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12-22. 안의 七覺意와 밖의 七覺意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20:59

12-22. 안의 七覺意와 밖의 七覺意

 

칠각의에서 위의 세 깨달음은 입에 속하고, 가운데의 세 깨달음은 몸에 속하고, 아래의 하나의 깨달음은 마음에 속한다. 어떤 것이 깨달음인가. 염념이 깨달음이고, 얻음이다. 깨달음을 얻은 마음은 곧 도에 따른다. 밖의 칠각의는 생사에 떨어지고, 안의 칠각의는 도에 따른다. 안의 칠각의는 《삼십칠품경》이요, 밖의 칠각의는 곧 만물이다. 깨달음은 사물을 인식하는 것이니, 곧 각의에 따른다. 각의가 있으면 곧 도에 따른다. 개달음에 각의가 있으면 그릇된 깨달음에 떨어진다. 《삼십칠품경》은 올바른 마음이 도에 따르는 것이라고 한다. 선과 악을 깨달으면 죄에 떨어진다.

해설
깨달음의 지혜를 도와주는 일곱 가지가 칠각의다. 오근(五根)과 오력(五力)이 성취되어 그로부터 칠각의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마치 나무의 가지와 같기 때문에 칠각지(七覺支)라고도 한다. 이 가지로부터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다. 열매나 꽃이 팔정도이니 곧 열반이다.

칠각의는 택법각의(擇法覺意(정구제법각의(精求諸法覺意))), 정진각의(精進覺意), 희각의(喜覺意(흔열각의(欣悅覺意))), 신각의(信覺意(제각의(除覺意))), 정각의(定覺意), 호각의(護覺意(사각의(捨覺意))), 염각의(念覺意(심각의(心覺意))) 등이다.

이들 중에서 앞에서 든 택법각의와 정진각의와 희각의의 셋은 입에 속한다고 했다. 신(身), 구(口), 의(意) 삼업이 깨달음에 이르게 되는 과정에서 이들 셋이 구업을 청정하게 한다는 뜻이다. 오력을 얻어서 열반의 길로 들어가는 선각의 법을 분별하여 선법을 택하고, 심신이 견고해져 정진하게 된다. 이때 마음에 기쁨이 솟아서 바라는 바를 얻게 되면 먼저 입으로 선법의 진리를 말하고, 그 진리에 따라 정진하고, 이에 의해서 기쁨이 생하기 때문이다. 법을 올바르게 보면 그것이 말에서 나타난다.

그리고 말에 따라서 몸이 움직이므로 다음의 각의가 있게 된다고 했다. 신각의, 정각의, 호각의의 셋은 몸에 속한다고 했다. 법을 떠나지 않고 모든 행동이 유화하니 신각의다. 마음이 고요하면 몸의 움직임도 전일하여 바르게 행해지니 정각의다. 이미 탐진치가 없어졌으니 열반을 얻어서 머문다. 그러므로 이들 세 각의는 몸에 속한다. 또한 끝으로 염각의는 마음이 법을 생각하여 떠나지 않으므로 심각지라고도 하니 마음에 속한다고 했다.

그러나 말과 몸과 마음으로 엄격히 나누어지지는 않는다. 몸이나 말이 마음을 떠나서 있을 수 없고, 마음이 말이나 몸을 떠나서 있을 수도 없다. 그러므로 칠각지는 신, 구, 의 삼업이 원융한 청정으로 들어가는 깨달음이다. 칠각지는 바로 팔정도로 이어진다.

그러면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경에서는 '염념이 깨달음이요 얻음이다'고 했다. 염념(念念)은 올바른 생각이 이어짐이다. 깨어있는 마음은 올바른 생각이 흩어지지 않고 끊어지지도 않으며 법을 보고 따르는 마음이다. 그래서 '염념을 얻는다.'고 했다. 마음이 법을 얻어서 안온한 열반의 성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것이 곧 깨달음의 얻음이다. 깨달음의 성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올바른 법을 행하면 도가 된다. 도는 열반으로 들어가는 행법의 길이다. 깨달음을 얻으면 마음을 얻은 것이요, 도에 들어가게 되므로 도를 따른다고 했다. 열반적정의 성문으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서 가면 그곳에 열반의 감로가 있다.

칠각의에는 안과 밖의 두 가지가 있다. 마음속에서 칠각의가 얻어지면 37품경의 세계가 모두 얻어진다. 이때는 만물이 모두 나와 떠나지 않는다. 법이 나를 따르고 내가 법을 따르면 나와 만물이 하나가 된다. 이때는 또한 안과 밖이 없으니 만물이 밖에서 나의 마음에 응하고, 안의 깨달음이 밖의 만물을 섭수하니 안과 밖이 대립하지 않고 오직 정법만이 있다. 이때는 깨달음이라는 특별한 마음도 없다. 깨달음이 있으면 그 관념이 장애가 되어 도를 행하지 못한다. 번뇌와 깨달음이 서로 떠나지 않아야 한다. 번뇌 즉 보리(煩惱卽菩提)의 경지가 참된 깨달음이다. 깨달았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한 깨달음이 아니다. 그러므로 올바른 깨달음을 얻었다면 올바른 마음을 얻음이요, 올바른 마음은 선과 악이 없는 마음이다. 선과 악의 대립이 있고 선에 집착하는 마음으로는 올바르게 선을 행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깨달음은 올바른 마음이 한결같이 이어지고, 열반으로 가는 길에 따르며, 사물을 올바르게 아는 것, 곧 법을 보고 법에 따르고, 선과 악을 떠나서 선법에 따른다고 말해지고 있다.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은, 첫째는 한결같은 마음, 둘째는 열반에의 길, 셋째는 사물을 올바르게 보고 따르는 것, 넷째로는 선과 악에 집착하지 않는 것 등이다. 다시 말하면 열반이라는 목표가 있고 마음가짐이 올바른 법을 얻어서 도를 행한다.

경에서 '밖의 칠각의는 생사에 떨어지고 안의 칠각의는 도를 따른다.'라고 했다. 안으로 칠각의가 얻어져서 도를 따라 행하면 밖으로 생과 사가 있는 만물이 생과 사가 없는 법 속으로 섭수된다. 밖으로 만물을 아는 것만으로는 도가 행해지지 않는다. 안으로 칠각의를 얻음으로써 비로소 안과 밖이 만나 도가 이루어진다. 인연의 법은 안과 밖, 나와 너, 오는 것과 가는 것....., 이것이 있어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어서 이것이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깨달음도 안과 밖이 만나야 한다. 생사가 있는 사물을 보아 무상함을 깨닫고, 무상함 속에 영원한 법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