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중아함경(中阿含經)

중아함경 제 30 권

通達無我法者 2008. 1. 2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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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아함경 제 30 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11. 대품 제 1 ②
  126) 행욕경(行欲經) 제 10 [제3 염송(念誦)]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그 때 급고독 거사는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상에는 욕심을 부리는 사람이 몇 종류나 있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거사여, 세상에는 대략 열 종류의 욕심을 부리는 사람이 있다. 어떤 것이 열 종류인가?
  거사여,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은 법에 맞지 않고 도의에 어긋나게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에 맞지 않고 도의에 어긋나게 재물을 구한 뒤에는, 스스로도 안온하지 않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지 못하며, 또한 하늘에 올라 즐거움을 얻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는 사문과 범지를 공양하지도 않는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이 있느니라.
  또 거사여,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은 법에 맞지 않고 도의에 어긋나게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에 맞지 않고 도의에 어긋나게 재물을 구한 뒤에는, 능히 스스로도 안온하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지만, 하늘에 올라 즐거움을 얻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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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사문과 범지는 공양하지 않는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도 있느니라.
  또 거사여,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어떤 법에 맞지 않고 도의에 어긋나게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에 맞지 않고 도의에 어긋나게 재물을 구한 뒤에는, 능히 스스로도 안온하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며, 또한 하늘에 올라 즐거움을 얻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는 사문과 범지도 공양한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도 있느니라.
  또 거사여,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은 법답건 법답지 않건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건 법답지 않건 재물을 구한 뒤에는, 스스로도 안온하지 않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지 않으며, 또한 하늘에 올라 즐거움을 얻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는 사문과 범지도 공양하지 않는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도 있느니라.
  거사여,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은 법답건 법답지 않건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건 법답지 않건 재물을 구한 뒤에는, 능히 스스로도 안온하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지만, 하늘에 올라 즐거움을 얻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는 사문과 범지는 공양하지 않는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도 있느니라.
  또 거사여,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은 법답건 법답지 않건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건 법답지 않건 재물을 구한 뒤에는, 능히 스스로도 안온하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며, 또한 하늘에 올라 즐거움을 얻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는 사문과 범지도 공양한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도 있느니라.
  또 거사여,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은 법답고 도의에 맞게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고 도의에 맞게 재물을 구한 뒤에 스스로도 안온하지 않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지 않으며, 또한 하늘에 올라 즐거움을 얻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는 사문과 범지도 공양하지 않는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도 있느니라.
  또 거사여,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은 법답고 도의에 맞게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고 도의에 맞게 재물을 구한 뒤에는, 능히 스스로도 안온하고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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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지만, 하늘에 올라 즐거움을 얻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는 사문과 범지는 공양하지 않는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도 있느니라.
  또 거사여,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은 법답고 도의에 맞게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고 도의에 맞게 재물을 구한 뒤에는, 능히 스스로도 안온하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며, 또한 하늘에 올라 즐거움을 얻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는 사문과 범지도 공양한다. 그러나 재물을 얻은 뒤에는 거기에 물들고 집착하여 묶이고 얽매이며, 얽매인 뒤에는 그 물들어 집착함의 재환(災患)을 보지 못하여, 거기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도 있느니라.
  또 거사여,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은 법답고 도의에 맞게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고 도의에 맞게 재물을 구한 뒤에는, 능히 스스로도 안온하고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며, 또한 하늘에 올라 즐거움을 얻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는 사문과 범지도 공양한다. 재물을 얻은 뒤에도 물들지 않고 집착하지 않아 묶이지 않고 얽매이지 않으며, 얽매이지 않은 뒤에는 그 물들어 집착함의 재환(災患)을 보아, 거기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고서 사용한다.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도 있느니라.
  또 거사여, 만일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이 법에 맞지 않고 도의에 어긋나게 재물을 구하고, 그가 법에 맞지 않고 도의에 어긋나게 재물을 구한 뒤에는 스스로도 안온하지 않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지 않으며, 또한 하늘에 올라 즐거움을 얻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는 사문과 범지도 공양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모든 욕심을 부리는 사람 중에서 최하가 되느니라.
  거사여, 만일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이 법답건 법답지 않건 재물을 구하고, 그가 법답건 법답지 않건 재물을 구한 뒤에 능히 스스로도 안온하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며, 또한 하늘에 올라 즐거움을 얻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는 사문과 범지도 공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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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면,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모든 욕심을 부리는 사람 중에서 최상이 되느니라.
  거사여, 만일 욕심을 부리는 어떤 사람이 법답고 도의에 맞게 재물을 구하고, 그가 법답고 도의에 맞게 재물을 구한 뒤에 능히 스스로도 안온하고 또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도 안온하게 하며, 또한 하늘에 올라 즐거움을 얻고 즐거움의 과보를 받아 하늘에 나서 장수하게 하는 사문과 범지도 공양하며, 재물을 얻은 뒤에도 물들지 않고 집착하지 않아 묶이지 않고 얽매이지 않으며, 얽매이지 않은 뒤에는 그 물들어 집착함의 재환을 보아 거기서 벗어나는 방법을 알고서 사용한다면,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모든 욕심을 부리는 사람 중에서 가장 제일이요 가장 크며, 가장 으뜸이고 가장 훌륭하며, 가장 높고 가장 묘함이 되느니라.
  마치 소로 인하여 우유가 있고, 우유로 인하여 낙(酪)이 있으며, 낙으로 인하여 생소(生酥)가 있고, 생소로 인하여 숙소(熟酥)가 있으며, 숙소로 인하여 소정(酥精 : 제호)이 있나니, 소정이야말로 가장 제일이요 가장 크며, 가장 으뜸이고 가장 훌륭하며, 가장 높고 가장 묘함이 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거사여, 이렇게 욕심을 부리는 사람은 모든 욕심을 부리는 사람 중에서 가장 제일이요 가장 크며, 가장 으뜸이고 가장 훌륭하며, 가장 높고 가장 묘함이 되느니라."
  이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만일 법답지 않게 재물을 구하거나
  또 법답건 법답지 않건 재물을 구해
  남도 대주지 않고 자기도 쓰지 않으며
  또한 널리 베풀어 복도 짓지 않으면
  이 둘은 다 악(惡)이 있나니
  욕심부리는 것 중에 최하이니라.
  
  만일 법답게 재물 구하거나
  자기 스스로 수고롭게 얻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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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에게도 대어 주고 자기도 쓰며
  또한 널리 베풀어 복도 지으면
  이 둘은 다 덕이 있나니
  욕심부리는 것 중에 최상이니라.
  
  만일 번뇌를 벗어나는 지혜를 얻어
  욕심을 부리며 집에 살되
  재환을 보고 만족할 줄 알아
  절약하고 검소하게 재물을 쓰면
  그는 욕심을 벗어나는 지혜를 얻어
  욕심부리는 것 중에 최상이리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급고독 거사와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행욕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253자이다.]
  
  127) 복전경(福田經) 제 11 [제3 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그 때 급고독 거사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상에는 복전인(福田人)이 몇이나 있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거사여, 세상에는 대략 두 종류의 복전인(福田人)1)이 있나니, 어떤 것이
  
1) 팔리어로는 dakkhineyya라고 한다. 직접 공양을 받을 만한 사람을 말한다. 즉 여래나 아라한 등의 공양을 받을 만한 법력(法力)이 있는 이에게 공양하면 복(福)이 되는 것이 마치 농부가 밭에 씨를 뿌리면 다음에 결실을 얻는 것과 같으므로 이런 비유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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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종류인가? 첫째는 학인(學人)2)이요, 둘째는 무학인(無學人)3)이다. 다시 학인에 열여덟 종류가 있고 무학인에 아홉 종류가 있으니, 거사여, 어떤 것이 18학인인가? 신행(信行)4) 법행(法行)5) 신해탈(信解脫)6) 견도(見到) 신증(身證) 가가(家家)7) 일종(一種)8) 향수다원(向須陀洹) 득수다원(得須陀洹) 향사다함(向斯陀含) 득사다함(得斯陀含) 향아나함(向阿那含) 득아나함(得阿那含) 중반열반(中般涅槃) 생반열반(生般涅槃) 행반열반(行般涅槃) 무행반열반(無行般涅槃) 상류색구경(上流色究景)이니, 이것을 18학인이라 한다.
  거사여, 어떤 것이 9무학인인가? 사법(思法) 승진법(昇進法) 부동법(不動法) 퇴법(退法) 불퇴법(不退法) 호법(護法)[보호하면 물러나지 않고 보호하지 않으면 물러난다] 실주법(實住法) 혜해탈(慧解脫) 구해탈(俱解脫)이니, 이것을 9무학인9)이라고 하느니라."
  
2) 팔리어로는 sekha라고 한다. 항상 배우고 익히는 사람을 뜻한다. 예를 들어 수다원향(須陀洹向) 사다함향(斯陀含向) 아나함향(阿那含向) 아라한향(阿羅漢向) 수다원과(須陀洹果) 사다함과 아나함과 아라한과 등의 4향(向) 4과(果) 중 앞의 일곱 사람이 해당된다.
3) 팔리어로는 asekha 라고 한다. 번뇌가 이미 멸하며 다시는 배워 익힐 필요가 없는 경계에 도달한 사람, 즉 4향 4과 중 맨 마지막 아라한과(阿羅漢果)를 말한다.
4) 팔리어로는 saddhanusarin 이라고 한다. 근기가 둔한 이로서, 스스로 부처님 경전을 탐구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에 의지해 깨달음의 도를 얻고자 하는 이를 말한다.
5) 팔리어로는 dhamm nus rin 이라고 한다. 근기가 예리한 이로서, 스스로 부처님 경전을 읽어 탐구하여 법(法)을 따라 수행하는 이를 말한다.
6) 팔리어로는 saddh vimutta 라고 한다. 즉 이 사람은 근기가 둔하나 신심(信心)이 있어 그것으로 진해(眞解)를 일으켜 해탈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7) 팔리어로는 kolankola 라고 한다. 사다함향(斯陀含向)의 성자 중에서 욕계(欲界)에서 닦아야 할 9품(品)의 의혹번뇌 가운데 전(前) 3품 혹은 전 4품을 끊는 자를 말한다. 가가(家家)란 집에서 나와서 다시 돌아간다는 뜻으로 인계(人界)에서 천계(天界)에 태어나 다시 천계(天界)에서 인계(人界)로 태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9품 의혹번뇌 중 전 3품 혹은 전 4품을 끊으면 천계 중 두세 집에 태어나거나 혹은 인계 중 두세 집에 태어나서야 비로소 제2 사다함과를 증득하게 된다.
8) 팔리어로는 ekab jin 이라고 한다. 아나함향의 성자를 말한다. 이미 7품 8품까지의 의혹번뇌를 끊었으나 제9품의 의혹번뇌가 남아 있으므로 다시 욕계의 인계(人界), 혹은 천계(天界)에서 1생을 받아야 하는 것을 일간(一間) 또는 일종자(一種子), 일종(一種)이라고 한다.
9) 무학인(無學人 : 阿羅漢)의 위계에 9종의 차별이 있다. 첫째 퇴법(退法)이란 질병 등의 특별한 인연이 닥치면 곧 얻었던 과(果)를 잃어버리는 자이니 아라한 중 가장 근기가 둔한 자이다. 둘째 사법(思法)이란 얻은 아라한과를 잃게 될까 두려워 자살하여 얻은 과를 지키려는 자이다. 셋째 호법(護法)이란 얻은 법에서 물러나지 않도록 보호하고 지키지만 만일 조금만 나태해도 곧 물러나고 잃어버리게 되는 자이다. 넷째 실주법(實住法)이란 특별한 인연이 없으면 물러나지도 않고 또 특별한 인연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가지도 않는 자이다. 다섯째 승진법(昇進法)이란 수행을 능히 감내해 움직이지 않는 경지를 빨리 증득하는 자이다. 여섯째 부동법(不動法)이란 어떤 역경계를 만나더라도 수행의 의지와 갖가지 삼매의 인연이 부서지지 않는 자이다. 일곱째 불퇴법(不退法)이란 어떤 역경을 만나더라도 얻은 법의 공덕을 잃지 않는 자이다. 여덟째 혜해탈(慧解脫)이란 지혜를 방해하는 번뇌를 끊어 지혜의 자유를 얻은 자이다. 아홉째 구해탈(俱解脫)이란 선정과 지혜를 방해하는 모든 번뇌를 끊어 심해탈(心解脫)과 혜해탈(慧解脫)을 모두 성취한 자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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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이 세상의 학인과 무학인은
  존숭할 만하고 받들어 공경할 만하도다.
  그들은 능히 그 몸을 바로하고
  그 입과 뜻도 또한 그러하나니
  거사여, 그들은 좋은 밭이다.
  그들에게 보시하면 큰 복 얻으리.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급고독 거사와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복전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267자이다.]
  
  128) 우바새경(優婆塞經) 제 12 [제3 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그 때 급고독 거사는 대 우바새(優婆塞) 500인과 함께, 존자 사리자(舍梨子)가 있는 곳으로 가서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500 우바새도 또한 존자에게 절하고 한쪽에 앉았다. 급고독 거사와 500 우바새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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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쪽에 앉은 뒤에, 존자 사리자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일으키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였다. 한량없는 방편으로 그들을 위해 설법하여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일으키고, 기쁨을 성취하게 한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존자 사리자가 떠난 뒤 오래지 않아 급고독 거사와 500 우바새도 또한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존자 사리자와 대중들이 모두 자리를 정하자,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사리자여, 만일 백의성제자(白衣聖弟子)가 5법을 잘 보호하여 행하고, 또 4증상심(增上心)을 얻어 현재 세상에서 즐겁게 살며 어렵지 않은 줄을 네가 알았거든, 사라자여, 너는 마땅히 '백의성제자는 지옥이 다하고 축생 아귀와 모든 나쁜 곳도 다하여, 수다원(須陀洹)을 얻어 악법(惡法)에 떨어지지 않고, 결정코 정각(正覺)으로 나아갈 것이며, 끝으로 일곱 번 유(有)를 받아, 천상 인간에 일곱 번을 왕래한 뒤에는, 괴로움의 끝을 볼 것이다'라고 기별(記別)하라.
  사리자여, 백의성제자는 어떻게 5법을 잘 보호하여 행하는가?
  백의성제자는 살생을 떠나고 살생을 단절해 칼이나 몽둥이를 버리고, 제 부끄러움과 남 부끄러움이 있고, 자비심이 있어서 일체 나아가 곤충에 이르기까지를 요익하게 하나니, 그는 살생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없앤다. 백의성제자는 이 제1법을 잘 보호하여 행하느니라.
  사리자여, 백의성제자는 불여취(不與取)를 떠나고 불여취를 단절해, 주어진 뒤에 받고 주어진 것 받기를 즐기며, 항상 보시를 좋아하고 기뻐하여 인색함 없고 그 대가를 바라지 않으며, 도둑질의 마음에 뒤덮이지 않고, 항상 스스로 자기를 보호하나니, 그는 불여취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하게 없앤다. 백의성제자는 이 제2법을 잘 보호하여 행하느니라.
  또 사리자여, 백의성제자는 사음(邪淫)을 떠나고 사음을 끊는다. 그는 혹 아버지의 보호가 있거나 혹 어머니의 보호, 혹 아버지와 어머니의 보호가 있거나, 혹 형제의 보호 혹 자매의 보호, 혹 아내와 부모의 보호, 혹 친족의 보호, 혹 동성(同姓)의 보호가 있거나, 혹 남의 아내로서 범하면 매를 맞을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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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려움이 있거나, 혹은 꽃다발을 받는 명고채(名雇債)가 있는 이러한 여자는 범하지 않나니, 그는 사음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하게 없앤다. 백의성제자는 이 제3법을 잘 보호하여 행하느니라.
  또 사리자여, 백의성제자는 거짓말을 떠나고 거짓말을 끊어 진실을 말하고 진실을 즐기며, 진실에 머물러 이동하지 않으며, 일체를 믿을 만하여 세상을 속이지 않나니, 그는 거짓말에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하게 없앤다. 백의성제자는 이 제4법을 잘 보호하여 행하느니라.
  또 사리자여, 백의성제자는 술을 떠나고 술을 끊으니, 그는 술을 마시는데 있어서 그 마음을 깨끗이 없앤다. 백의성제자는 이 제5법을 보호하여 행하느니라.
  사리자여, 백의성제자는 어떻게 4증상심(增上心)을 얻어 현재에서 즐겁게 살기가 어렵지 않은가?
  백의성제자는 여래를 생각한다.
  '저 여래는 무소착(無所著) 등정각(等正覺) 명행성위(明行成爲) 선서(善逝) 세간해(世間解) 무상사(無上士) 도법어(道法御) 천인사(天人師) 불중우(佛衆祐)라 부른다.'
  이렇게 여래를 생각한 뒤에는 만일 나쁜 욕심이 있으면 곧 멸할 수 있고, 마음 가운데 착하지 않은 더러움과 시름 괴로움 걱정 슬픔이 있으면 또한 멸할 수 있다. 백의성제자는 여래를 반연하여 마음이 편안해져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욕심이 있으면 곧 멸할 수 있고, 마음 가운데 착하지 않은 더러움과 시름 괴로움 걱정 슬픔이 있으면 또한 멸할 수 있다. 백의성제자는 이 제1의 증상심을 얻어 현재 세상에서 살기가 어렵지 않다.
  사리자여, 백의성제자는 법을 생각한다.
  '세존께서는 법을 잘 말씀하시어 반드시 구경(究竟)에 이르러 번거로움도 없고 열(熱)도 없으며, 항상 있어서 이동하지 않는다.'
  이렇게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고 이렇게 알고 이렇게 법을 생각한 뒤에는, 만일 나쁜 욕심이 있으면 곧 멸할 수 있고, 마음 가운데 좋지 않은 더러움과 시름 괴로움 걱정 슬픔이 있으면 또한 멸할 수 있다. 백의성제자는 법을 반연하여 마음이 편안하며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욕심이 있으면 곧 멸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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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있고, 마음 가운데 좋지 않은 더러움과 시름 괴로움 걱정 슬픔이 있으면 또한 멸할 수 있다. 백의성제자는 이 제2의 증상심을 얻는다.
  또 사리자여, 백의성제자는 승가 대중을 생각한다.
  '여래의 성중(聖衆)은 잘 나아가고 바르게 나아가며, 법을 향하고 법에 나아가며, 법답게 순행(順行)한다. 저 대중에는 진실로 아라하(阿羅訶)와 아라하로 나아가는 이[趣阿羅訶]가 있고, 아나함[阿那含]과 아나함으로 나아가는 이가 있으며, 사다함(斯陀含)과 사다함으로 나아가는 이가 있고, 수다원(須陀洹)과 수다원으로 나아가는 이가 있으니, 이것을 사쌍팔배(四雙八輩)10)라 한다. 곧 여래의 대중은 계[尸賴]를 성취하고 삼매를 성취하였으며, 반야(般若)를 성취하고 해탈(解脫)을 성취하였으며, 해탈지견(解脫知見)을 성취하였으니, 공경할 만하고 소중히 할 만하며, 받들 만하고 공양할 만한 세상의 좋은 복전이다.'
  그는 이렇게 여래 대중을 생각하여 만일 나쁜 욕심이 있으면 곧 멸할 수 있고, 마음 가운데 좋지 않은 더러움과 시름 괴로움 걱정 슬픔이 있으면 또한 멸할 수 있다. 백의성제자는 여래 대중을 반연하여 마음이 편안하며 기쁨을 얻어, 만일 나쁜 욕심이 있으면 곧 멸할 수 있고, 마음 가운데 좋지 않은 더러움과 시름 괴로움 걱정 슬픔이 있으면 또한 멸할 수 있다. 이것을 백의성제자가 제3의 증상심을 얻어 현재 세상에서 즐겁게 살기가 어렵지 않은 것이라 하느니라.
  또 사리자여, 백의성제자는 스스로 계를 생각한다.
  '이 계는 이지러지지도 않고 훼손되지도 않았으며, 더러움도 없고 흐려짐도 없으며, 진실한 자리에 머물러 허망하지 않고, 성인께서 칭찬하는 것이니, 완전히 잘 받아 지니자.'
  그는 이렇게 스스로 계를 생각하여 만일 나쁜 욕심이 있으면 곧 멸할 수 있고, 마음 가운데 좋지 않은 더러움과 시름 괴로움 걱정 슬픔이 있으면, 또한 멸할 수 있다. 백의성제자는 계를 반연하여 마음이 편안하고 기쁨을 얻
  
10) 팔리어로는 cattari purisayugani attha purisapuggala 라고 한다. 소승(小乘) 4향(向) 4과(果)의 성자. 향(向)과 과(果)를 한 쌍(雙)으로 하고 4쌍의 향(向)과 과(果)를 8배(輩)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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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며, 만일 나쁜 욕심이 있으면 곧 멸할 수 있고, 마음 가운데 좋지 않은 더러움과 시름 괴로움 걱정 슬픔이 있으면 또한 멸할 수 있다. 이것을 백의성제자가 제4의 증상심을 얻어 현재 세상에서 즐겁게 살기가 어렵지 않은 것이라 하느니라.
  사리자여, 만일 백의성제자가 이 5법을 잘 보호하여 행하고, 이 4증상심을 얻어 현재 세상에서 즐겁게 살기가 어렵지 않은 줄을 네가 알았거든, 사리자여, 너는 마땅히 '백의성제자는 지옥이 다하고 축생 아귀와 모든 나쁜 곳도 또한 다하여, 수다원을 얻어 악법에 떨어지지 않고, 결정코 정각(正覺)으로 나아가는데 끝으로 일곱 번 유(有)를 받아 천상 인간에 일곱 번을 왕래한 뒤에 괴로움의 끝을 볼 것이다'라고 기별하라."
  이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사람은 집에 있으면서
  지옥의 두렵고 무서운 것 보고
  성법(聖法)을 받아 지님으로 말미암아
  일체의 악한 것 없애 버리네.
  
  중생을 살해하면 안됨을
  알고는 능히 버려 떠나고
  진실하여서 거짓말 않고
  남의 재물을 훔치지 않네.
  
  자기 아내에 만족할 줄 알아
  남의 아내를 좋아하지 않고
  마음 어지럽히고 미치게 하는 근본
  술 마시기를 끊어버리네.
  
  마땅히 항상 부처님을 생각하고
  모든 착한 법 깊이 생각하고
[869 / 1738] 쪽
  스님대중을 생각하고 계를 관찰하여
  그것을 좇아 기쁨을 얻어야 하네.
  
  만일 보시를 행하고자 하거든
  마땅히 그 복을 바라야 하나니
  무엇보다도 먼저 사문[息心]에게 보시하라.
  그렇게 해야 과보를 이루리라.
  
  나는 이제 너에게 사문을 말하리니
  사리자여, 마땅히 잘 들으라.
  
  만일 검은 색과 흰 색
  그리고 붉은 색과 누런 색
  온갖 잡색과 좋아하는 색깔의
  소 또는 여러 종류의 새들이 있으면
  그들이 태어난 곳을 그대로 따르되
  잘 길들여진 소가 있다면
  
  몸의 힘이 완전히 갖추어지고
  가고 오고 달림이 빠르고 날렵하거든
  그의 능력을 취하고
  빛깔을 따지지 말라.
  
  이와 같이 이 인간 세상에서도
  만일 그 태어난 곳에 따라
  찰제리(刹帝利)와 범지(梵志)
  거사와 기술자가 있나니
  
  그들이 타고난 그대로 따르되
[870 / 1738] 쪽
  깨끗한 계를 가진 장로에게나
  세상에 집착 없는 선서(善逝)에게
  보시하면 큰 과보를 얻으리.
  
  어리석고 미련해 아는 것 없고
  지혜도 없고 들은 바 없으면
  그에게 보시해도 과보가 적고
  광명이 없어 비추는 바 없느니라.
  
  만일 광명이 있어 비추고
  지혜가 있는 부처님 제자로서
  선서를 믿고 향해 나아가는 이는
  선근이 생겨 꿋꿋하게 머물리라.
  
  그는 이 좋은 곳에 태어나
  마음대로 세상 자재하다가
  마지막에는 열반을 얻으리니
  이렇게 각각 그 인연이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사리불과 비구들과 급고독 거사와 500 우바새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우바세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549자이다.]
  
  129) 원가경(怨家經) 제 13 [제3 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곱 가지 원가법(怨家法)이 있어 원가(怨家)를 만드나니, 곧 남녀 무리
[871 / 1738] 쪽
  들의 성냄을 유발하느니라. 어떤 것이 일곱인가?
  원가는 그의 원가에 미인[好色]이 있기를 바라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원가는 그 원가에 미인이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성냄이 있어 성냄을 익히고, 성냄에 덮여 마음이 성냄을 버리지 못하면, 그는 아무리 잘 목욕하고 이름난 향을 몸에 바르더라도 그 형색은 더욱 나빠질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성냄에 덮임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성냄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1의 원가법으로서 원가를 만드는 것이라 하나니, 곧 남녀 무리들의 성냄을 유발하느니라.
  또 원가는 그의 원가가 안온하게 잠자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원가는 그 원가가 안온하게 잠자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성냄이 있어 성냄을 익히고, 성냄에 덮여 마음이 성냄을 버리지 못하면, 그는 비록 좋은 침대에 누워 털담요 털자리를 깔고 금실로 짠 비단 이불을 덮고, 비단 속이불과 양두안(兩頭安) 베개와 가릉가파화라파차실다라나(加陵伽波邏波遮悉多羅那)11)가 있더라도, 더욱 괴롭게 잘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성냄에 덮임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성냄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2의 원가법으로서 원가를 만드는 것이라 하나니, 곧 남녀 무리들의 성냄을 유발하느니라.
  또 원가는 그 원가가 큰 이익 얻기를 바라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원가는 그 원가가 큰 이익을 얻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성냄이 있어 성냄을 익히고 성냄에 덮여 마음이 성냄을 버리지 못하면, 그는 이익을 얻어야 하는데서 이익을 얻지 못하고 이익을 얻지 말아야 하는 데서 이익을 얻는다. 그는 이 두 법이 서로 어긋나 크게 이롭지 못하게 된다. 무슨 까닭인가? 성냄에 덮임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성냄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3의 원가법으로서 원가를 만드는 것이라 하나니, 곧 남녀 무리들의 성냄을 유발하느니라.
  또 원가는 그 원가에 벗이 있기를 바라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원가는 그 원가에 벗이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성냄이 있어 성냄
  
11) 팔리어로는 kadalimigapavara-paccattharana 라고 한다. 영양[羚鹿]의 최고로 좋은 가죽털로 만든 깔개.
[872 / 1738] 쪽
  을 익히고 성냄에 덮여 마음이 성냄을 버리지 못하면, 그에게 혹 벗이 있더라도 그를 버리고 피해 갈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성냄에 덮임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성냄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4의 원가법으로서 원가를 만드는 것이라 하나니, 곧 남녀 무리들의 성냄을 유발하느니라.
  또 원가는 그 원가에 칭찬이 있기를 바라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원가는 그 원가에 칭찬이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성냄이 있어 성냄을 익히고 성냄에 덮여 마음이 성냄을 버리지 못하면, 그는 나쁜 이름과 추한 소문이 사방에 두루 들린다. 무슨 까닭인가? 성냄에 덮임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성냄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5의 원가법으로 원가를 만드는 것이라 하나니, 곧 남녀 무리들의 성냄을 유발하느니라.
  또 원가는 그 원가가 지극히 큰 부자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원가는 그 원가가 지극히 큰 부자 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성냄이 있어 성냄을 익히고 성냄에 덮여 마음이 성냄을 버리지 못하면, 그는 이러한 몸[身]과 입[口]과 뜻[意]의 행을 행하여 크게 재물을 잃게 된다. 무슨 까닭인가? 성냄에 덮임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성냄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6의 원가법으로서 원가를 만드는 것이라 하나니, 곧 남녀 무리들의 성냄을 유발하느니라.
  또 원가는 그 원가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좋은 곳으로 가서 천상에 나기를 바라지 않는다. 무슨 까닭인가? 원가는 그 원가가 좋은 곳으로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이 성냄이 있어 성냄을 익히고 성냄에 덮여 마음이 성냄을 버리지 못하면, 몸과 입과 뜻으로 나쁜 짓을 한다. 그는 몸과 입과 뜻으로 나쁜 짓을 한 뒤에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 가운데 태어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성냄에 덮임으로 말미암아 마음이 성냄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제7의 원가법으로서 원가를 만드는 것이라 하나니, 곧 남녀 무리들의 성냄을 유발하느니라."
  이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분노하면 형색이 나빠지고
[873 / 1738] 쪽
  누워 자도 편안하지 않으며
  마땅히 큰 재물 얻을 것인데
  도리어 이롭지 못하게 되네.
  
  친족과 착한 벗들도
  성내는 사람을 멀리 떠나고
  자주 성내는 버릇 익히면
  나쁜 이름 사방에 퍼져 떠도네.
  
  분노[瞋]는 몸과 입의 악업 짓고
  성냄[恚] 얽매이면 뜻의 악업 지으며
  사람은 성냄에 덮이게 되어
  모든 재물마저 잃게 되나니
  
  성냄은 이롭지 못한 것 생기게 하고
  성냄은 마음의 더러움 생기게 하며
  마음에 두려움 생기게 하건만
  사람들은 그것을 깨닫지 못하도다.
  
  성내는 자는 이치 알지 못하고
  성내는 자는 법을 깨닫지 못해
  눈앞이 캄캄하고 막히나니,
  이를 성냄을 즐기는 사람이라 하네.
  
  성냄이 처음 일어나 형색이 나빠짐은
  마치 불이 처음 연기를 일으키는 것 같네.
  이를 따라 미움 질투 생기고
  이 인연으로 모든 사람 성내네.
  
[874 / 1738] 쪽
  만일 성난 사람이 행한
  착한 행이나 착하지 않은 행도
  조금 있다가 성이 그치고 나면
  번민의 괴로움 불붙는 듯하리.
  
  이른바 괴로운 번민의 업과
  그 밖의 모든 법에 얽매인 것을
  내 이제 낱낱이 설명하리니
  너희들은 마음으로 잘 들으라.
  
  성내는 자는 그 부모와
  모든 형제를 거역해 해치고
  그 누나와 누이동생 죽이나니,
  성내는 자 이렇게 잔인함이 많으니라.
  
  그의 자식들이 성장하여
  이 세상에 대한 견해가 생기면
  그들에 의지해 목숨을 이어가는
  그 어미도 또한 성내어 해치나니
  
  자신이나 남에 대한 부끄럼 없고
  성냄에 얽매어 할 말이 없건만
  사람은 성냄에 덮여
  입으로 지껄여 못할 말 없고
  
  어리석고 미련한 죄업을 지어
  스스로 그 목숨을 줄이나니,
  죄를 지을 때는 깨닫지 못하다가
  성냄으로 인해 두려움 생겼다네.
[875 / 1738] 쪽
  스스로 자기 몸에 얽매이고 집착하여
  사랑하고 좋아함이 끝이 없구나.
  비록 자기 몸 사랑할 만하다고 생각하나
  성내는 자는 자신도 해치나니
  
  혹은 칼로써 제 몸 찌르고
  혹은 높은 바위에서 스스로 떨어지며
  혹은 노끈으로 목을 조르고
  또 여러 가지 독약을 마신다네.
  
  이러한 성냄의 형상과
  이러한 죽음은 성냄에서 비롯된 것이니,
  지혜로 모든 것 하나하나 끊으면
  명료하게 깨달을 수 있으리.
  
  착하지 못한 소소한 업도
  지혜로운 사람은 알아서 없애나니
  마땅히 이 행을 견디고 참아
  나쁜 형색 없게 하고자 하네.
  
  성냄도 없고 또한 걱정도 없으며
  연기[烟]를 없애 뽐냄도 없으며
  마음을 제어하여 성냄을 끊으면
  완전히 적멸하여 번뇌가 없으리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원가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115자이다.]
  
[876 / 1738] 쪽
  130) 교담미경(敎曇彌經) 제 14 [제3 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그 때 존자 담미(曇彌)는 그 고향의 존장으로서 불도(佛圖)의 주인이 되어 사람들의 존숭을 받았다. 그러나 성질이 흉악하고 난폭하며, 또 극히 추악하여 모든 비구들을 욕설로 꾸짖고 나무랐다. 그러므로 그 지방의 비구들은 다 고향을 버리고 떠나 거기에 머물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이에 그 지방의 모든 우바새(優婆塞)들은 그 지방의 비구들이 모두 고향을 버리고 떠나, 거기에 머물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지방의 모든 비구들은 무슨 생각으로 다 고향을 버리고 떠나 여기서 살기를 좋아하지 않는가?'
  그 지방의 모든 우바새들은 '이 지방의 존자 담미는 고향의 존장으로서 불도의 주인이 되어 사람들의 존숭을 받지만 성질이 악하고 난폭하며, 또 극히 추악하여 모든 비구들을 욕설로 꾸짖고 나무랐다. 그러므로 이 지방의 모든 비구들은 다 고향을 버리고 떠나 여기에 머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은 이 말을 들은 뒤에 곧 존자 담미가 있는 곳으로 함께 가서 담미를 쫓아내고, 고향의 모든 절에서도 쫓겨나게 하였다.
  이에 존자 담미는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에게 내몰려 고향의 모든 절에서 쫓겨나게 되자, 곧 옷을 챙기고 발우를 가지고, 길을 떠나 사위국으로 가서 승림급고독원에 머물렀다. 이에 존자 담미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제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에게 욕되게 한 일도 없었고, 말한 바도 없었으며, 잘못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은 횡포를 부려 저를 쫓아냈고 제 고향의 모든 절에서도 쫓겨나게 하였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담미여, 그런 말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
[877 / 1738] 쪽
  존자 담미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제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에게 욕되게 한 일도 없었고, 말한 바도 없었으며, 잘못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은 횡포를 부려 저를 쫓아냈고, 제 고향의 모든 절에서도 쫓겨나게 하였습니다."
  세존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담미여, 옛날 이 염부주의 여러 상인들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갈 때면 시안응(視岸鷹)을 가지고 갔다. 그들은 큰 바다로 나아간 지 오래지 않아 곧 시안응을 풀어주었다. 그 시안응은 만일 큰 바다의 언덕에 이르게 되면 끝내 배로 돌아오지 않았고, 만일 큰 바다의 언덕에 이르지 못하게 되면 그 시안응은 곧 배로 돌아왔다. 이와 같이 담미여, 너는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에게 쫓겨 네 고향의 모든 절에서 쫓겨나게 되었으므로 곧 내게로 돌아온 것이다. 그만두어라, 그만두어라. 담미여, 어찌 굳이 그런 말이 다시 필요하겠는가?"
  존자 담미는 다시 세 번째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제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에게 욕되게 한 일도 없었고, 말한 바도 없었으며, 잘못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은 횡포를 부려 저를 쫓아냈고, 제 고향의 모든 절에서도 쫓겨나게 하였습니다."
  세존께서 또한 세 번째로 말씀하셨다.
  "담미여, 네가 사문의 법에 머물렀는데도 고향의 모든 우바새들이 쫓아냈고, 고향의 모든 절에서도 쫓겨나게 하였는가?"
  이에 존자 담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사문이 사문의 법에 머무는 것이라 합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담미여, 옛날 사람의 수명이 8만 세일 때가 있었다. 담미여, 사람의 수명이 8만 세이던 때에는 이 염부주(閻浮州)는 지극히 크고 풍족하고 즐거워 백성이 많았고, 마을들은 서로 가까워 닭이 한 번 날면 닿을 정도였다. 담미여, 사람의 수명이 8만 세이던 때에 여자는 나이 5백 세가 되어야 시집을 갔다. 담미여, 사람의 수명이 8만 세이던 때에는 이러한 병이 있었으니, 곧 대변 소변 욕심 먹지 못함 늙음이었다.
 
[878 / 1738] 쪽
  담미여, 사람의 수명이 8만 세이던 때에 고라바(高羅婆)라는 왕이 있었는데, 총명하고 지혜로워 전륜왕(轉輪王)이 되어 네 종류의 군사로써 천하를 바로 거느렸고, 법다운 법왕(法王)으로서 7보(寶)를 성취하였다. 그 7보는 윤보(輪寶) 상보(象寶) 마보(馬寶) 주보(株寶) 여보(女寶) 거사보(居士寶) 주병신보(主兵臣寶)이니, 이것이 일곱 가지가 된다. 천 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용모는 단정하고 용맹스럽고 두려움이 없어 능히 다른 무리들을 항복받았다. 그는 반드시 이 일체의 땅 내지 대해까지 통치했음에도 무기를 쓰지 않고 법으로 다스리고 교화하여 안온을 얻게 하였다.
  담미여, 고라바왕에게는 선주니구류수왕(善住尼拘類樹王)이라는 나무가 있었다. 담미여, 선주니구류수왕에게는 다섯 가지가 있었는데, 첫 번째 가지는 왕과 왕후가 먹는 것이요, 두 번째 가지는 태자와 모든 신하가 먹는 것이며, 세 번째 가지는 나라의 백성들이 먹는 것이요, 네 번째 가지는 사문 범지가 먹는 것이며, 다섯 번째 가지는 짐승들이 먹는 것이다. 담미여, 선주니구류수왕의 열매는 크기가 두 되들이 병과 같고, 맛은 순수하여 꿀사탕과 같았다. 담미여, 선주니구류수왕의 열매는 지키는 사람도 없지만 또한 서로 훔치는 일도 없었다.
  그 때 어떤 굶주리고 목마르고 몹시 파리하며, 안색이 초췌한 사람이 와서 그 열매를 먹고자 선주니구류수왕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 열매를 실컷 먹은 뒤에, 그 가지를 꺾어 열매를 가지고 돌아갔다. 선주니구류수왕에는 어떤 하늘 사람이 그것을 의지해 살고 있었는데,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염부주 사람은 이상하다. 은혜도 없고 은혜를 갚을 줄도 모른다. 무슨 까닭인가? 선주니구류수왕에게서 그 열매를 실컷 먹고도 그 가지를 꺽어 열매를 가지고 돌아갔다. 차라리 선주니구류수왕의 열매를 없애버리고 또한 열매를 맺지 못하게 하자.'
  그래서 선주니구류수왕은 곧 열매가 없어졌고 또한 열매가 맺지도 않았다.
  또 어떤 굶주리고 목마르고 몹시 파리하며, 안색이 초췌한 사람이 그 열매를 먹고자 선주니구류수왕이 있는 곳으로 갔다가 선주니구류수왕의 열매가 없어졌고 또한 열매를 맺지도 않는 것을 보고, 곧 고라바왕의 처소로 가서 아뢰었다.
[879 / 1738] 쪽
  '천왕이시여,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선주니구류수왕의 열매가 없어졌고 또한 열매를 맺지도 않습니다.'
  고라바왕은 이 말을 듣자마자,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시간에, 구루수(拘樓瘦)에서 사라져 33천(天) 가운데 이르러 천제석 (天帝釋) 앞에 서서 아뢰었다.
  "구익(拘翼)12)이여,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선주니구류수왕의 열매가 없어졌고 또한 열매를 맺지도 않습니다."
  이에 천제석과 고라바왕은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시간에, 33천 가운데서 사라져 구루수에 이르러, 선주니구루수왕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머물렀다. 천제석은 여기상여의족(如其像如意足)을 지어 그 여기상여의족으로써 큰 물과 사나운 비바람을 변화로 만들었고, 그 큰 물과 사나운 비바람을 만들고는 선주니구류수왕의 뿌리를 뽑아 넘어뜨렸다. 이에 선주니구류수왕에게 의지해 살던 나무의 하늘사람[天人]은 그로 말미암아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면서 천제석 앞에 섰다.
  천제석은 물었다.
  '하늘사람이여, 그대는 왜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슬피 울고 눈물을 흘리면서 내 앞에 섰는가?'
  그 하늘사람이 말했다.
  '구익이여,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큰 물과 사나운 비바람이 선주니구류수왕의 뿌리를 뽑아 넘어뜨렸습니다.'
  그 때 천제석은 그 나무의 하늘사람에게 말하였다.
  '하늘사람이여, 그대 나무의 하늘사람이여, 그대가 나무의 하늘사람 법에 머물렀는데도 큰 물과 사나운 비바람이 선주니구류수왕의 뿌리를 뽑아 넘어뜨렸느냐?'
  나무의 하늘사람이 말했다.
  '구익이여, 어떻게 나무의 하늘사람은 나무의 하늘사람 법에 머물러야 합
  
12) 팔리어로는 kosiya 라고 한다. 또는 교시가(憍尸迦)라고 하며 제석천의 별명(別名)이다. 제석천이 본래 인간이었을 때 일찍이 교시가 족성의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불리기도 한다.
[880 / 1738] 쪽
  니까?'
  천제석이 말하였다.
  '하늘사람이여, 혹 사람이 나무 뿌리를 얻어 나무 뿌리를 가지고 가고자 하고, 나무 줄기 나뭇가지 나뭇잎 나무 꽃 나무 열매를 얻어 가지고 가고자 하더라도, 나무의 하늘사람이여, 그대는 마땅히 성내지 말아야 하고, 미워하지 말아야 하며, 마음으로 한스러워하지 말아야 한다. 나무의 하늘사람이여, 생각을 버리고 나무왕에 머물러야 하나니, 이렇게 나무의 하늘사람은 나무의 하늘사람 법에 머물러야 하느니라.'
  하늘사람은 천제석에게 다시 말하였다.
  '구익이여, 나 나무의 하늘사람은 나무의 하늘사람 법에 머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부터 나무의 하늘사람으로서 나무의 하늘사람 법에 머물겠습니다. 원컨대 선주니구류수왕을 본래대로 만들어 주소서.'
  이에 천제석은 여기상여의족(如其像如意足)을 지어 여기상여의족으로써다시 큰 물과 사나운 비바람을 변화로 만들었고, 큰 물과 사나운 비바람을 만들어서는 선주니구류수왕을 곧 본래대로 만들었다.
  이와 같이 담미여, 만일 어떤 비구가 꾸짖더라도 사문은 꾸짖지 않고, 성내는 자 있어도 성내지 않으며, 부수는 자 있어도 부수지 않고, 치는 자 있어도 치지 않아야 하나니, 이와 같이 담미여, 사문은 사문의 법에 머무느니라."
  이에 존자 담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쪽을 벗어 메어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눈물을 흘리고 울면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사문이 아니면서 사문의 법에 머물렀습니다. 오늘부터는 사문으로서 사문의 법에 머물겠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담미여, 옛날 선안(善眼)이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외도 선인들의 스승이 되어 욕애(欲愛)를 버리고 여의족(如意足)을 얻었다. 담미여, 선안 대사에게는 한량없는 백천 제자가 있었다. 담미여, 선안 대사는 모든 제자들을 위하여 범세법(梵世法)13)을 연설하였다. 담미여, 선안 대사가 범세법을 연설할 때,
  
13) 뒷 문장에 나오는 4범실(梵室)과 같은 뜻이다. 자(慈) 비(悲) 희(喜) 사(捨)의 4무량심(無量心)으로서 이 네 가지 법을 닦아 익히면 대범천(大梵天)의 과보가 생겨남을 느끼게 된다.
[881 / 1738] 쪽
  만일 그 법을 구족하게 받들어 행하지 않는 제자들이라면, 그들은 목숨을 마친 뒤에는 혹은 4천왕천(天王天)에 나고, 혹은 33천(天)에 나며, 혹은 염마천(焰摩天)에 나고, 혹은 도솔타천(兜率哆天)에 나며, 혹은 화락천(化樂天)에 나고, 혹은 타화락천(他化樂天)에 났다. 담미여, 만일 선안 대사가 범세법을 연설할 때, 만일 그 법을 구족하게 받들어 행한 제자들이라면, 그들은 4범실(梵室)을 닦아 욕심을 떠나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범천에 태어나게 되었느니라.
  담미여, 그 때 선안 대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마땅히 후세에는 제자들과 함께 한 곳에 태어나지 않으리라. 내 이제 차라리 다시 증상자(增上慈)를 닦아야겠다. 증상자를 닦은 뒤에는 목숨을 마치면 황욱천(晃昱天)14)에 나게 되리라.'
  담미여, 그 때 선안 대사는 곧 다시 증상자를 닦고, 증상자를 닦은 뒤에는 목숨을 마치고 황욱천에 태어나게 되었다. 담미여, 선안 대사와 그 제자들은 도를 배움이 헛되지 않아 큰 과보를 얻었느니라. 선안 대사와 같이 모리파군나(牟犁破 那) 아라나차바라문(阿羅那遮婆羅門) 구타리사다(瞿陀梨舍哆) 해제바라마납(害提婆羅摩納) 저제마려교비타라(儲提摩麗橋 陀邏) 및 살다부루해다(薩哆富樓奚哆)들도 또한 그러하다.
  담미여, 7부루해다사(富樓奚哆師)에게도 또한 한량없는 백천 제자가 있었다. 담미여, 7부루해다사도 모든 제자들을 위하여 범세법을 연설하였다. 7부루해다사가 범세법을 연설할 때, 만일 그 법을 구족하게 받들어 행하지 않는 제자들이라면, 그들은 목숨을 마친 뒤에는 혹은 4천왕천에 나고, 혹은 33천에 나며, 혹은 염마천에 나고, 혹은 도솔타천에 나며, 혹은 화락천에 나고, 혹은 타화락천에 태어났다. 7부루해다사가 범세법을 연설할 때, 만일 그 법을 구족하게 받들어 행한 제자들이라면, 그들은 4범실을 닦아 욕심을 떠나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범천에 태어나게 되었느니라.
  담미여, 7부루해다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14) 팔리어로는 bh svara 라고 한다. 또는 광음천(光音天)이라고 하며, 색계(色界) 2선(禪)의 제3천에 해당한다.
[882 / 1738] 쪽
  '내 제자들과 함께 한 곳에 태어나지 않으리라. 내 이제 차라리 다시 증상자(增上慈)를 닦아야겠다. 증상자를 닦은 뒤에는 목숨을 마치면 황욱천에 나게 되리라.'
  담미여, 그 때 7부루해다사는 곧 다시 증상자를 닦고, 증상자를 닦은 뒤에는 목숨을 마치고 황욱천에 태어나게 되었다.
  담미여, 7부루해다사와 그 제자들은 도를 배움이 헛되지 않아 큰 과보를 얻었느니라. 담미여, 만일 저 7사(師)와 한량없는 백천의 그 권속들을 꾸짖고 쳐부수며, 성내고 나무라는 자 있으면 반드시 한량없는 죄를 받을 것이다. 만일 바른 견해를 성취한 부처님의 제자 비구로서 조그마한 과보라도 얻은 사람을 꾸짖고 쳐부수며, 성내고 나무라는 자 있으면, 이 자가 받는 죄는 저 자보다 많을 것이다. 그러므로 담미여, 너희들은 제각기 서로 보호하라. 무슨 까닭인가? 이 허물을 떠나면 다시 다른 손실이 없기 때문이니라."
  이에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수열(須涅)15) 모리파군나
  아라나차 바라문
  구타리사다 해제바라마납
  저제마려교비타라 살다부루해다
  
  이들은 과거세의
  7사(師)로서 그 이름과 덕망이 있었고
  애욕의 결박이나 즐거움 슬픔 없고
  욕심의 맺음도 과거에 다했나니.
  
  그들의 모든 제자들
  그 수는 한량없는 백천
  그들도 또한 욕심의 맺음 끊어
  
15) 팔리어로는 Sunetta라고 한다. 앞의 선안(善眼) 대사와 동일 인물이다.
[883 / 1738] 쪽
  오래지 않아 괴로움을 끝내네.
  만일 저 외도 선인들이
  잘 보호해 고행하는 것 보고
  마음 속에 미움을 품어
  꾸짖는 자는 많은 죄를 받으리.
  
  만일 바른 견해를 얻은
  작은 과보라도 얻은 부처님의 제자를
  꾸짖고 나무라며 치고 부수면
  그보다 더 많은 죄 받으리.
  
  그러므로 담미여, 너희들은
  제각기 서로를 보호하라.
  제각기 서로 보호하는 까닭은
  이보다 더한 중죄 없기 때문이라.
  
  이렇게 매우 중한 고통은
  또한 성인이 미워하는 바이니
  반드시 나쁜 몸 받게 되고
  삿된 견해로 잘못 나아간다네.
  
  이들은 최하의 사람이라
  성인의 법에서 말하였는 바
  곧 아직 음욕을 떠나지 못해서이니
  미묘한 5근을 얻어야 하리
  즉 믿음과 정진과 염처와
  바른 선정과 바른 관찰 얻어야 하리.
  
  이렇게 이 고통을 얻어
[884 / 1738] 쪽
  앞에서 그 재앙을 받고
  스스로 재앙을 받은 뒤에는
  곧 다시 다른 사람 해치느니라.
  
  만일 스스로 보호할 수 있으면
  그는 또한 남을 보호할 수 있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스스로 보호하라
  지혜로운 사람은 다함 없는 즐거움이 있다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담미와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교담미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2,424자이다.]
  
  131) 항마경(降魔經) 제 15 [제3 염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기수(婆奇瘦)16)를 유행하실 적에 타산(鼉山) 포림(怖林)의 녹야원에 머무셨다. 그 때 존자 대목건련(大目揵連) 교수(敎授)는 부처님을 위해 선옥(禪屋)을 짓고 한데[露地]를 거닐고 있었다. 그 때 마왕(魔王)이 세형(細形)으로 변화하여 존자 대목건련의 뱃속으로 들어갔다. 이에 존자 대목건련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내 뱃속은 마치 콩을 먹은 듯하다. 나는 이제 여기상정(如其像定)에 들어가 여기상정으로써 내 뱃속을 관찰하리라.'
  이 때 존자 목건련은 거닐던 길 머리로 가서 니사단(尼師檀)을 펴고 결가부좌하여, 여기상정에 들어 여기상정으로써 스스로 그 배를 관찰해 보았다. 존자 목건련은 곧 마왕이 그 뱃속에 있는 것을 알았다. 존자 대목건련은 곧 선정에서 깨어나 마왕에게 말하였다.
  
16) 팔리어 Bhaggesu의 음역이다. '바기(婆奇) 즉 발지국(跋祇國)에서'라는 뜻이다.
[885 / 1738] 쪽
  "너 파순(波旬)아, 나오너라. 너 파순아, 나오너라. 여래를 희롱하지 말고 또한 여래의 제자를 희롱하지 말라. 오래도록 뜻도 없고 요익도 없게 하지 말라. 반드시 나쁜 곳에 태어나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리라."
  그 때 마왕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사문은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면서 (너 파순아, 나오너라. 너 파순아, 나오너라. 여래를 희롱하지 말고 또한 여래의 제자도 희롱하지 말라. 오래도록 뜻도 없고 요익도 없게 하지 말라. 반드시 나쁜 곳에 나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리라)라고 이렇게 말하고 있구나. 그대의 스승은 큰 여의족(如意足)이 있고 큰 위덕(威德)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威神)이 있지만, 그도 오히려 빨리 알아차리고 빨리 보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그 제자가 그렇게 빨리 알아차리고 볼 수 있겠는가?'
  존자 대목건련은 다시 마왕에게 말하였다.
  "나는 네 마음도 안다. 너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 사문은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면서 (너 파순아, 나오너라. 너 파순아, 나오너라. 여래를 희롱하지 말고 또한 여래의 제자도 희롱하지 말라. 오래도록 뜻도 없고 요익도 없게 하지 말라. 반드시 나쁜 곳에 나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으리라)라고 이렇게 말하고 있구나. 또 너의 스승은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지만, 그도 오히려 빨리 알아차리고 빨리 보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그 제자가 그렇게 빨리 알아차리고 그렇게 빨리 볼 수 있겠는가?"
  마왕 파순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사문은 나를 알아보기 위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구나.'
  이에 마왕 파순은 세형(細形)으로 변화하여 입으로 나와 존자 대목건련 앞에 섰다.
  존자 대목건련은 말하였다.
  "파순아, 옛날 각력구순대(覺礫拘荀大) 무소착(無所著) 등정각(等正覺)이라는 여래가 계셨다. 나는 그 때 마군이 되어 이름을 악(惡)이라 하였고, 내게 여동생이 있었는데 이름을 흑(黑)이라 하였다. 너는 바로 그의 아들이다. 그러므로 너는 나의 생질이다.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
[886 / 1738] 쪽
  각에게 두 명의 대제자가 있었는데, 첫째는 이름이 음(音)이요, 둘째는 이름이 상(想)이었다. 파순아, 무슨 뜻으로 존자 음의 이름을 음이라 하였는가? 파순아, 존자 음은 범천(梵天)에 머물면서 항상 음성이 1천 세계에 가득 차서 제자의 음성으로서 그와 같은 자, 비슷한 자, 나은 자가 없었다. 파순아, 이런 이유로 존자 음은 음이라 이름한 것이다.
  파순아, 다시 무슨 뜻으로 존자 상(想)의 이름을 상이라 하였는가? 파순아, 존자 상은 의탁하는 마을에서 노닐고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걸식할 때, 그 몸을 잘 보호하고 모든 근(根)을 잘 거두어 바른 생각을 세웠다. 그는 걸식을 하고 나서 식사를 마치고 오후가 되어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손과 발을 씻고는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일 없는 한가한 곳이나 혹은 산림이나 나무 밑이나, 혹은 한가한 곳이나 고요한 곳으로 가서, 니사단을 펴고 결가부좌하고 앉아 어느새 상지멸정(想知滅定)에 들었다. 그 때 혹 소나 염소를 방목하는 사람, 나무꾼, 혹은 길 가던 사람들은 그 산림에 들어갔다가 그가 상지멸정에 든 것을 보고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제 이 사문은 일 없는 한가한 곳에 앉아서 목숨을 마쳤다. 우리들은 차라리 마른 나무나 섶을 주어다 쌓아 그 몸을 덮어 화장할까?'
  그리고 곧 마른 나무나 섶을 주어다 쌓아 그 몸을 덮고, 불을 붙인 뒤에 곧 버리고 떠났다.
  그 존자 상은 밤을 지내고 이른 아침에 선정에서 깨어 일어나 옷을 털고, 의지해 살던 마을을 노닐 때에, 예전처럼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면서 그 몸을 잘 보호하고, 모든 근을 잘 거두어 바른 생각을 세웠다. 그 때 산림에 들어갔다가 그를 보았던 소나 염소를 방목하는 사람, 나무꾼, 혹은 길 가던 사람들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이 사문은 일 없는 한가한 곳에 앉아서 목숨을 마쳤으므로 우리들이 어제 이미 마른 나무나 섶을 주어다 쌓아 그 몸을 덮고 불을 붙인 뒤에 떠났었다. 그런데 이 현자는 다시 살아나 생각하고 있구나.'
  파순아, 이 이유로 존자 상은 상이라 이름하였느니라.
  파순아, 그 때 악마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887 / 1738] 쪽
  '이 까까머리 사문은 흑(黑)에 얽매임으로써 종자를 끊어 아들이 없다. 그는 선(禪)을 배워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며, 자꾸자꾸 관찰한다. 마치 나귀가 온종일 무거운 짐을 지고 마판에 매어 있어 보리를 먹지 못할 때, 그는 보리 때문에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며, 자꾸자꾸 관찰하는 것과 같이, 이와 같이 이 까까머리 사문은 흑에 얽매임으로써 종자를 끊어 아들이 없고, 선을 배워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며, 자꾸자꾸 관찰한다. 또 마치 고양이가 쥐구멍 가에 있으면서 쥐를 잡으려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며, 자꾸자꾸 관찰하는 것과 같이, 이와 같이 이 까까머리 사문은 흑에 얽매임으로써 종자를 끊어 아들이 없다. 그는 선을 배워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며, 자꾸자꾸 관찰한다.
  또 마치 수리부엉이나 여우가 마른 풀 더미 사이에서 쥐를 잡으려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며, 자꾸자꾸 관찰하는 것과 같이, 이와 같이 이 까까머리 사문은 흑에 얽매임으로써 종자를 끊어 아들이 없고, 선을 배워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며, 자꾸자꾸 관찰한다. 또 마치 두루미가 물가에서 고기를 잡으려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며, 자꾸자꾸 관찰하는 것과 같이, 이와 같이 이 까까머리 사문은 흑에 얽매임으로써 종자를 끊어 아들이 없고, 선을 배워 관찰하고 한층 더 관찰하고, 자꾸자꾸 관찰한다.
  그는 무엇을 관찰하고 무슨 뜻으로 관찰하며, 무엇을 구하려고 관찰하는가? 그는 생각이 어지럽고 안정되지 않아 실패하여 무너질 것이다. 나는 그가 어디서 왔는지 알지 못하고 또한 그가 어디로 갈는지도 알지 못하며, 또한 머무는 것도 알지 못하고 죽는 것도 알지 못하며, 사는 것도 알지 못한다. 나는 차라리 범지와 거사들에게 분부하리라.
  (너희들은 다 같이 와서 이 정진하는 사문을 꾸짖고 때리며 혼내주어라.)'
  파순아, 그 때 악마는 곧 범지와 거사들에게 분부하였고, 저 범지와 거사들은 이 정진하는 사문을 꾸짖고 때리며 혼내주었다. 저 범지와 거사들은 혹은 몽둥이로 때리거나 혹은 돌을 던지거나, 혹은 작대기로 때렸다. 혹은 정진하는 사문의 머리를 다치게 하고 혹은 옷을 찢으며, 혹은 발우를 부수기도 하였다. 그 때 범지나 거사로서 혹 죽는 사람이 있으면, 이 인연으로써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서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 가운데 났다. 그들은 거기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888 / 1738] 쪽
  '나는 이 고통을 받아 마땅하다. 또 이보다 더한 고통도 받아야 한다. 무슨 까닭인가? 우리들은 정진하는 사문에게 못된 짓을 하였기 때문이다.'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의 제자는 그 머리를 다치고 그 옷을 찢기고 그 발우가 깨진 뒤에,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 계시는 곳으로 갔다. 그 때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께서는 한량없는 백천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설법하고 있었다.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멀리서 제자가 머리를 다친 데다 옷이 찢기고 발우는 깨져서 오는 것을 보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보았느냐? 악마는 범지와 거사들에게 분부하였다.
  (너희들은 다 같이 와서 이 정진하는 사문을 꾸짖고 때리며, 혼내주어라. 무슨 까닭인가? 혹 꾸짖고 때리며 혼낼 때 만일 나쁜 마음을 일으키면 나는 그 틈을 노릴 것이다.)
  비구여, 너희들은 마땅히 자애로움[慈]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1방(方)을 가득 채워 성취하여 노닐고, 이렇게 2 3 4방과 4유(維) 상 하 일체에 두루하게 하라. 자애로움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을 가득 채워 성취하여 노닐어야 하느니라. 이렇게 불쌍히 여김[悲]과 기뻐함[喜]도 또한 그러하다. 또 평정함[捨]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지극히 넓고 크고 한량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을 가득 채워 성취하여 노닐어라. 그래서 악마로 하여금 그 틈을 노려도 틈을 얻지 못하게 하라.'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이 가르침으로써 모든 제자들을 가르치셨고, 그들은 이 가르침을 받고 자애로움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1방을 가득 채워 성취하여 노닐었고, 이렇게 2 3 4방과 4유 상 하 일체를 가득 채웠으며, 자애로움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을 가득 채워 성취하여 노닐었다. 이렇게 불쌍히 여김과 기뻐함도 또한 그러하였다. 또 평정함과 함께하는 마음으로 맺음도 없고 원한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
[889 / 1738] 쪽
  을 가득 채워 성취하여 노닐었다. 그래서 악마는 그 틈을 노렸으나 틈을 얻지 못하였느니라.
  파순아, 그 때 악마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 일로써 정진하는 사문의 틈을 찾았으나, 얻지 못하였다. 나는 이제 차라리 범지와 거사들에게 분부하리라.
  (너희들은 다 같이 와서 이 정진하는 사문을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겨라.)
  혹은 정진하는 사문을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기면서 만일 나쁜 마음을 일으키면 나는 그 틈을 노려야겠다.'
  파순아, 저 범지와 거사들은 악마의 분부를 받은 뒤에, 곧 함께 정진하는 사문을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겼다. 혹은 옷을 땅에 펴고 이렇게 말하였다.'
  정진하는 사문이여, 이 위로 가소서. 정진하는 사문은 행하기 어려운 일을 행하는 분이시니, 저로 하여금 오랫동안 이익 안온 쾌락을 얻게 하소서.'
  혹은 머리카락을 땅에 펴고 이렇게 말하였다.
  '정진하는 사문이여, 이 위로 가소서. 정진하는 사문은 행하기 어려운 일을 행하시는 분이시니, 저로 하여금 오랫동안 이익 안온 쾌락을 얻게 하소서.'
  범지와 거사들은 손으로 여러 가지 음식을 받들고 길가에 서서 기다리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정진하는 사문이여, 이 음식을 받아 드시고 이것을 가지고 가서 마음대로 쓰셔서 저로 하여금 오랫동안 이익 안온 쾌락을 얻게 하소서.'
  모든 믿음이 있는 범지와 거사들은 정진하는 사문을 보고는, 공경하는 마음으로 부축해 모시고 안으로 들어가, 여러 가지 재물을 정진하는 사문에게 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이것을 받아 쓰시고 이것을 가지고 가서 마음대로 쓰소서.'
  그 때 범지와 거사로서 혹 죽는 사람이 있으면, 이 인연으로써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서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가서 천상(天上)에 태어났다. 그들은 거기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마땅히 이 즐거움을 받아야 한다. 다시 또 이보다 더한 즐거움을 받
[890 / 1738] 쪽
  아야 한다. 무슨 까닭인가? 우리들은 정진하는 사문에게 선행을 행하였기 때문이다.'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의 제자는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김을 받은 뒤에,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이 계시는 곳으로 갔다. 그 때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한량없는 백천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설법하고 계셨다.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멀리서 제자가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김을 받고 오는 것을 보시고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보았느냐? 악마는 범지와 거사들에게 분부하였다.
  (너희들은 다 같이 와서 이 정진하는 사문을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겨라. 혹 이 정진하는 사문을 받들어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길 때, 그가 만일 나쁜 마음을 일으키면 나는 그 틈을 노릴 것이다.)
  비구여,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행의 무상(無常)을 관찰하고 흥하고 쇠하는 법을 관찰하며, 욕심 없음을 관찰하고 버리고 떠남을 관찰하며, 없어짐을 관찰하고 끊음을 관찰하여, 악마로 하여금 그 틈을 노려도 틈을 얻지 못하게 하라.'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이 가르침으로써 모든 제자들을 가르치셨고, 그들은 이 가르침을 받고 곧 일체 행의 무상을 관찰하였고 흥하고 쇠하는 법을 관찰하였으며, 욕심 없음을 관찰하였고 버리고 떠남을 관찰하였으며, 없어짐을 관찰하였고 끊음을 관찰하여, 악마로 하여금 그 틈을 노려도 틈을 얻지 못하게 하였느니라.
  파순아, 그 때 악마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 일로써 정진하는 사문의 틈을 노렸으나, 얻지 못하였다. 나는 차라리 소년의 몸으로 변화하여 손에 큰 몽둥이를 잡고 길가에 있다가 존자 음(音)의 머리를 쳐서 머리가 깨져 그 얼굴에 피가 흐르게 하리라.'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그 뒤에 의지해 살던 마을을 유행하였다. 그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할 때 존자 음은 그 뒤에서 시종하였다. 파순아, 그 때 악마는 소년으로 변화하여 손에 큰 몽둥이를 잡고 길가에 있다가, 존자 음의 머리를 깨뜨려 얼굴
[891 / 1738] 쪽
  에 피가 흐르게 하였다. 파순아, 존자 음은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면서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을 뒤에서 마치 그림자가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시종하였다.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마을에 이르러서 그 몸의 힘을 다하여 오른쪽을 돌아보는 것이 마치 용이 보는 것과 같았고, 두려워하지 않고 무서워하지 않으며, 놀라지 않고 겁내지 않으면서 사방을 살펴보았다.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은 존자 음이 머리가 깨져 그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도 마치 그림자가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부처님 뒤를 따르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악마는 흉악하고 사나우며 큰 위력이 있다. 이 악마는 싫증내거나 만족할 줄을 모르고 있구나.'
  파순아, 각력구순대 여래 무소착 등정각의 말씀이 미쳐 끝나기도 전에 악마는 곧 그 자리에서 그 몸이 무결(無缺) 대지옥에 떨어졌다. 파순아, 이 대지옥은 네 가지의 이름이 있으니, 첫째는 무결(無缺), 둘째는 백정(百釘)이요, 셋째는 역자(逆刺)요, 넷째는 육갱(六更)이다. 그 대지옥 가운데 있는 옥졸은 악마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한다.
  '너는 이제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못들을 너에게 다 박으려면 100년을 채워야 할 것이다.' "
  이에 마왕 파순은 이 말을 듣고는 곧 가슴이 두근거리고 두렵고 놀라워 몸의 털이 다 곤두섰다. 그래서 존자 대목건련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찌하여 그 지옥에는
  옛날부터 악마가 머무는가?
  부처님의 범행을 희롱하여 방해하고
  또 저 비구들을 범했기 때문이네.
  
  존자 대목건련은 곧 게송으로써 마왕 파순에게 답하였다.
  
  무결이라는 지옥에
[892 / 1738] 쪽
  일찍이 머무는 악마들
  부처님의 범행을 희롱하여 방해하고
  저 비구들을 범하였느니라.
  
  그 백 개의 쇠못에는
  제각기 거꾸로 선 가시가 있나니
  무결이라는 지옥에는
  일찍부터 악마가 있었느니라.
  
  만일 비구와 부처님 제자들을
  알지 못하는 이 있다면
  반드시 이러한 고통을 받고
  나쁜 업의 과보를 받으리라.
  
  여러 종류 동산에
  사람들 땅에서 살며
  저절로 생긴 멥쌀을 먹었으니
  그곳은 북주(北洲).
  
  큰 수미산암(須彌山巖)에서
  잘 수행하여 몸에 훈습 되고
  해탈을 닦아 익혀
  최후의 몸을 받아 가졌네.
  
  그 산은 큰 물 가운데 있고
  몇 겁에 이르도록 서 있는 궁전
  사랑스러운 금색을 띠고 있어
  마치 불꽃처럼 빛났네.
  
[893 / 1738] 쪽
  갖가지 기악을 울리며
  제석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니
  본래는 한 조그마한 집
  잘 깨달은 이를 위해 보시한 것이네.
  
  만일 제석이 앞장을 서서
  비사연(毘闍延) 궁전으로 올라가면
  제석을 보고 못내 기뻐해
  천녀들은 제각기 춤을 추었네.
  
  비구가 오는 것 보고는
  서로들 돌아보며 부끄러워하였고
  그 비사연 궁전에서
  비구를 보자 이치를 물었네.
  
  '대선(大仙)은 자못 알고 있는가?
  애욕이 다하면 해탈을 얻으리라는 것을.'
  비구는 곧 거기에 답하였나니
  그 물음과 그 뜻이 같았네.
  
  '구익이여, 나는 능히 아나니
  애욕이 다하면 해탈을 얻느니라.'
  그 비구의 대답을 듣고
  제석은 기쁨과 즐거움을 얻었네.
  
  비구는 요익됨이 많아
  말하는 바는 그 뜻과 같았네.
  그 제석천왕에게
  비사연 궁전에 대해 물었네.
[894 / 1738] 쪽
  '이 궁전의 이름은 무엇인가.
  그대 제석이 이 성(城)을 다스리는가?'
  제석은 대선인에게 대답했네.
  '이 궁전 이름은 비사연다
  
  이른바 1천 세계(世界)
  이 천 세계 가운데서는
  이 궁전보다 나은 것 없고
  이 비사연다와 비슷한 것도 없다네.'
  
  제석천의 제석천왕
  가는 곳마다 뜻대로 노니나니
  누리는 그 즐거움 나유다(那遊哆)17)나 되고
  능히 하나를 백(百)으로 만들며
  이 비사연 궁전 안에서
  제석은 자재로이 노닐 수 있네.
  
  비사연의 큰 궁전도
  발가락으로 진동시키고
  천왕의 눈으로 보이는 대로
  제석은 자재로이 노닐 수 있네.
  
  저 녹자모(鹿子母) 강당은
  기초가 지극히 깊고 또 견고하여
  움직이거나 떨게 할 수 없지만
  여의족(如意足)으로 능히 흔드는 것과 같네.
  
17) 범어로 nayuta이고 나유타(那由他) 나유다(那由多) 나술(那術)로도 음역한다. 인도의 수량 단위이다. 천억을 1나유타라고도 하고 혹은 백천 구지(俱 )를 1나유타라고도 한다.
[895 / 1738] 쪽
  유리로 된 그 땅은
  성인들이 밟고 다니는 곳이라
  윤택하고 부드러워 촉감이 좋으며
  부드럽고 연한 솜요 편 듯하네.
  
  정다운 말로 서로 함께 화합하며
  천왕은 언제나 즐거워하고
  훌륭한 솜씨로 기악을 울리면
  그 가락가락은 서로 잘 어우러진다네.
  
  모든 하늘들 한데 모여
  수다원 법을 연설하니
  그 수는 한량없는 여러 천백의
  모든 나술(那術 : 나유타).
  
  33천(天)에 이르러
  혜안(慧眼)을 가진 이 그곳에서 설법하면
  그가 연설하는 법문을 듣고
  모두들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네.
  
  내게도 또한 이 법이 있어
  저 선인의 말한 바와 같나니
  곧 저 범천에 올라가
  저 범천의 일을 물어 보았네.
  
  '범천에겐 이런 견해 있으리니
  이른바 옛날이 있다고 보고
  나는 영원히 머물러 있고
  한결같이 존재해 변하지 않는다고.'
[896 / 1738] 쪽
  범천은 그를 위해 대답하였네.
  '대선(大仙)이여, 나는 그런 견해 없나니
  이른바 옛날이 있다고 보거나
  나는 항상하여 변하지 않는다는 것 말일세.
  
  내 이 경계를 보매
  모든 범천은 다 과거의 일이니
  내 이제 무엇을 의지하여
  항상하여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리.
  
  내 이 세상을 보매
  부처님[正覺]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인연에 따라 태어나
  간 곳에서 과보를 받게 된다네.'
  
  '나는 어리석은 이를 불태우리라'
  불은 그런 생각없건만
  어리석은 이 불에 닿으면
  반드시 불에 타게 되느니라.
  
  이와 같이 너 마왕 파순아
  요망한 짓으로 여래를 방해하며
  착하지 않은 행을 오랫동안 행했나니
  그 과보 또한 오랫동안 받으리라.
  
  너 마왕아, 부처님을 싫어하거나
  비구들을 희롱하여 해치지 말라.
  이렇게 한 비구 악마를 항복받고
  포림(怖林)에 머물렀네.
[897 / 1738] 쪽
  존자 목건련의 꾸짖음 받고
  그 귀신 걱정하고 슬퍼하면서
  지혜 없음을 두려워하며
  곧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네.
  
  존자 목건련이 이렇게 말하자, 저 마왕 파순은 존자 대목건련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항마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3,274자이다. 『중아함경 』 제28권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모두 9,515자이다.]18)
  
18) 소경의 글자 수를 합해 보면 총 9,882자인데 여기에서는 9,515자로 표기하여 367자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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