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결(修心訣)

10. 습성은 갑자기 없애기 어렵다

通達無我法者 2007. 12. 7. 15:54

10. 습성은 갑자기 없애기 어렵다

 

 

 

문=이미 이러한 이치를 깨달았으면 다시는 깨달음의 단계나 계급이 없다고 하였는데, 무엇 때문에 깨달은 뒤에 다시 닦아서 점차로 익히고 점차로 이룰 필요가 있겠습니까? 

답=깨친 후에 점차로 닦는 뜻을 앞에서 이미 설명하였는데 아직도 의심을 풀지 못했는가. 그렇다면 거듭 설명하겠으니 마음을 깨끗이 하고 잘 들어라.
보통 사람은 아득한 과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천상·인간·아귀·지옥·축생 등의 오도(五道)의 세계를 헤매고, 나고 죽으면서 '나'라는 생각에 굳게 집착하여 뒤바뀐 망상과 어리석은 무명(無明)의 종자와 익힌 버릇이 오랫동안 한 데 어울려 그 성품을 형성하여 왔다. 

그래서 금생에 이르러 자기의 성품이 본래 공적하여 부처와 다름이 없음을 단번에 깨닫더라도 그 오랜 동안 익혀 온 옛 습성은 갑자기 끊어버리기가 어렵다.
그래서 어려운 환경과 즐거운 상황을 당하면 화를 내고, 기뻐하며, 옳고 그르다는 비시의 생각이 불길처럼 일어났다 없어졌다 하여, 밖의 대상에 끄달리는 번뇌가 그 전과 다름이 없다. 그러니 만약 지혜로써 더욱 공부를 더하고 힘을 쓰지 않으면 어떻게 어리석은 무명을 다스려 크게 쉬는 완전한 경지에 도달할 수 있겠는가. 

이것은 "단번에 깨치면 비록 부처와 같지만 여러 생에 익힌 버릇이 깊어서, 바람은 멈췄으나 파도는 아직 출렁이고, 이치는 드러났지만 망상이 그대로 일어난다"고 한 말과 같다.
또 종고스님도 "가끔 영리한 무리들은 별로 힘을 들이지 않고 이 이치를 깨치고는 쉽다는 생각을 내어 다시 닦지 않는다. 이러한 상태로 오랜 세월을 지내면 여전히 헤매면서 고통의 윤회를 면하지 못한다"고 하였다. 그러니 어찌 한번 깨쳤다 하여 뒤에 닦는 일을 소홀히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