惱니라.

의단을 나날이 치성케하여 12시중과 사위의[행주좌와] 내에 다만이 무자를 잡아 밀밀히 빛을 돌이켜 스스로 볼지니라. 보아 오고 보아 가며 의심해 오고 의심해 가서 도무지 滋味없는 때에 조금 자미가 있으리니 문득 번뇌심을 내지 말지니라.


●疑得重하면 話頭를 不提하여도 自然現前하리라  不得 喜니라 濃淡을 任他하고 直如老鼠咬棺材하야 只管提箇無字看호리라.

의심이 깊어지면 화두를 들지 아니해도 자연히 현전하리니, 문득 환희심을 내지 말지니라. 잘되든 안되든 내버려 두고 바로 늙은 쥐가 棺材를 쏠듯 다만 無字를 들어 보아라.


●若於坐中에 得妙定力資하야든 正好提 니 但不用着力이 爲妙하리라 若着力提 하면 則解散定境하리라.

만약 앉은 가운데 미묘한 定力의 도움을 얻거든 바로 잘 잡드리 할지니, 다만 억지로 용을 쓰지 않는 것이 묘함이 되니라. 만약 용을 써서 화두를 들게 되면 定의 경계가 흩어지리라.


●能善用心하야 忽然入得定時에  不可貪定하고 而忘話頭이니라 若忘 話頭하면 則落空去하야 無有妙悟하리라 起定時에도 亦要保護定力호리니 於動靜中에 一如하야 昏沈 掉擧가 悉絶하야도 亦莫生 喜心이어다.

능히 마음을 잘 써서 홀연히 定에 들게 될 때에는 定을 탐하여 화두를 잊지 말지니, 만약 화두를 잊어버리면 空에 떨어져서 묘한 깨달음이 없으리라.
定에서 일어날 때에도 또한 定力을 보호할지니, 움직이거나 가만히 있거나 한결 같아서 혼침과 잡념이 다 끊어져도 또한 기쁜 마음을 내지 말지어다.


●忽然화地一聲에 透過趙州關已하야 一一下語諦當하야 箭箭 鋒하면 勘破趙州의 得人憎處하야 法法을 圓通하야 差別機緣을 一一明了하리니 正要求悟後生涯호리라.

문득 "아!" 한 소리에 조주의 관문을 透過하여 이르는 말마다 바로 맞아서 화살과 화살의 촉이 맞부딪치듯 하면, 조주가 사람에게 미움 받은 곳을 勘破하여 법마다 원만히 통달하여 차별된 機緣을 낱낱이 밝게 요달할 것이니, 반드시 깨달은 뒤의 생애를 구하여야 하리라


●若不然하면 如何得成法器하리요 宜觀先聖標格이언정 切忌杜撰이니 會摩아

만약 그렇지 못하면 어찌 법기를 이루리요? 마땅히 옛 성인들의 본보기를 잘 살필지언정 결코 杜撰을 말지니라. 알겠느냐?





몽산화상 시유정상인 (蒙山和尙示惟正上人)


●五祖演和尙이 示衆云호대 釋迦彌勒이 猶是他奴라하니 他是阿誰오 直下悟徹하야 道得諦當하면 可以超脫分段生死하리라 更進竿頭闊步하야사 了大丈夫事業하리라.

五祖法演화상이 대중에게 보여 이르시되 "석가와 미륵이 오히려 남(他)의 종" 이라 하였으니, 남은 누구일까? 직하에 투철히 깨달아서 옳게 이른다면 가히 分段生死를 超脫하리니, 다시 百尺竿頭에 나아가 활보하여야사 대장부의 일을 마치리라.


●惟正上座는 能悟徹也아 未아 否則急宜惺惺하야 下眞實工夫하야 如法參究하야 以大悟로 爲入門호리라.

유정상좌는 능히 깨쳤느냐, 못 깨쳤느냐? 못 깨쳤거든 급히 정신을 차려 진실한 공부를 하고 법다이 참구하여, 크게 깨침으로써 문에 들어옴을 삼을지니라.


●所謂參究者는 當疑釋迦彌勒이 是佛이시거니 因甚하야 猶是他奴오 畢竟에 他是阿誰오하리니 疑得盛커든  提 他是阿誰하야 廻光自看호리라

소위 참구한다는 것은 반드시 "석가와 미륵이 부처님이신데 어찌하여 오히려 남의 종인가? 마침내 남은 누구일까?" 하고 의심할지니, 의심이 잘되거든 또 <남은 누구인고?> 하는 것만을 들어서 빛을 돌이켜 스스로 볼 것이니라.


●不要用心太緊이니 緊則動色心하야 生病하리라 不可太緩이니 緩則忘 話頭하야 入昏沈掉擧去也하리라 妙在善用其心하니 發眞正信心하야 捨盡一切世間心하고 惺惺密密提 하면 於坐中에 最易得力하리니 初坐時에   精神하야 放敎身體로 端正이언정 不可背曲이니라 頭腦를 卓竪하고 眼皮를 不動하야 平常開眼호리니 眼睛이 不動하면 則身心이 俱靜하리라 靜而然後에사 定이니라.

반드시 마음을 너무 급하게 쓰지 말지니, 조급하게 쓰면 色心이 동하여 병이 나리라. 너무 늘어지게도 하지 말지니, 늘어진 즉 화두를 잊어버리고 혼침과 잡념에 들어갈 것이다. 묘하기는 그 마음을 잘 씀에 있나니, 진정한 신심을 발하여 일체의 세간 마음을 다 버리고 惺惺하고 密密하게 화두를 들어가면 坐中에 得力하기가 가장 쉬우리니, 처음 앉을 때에 정신을 차려 몸을 쭉 펴고 단정히 할지언정 등을 굽히지 말지니라. 머리를 우뚝 세우고 눈시울을 움직이지 아니하고 눈은 보통으로 뜨라. 눈동자가 움직이지 아니하면 곧 몸과 마음이 함께 고요해지리니, 고요한 뒤에야사 定에 들게 되리라.

●定中에  要話頭를 現前호리니 不可貪定하고 而忘話頭니라 忘則落空하야 反被定迷하야 無有是處하리라 定中에 得力이 易이나  要惺惺不昧하리라.

定가운데 또 모름지기 화두가 뚜렷이 나타나야 하나니, 定을 탐하여서 화두를 잊으면 안 되느니라. 화두를 잊으면 空에 떨어져, 도리어 定의 迷함을 입어서 옳지 않으리라. 定 가운데 힘을 얻기는 쉬우나, 반드시 惺惺하여 昧하지 말아야 하리라.


●忽有一切好惡境界現時어든 都不要管他이니라 話頭가 分曉하면  忽境界自淸하리라 起定之時에 緩緩動身하야 護持定力호리라.

문득 일체의 좋고 나쁜 경계가 나타날 때에도 전혀 상관치 말지니라. 화두가 분명하면 순식간에 경계가 자연히 깨끗해지리라. 定에서 일어날 때에도 천천히 몸을 움직여서 定力을 보호하여 지켜야 하리라.


●於動用中에도 保持得話頭하야 有疑를 提 하면 不用力하야도 綿綿密密하야 無有間斷時엔 工夫가 漸漸成片하야 得如澄秋野水가 湛湛淸淸하야 縱有風動하야도  是淸波이니라.

動用中에도 화두를 지녀 의심을 하여, 힘을 쓰지 아니하여도 綿綿하고 密密하여 間斷이 없을 때에 이르면, 공부가 점점 한조각을 이루어서 맑은 가을에 들물이 맑고 깨끗한 것과 같아서 비록 바람이 불더라도 모두 맑은 물결뿐이리라.


●到如是時하얀 大悟가 近矣리니  不得將心하야 待悟이니라 不要求人穿鑿하며 不要思量卜度하며 不要求解會하고 但提話頭하야 看호리라 若其他公案에 有疑커나 及經典上에 有疑어든 盡攝歸來他是阿誰上하야 看호리라.
이런 때에 이르르면 큰 깨달음이 가까우리니, 문득 깨치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내지 말지니라. 남에게 穿鑿해 주기를 구하지 말며, 思量하고 헤아리지 말며, 해석하여 알기를 구하지 말고 오직 화두만 들어 觀할지니라. 만약 다른 공안에 의심이 있거나 또 경전 상에 의심이 있거든 모두 다 모아서 "남은 누구인고?"라고 한 데에 가져다가 볼지니라.


●衆疑逼發하야 築着합着하야 화地一聲에 正眼이 開明하면 便能下得到家語와 投機語와 箭鋒相 語하며 識得差別機緣하야 前來所有一切疑 가 氷消無餘하리라.
뭇 의심이 다그쳐서 폭발할 때에 댓돌 맞듯 맷돌 맞듯해서 "아!"하는 한 소리에 바른 눈이 열려 밝아지면, 문득 능히 집에 이른 말과 機緣에 맞은 말과 화살촉이 서로 맞닿은 듯한 말을 알고, 차별기연을 알아, 전에 있던 일체 의심과 막힌 것이 얼음 녹듯 하여 남음이 없으리라.


●法法을 圓通하야 得昇堂已하고도 切忌小了하고 更來하라 指汝의 進步入室하야 了徹大事케호리라.

법마다 원만히 통달하여 堂에 오르고도 부디 작은 깨달음에 만족하지 말고 다시 오너라. 너에게 지시하여 나아가 室에 들어 큰일을 마치게 하리라.




몽산화상 시총상인 (蒙山和尙 示聰上人)


●黃檗이 見百丈하야늘 擧再參機緣한대 便吐舌하니 是는 得百丈力耶아 得馬祖力耶아

황벽이 백장을 친견할 때, 백장이 마조스님께 再參한 機緣을 들어 보이자 황벽이 문득 혀를 내미니, 이것은 백장의 힘을 얻은 것인가, 마조의 힘을 얻은 것인가?
[오가정종찬 51쪽 백장]

●巖頭가 見德山하야늘 一喝한대 便禮拜하니 是는 知恩耶아 報恩耶아 又答洞山語하야 云호대 我當時에 一手擡一手 호라하니 那裏是他의 擡 處오.

암두가 덕산을 친견할 때, 덕산이 일할을 하니 암두가 문득 절을 하였다. 이는 은혜를 아는 절인가, 은혜를 갚는 절인가? 또 동산의 말을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그 때에 한 손은 들어 올리고 한 손은 내렸었느니라."하니 어떤 것이 저의 들고 내린 곳인고?
[오가정종찬 81쪽 암두전할]

●見徹二老의 骨髓者인댄 便好着一轉語하야 截斷諸方舌頭하리라 許汝得入門已호리라 其或未然인댄 急宜參究어다 若涉參究인댄 便論工夫홀지니라.

두 늙은이의 골수를 보아 사무친 놈일진댄 문득 좋게 한마디 일러서 제방의 舌頭를 끊을지니, 네가 문에 들어옴을 허락하려니와, 만약 그렇지 못하거든 급히 참구하는 것이 마땅하다. 만약 참구코저 할진댄 곧 공부를 의논할지니라


●直須依本分하야 如法하야사 始得하리라 當於本參公案上에 有疑호리니 大疑之下에 必有大悟하리니 千疑萬疑를 倂作一疑하야 於本參上에 取辦호리라 若不疑言句가 是爲大病이니라 仍要盡捨諸緣하고 於四威儀內와 二六時中에 單單提箇話頭하야 廻光自看호리라.

바로 모름지기 본분을 의지하여 법다이 참구해야 비로소 옳으리라. 반드시 본참공안 상에서 의정을 일으켜야 하나니, 큰 의심 밑에 반드시 큰 깨달음이 있느니라. 천가지 만가지 의심을 합하여 한 의심을 지어서 본참공안 상에서 판단할지니라. 만약 言句를 의심하지 않으면 이것이 큰 병이니라. 반드시 모든 인연을 다 버리고 四威儀와 12시 가운데에 다만 화두를 들어 빛을 돌이켜 스스로 볼지니라


●若於坐中에 得力이 最多하니 坐宜得法이언정 不要 眉努目하야  捺身心이니라 若用氣力하면 則招病苦하리라 但端身正坐하야 平常開眼하야 身心과 境界를 不必顧着이니라.

坐中에 힘 얻음이 가장 많으니, 앉기를 법다이 할지언정 눈을 부릅뜨고 눈에 힘을 쓰거나 몸과 마음을 억누르지 말지니라. 만약 용을 쓰면 곧 병고를 부르리라. 다만 단정히 정좌하고 평상으로 눈을 떠, 몸과 마음과 경계를 돌아보지 말지니라.

●或有昏沈掉擧커든 着些精彩하야 提擧一二聲話頭하면 自然諸魔가 消滅하리라 眼定하면 而心定하고 心定하면 而身定하리라 若得定時에 不可以爲能事이니라 或忘話頭하야 沈空滯寂하면 不得大悟하야 反爲大病하리라.

만약 혼침과 산란이 있거든, 좀 정신을 차려서 한두번 소리내어 화두를 들면, 자연히 諸魔가 소멸하리라. 눈이 안정되면 마음이 안정되고, 마음이 안정되면 몸도 안정되리라. 만약 定을 얻었을 때라도 이 定을 능사로 삼지 말지니라. 혹시 화두를 잊어 空에 잠기고 고요한데 빠지게 되면, 큰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도리어 큰 병이 되리라.


●吾祖가 西來하야 單提直指하야 以大悟로 爲入門하시고 不論禪定神通하시니 此是末邊事일새니라 若於定中에 得悟明者는 智慧 能廣大하야 水陸에  進也하리라.

우리 조사가 서쪽으로부터 오셔서, 곧바로 가리킴을 제시하여 큰 깨달음으로써 문에 듦을 삼으시고, 禪定이나 神通은 논하지 아니 하시니, 이는 末邊事인 까닭이니라. 만약 定가운데 깨달음을 밝게 얻은 이는 지혜가 문득 능히 광대하여 水陸에 아울러 나아가리라.


●工夫가 若到濃一上淡一上하야 無滋味時어든 正好進步하야 漸入程節홀지니 切不可放捨니라 惺惺하면 便入靜하리라 靜而後에 定이라 定各有名하야 有邪有正하니 宜知之어다.

공부가 혹 잘되기도 하고 혹 안 되기도 해서 아무 滋味가 없는 때에 이르거든, 바로 잘 나아가서 점점 程節에 들지니, 절대로 놓아 버리지 말지니라. 惺惺하면 곧 고요함(靜)에 들어가리니, 고요한 후에야 定이라, 定에는 각각 이름이 있어, 邪와 正이 있으니 마땅히 이것을 알아야 할지니라.


●起定後에 身心이 輕淸하야 一切處에 省力하야 於動中에 打成一片커든  當仔細用心이니라.

定에서 일어난 후에, 몸과 마음이 가볍고 맑아 일체처에 힘씀이 덜려서, 움직이는 가운데에도 타성일편이 되거든, 또한 마땅히 자세히 마음을 쓸지니라.


● 逐工夫하야 始終에 不離靜淨二字호리니 靜極하얀 便覺하고 淨極엔 光이 通達하나니라.

공부를 해 나감에 처음부터 끝까지 고요함(靜)과 깨끗함(淨) 두 자를 여의지 말지니, 고요함이 지극하면 곧 깨칠 것이요, 깨끗함이 지극하면 광명이 통달하나니라.


●氣肅風淸하야 動靜境界 如秋天相似時가 是第一箇程節이니 便宜乘時進步이니라.

氣韻이 엄숙하고 바람이 맑아서 動靜 경계가 마치 가을 하늘 같을 때, 이것이 첫번째 程節이니, 곧 마땅히 그 때를 타서 나아갈지니라.


●如澄秋野水하며 如古廟裏香爐相似하야 寂寂惺惺하야 心路不行時에 亦不知有幻身이 在人間하고 但見箇話頭綿綿不絶하리니 到這裏하얀 塵將息而光將發하리니 是第二箇程節이니라 於斯에 若生知覺心하면 則斷純一之妙하리니 大害也이니라.

마치 맑은 가을 들물 같으며, 옛 사당 안의 향로같아, 寂寂하고 惺惺하여 마음 길이 끊어졌을 때, 또한 이 육신이 인간에 있는 것도 모르고 다만 話頭만 綿綿히 끊어지지 않음을 보리니, 이 속에 이르르면 티끌은 장차 쉬고 광명은 장차 발하리니, 이것이 두번째 程節이니라. 여기에서 만약 知覺心을 내면 純一한 妙가 끊어지리니 크게 해로우니라.

●無此過者는 動靜에 一如하고 寤寐에 惺惺하야 話頭가 現前호대 如透水月華하야 在灘浪中하야 活潑潑하야 觸하야도 不散하며 蕩하야도 不失時에 中寂不搖하며 外憾不動矣리니 是第三箇程節이니 疑團이 破하야 正眼開가 近矣리라.

이러한 허물이 없는 사람은 動靜에 一如하고, 자나깨나 惺惺하여 話頭가 앞에 나타나되 마치 물에 비친 달빛과 같아 여울물결 가운데 있어 活潑潑하여, 만져도 흩어지지 않으며 헤쳐도 잃지 아니한 때, 중심이 고요하여 흔들리지 아니하며 밖으로 흔들어도 움직이지 아니하리라. 이것이 세번째 程節이니 疑團을 타파하여 正眼이 열릴 때가 가까우리라.


●忽然築着합着에 졸地絶하며 爆地斷하야 洞明自己하야 捉敗佛祖의 得人憎處하야든 又宜見大宗匠하야 求 煉하야 成大法器언정 不可得少爲足하리라.

문득 댓돌 맞듯 맷돌 맞듯 하여 졸地絶하며 爆地斷하여 자기를 훤하게 밝혀, 佛祖가 사람에게 미움받은 곳을 옭아 잡거든, 다시 마땅히 대종장을 親見하여 단련을 구하여 대법기를 이룰지언정, 조금 얻은 것으로 만족함을 삼지 말지니라.


●悟後에 若不見人하면 未免不了後事하리니 其害非一이니라 或於佛祖機緣上에 有 處하면 是는 悟가 淺하야 未盡玄妙하리라.
깨달은 뒤에 만약 대종장을 만나지 못하면 뒷일을 요달치 못함을 면치 못하리니, 그 害가 하나만이 아니리라. 만약 佛祖機緣 상에 막힌 곳이 있으면 이는 깨달음이 옅어 현묘함을 다하지 못한 것이니라.


●旣盡玄妙커든 又要退步하야 韜晦保養하야 力量이 全備하야 看過藏敎儒道諸書하야 消磨多生習氣하야 淸淨無際하며 圓明無 라사 始可高飛遠擧하야 庶得光明이 盛大하야 不辱先宗하리라.

이미 현묘함을 다 했거든, 또다시 물러서서 이름을 감추고 자취를 감추어 保養하여 역량을 온전히 갖추어, 장경과 유교, 도교의 서적들을 다 보아서 다생의 習氣를 녹여서, 청정하여 갓이 없으며 원명하여 걸림이 없어야, 비로소 가히 높이 날며 멀리 날아 광명이 성대하여 先祖帥의 종풍을 더럽히지 아니하리라.


●其或換舊時行履處를 未盡하면 便墮常流하리라 更若說時似悟나 對境還迷하야 出語如醉人하며 作爲似俗子하야 機不識隱顯하며 語不知正邪하야 撥無因果인대는 極爲大害니라 先輩의 正之輿邪가 大有樣子하니라.

만약 옛行履處를 바꿈을 다하지 못하면 곧 범상한 무리에 떨어지리라. 또 만약 말할 때는 깨친 듯 하나, 경계를 대하면 도로 迷하여 말하는 것이 취한 사람 같으며, 하는 짓이 속인 같아서, 기틀의 숨고 나타남을 알지 못하며, 말의 바르고 삿됨을 알지 못하여 인과의 도리를 부정할진댄 지극히 큰 해가 되느니라. 선배의 바르고 삿됨에 큰 본보기가 있느니라.


●了事者는 生死岸頭에 能易 爲細하며 能易短爲長하야 以智光明解脫로 得出生一切法三昧王하리니 以此三昧故로 得意生身하야 向後에 能得妙應身信身하리니 道如大海하야 轉入轉深하리라.

일 마친 사람은 生死언덕에서 머트러운 것을 바꾸어 미세하게 하며, 능히 짧은 것을 바꾸어 긴 것이 되게 하여, 智慧 光明解脫로써 一切法을 낼 三昧王을 얻으리니, 이 삼매를 쓰는 고로 意生身을 얻어서 向後에 능히 妙應身信身을 얻으리니, 도는 큰바다와 같아서 들어가면 들어 갈수록 더욱 깊으리라.

●達摩가 有頌云하사대 悟佛心宗은 等無差互나 行解相應하야사 名之曰祖라하시니라 更莫說宗門中에 有超佛越祖低作略하라 聰上人은 信 아 信輿不信은 向後自知하리라.

달마가 頌하여 이르시되 "부처 마음을 깨닫는 데는 한 가지라 차별이 없으나, 아는 것(解)과 행(行)이 서로 상응해야 이름을 조사라 한다." 하시니라. 또 종문 중에 부처와 조사를 초월하는 방략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총상인은 믿느냐? 믿고 믿지 않는 것은 향후에 스스로 알리라.





고담화상 법어 (古潭和尙 法語)


●若欲參禪인댄 不用多言이니 趙州無字를 念念相連하야 行住坐臥에 相對目前하야 奮金剛志하야 一念萬年이라 廻光返照하야 察而復觀하야 昏沈散亂에 盡力加鞭하야 千磨萬鍊하면 轉轉新鮮이요 日久月深하면 密密綿綿하야 不擧自擧호미 亦如流泉하야 心空境寂하야 快樂安然하리라.

만약 참선하려고 할진댄 많은 말이 필요 없으니, 조주의 無字를 생각생각에 이어서 행주좌와에 눈앞에 두어 금강 같은 뜻을 세워 한 생각이 萬年가게 하라. 빛을 돌이켜 반조하여 살피고 다시 觀하다가 혼침과 산란이 오면 힘을 다하여 채찍질을 할지어다. 천 번 갈고 만 번 단련하면 더욱더욱 새로워질 것이요, 날이 가고 달이 깊어지면 密密하고 綿綿하여 들지 않아도 저절로 들려지는 것이, 마치 흐르는 물 같아서 마음이 비고 경계가 고요해서 快樂하고 편안하리라.


●善惡魔來커든 莫懼莫 이어다 心生憎愛하면 失正成顚하리라. 立志如山하고 安心似海하면 大智如日하야 普照三千하리라.

선과 악의 魔가 오거든 두려워하지도 말고 기뻐하지도 말지어다. 마음에 憎愛心을 내면 바름(正)을 잃고 전도되리라. 뜻 세우기를 산같이 하고, 마음 편히 하기를 바다같이 하면, 큰 지혜가 해와 같아서 널리 삼천대천세계를 비추리라.


●迷雲이 散盡하면 萬里靑天에 中秋寶月이 湛徹澄源하리라 虛空에 發焰하며 海底에 生烟하야 驀然합着에 打破重玄하리니 祖師公案을 一串에 都穿하며 諸佛妙理가 無不周圓하리라.

미혹의 구름이 다 흩어지면 만리靑天에 가을달이 맑은 근원에 사무치리라. 허공에서 불이 나고 바다 밑에서 연기가 나면 문득 맷돌맞듯 하여 현관(玄關)을 타파하리니, 조사의 공안을 한 꼬챙이에 모두 꿰뚫으며 모든 부처님의 妙한 이치가 두루 원만치 않음이 없으리라.


●到伊 時하얀 早訪高玄하야 機味를 完轉하야 無正無偏하야 明師가 許爾어든 再入林巒하야 茅庵土洞에 苦樂을 隨緣하야 無爲蕩蕩하야 性若白蓮호리라.

이런 때에 이르러서는 일찌감치 명안종사를 찾아서, 機味를 완전히 돌려서 바름(正)도 치우침(偏)도 없게 하여, 밝은 스승이 허락하거든 다시 숲속으로 들어가 띳집과 동굴에서 고락을 인연에 따라 맡기며, 無爲蕩蕩하여 성품이 흰 연꽃 같게 하라.

●時至出山하야 駕無底船하야 隨流得妙하야 廣度人天하야 俱登覺岸하야 同證金仙이니라.

시절이 이르거든 산에서 나와 밑 없는 배를 타고 흐름을 따라 묘를 얻어, 널리 人天을 제도하여 모두 깨달음의 언덕에 올라 함께 부처를 증득할지니라.





박산무이선사 선경어 (博山無異禪師 禪警語)


●做工夫하되 最初에 要箇破生死心堅硬하고 看破世界身心이 悉是假緣이라 無實主宰호리라 若不發明本具底大理 則生死心이 不破오 生死心이 旣不破인댄 無常殺鬼가 念念不停하나니  如何排遣고 將此一念하야 作個敲門瓦子호대 如坐在烈火焰中求出相似하야 亂行一步不得하며 停止一步不得하며 別生一念不得하며 望別人救不得이니 當恁 時하야는 只須不顧猛火하며 不顧身命하며 不望人救하며 不生別念하며 不肯暫止하고 往前直奔호대 奔得出하야사 是好手이니라.

공부를 짓되, 최초에 생사를 파하려는 마음이 굳세고, 세계와 몸과 마음이 모두 거짓 인연이라, 실다운 主宰가 없는 줄로 看破할지니라. 만약 본래 갖추어진 큰 이치를 밝히지 못하면, 곧 生死心을 깨뜨리지 못하고, 생사심을 깨뜨리지 못했을진댄 無常殺鬼가 생각생각 멈추지 않으리니, 도리어 어떻게 물리치겠는가? 이 一念을 가져 문 두드리는 기와쪽을 삼되 마치 훨훨 타는 불꽃 가운데 앉아서 나오기를 구하는 것과 같아서, 함부로 한 걸음 걸을 수도 없고, 한 걸음 멈출 수도 없으며, 한 생각이라도 딴 생각을 낼 수 없으며, 남이 구해 주기를 바랄 수도 없나니, 이런 때를 당하여서는 오로지 사나운 불길도 돌아보지 말고, 身命을 돌보지도 말며, 다른 사람이 구해 주기를 바라지도 말고, 딴 생각 낼 것도 없으며, 잠시도 멈추지 말며 앞으로 곧장 내달아서 분연히 벗어나야만이 좋은 수단이 되느니라.


●做工夫호대 貴在起疑情이니 何謂疑情고 如生不知何來인대는 不得不疑來處오 死不知何去인댄는 不得不疑去處이니라 生死關竅를 不破則疑情이 頓發하리라 結在眉睫上하야 放亦不下하며  亦不去하야 忽然一朝에 撲破疑團하면 生死二字가 是甚 閒家具오 악!

공부를 짓되, 귀한 것이 疑情을 일으키는 데에 있나니, 무엇을 일러 의정이라 하는고? 태어나되 어디서 온 줄을 모를진댄 온 곳을 의심치 않을 수 없고, 죽되 어디로 가는지 모를진댄 가는 곳을 의심치 않을 수 없느니라. 生死의 관문을 깨뜨리지 못한 즉 疑情이 몰록 일어나리니, 눈썹 위에 맺어 두어 놓을래야 놓을 수 없고 쫓아도 가지 아니하여, 홀연히 하루아침에 의심덩어리를 깨뜨리면, 生死 두 글자가 이 무슨 부질없는 것일까 보냐? 엑(악)!


●做工夫호대 最 眈着靜境이니 使人으로 困于枯寂호대 不覺不知로다. 動境은 人多厭하고 靜境은 人多不厭은 良以行人이 一向에 處乎喧뇨之場이라가 一與靜境相應하면 如食飴食蜜이고 如人倦久喜睡이니 安得自知耶아

공부해 가는데 제일 두려운 것은 고요한 경계에 탐착하는 것이니, 사람으로 하여금 枯寂한 데 빠져서 깨닫지도 알지도 못하게 함이로다. 시끄러운 경계는 대개 사람들이 싫어하고, 고요한 경계는 흔히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는 것은, 진실한 수행자가 항상 시끄러운 장소에 처해 있다가 한번 고요한 境界를 만나면, 마치 엿이나 꿀을 먹는 거와 같고, 사람이 오랜 피로 끝에 잠자기를 좋아하는 거와 같나니 어찌 스스로 알 수 있으랴.


●做工夫호대 要中正勁挺하야 不近人情이어다 苟循情應對則 工夫 做不上하리라 不但工夫做不上이라 日久月深하면 必隨流俗阿師 無疑也리라.

공부를 짓되 반드시 치우치지 않고 바르게 하고 굳세고 곧아서 인정을 가까이 하지 말지어다. 진실로 情을 따라 응대하면 工夫가 향상하지 못하리라. 다만 工夫가 향상하지 못할 뿐 아니라 날이 오래고 달이 깊으면, 반드시 속된 중의 무리에 휩쓸리게됨이 의심 없으리라.


●做工夫人은 擡頭不見天하고 低頭不見地하며 看山不是山하고 見水不是水하며 行不知行하고 坐不知坐하야 千人萬人之中이라도 不見有一人하야 通身內外가 只是一箇疑團이니 疑團을 不破하면 誓不休心이니라 此爲工夫緊要也니라.

공부를 지어 가는 사람은 머리를 들어도 하늘이 보이지 않고, 머리를 숙여도 땅이 보이지 않으며, 山을 보아도 山인줄 모르고 물을 보아도 물인 줄 알지 못하며, 가도 가는 줄 모르고 앉아도 앉은 줄 몰라서, 千人萬人 가운데서도 한사람도 보지 못하고, 온 몸 안팎이 오직 하나의 疑團뿐이니, 의단을 깨뜨리지 못하면 맹세코 마음을 쉬지 말지니라. 이것이 공부에 가장 중요한 것이니라.


●做工夫호대 不 死不得活하고 只 活不得死이니 果與疑情으로  結在一處하면 動境은 不待遣而自遣하고 妄心은 不待淨而自淨하리라 六根門頭自然虛豁豁地에 點着卽到하고 呼着卽應이어니 何愁不活也리요

공부를 짓되, 죽고 살지 못할까 두려워하지 말고, 다만 살고 죽지 못할까 두려워할지니, 과연 疑情으로 더불어 한 곳에 맺어 두면, 動하는 경계는 보내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저절로 가고, 망녕된 마음은 맑히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저절로 맑아지리라. 六根門이 저절로 환하게 열려서, 손짓하면 곧 오고 부르면 곧 대답할 것인데 어찌 살지 못할까 걱정하리요?


●做工夫호대 擧起話頭時에 要歷歷明明호대 如猫捕鼠相似호리니 古所謂不斬 奴면 誓不休라하니 不然則坐在鬼窟裏하야 昏昏沈沈하야 過了一生하리니 有何所益이리요.

공부를 짓되, 話頭를 들 때에 뚜렷하고 분명히 하되 마치 고양이가 쥐 잡듯이 할지니, 옛사람이 말하기를 < 奴를 베지 못하면 맹세코 쉬지 않으리라.>하였나니, 그렇지 않으면 귀신 굴속에 앉아 흐리멍텅하게 일생을 보내리니 무슨 이익이 있으리요?


●猫捕鼠에  開兩眼하고 四脚撑撑하야 只要拿鼠到口하야사 始得이니 縱有鷄犬이 在傍이라도 亦不暇顧니 參禪者도 亦復如是하야 只是憤然要明此理이니 縱八境이 交錯于前이라도 亦不暇顧니라  有別念이면 非但鼠라 兼走 猫兒하리라.

고양이가 쥐잡을 때 두 눈을 부릅뜨고 네 다리를 딱 버티고 다만 쥐를 잡아 입에 넣고야만 마니, 비록 닭이나 개가 곁에 있더라도 또한 돌아볼 겨를이 없나니, 참선하는 사람도 또한 이와 같아서 오직 분연히 이 이치를 밝힐지니, 비록 팔풍경계가 앞에 엇갈리더라도 또한 돌아볼 여가가 없느니라. 조금이라도 딴 생각이 있으면 쥐뿐만 아니라 고양이까지도 달아나 버리리라.


●做工夫호대 不可在古人公案上하야 卜度하야 妄加解釋이니 縱一一領 得過라도 與自己로 沒交涉하리라 殊不知古人의 一語一言이 如大火聚로다 近之不得하며 觸之不得이온 何況坐臥其中耶아 更于其中에 分大分小하며 論上論下인댄 不喪身失 命者幾希리라.

공부를 짓되 옛사람의 公案에 대하여 헤아려 망령되이 해석을 붙이지 말지니, 비록 낱낱이 알아낸다 할지라도 자기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리라. 자못 고인의 한 말씀 한 말씀이 마치 큰 불덩어리 같음을 알지 못하는 도다. 가까이 할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거늘 하물며 그 속에 앉았다 누웠다 하리요? 더구나 그 가운데서 크고 작음을 분별하며 위라 아래라 따진다면, 생명을 잃지 않을 자 거의 없으리라.


●做工夫人은 不可尋文逐句하며 記言記語니 不但無益이라 與工夫로 作障 하야 眞實工夫가 返成緣廬하리라 欲得心行處絶인들 豈可得乎아

공부를 지어 가는 사람은 文句를 찾아 쫓지 말며 말이나 어록을 기억하지 말지니, 아무 이익이 없을 뿐 아니라 공부에 장애가 되어서 진실한 工夫가 도리어 망상의 실마리가 되리니, 마음의 자취가 끊어지기를 바란들 어찌 가히 될 수 있으랴?


●做工夫호대 最 比量이니 將心湊泊하면 與道轉遠하리라 做到彌勒下生去라도 管取沒交涉하리라 若是疑情이 頓發的漢子인댄 如坐在鐵壁銀山之中하야 只要得個活路이니 不得箇活路면 如何得穩去리요 但恁 做去하야 時節이 到來하면 自有箇倒斷하리라.

공부를 짓되 가장 두려운 것은 비교하여 헤아리는 것이니, 마음을 가져 머뭇거리면 道와 더불어 더욱 멀어지리라. 彌勒佛이 下生할 때까지 공부를 할지라도 아무 소용이 없으리라. 만약 疑情이 몰록 발한 사람일진댄 마치 鐵壁이나 銀山속에 들어앉아서 다만 살길을 찾는 것 같이 할지니, 살길을 찾지 못하면 어찌 편안히 지내 가리오? 다만 이와 같이 지어 가서 시절이 오면 저절로 끝장이 나리라.


●黃壁禪師云호대 塵勞逈脫이 事非常니이 緊巴繩頭하야 做一場이어다 不是一飜寒徹骨인댄 爭得梅花撲鼻香이리요 하니 此語가 最親切이라 若將此偈하야 時時警策하면 工夫가 自然得上하리라.

황벽선사가 이르시되 "진로를 멀리 벗어나는 것이 예삿일이 아니니 승두(繩頭:話頭)를 꽉 잡고 한바탕 지을지어다. 한차례 추위가 뼈에 사무치지 않을 것 같으면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향기를 얻을 수 있으리요?" 하니 이 말씀이 가장 친절한지라 만일 이 게송으로 때때로 경책하면 공부가 자연히 향상하리라.


●做工夫호대 最要緊이 是個切字이니 切字가 最有力하니라 不切則懈怠生하고 懈怠生則放逸縱意가 靡所不至하리라 若用心이 眞切하면 放逸懈怠가 何유得生이리요 當知하라 切之一字는 不愁不到古人田地하며 不愁生死不破이니라.

공부를 짓되 가장 요긴한 것은 간절 切字이니, 切字가 가장 힘이 있느니라. 간절치 않으면 해태심이 생기고 懈怠心이 생기면 방종함이 이르지 아니함이 없으리라. 만약 마음씀이 참으로 간절하면 放逸, 懈怠가 무엇을 말미암아 나리요? 마땅히 알라. 切字 한 자는 고인의 경지에 이르지 못할까 근심하지 않으며, 生死를 깨뜨리지 못할까 근심하지 않느니라.


●切之一字는 當下에 超善惡無記三性하나니 用心이 甚切則不思善하며 用心이 甚切則不思惡하며 用心이 甚切則不落無記하나니 話頭切이면 無掉擧하고 話頭切이면 無昏沈이니라.

간절 切자 한 자는 당장에 善과 惡과 無記 세 가지 성품을 뛰어 넘나니, 마음씀이 매우 간절한 즉 善을 생각지 않을 것이요, 마음씀이 매우 간절한 즉 惡을 생각지 않을 것이며, 마음씀이 매우 간절한 즉 無記에도 떨어지지 않나니, 話頭가 간절하면 散亂心도 없고 話頭가 간절하면 혼침도 없느니라.


●切之一字는 是最親切句이니 用心이 親切則無間隙故로 魔不能入하고 用心이 親切하야 不生計度有無等하면 則不落外道하리라.

간절 切자 한 자는 가장 친절한 말이니, 마음씀이 간절한 즉 틈이 없으므로 魔가 침노하지 못하고, 마음씀이 간절하여 <있다>, <없다>하는 계교와 헤아림이 생기지 아니하면 외도에 떨어지지 아니 하리라.


●做工夫호대 最 思惟하야 做詩做偈做文賦等이니 詩偈成則名詩僧이요 文賦工則稱文字僧이라 與參禪으로 總沒交涉이니라 凡遇着逆順境緣動人念處어든 便當覺破하야 提起話頭하야 不隨境緣轉하야사 始得다 或이 云 不打緊이라하니 這三個字가 最是 人이라 學者는 不可不審이니라.

공부를 짓되 사유하여 詩짓고 偈頌짓고 文賦등을 짓는 것을 가장 두려워할지니, 게송을 지으면 이름하되 詩僧이요, 문장공부를 한다면 칭하기를 文字僧이라, 參禪과 모두 아무 관계도 없느니라. 무릇 逆境界나 順境界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곳을 만나거든 문득 깨닫고, 話頭를 들어서 경계의 반연을 따라 끄달리지 않아야 옳다. 혹은 말하기를 "너무 애 쓰지 말라." 하나니 그 말이 가장 사람을 그르치는 것이라, 學者는 살피지 않을 수 없느니라.


●做工夫호대 不得將心待悟어다 如人이 行路에 住在路上하야 待到家하면 終不到家니 只須行하야사 到家오 若將心待悟하면 終不悟니 只須逼 令悟요 非待悟也니라.

공부를 짓되 마음을 가져 깨닫기를 기다리지 말라. 마치 사람이 길을 감에 길에 멈춰 있으면서 집에 이르기를 기다리면, 마침내 집에 이르지 못하나니, 다만 모름지기 걸어가야 집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마음을 가져 깨닫기를 기다린다면 마침내 깨닫지 못할 것이니, 다만 모름지기 애써서 깨닫게 할 뿐이요, 깨닫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니라.


●做工夫호대 着不得一絲毫別念이니 行住坐臥에 單單只提起本參話頭하야 發起疑情하야 憤然要討箇下落이니라 若有絲毫別念하면 古所謂雜毒이 入心하야 傷乎慧命이라하니 學者는 不可不謹이니라.

공부를 짓되 털끝만치라도 딴 생각을 두지 말지니, 행주좌와에 다만 本參話頭만을 들어서 의정을 일으켜 분연히 끝장 보기를 요구할 것이니라. 만약 털끝만치라도 딴 생각이 있으면 고인이 말씀하신 바 "雜毒이 마음에 들어감에 慧命을 상한다"는 것이니, 학자는 가히 삼가지 않을 수 없느니라.


●余云別念은 非但世間法이라 除究心之外에 佛法中一切好事라고 悉名別念이니라 又豈但佛法中事리요 於心體上에 取之捨之 執之化之가 悉別念矣니라.

내가 말한 딴 생각이라는 것은 비단 世間法만이 아니라 마음을 궁구하는 일 외에는 佛法중 온갖 좋은 일이라도 다 딴 생각이라 이름하느니라. 또 어찌 다만 불법 중의 일뿐이리요? 마음과 몸 에서 취하거나 버리거나 집착하거나 변화하는 것이 모두 다 딴 생각이니라.


●做工夫호대 做到無可用心處와 萬 懸崖處와 水窮山盡處와 羅紋結角處하면 如老鼠入牛角하야 自有倒斷也하리라.

공부를 짓되, 지어서 가히 마음 쓸 데가 없는 곳과 만 길 낭떠러지와 물이 다하고 산이 다한 곳과 비단 짤 때 날이 다한 곳에 이르면, 마치 늙은 쥐가 쇠뿔 속에 들어간 듯 저절로 끝장나게 되리라.


●做工夫호대 最 一箇영 心이니 영 心이 爲之藥忌이니라 犯着些毫하면 雖眞藥이 現前이라도 不能救耳이니라 若眞是個參禪漢인댄 眼如盲하고 耳如聾하며 心念이  起時에 如撞着銀山鐵璧相似하리니 如此則工夫가 始得相應耳리라.

공부를 짓되 <영리心>을 가장 두려워할지니, 영리심은 약 먹을 때 금하는 바[藥忌]가 되느니라. 터럭만치라도 범하면 비록 좋은 약이 나타나더라도 능히 구제하지 못하리라. 만약 진정한 參禪客일진댄 눈은 소경 같고 귀는 귀머거리 같으며 생각이 겨우 일어날 때에 마치 銀山鐵璧에 부딪히는 것 같으리니, 이와 같은 즉 공부가 비로소 서로 응하게 되리라.


●做工夫호대 不可避喧向寂하야 瞑目合眼하고 坐在鬼窟裏作活計니 古所謂 黑山下坐死水浸이라하니 齊得甚 邊事리요 只要在境緣上做得去하야사 始是得力處라니 一句話頭를 頓起在眉睫上하야 行裏坐裏와 着衣吃飯裏와 迎賓送客裏에 只要明這一句話頭落處니 一朝洗面時에 摸着鼻孔하야 原來太近이니라.

공부를 짓되 시끄러움을 피하고 고요함을 향하여 눈을 감고 귀신 굴속에 앉아 살림살이를 하지 말지니, 고인이 말씀하시기를 "흑산 밑에 앉아 썩은 물에 잠겼다."하였으니 무슨 일을 이루리요? 다만 경계와 반연 위에서 공부를 지어 가야 비로소 이것이 힘을 얻는 곳이니라. 한 귀절 話頭를 몰록 일으켜 눈썹 위에 두고서 다닐 때와 앉을 때와 옷 입고 밥 먹을 때와 손님을 맞고 손님을 보내는 속에, 다만 이 一句 화두의 落處를 밝힐지니, 하루아침에 세수하다가 콧구멍을 만지듯 원래로 너무 가까웠느니라.


●(做?)工夫호대 不 做不上이니 做不上이어든 要做上하면 便是工夫니라 做不上이라하야 便打退鼓하면 縱百劫千生인달 其奈爾何리요

공부를 짓되, 향상되지 않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지니, 향상되지 않거든 향상되도록 하면 곧 이것이 공부니라. 공부가 향상되지 않는다고 문득 물러서는 북을 친다면 비록 百劫千生을 지낸들 그 어찌 하리요?


●疑情이 發得起하야 放不下가 便是上路니 將生死二字하야 貼在額頭上호대 如猛虎 來니 若不直走到家면 必喪身失命하리라 豈可住脚耶리요.

의정이 일어나 놓아 버릴 수 없는 것이 곧 향상하는 길이니, 生死 두 글자를 가져 이마 위에 붙여 두되 마치 호랑이에게 쫓기는 것 같이 할지니, 만약 곧 바로 달려 집에 이르지 못하면 반드시 목숨을 잃으리라. 어찌 가히 발을 멈추리요?

●做工夫호대 只在一則公案上用心이언정 不可一切公案上에 作解會니이 縱能解得이라도 終是解라 非悟也니라 法華經에 云 是法이 非思量分別之所能解라하시고 圓覺經에 云 以思惟心으로 測度如來圓覺境界인댄 如將螢火하야  須彌山하야 終不能得이라하시고 洞山이 云 擬將心意하야 學玄宗인댄 大似西行에  向東이라하시니 大凡穿鑿公案者는 須皮下有血이어든 識 愧하야사 始得다.

공부를 짓되 다만 한가지 公案에만 마음을 쓸지언정 온갖 공안에 따져 알려고 하지 말지니, 비록 풀이해 알게 된다 할지라도 마침내 이것은 알음알이요 깨친 것이 아니니라. 法華經에 말씀하시되 <이 법은 생각하고 분별하는 마음으로 능히 알 바 아니니라.>하셨고, 圓覺經에 말씀하시되 <생각으로 如來의 圓覺경계를 헤아리려고 할진댄 마치 반딧불을 가지고 수미산을 태우려는 것과 같아 마침내 될 수 없는 일이다.>하셨고, 洞山이 말씀하시되 "마음과 뜻을 가지고 玄妙한 宗旨를 배우려 할진댄 마치 서쪽으로 가려는 사람이 동쪽을 향해 가는 것 같도다.>하시니, 무릇 공안을 천착(穿鑿)하는 자는 모름지기 가죽 밑에 피가 있거든 부끄러운 줄 알아야 옳다.


●道不可須臾離니 可離면 非道也요 工夫는 不可須臾間斷이니 可間斷이면 非工夫也니라 眞正參究人은 如火燒眉毛上하며 又如救頭然하나니 何暇에 爲他事動念耶리요 古德이 云호대 如一人이 與萬人敵하야  面에 那容잡眼看이리요하니 此語가 做工夫에 最要라 不可不知니라.

도는 잠시도 여의지 못할지니, 가히 여의면 道가 아니요, 공부는 잠시도 끊이지 말지니, 끊어지면 工夫가 아니니라. 진정으로 참구하는 사람은 마치 불이 눈썹을 태우는 듯 하며, 또한 머리에 붙은 불끄듯 할지니, 어느 겨를에 딴 일을 위해서 마음을 움직이리요? 옛 어른이 말씀하시되 <마치 한 사람이 만 사람과 싸우는 것과 같아서, 마주 보고 어찌 눈인들 깜짝임을 용납하리요.> 하셨으니, 이 말이 공부를 지어 가는 데 가장 요긴한지라 몰라서는 안 되느니라.


●做工夫호대 曉夕에 不敢自怠니 如慈明大師는 夜欲將睡면 用引錐刺之하시고 又云 古人이 爲道에 不食不寢이시어늘 予는 何人耶오 하시니라.

공부를 짓되 아침 저녁으로 감히 스스로 게을리 하지 말지니, 慈明대사는 밤에 졸리면 송곳을 들어 찌르시고 또한 말씀하시기를 "옛사람은 도를 위하여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으셨거늘, 나는 어떤 사람인고?" 하셨느니라.


●做工夫호대 不得向意根下卜度思惟니 使工夫로 不得成片하며 不能發得起疑情이니 思惟卜度四字는 障正信하며 障正行하며 兼障道眼이니 學者가 於彼에 如生寃家相似하야사 乃可耳니라.

공부를 짓되 意根을 향하여 헤아리고 따지지 말지니, 공부로 하여금 한 조각을 이루지 못하게 하며, 疑情이 일어날 수 없게 하나니, 사량복탁(思惟卜度) 이 네 글자는 바른 믿음을 막고 바른 수행을 막으며 겸하여 道의 눈(眼)을 가리는 것이니, 공부하는 이는 이것을 마치 원수같이 알아야 하느니라.


●做工夫호대 不得向擧起處承當이니 若承當인댄 正所謂瞞한  이라 與參究로 不相應이니라 只須發起疑情하야 打敎徹하야 無承當處하며 亦無承當者인대 如空中樓閣이 七通八達하리라 不然이면 認賊爲子하며 認奴作郞이라 古德이 云 莫將驢鞍橋하야 喚作阿爺下 이라하니 斯之謂也인저.

공부를 짓되, 법거량하는 곳을 향하여 알아맞히려 하지 말지니, 만약 알아맞히려 하면 이른바 <어리석은 바보>인지라 공부에는 아무 소용이 없느니라. 다만 모름지기 의정을 일으켜서 알려고 할 곳도 없고, 또한 알려고 할 자도 없는 데에 사무치면, 마치 허공 중의 누각이 七通八達함과 같으리라. 그렇지 않으면 도적을 자식으로 삼는 것이며, 종을 상전으로 삼는 것이라, 옛 어른이 말씀하시기를 <나귀의 등뼈를 아비의 턱이라고 하지 말라.> 하시니, 이를 말하는 것이다.


●做工夫호대 不得求人說破이니 若說破라도 終是別人底요 與自己로 沒相干이니라 如人이 問路到長安에 但可要其指路언정 不可更問長安事니 彼一一 說明長安事라도 終是彼見底요 非問路者의 親見也이니라 若不力行하고 便求人說破도 亦復如是하니라.

공부를 짓되 다른 사람이 설파하여 주기를 구하지 말지니, 만약 說破하여 주더라도 마침내 그것은 남의 것이요, 자기와는 아무 상관이 없느니라. 마치 사람이 장안으로 가는 길을 물으매 다만 그 길만 가리켜 주기를 요구할지언정 다시 장안의 일은 묻지 말지니, 저 사람이 낱낱이 장안의 일을 설명할 지라도 그것은 끝내 그가 본 것이요, 길 묻는 사람이 친히 본 것은 아니니라. 만약 힘써 수행하지 않고 남이 설파하여 주기를 구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做工夫호대 不只是念公案이니 念來念去인들 有甚 交涉이리요 念到彌勒下生時하야도 亦沒交涉이니 何不念阿彌陀佛하야 更有利益고 不但敎不必念이라 不妨一一擧起話頭니 如看無字인댄 便就無上하야 起疑情하고 如看柏樹子인댄 便就柏樹子하야 起疑情하고 如看一歸何處인댄 便就一歸何處하야 起疑情이니 疑情이 發得起하면 盡十方世界가 是一箇疑團이라 不知有父母身心하며 不知有十方世界하며 非內非外  成一團하얀 一日 如桶 自爆하리라 再見善知識하면 不待開口而大事了畢矣리라.

공부를 짓되 다만 공안을 念하지 말지니 念해 가고 念해 오면 무슨 소용이 있으리요? 念하여 彌勒佛이 나오실 때까지 이를지라도 또한 소용이 없을 것이니 차라리 阿彌陀佛을 念한다면 공덕이나 있지 않겠는가? 다만 念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각기 화두를 거각할지니 <無字를 한다면 無字상에 나아가 의심을 일으킬 것이요, 柏樹子를 한다면 柏樹子에 나아가 의심을 일으킬 것이요, 一歸何處를 한다면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고?" 하고 의심할지니, 의심이 일어나면 온 시방세계가 한낱 의심덩어리라, 부모나 제 몸과 마음이 있는 줄도 모르며 시방세계가 있는 줄도 모르며 안팎이 없이 한덩어리가 되어, 하루아침에 통테가 절로 터지듯 하리니, 선지식을 다시 친견하면 입을 열기를 기다리지 않고 큰일을 해 마치리라.


●做工夫호대 不可須臾失正念이니 若失了參究一念하면 必流入異端하야 茫茫不返하리라 如有人이 靜坐에 只喜澄澄湛湛하야 純淸絶點으로 爲佛事하면 此喚作失正念하야 墮在澄湛中이요 或認箇能講能譚能動能靜으로 爲佛事하면 此喚作失正念하고 認識神이요 或將妄心 捺하야 令妄心不起로 爲佛事하면 此喚作失正念이라 如石壓草며 又如剝芭蕉葉子요 或觀想身如虛空하야 不起念을 如牆壁하면 此喚作失正念이라 落空亡外道며 魂不散底死人이니 總而言之컨대 皆失正念故니라.

공부를 짓되 잠깐이라도 바른 생각을 잃지 말지니, 만약 참구하는 한 생각을 잃어버리면 반드시 異端에 들어가 아득히 돌아오지 못하리라. 어떤 사람이 고요히 앉아 맑고 깨끗한 것만 기뻐해서, 순수하고 맑고 티끌이 끊어진 것으로 佛事를 삼는다면, 이는 바른 생각을 잃어서 맑은 데에 떨어진 것이라 부르는 것이요, 혹 능히 講說하고 능히 말하고 능히 움직이고 능히 고요할 줄 아는 것으로 佛事를 삼는다면 이는 바른 생각을 잃고 識神을 잘못 안다 부름이요, 혹 망령된 마음을 억지로 눌러 망령된 마음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佛事를 삼으면 이를 일러 바른 생각을 잃은 것이라, 돌로 풀을 눌러 놓은 것과 같으며 또한 파초잎을 벗겨 내는 것과 같은 것이요, 혹 몸이 허공과 같다고 觀하여 생각이 일어나지 않음을 牆壁과 같이 하면 이는 바른 생각을 잃은 것이라 空에 떨어진 外道이며, 넋이 흩어지지 않은 죽은 사람이라 부르는 것이니, 통틀어 말하건대 다 바른 생각을 잃은 때문이니라.


●做工夫호대 疑情을 發得起어든 更要撲得破니 若撲不破時에는 當確實正念호대 發大勇猛하야 切中에 更加個切字하야사 始得다 徑山이 云 大丈夫漢이 決欲究竟此一段大事因緣인댄 一等打破面皮하야 性燥히 竪起脊梁骨하야 莫順人情하고 把自己平昔所疑處하야 貼在額頭上호대 常時에 一似欠人이 萬百貫錢하야 被人追索호대 無物可償하야  被人恥辱하야 無急得急하며 無忙得忙하며 無大得大底一件事라사 方有趣向分이라하니라.

공부를 짓되 疑情이 일어났거든 다시 그 의정을 깨뜨려야 하나니, 만약 깨뜨리지 못한 때에는 마땅히 바른 생각을 확실하게 하되, 큰 勇猛心을 발하여 간절한 가운데 더 한층 간절을 더 해야 옳다.
경산스님이 말씀하시되 "대장부가 究境一大事因緣을 결판내고자 할진댄, 첫째 <체면을 차리지 말고 성급히 척추뼈를 똑바로 세워 인정에 따르지 말고, 평소에 자기가 의심해 오던 것을 잡아 이마위에 붙여 놓고, 항상 남의 돈 백만관을 빚진 사람이 빚장이에게 推尋을 받되 갚을 물건이 없어 남에게 치욕을 입을까 두려워하여, 이보다 더 급한 일이 없으며, 이보다 더 바쁜 일이 없으며, 이보다 더 큰일이 없는 것 같이 하여야 비로소 공부를 해 나갈 분이 있느니라.> 하셨느니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