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12-11. 나의 몸만을 觀하는 일의 폐해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18:53

12-11. 나의 몸만을 觀하는 일의 폐해

 

묻되, 마음이 행을 보는데 어찌하여 그친다고 할 수 있습니까. 답하되, 마음이 스스로의 몸을 관함으로써 탐하나니, 곧 남의 몸을 관하게 하면 마음이 탐욕으로부터 바뀌기 때문에 응당 그친다. 만약 마음이 남의 몸을 탐내면 마땅히 돌이켜서 스스로의 몸을 관해야 한다.

해설
마음이 그치지 않는 이유는 인연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인연이란 이것과 저것의 관계이다. 이것과 저것의 관계로 생하고 멸하는 공의 세계다 .이것과 저것은 자연과 인간, 동물과 식물, 남자와 여자, 하늘과 땅, 선과 악, 나와 남, 오는 것과 가는 것, 죽음과 삶, 하나와 많음, 더하는 거소가 주는 것 등 서로 다른 것이 모여서 되고, 그렇기 때문에 흩어진다. 모이면 생이요 흩어지면 죽음이다. 이러한 인연법을 알려면 이것과 저것을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몸의 인연을 보려면 나를 관하고 남을 관해야 한다. 나의 악한 생각을 보려면 남의 악한 생각을 보고, 남의 마음을 보려면 내 마음을 보아야 한다. 내 마음을 그치려면 남의 마음의 그침을 보아야 한다. 나만을 보거나 남만을 보면, 하나만을 보게 되어 실체가 있다고 인정하여 잘못된 길로 달리게 된다. 

마음은 행동으로 나타난다. 마음을 없애려면 행동을 그쳐야 한다. 행동이 있으면 마음도 있다. 마음이 자신의 몸을 관하면 이미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 남의 몸을 관하면 이미 나에게서 마음이 그치고 남에게로 간 것이다. 그러나 나와 남은 다르지 않고 서로 떠날 수 없는 관계에 있으므로 남에게 간 마음과 나에게 그친 마음은 같다. 일어남이 곧 그침이다. 마음이나 몸이 인연법으로 이루어졌음을 알면 지금 일어난 마음이나 몸은 나의 것인 동시에 남의 것이며, 나의 것도 아니고 남의 것도 아님을 알게 된다. 나의 몸은 남의 몸으로 바뀌고, 나의 마음은 남의 마음으로 바뀌었으니, 이때는 몸도 그쳤고 마음도 그친 것이다.온 곳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것과 저것으로 바뀌어버렸다. 

탐심을 그치려면 그 탐심이 남의 것이 아니며, 내 몸도 나의것이 아님을 알고, 남의 몸과 마음을 관하면 그치게 된다. 마음이 그치면 인연의 도리로 돌아가게 된다. 이것과 저것으로 돌아간다.

경에서 말한 '마음이 스스로의 몸을 관함으로써 탐하나니.'는 나와 남의 인연법을 떠나서 나만을 관하여 실체가 있다고 잘못 알아 탐내게 된다는 뜻이다. 이때 '남의 몸을 관하게 하면 마음이 탐욕으로부터 바뀌기 때문에 응당 그친다.'고 했다. 나와 남의 관계인 인연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