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안반수의경(安般守意經)

13-3. 수행의 순서에 대한 충고

通達無我法者 2007. 12. 5. 21:07

13-3. 수행의 순서에 대한 충고

 

행을 아는 사람은 어떤 때에는 사의지를 행하고, 어떤 때에는 사의단을 행하며, 어떤 때에는 사신족을 행하고, 어떤 때에는 오근, 오력, 칠각의, 팔행을 행할지니라. 진리란 정의 흩어짐을 아는 것이요, 정은 행을 알고 흩어짐은 행을 알지 못한다. 묻되, 어찌하여 올바른 오근, 오력, 칠각의, 팔행이 있습니까. 답하되, 사람에게는 오근이 있고, 도에 오근이 있고, 사람에게 오력이 있고, 도에 오력이 있고, 사람에게 칠사가 있고, 도에 칠각의가 있고, 행에 팔직이 있으니 마땅히 여덟 가지의 도가 있다.

해설
삼십칠도품에 대한 수행이 이루어지면 부처의 세계에 이를 수 있음을 알고 도심을 일으켜 수행하려고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설하고 있다. 37종의 수행을 처음부터 순서대로 닦는 방법도 있고, 각자 바라는 바에 따라서 각각의 수행을 할 수도 있다. 이들 모두는 서로 관련이 있으므로 하나가 이루어지면 다른 것도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붓다의 법은 무량하나 하나로 통한다. 실체로 사성제를 앎이 근본이요, 사성제는 정(定)에서 떠나지 않으며, 정은 수행의 근본이다. 이런 37종의 수행은 우리가 본래 갖추고 있는 능력을 계발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도에는 이런 모든 능력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37종의 수행을 닦는 일은 도를 닦는 것이요, 도로 들어가는 것이다. 여기서 다시 도의 궁극의 팔정도임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과정과 끝은 서로 다르지 않다. 서로 떠나지 않으므로 과정이 궁극으로 통한다. 조도(助道)는 견도(見道)로 이어진다.

사람에게는 불성이 있다. 즉 깨달음의 본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오근과 오력, 칠사(七使)가 있다고 한다. 칠사는 7종의 번뇌로 탐욕과 노여움과 애욕과 오만과 무명, 아집, 의심 등을 말한다. 이런 번뇌가 있기 때문에 깨달음이 존재한다. 번뇌가 없으면 깨달음도 없다. 번뇌를 없애고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니라 번뇌를 깨달음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를 묘적(妙適)이라고 했다. 특히 《금강정경(金剛頂經)》에서는 이런 가치관의 전환을 강조한다.

인간에게 여덟 가지 도가 있다는 뜻은 팔정도는 누구나 갖추고 있는 도라는 의미이다. 닦아서 얻게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열어서 얻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