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중아함경(中阿含經)

중아함경 제 54 권

通達無我法者 2008. 1. 2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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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아함경 제 54 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16. 대품 제 2 ⑤
  200) 아리타경(阿梨 經) 제 9 [제 5 후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에 이전에 솔개를 길들이던[伽陀婆利] 아리타(阿梨 ) 비구는 이러한 나쁜 소견을 내었다.
  '나는 세존께서 (욕심을 부려도 장애가 없다)고 설법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비구들은 이 말을 듣고 아리타 비구가 있는 곳으로 가서 물었다.
  "아리타여, 그대는 참으로 '나는 세존께서 욕심을 부려도 장애가 없다고 설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였는가?"
  그 때 아리타 비구가 대답하였다.
  "여러분, 나는 참으로 세존께서 '욕심을 부려도 장애가 없다'고 설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 비구들이 아리타를 꾸짖었다.
  "너는 그런 말을 말라. 세존을 모함하고 비방하지 말라. 세존을 비방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세존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아리타여, 욕심에는 장애가 있다. 아리타여,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방편으로써 욕심에는 장애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아리타여, 너는 빨리 그런 견해를 버려야 한다."
  아리타 비구는 여러 비구들의 꾸지람을 받고도 그 나쁜 견해를 굳게 고집하며 여전히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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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허망하다.'
  이렇게 재삼 되풀이하였다. 여러 비구들은 아리타 비구의 이 나쁜 소견을 버리게 하지 못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들은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아리타 비구가 '나는 세존께서 욕심을 부려도 장애가 없다고 설법하신 것으로 안다'는 이런 나쁜 소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 말을 듣고 아리타 비구가 있는 곳으로 가서 물었습니다.
  '아리타여, 너는 참으로 (나는 세존께서 욕심을 부려도 장애가 없다고 설법하신 것으로 안다)고 말하였는가?'
  아리타 비구가 저희들에게 대답했습니다.
  '여러분, 나는 참으로 세존께서 (욕심을 부려도 장애가 없다)고 설법하신 것으로 압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아리타를 꾸짖었습니다.
  '아리타여, 너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세존을 모함하고 비방하지 말라. 세존을 모함하고 비방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세존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아리타여, 욕심에는 장애가 있다.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방편으로써 (욕심에는 장애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아리타여, 너는 빨리 그런 소견을 버려야 한다.'
  저희들이 이렇게 꾸짖었지만 그는 그 나쁜 소견을 굳게 고집하며 여전히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허망하다'고 재삼 되풀이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아리타 비구의 그 나쁜 소견을 버리게 할 수 없는 것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왔습니다."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한 비구에게 분부하셨다.
  "너는 아리타 비구에게 가서 '세존께서 너를 부르신다'고 말하라."
  이에 한 비구가 세존의 분부를 받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바퀴 돌고는 떠나갔다. 그는 아리타 비구에게 가서 '세존께서 너를 부르신다'고 말하였다.
  아리타 비구는 곧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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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존께서 물으셨다.
  "아리타여, 너는 참으로 '나는 세존께서 욕심을 부려도 장애가 없다고 설법하신 것으로 안다'고 말하였는가?"
  "세존이시여, 저는 참으로 세존께서 '욕심을 부려도 장애가 없다'고 설법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존께서 꾸짖으셨다.
  "아리타여, 너는 어떻게 내가 그렇게 설법했다고 알고 있느냐? 누구에게서 내가 그렇게 설법했다고 들었느냐? 너 어리석은 사람아, 나는 전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는데, 너는 한결같이 그렇게 말하는구나. 너 어리석은 사람아, 여러 비구들의 꾸지람을 들었으면, 너는 그 때 당연히 법대로 대답했어야 할 것이다. 내가 이제 여러 비구들에게 물어 보리라."
  이에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비구들아, 너희들도 또한 내가 '욕심을 부려도 장애가 없다'고 이렇게 설법한 것으로 알고 있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너희들은 내가 어떻게 설법한 것으로 알고 있느냐?"
  "저희들은 세존께서 '욕심에는 장애가 있다'고 이렇게 설법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욕심에는 장애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욕심은 뼈다귀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욕심은 뼈다귀와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욕심은 살덩이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욕심은 살덩이와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욕심은 손에 잡은 횃불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욕심은 손에 잡은 횃불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욕심은 불구덩이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욕심은 불구덩이와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욕심은 독사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욕심은 독사와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욕심은 꿈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욕심은 꿈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욕심은 빌린 물건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욕심은 빌린 물건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욕심은 나무열매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욕심은 나무열매와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들은 세존께서 이렇게 설법하신 것으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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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비구들아, 너희들은 내가 그렇게 설법한 것을 알고 있구나. 왜냐 하면 나도 또한 '욕심에는 장애가 있다. 그러므로 나는 욕심에는 장애가 있다고 말한다. 욕심은 뼈다귀와 같다. 그러므로 나는 욕심은 뼈다귀와 같다고 말한다. 욕심은 살덩이와 같다. 그러므로 나는 욕심은 살덩이와 같다고 말한다. 욕심은 손에 잡은 횃불과 같다. 그러므로 나는 욕심은 손에 잡은 횃불과 같다고 말한다. 욕심은 불구덩이와 같다. 그러므로 나는 욕심은 불구덩이와 같다고 말한다. 욕심은 독사와 같다. 그러므로 나는 욕심은 독사와 같다고 말한다. 욕심은 꿈과 같다. 그러므로 나는 욕심은 꿈과 같다고 말한다. 욕심은 빚과 같다. 그러므로 나는 욕심은 빚과 같다고 말한다. 욕심은 나무열매와 같다. 그러므로 나는 욕심은 나무열매와 같다고 말한다'고 그렇게 설법했기 때문이다."
  세존께서 다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너희들은 내가 이렇게 설법한 것을 알고 있구나. 그러나 저 어리석은 사람 아리타는 거꾸로 그 뜻과 글을 이해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거꾸로 배우고 이해함으로 인해 나를 모함해 비방하고 자기 자신을 해쳤으며, 계를 범하고 죄를 지어 모든 지혜로운 범행자들의 나무람을 받고, 또 큰 죄를 지었다. 너 어리석은 사람 아리타여, 너는 이렇게 악하고 착하지 않은 줄을 아느냐?"
  이에 아리타 비구는 세존의 면전에서 직접 꾸지람을 듣고 마음에 근심과 슬픔을 품고, 머리를 떨구고 잠자코 있었다. 비록 할 말을 잃고 말이 없었으나, 무엇인가 물을 것이 있는 것 같았다. 그 때 세존께서 아리타 비구를 직접 꾸짖고 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만일 내 설법을 완전하게 이해했으면 마땅히 그와 같이 받아 가지고, 만일 내 설법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으면 곧 나나 저 여러 지혜로운 범행자들에게 물으라. 왜냐 하면 혹 어떤 어리석은 사람은 거꾸로 그 뜻과 글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는 제 자신이 거꾸로 받아 이해하기 때문에, 이른바 정경(正經) 가영(歌詠) 기설(記說) 게타(偈他) 인연(因緣) 찬록(撰錄) 본기(本起) 차설(此說) 생처(生處) 광해(廣解) 미증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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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未曾有法) 및 설의(說義) 등 법에 대해 이러이러하다고 안다. 그는 이렇게 안 뜻으로 남과 다투지만 이렇게 안 뜻으로 해탈하지는 못한다.
  그가 하는 일은 이 법을 아는데 있었으나 그 뜻은 알지 못하였으니, 그저 지극한 고통만 받고 한갓 스스로 피로할 뿐이다. 왜냐 하면 그는 거꾸로 이 법을 받아 이해하기 때문이니라."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뱀을 잡으려고 곧 뱀을 찾아 나섰다. 그는 뱀을 찾아 들숲 속을 헤매다가 아주 큰 뱀을 보고, 곧 손으로 그 허리를 움켜 잡았다. 그러자 뱀은 몸을 돌려 머리를 들더니 그 손 또는 발이나 혹은 다른 곳을 물었다. 그 사람이 하는 일은 뱀을 잡는 데 있었지만 그 이치를 얻지 못하였으니, 그저 지극한 고통만 받고 부질없이 제 자신만 피로하게 하였을 뿐이니라. 왜냐 하면 그는 뱀 잡는 법을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혹 어떤 어리석은 사람은 거꾸로 그 뜻과 글을 받아 이해한다. 그는 자신이 거꾸로 그 뜻과 글을 받아 이해하였기 때문에, 이른바 정경 가영 기설 게타 인연 찬록 본기 차설 생처 광해 미증유법과 설의 등 법에 대해 이러이러하다고 안다. 그는 이렇게 안 뜻을 가지고 남과 다투지만 이렇게 안 뜻으로 해탈하지는 못한다. 그 사람이 하는 일은 이 법을 아는데 있었으나 그 뜻은 알지 못하였으니, 그저 지극한 고통만 받고 제 자신만 피로하게 하였을 뿐이다. 왜냐 하면 그는 거꾸로 이 법을 받아 이해하였기 때문이니라.
  혹 어떤 큰 종족의 아들은 전도되지 않고 그 뜻과 글을 받아 바르게 이해한다. 그는 바르게 그 뜻과 글을 잘 받아 이해하였기 때문에 이른바 정경 가영 기설 게타 인연 찬록 본기 차설 생처 광해 미증유법과 설의 등 법에 대해 이러이러하다고 안다. 그는 이렇게 안 뜻을 가지고 남과 다투지 않고 이렇게 뜻을 알아 오직 해탈할 뿐이다. 그 사람이 하는 일은 이 법을 아는 데 있었고, 또 그 이치를 알았으니 지극한 고통도 받지 않고, 또한 피로하지도 않는다. 왜냐 하면 전도되지 않고 그 법을 받아 이해하기 때문이니라.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뱀을 잡으려고 곧 뱀을 찾아 나섰다. 그는 뱀을 찾아 손에 쇠막대기를 잡고 들숲 속을 헤매다가 아주 큰 뱀을 보자 먼저 쇠막대기로 그 정수리를 누르고 손으로 그 머리를 잡았다. 그러자 그 뱀은 비록 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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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를 틀어 돌려 손이나 발 혹은 다른 곳을 감기는 했지만 끝내 물지는 못했다. 그 사람이 하는 일은 이 뱀을 잡는 데 있었고, 또 그 이치를 알았으니, 지극한 고통도 받지 않고 또한 피로하지도 않는다. 무슨 까닭이가? 그는 뱀 잡는 법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혹 어떤 큰 종족의 아들들은 전도되지 않고, 올바르게 그 뜻과 글을 잘 받아 이해한다. 그들은 전도되지 않고 올바르게 그 뜻과 글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이른바 정경 가영 기설 게타 인연 찬록 본기 차설 생처 광해 미증유법과 설의 등 법에 대해 이러이러하다고 안다. 그는 이렇게 안 뜻을 가지고 남과 다투지 않고 이렇게 뜻을 알아 오직 해탈할 뿐이다. 그 사람이 하는 일은 이 법을 아는 데 있었고, 또 그 뜻마저 알았으니 지극한 고통도 받지 않고, 또한 피로하지도 않는다. 왜냐 하면 전도되지 않고 그 법을 받아 이해하였기 때문이니라. 또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긴 세월 동안 뗏목의 비유를 설한 것은 그것을 버리게 하고, 그것을 받지 않게 하려 했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내가 너희들에게 긴 세월 동안 뗏목의 비유를 설하여 그것을 버리게 하고 그것을 받지 않게 하려 한 것인가? 마치 산과 물이 매우 깊고 지극히 넓으며, 긴 물살은 빠르고 급해서 떠내려가는 물건이 많은데, 그 가운데에는 배도 없고 또한 다리도 없는 것과 같다. 어떤 사람이 와서 저 쪽 언덕에 볼 일이 있어서 그 곳을 건너고자 하였다. 그는 건너려 하다가 곧 생각하였다.
  '이 산과 물은 매우 깊고 지극히 넓으며, 긴 물살은 빠르고 급해서 떠내려가는 물건이 많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는 건너갈 수 있는 배도 없고 또한 다리도 없다. 그런데 나는 저쪽 언덕에 일이 있어 꼭 건너가야 한다. 어떤 방편을 써야 내가 저쪽 언덕까지 안전하게 건너갈 수 있을까?'
  그리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이쪽 언덕에서 풀과 나무를 끌어 모아 엮어서 뗏목을 만들어 그것을 타고 저쪽 언덕으로 건너가야 하겠다.'
  그는 곧 이쪽 언덕에서 풀과 나무를 끌어 모아 엮어서 뗏목을 만들어 그것을 타고 안전하게 저쪽으로 건너갔다. 그는 다시 생각했다.
  '이 뗏목은 네게 이익이 많았다. 나는 이 뗏목을 타고서야 안전하게 저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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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덕에서 이쪽 언덕으로 건너올 수 있었다. 나는 이제 이것을 오른 쪽 어깨에 메거나 혹은 머리에 이고 가리라.'
  그래서 그는 곧 이 뗏목을 오른 쪽 어깨에 메거나 혹은 머리에 이고 간다면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가 이렇게 하는 것이 과연 그 뗏목에게 어떤 이익이 있으리라고 생각하는가?"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그 사람이 어떻게 해야 그 뗏목을 위해 유익한 일이 되겠는가? 그 사람이 만일 '이 뗏목은 내게 많은 이익을 주었다. 나는 이것을 타고서야 안전하게 저쪽 언덕에서 이쪽 언덕으로 건너올 수 있었다. 나는 이제 이 뗏목을 도로 물에 두거나 혹은 언덕 가에 버리고 갈까?' 하고 생각하고는 그가 곧 이 뗏목을 도로 물에 두거나 혹은 언덕 가에 버리고 간다면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가 이렇게 하는 것이 그 뗏목을 위해 유익한 일이 되겠느냐?"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유익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나는 너희들을 위하여 긴 세월 동안 뗏목의 비유법으로 설명하여 그것을 버리게 하고 그것을 받지 않게 하려 했다. 만일 너희들이 내가 긴 세월 동안 설한 뗏목의 비유에 대해 잘 안다면 너희들은 마땅히 이 법도 버려야하겠거늘 하물며 법이 아닌 것이겠는가?
  다시 6견처(見處)가 있다. 어떤 것이 그 여섯 가지인가? 비구는 지니고 있는 색질에 대하여 '과거 미래 현재나 혹은 안이거나 밖이거나, 혹은 정밀하거나 추하거나, 혹은 묘하거나 묘하지 않거나, 혹은 가깝거나 멀거나, 다 나[我]의 소유가 아니요, 나라는 것이 또한 그의 소유도 아니며, 또한 신(神)도 아니다'라고 이렇게 지혜롭게 관찰하여 그것을 진실 그대로 안다.
  또 '내가 가진 감각[覺] 내가 가진 감정[想] 내가 가진 이 소견도 다 나의 소유가 아니요, 나라는 것이 또한 저것의 소유도 아니며, 나에는 마땅히 나[我]라는 것이 없고 마땅히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저 일체는 나의 소유가 아니요, 나도 또한 저것의 소유가 아니며, 또한 신도 아니다'라고 이렇게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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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롭게 관찰하여 그것을 진실 그대로 안다.
  또 이런 견해가 있다.
  '보고[見] 듣고[聞] 분별하고[識] 아는[知] 것을 통해 얻은 것이거나 관찰된 것이거나 마음으로 생각한 것으로서,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가고 저 세상에서 이 세상으로 온다고 하는 그 모든 것은 나의 소유가 아니요, 나도 또한 저것의 소유가 아니며, 또한 신도 아니다.'
  이렇게 지혜롭게 관찰하여 그것을 진실 그대로 안다.
  또 '(이것은 신이다, 이것은 세상이다, 이것은 나다, 나는 응당 후세에 존재하게 되어 있으므로 언제나 변하거나 바뀌지 않고, 언제나 멸하지 않는 법이다)라고 하는 내가 가진 이 소견 모두는 다 나의 소유가 아니요, 나 또한 저것의 소유가 아니며, 또한 신도 아니다'라고 이렇게 지혜롭게 관찰하여 그것을 진실 그대로 아느니라."
  그 때 한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 한 자락을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혹 안[內]을 인하여 두려움이 있습니까?"
  "있느니라."
  "세존이시여, 어떻게 안을 인하여 두려움이 있습니까?"
  세존께서는 대답하셨다.
  "어떤 비구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혹은 이전에는 나[我]라는 것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나라는 것을 주장해 보아도 나를 얻을 수 없다.'
  그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면서 근심하고 슬퍼하며, 괴로워하고 울며, 가슴을 치면서 미친 증세를 일으킨다. 비구야, 이와 같이 안을 인하여 두려움이 있느니라."
  비구는 세존을 찬탄한 뒤에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안을 인하여 두려움이 없기도 합니까?"
  "없을 수 있느니라."
  "세존이시여, 어떻게 안을 인하여 두려움이 없습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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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비구는 이렇게 보지 않고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혹 이전에는 나라는 것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나라는 것을 주장해 보아도 나를 얻을 수 없다.'
  그는 이렇게 보지 않고 이렇게 말하지 않아,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괴로워하거나 울지 않으며, 가슴을 치면서 미친 증세를 일으키지도 않는다. 비구야, 이와 같이 안을 인하여 두려움이 없느니라."
  비구는 세존을 찬탄한 뒤에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혹 밖을 인하여 두려움이 있기도 합니까?"
  "있느니라."
  "세존이시여, 어떻게 밖을 인하여 두려움이 있습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어떤 비구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이것은 신이다, 이것은 세상이다, 이것은 나다, 나는 마땅히 후세에도 존재하게 될 것이다.'
  그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다가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말을 잘하고 지혜를 성취한 여래를 만나거나, 혹은 여래의 제자를 만난다. 그러면 여래나 혹은 여래의 제자는 일체의 자기 몸을 멸하였기 때문에 법을 연설하고, 일체의 번뇌와 일체의 나와 나의 할 일을 버리고, 교만의 번뇌를 멸하였기 때문에 법을 연설한다. 여래나 여래의 제자가 일체의 자기 몸을 멸하였기 때문에 법을 연설하고 일체의 번뇌와 일체의 나와 나의 할 일을 버리고 교만의 번뇌를 멸하였기 때문에 법을 연설하면, 그는 그 때 근심하고 슬퍼하며, 괴로워하고 울며, 가슴을 치면서 미친 증세를 일으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완전히 멸망해 다시는 존재하지 않는구나.'
  왜냐 하면 그 비구는 이른바 긴 세월 동안 사랑할 것도 없고 즐겨할 것도 없으며, 마음으로 생각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비구야, 많이 행한 그는 곧 근심하고 슬퍼하며, 괴로워하고 울면서 가슴을 치고 미친 증세를 일으킨다. 비구야, 이렇게 밖을 인하여 두려움이 있느니라."
  비구가 세존을 찬탄하고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혹 밖을 인하여 두려움이 없기도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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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을 수 있느니라."
  "세존이시여, 어떻게 밖을 인하여 두려움이 없습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어떤 비구는 이렇게 보지 않고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이것은 신이다, 이것은 세상이다, 이것은 나다, 나는 마땅히 후세에도 존재하게 될 것이다.'
  또 그는 이렇게 보지 않고 이렇게 말하지 않다가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말을 잘하고 지혜를 성취한 여래나 여래의 제자를 만난다. 그러면 여래나 혹은 여래의 제자는 일체의 자기를 멸하였기 때문에 법을 연설하고, 일체의 번뇌와 일체의 나와 나의 할 일을 버리고 교만의 번뇌를 멸하였기 때문에 법을 연설한다. 여래나 여래의 제자가 일체의 자기 몸을 멸하였기 때문에 법을 연설하고, 일체의 번뇌와 일체의 나와 나의 할 일을 버리고 교만의 번뇌를 멸하였기 때문에 법을 연설하면 그 때, 그는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괴로워하거나 울지 않으며, 가슴을 치면서 미친 증세를 일으키지도 않는다.
  그리고 '나는 완전히 멸망해 다시는 존재하지 않는구나'고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그 비구는 이른바 오랜 세월 동안 사랑할 만하고, 즐겨할 만하며, 마음으로 생각할 만하기 때문이다. 비구야, 많이 행한 그는 곧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괴로워하지도 않으며, 울지도 않고, 가슴을 치면서 미친 증세를 일으키지도 않는다. 비구야, 이렇게 밖을 인하여 두려움이 없느니라."
  그 때 비구는 세존을 찬탄하며 아뢰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이렇게 세존을 찬탄한 뒤에 부처님 말씀을 들어 잘 받아 가져 외우고 곧 잠자코 있었다.
  그러자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을 찬탄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비구들아, 받을 만한 이러한 것을 받고, 받은 뒤에는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말고, 괴로워하거나 울지 말며, 가슴을 치면서 미친 증세를 일으키지 말라. 너희들은 받을 만한 받을 것을 보고, 본 뒤에는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괴로워하거나 울지 않으며, 가슴을 치면서 미친 증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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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으키지 않는가?"
  "그러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훌륭하고 훌륭하다. 너희들은 의지할 만한 이러한 견해에 의지하고, 본 뒤에는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말고, 괴로워하거나 울지 말며, 가슴을 치면서 미친 증세를 일으키지 말라. 너희들은 의지할 만한 이러한 견해에 의지하는 것을 보고, 그것을 본 뒤에는 근심하거나 슬퍼하지 않고, 괴로워하거나 울지 않으며, 가슴을 치면서 미친 증세를 일으키지 않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훌륭하고 훌륭하다. 너희들은 '언제나 존재하여 변하지 않고 멸하지 않는 그러한 몸을 받아야 한다'고들 한다. 너희들은 '받을 만한 몸인 그러한 몸을 받고 나면 언제나 존재하여 변하지 않고 멸하지 않는다'고 보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훌륭하고 훌륭하다. 이른바 '신이 있기 때문에 내가 있고, 신이 없으면 내가 없다'고 하지만, 신이나 신의 소유라 할 만한 것은 얻을 수도 없고 시설할 수도 없다. 또 마음 속에 있는 견해나 맺힌 것이나 모든 번뇌도 또한 얻을 수도 없고 시설할 수도 없는 것이다. 비구들아, 소견과 소견의 대상이 서로 계속하는 것을 갖추어 말한다는 것은 마치 '저 아리타(阿梨 ) 비구는 본래 솔개를 길들이던 사람이었다'는 것과 같지 않겠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소견과 소견의 대상이 서로 계속하는 것을 갖추어 말한다는 것은 마치 '저 아리타 비구는 본래 솔개를 길들이던 사람이었다'는 것과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다시 6견처가 있다.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비구는 '과거 미래 현재나 혹은 안이나 밖이나, 혹은 정밀하거나 거칠거나, 혹은 묘하거나 묘하지 않거나, 혹은 가깝거나 멀거나, 그 모든 색(色)은 다 나의 소유가 아니요, 나도 또한 저것의 소유가 아니며, 또한 신(神)도 아니다'라고 사실 그대로를 안다.
  또 '내가 가진 감각 내가 가진 감정 내가 가진 이 소견도 나의 소유가 아니요, 나도 또한 저것의 소유가 아니며, 나에는 마땅히 나라는 것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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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응당 없는 것이다. 저 일체는 나의 소유가 아니요, 나도 또한 저것의 소유가 아니며, 또한 신도 아니다'라고 이렇게 지혜롭게 관찰하여 그것을 진실 그대로 안다.
  또 이런 견해가 있다.
  '보고 듣고 분별하고 아는 것을 통해 얻은 것이거나 관찰된 것이거나 마음으로 생각한 것으로서,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가고 저 세상에서 이 세상으로 온다고 하는 그 모든 것은 나의 소유가 아니요, 나라는 것도 저것의 소유가 아니며, 또한 신도 아니다.'
  이렇게 지혜롭게 관찰하여 그것을 진실 그대로 안다.
  또 (이것은 신이다, 이것은 세상이다, 이것은 나다. 또 나는 응당 후세에 존재하는 것이어서 변하거나 바뀌지 않고, 언제나 멸하지 않는 법이다)라고 하는 이런 소견도 모두 나의 소유가 아니요, 나도 또한 저것의 소유가 아니며, 또한 신도 아니다'라고 이렇게 지혜롭게 관찰하여 그것을 진실 그대로 아느니라."
  만일 어떤 비구가 이 6견처를 신(神)이라 보지 않고, 또한 신의 소유라고도 보지 않으면, 그는 이렇게 보지 않은 뒤에는 이 세상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 세상을 받아들이지 않은 뒤에는 곧 두려움이 없어지며, 두려워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곧 열반을 얻는다. 그래서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진실 그대로 안다. 이것을 '비구가 해자를 건너고 해자를 지나며, 성을 부수고, 문도 없애며, 거룩한 지혜의 거울이 되는 것'이라 하느니라.
  어떻게 비구가 해자를 건너는가? 무명(無明)의 해자를 이미 없애고 이미 알아서 그 근본을 뽑아 끊어버리고 부수고 깨뜨려 다시는 나지 않게 하나니, 이렇게 비구가 해자를 건넌다. 어떻게 비구는 해자를 지나는가? 생명에 대한 사랑[有愛]을 이미 없애고 이미 알아서 그 근본을 뽑아 끊어버리고 부수고 깨뜨려 다시는 나지 않게 하나니, 이렇게 비구는 해자를 지난다. 어떻게 비구가 성을 부수는가? 끝없는 생사를 이미 없애고 이미 알아서 그 근본을 뽑아 끊어버리고 부수고 깨뜨려 다시는 나지 않게 하나니, 이렇게 비구가 성을 부순다. 어떻게 비구가 문을 없애는가? 5하분결(下分結)을 이미 없애고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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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서 그 근본을 뽑아 끊어버리고 부수고 깨뜨려 다시는 나지 않게 하나니, 이렇게 비구는 문을 없앤다. 어떻게 비구가 거룩한 지혜의 거울이 되는가? 아만을 이미 없애고 이미 알아서 그 근본을 뽑아 끊어버리고 부수고 깨뜨려 다시는 나지 않게 하나니, 이렇게 비구는 거룩한 지혜의 거울이 된다. 이것을 '비구가 해자를 건너고 해자를 지나며, 성을 부수고 문을 없애며, 거룩한 지혜의 거울이 되는 것'이라 하느니라.
  이렇게 바르게 해탈한 여래를 저 인제라(因提羅 : 제석천)나 천왕 이사나(伊沙那), 또 범천이나 그 권속들은 아무리 구해도 여래가 의지한 식을 얻지 못한다. '여래는 범(梵)이요, 여래는 차거운 것이며, 여래는 번뇌로 뜨거워지지 않고, 여래는 변하지 않는다'고 나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사문 범지들은 나를 모함하고 비방하여 '사문 구담은 중생을 다룰만한 시설이 없다. 그는 진실로 중생이며, 모든 것은 단멸해 없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만일 이 자리에 있다면 나가 없다고 말하지는 못하리라'고 진실이 아닌 거짓말을 한다. 저 여래는 현재에 있어서 근심이 없다고 말한다. 혹 어떤 사람이 여래를 몹시 욕하고 매질하고, 꾸짖더라도, 여래는 그 때문에 성내지 않고 미워하지 않으며, 끝내 그를 해칠 마음을 가지지 않는다. 만일 사람들이 여래를 몹시 욕하고, 매질하며, 꾸짖으면, 그 때 여래의 마음은 어떠한가? 여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본래 만든 것이요 내가 본래 지은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일을 당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여래를 몹시 욕하고 매질하며 성내고 꾸짖더라도, 여래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또 혹 다른 사람이 여래를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서 섬기고 존중하더라도, 여래는 그 때문에 반가워하지 않고 기뻐하지 않으며, 마음으로 즐거워하지 않는다. 만일 다른 사람이 여래를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기고 존중하면, 여래의 마음은 어떠한가? 여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지금 아는 것이 있고 끊은 것이 있기 때문에 이런 보답을 받는다.'
  만일 다른 사람이 여래를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서 섬기고 존중하면, 여래는 이렇게 생각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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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세존께서는 다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다른 사람들이 너희들을 몹시 욕하고 매질하며 성내고 꾸짖거나, 또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기고 존중하더라도, 너희들은 그 때문에 성내거나 미워하지 말고, 해칠 마음을 일으키지 말며, 또한 반가워하거나 기뻐하지 말고, 마음으로 즐거워하지도 말라. 왜냐 하면 우리는 신(神)이 없고 신의 소유도 없기 때문이다. 마치 이제 이 승림(勝林) 문 밖에 있는 마른 풀이나 나무를 다른 사람이 가지고 가서 불태우거나 마음대로 쓰는 것과 같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마른 풀이나 나무가 혹 '다른 사람들이 나를 가지고 가서 불태우고 또 마음대로 쓴다'고 이렇게 생각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만일 다른 사람들이 너희들을 몹시 욕하고 매질하며, 성내고 꾸짖거나, 또 혹은 공경하고 공양하며, 예로써 섬기고 존중하더라도, 너희들은 그 때문에 성내거나 미워하지 말고, 해칠 마음을 일으키지 말며, 또한 반가워하고 기뻐하거나 마음으로 즐거워하지 말라. 왜냐 하면 우리는 신도 없고, 신의 소유도 없기 때문이니라.
  비구들아, 이제 내 법은 잘 말해져서 드러났고, 널리 퍼져 비거나 이지러짐이 없으며 두루 퍼져 천상과 인간에 전해졌다. 이와 같이 내 법이 잘 말해져서 드러나고, 널리 퍼져 비거나 이지러짐이 없으며, 두루 퍼져 천상과 인간에 전해졌으므로 혹 바른 지혜로 해탈해 목숨이 끝나는 사람이 있으면, 그는 '생명[有]은 끝이 없다'고 주장하지 않으리라. 내 법은 잘 말해져서 드러났고, 자세히 퍼져 비거나 이지러짐이 없으며, 두루 퍼져 천상과 인간에 전해졌다. 이와 같이 내 법은 잘 말해져서 드러났고 널리 퍼져 비거나 이지러짐이 없으며 두루 퍼져 천상과 인간에 전해졌으므로 혹 5하분결을 없애고 목숨이 끝나는 사람이 있으면, 그는 저 세상에 나서 곧 열반에 들고, 물러나지 않는 법을 얻어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으리라.
  내 법은 잘 말해져서 드러났고, 널리 퍼져 비거나 이지러짐이 없으며, 두루 퍼져 천상과 인간에 전해졌다. 이와 같이 내 법은 잘 말해져서 드러났고, 널리 퍼져 비거나 이지러짐이 없으며, 두루 퍼져 천상과 인간에 전해졌으므로 혹 저 3결(結)이 이미 없어지고 사음 성냄 어리석음의 세 번뇌가 엷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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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는 천상과 인간에 한 번 왕래하게 되며, 한번 왕래한 뒤에는 곧 괴로움의 끝을 본다.
  내 법은 잘 말해져서 드러났고 널리 퍼져 비거나 이지러짐이 없으며, 두루 퍼져 천상과 인간에 전해졌다. 이와 같이 내 법은 잘 말해져서 드러났고, 널리 퍼져 비거나 이지러짐이 없으며, 두루 퍼져 천상과 인간에 전해졌으므로 혹 세 번뇌가 이미 없어지고 수다원을 얻은 자는 나쁜 법에 떨어지지 않고, 결정코 바른 깨달음으로 나아가 천상과 인간을 일곱 번 왕래하고, 일곱 번 왕래한 뒤에는 괴로움의 끝을 본다. 내 법은 잘 말해져 드러났고 자세히 퍼져 비거나 이지러짐이 없으며 두루 퍼져 천상과 인간에 전해졌다. 이와 같이 내 법은 잘 말해져서 드러났고, 자세히 펴져 비거나 이지러짐이 없으며, 두루 퍼져 천상과 인간에 전해졌으므로 혹 나를 믿고 즐거워하다가 목숨이 끝나는 자들은 다 좋은 곳에 태어나고, 이와 같이 남음이 있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아리타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총 4,570자이다.]
  201) 다제경( 帝經) 제 10 [제 5 후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계화타자(雞和哆子) 다제( 帝) 비구1)는 이러한 나쁜 소견을 내었다.
  '나는 세존께서 (지금의 이 식(識)은 저 세상에 가서 태어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설법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비구들은 이 말을 듣고 다제 비구가 있는 곳으로 가서 물었다.
  "다제여, 너는 참으로 '나는 세존께서 (지금의 이 식은 저 세상에 가서 태어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렇게 말하였는가?"
  
1) 계화타자(雞和哆子)는 팔리본에 Kevattaputta로 되어 있다. 즉 어부(漁夫)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다제(帝)는 Sati의 음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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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제 비구가 대답하였다.
  "여러분, 나는 참으로 세존께서 (지금의 이 식은 저 세상에 가서 태어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이렇게 설법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자 모든 비구들이 다제 비구를 꾸짖어 말하였다.
  "너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세존을 모함해 비방하지 말라. 세존을 모함해 비방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세존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다. 다제 비구야, 지금의 이 식(識)은 연(緣)을 인연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방편으로 '식은 연을 인연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식은 연이 있으면 일어나고, 연이 없으면 멸한다'고 말씀하셨다. 다제 비구야, 너는 빨리 그런 나쁜 소견을 버려야 한다."
  다제 비구는 모든 비구들의 꾸짖음을 받고도 그 나쁜 소견을 굳게 고집하여 여전히 '이것은 진실하고 다른 것은 허망하다'고 그렇게 거듭거듭 되풀이 해 말했다. 많은 비구들은 다제 비구의 이 나쁜 소견을 버리게 하지 못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들은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다제 비구는 이러한 나쁜 소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는 세존께서 (지금의 이 식은 저 세상에 가서 태어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이렇게 설법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그 말을 듣고 다제 비구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다제 비구야, 너는 참으로 (나는 세존께서 지금의 이 식은 저 세상에 가서 태어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였는가?'
  다제 비구가 저희들에게 대답했습니다.
  '여러분, 나는 참으로 세존께서 (지금의 이 식은 저 세상에 가서 태어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설법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래서 저희들은 그를 꾸짖었습니다.
  '다제 비구야, 너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세존을 비방해 모함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세존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다. 다제 비구야, 지금의 이 식은 연을 따르기 때문에 일어난다.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방편으로 (식은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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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따르기 때문에 일어난다. 식은 연이 있으면 생기고 연이 없으면 멸한다)고 말씀하셨다. 다제 비구야, 너는 빨리 그 나쁜 소견을 버려야 한다.'
  저희들이 이렇게 꾸짖었으나 그는 나쁜 소견을 굳게 고집하여 여전히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허망한 것이다'라고 그렇게 재삼 되풀이 해 말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리하여 다제 비구의 나쁜 소견을 버리게 하지 못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습니다."
  세존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한 비구에게 분부하셨다.
  "너는 다제 비구에게 가서 '세존께서 너를 부르신다'고 말하라."
  이에 한 비구가 세존의 분부를 받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바퀴 돌고 나서 떠나갔다. 그는 다제 비구에게 가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그대를 부르십니다."
  다제 비구는 곧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물으셨다.
  "너는 참으로 '나는 세존께서 (지금의 이 식(識)은 저 세상에 가서 태어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이렇게 설법하신 것으로 안다'고 그와 같이 말하였는가?"
  다제 비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참으로 세존께서 '지금의 이 식은 저 세상에 가서 태어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이렇게 설법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존께서 물으셨다.
  "어떤 것이 식(識)인가?"
  "세존이시여, 이른바 이 식이란 말하고 깨달으며, 스스로 짓고 남을 짓게 하며, 일어나고 함께 일어나는 것으로서 여기 저기서 선하고 악한 업을 지어, 그 과보를 받는 것입니다."
  세존께서 꾸짖어 말씀하셨다.
  "다제 비구야, 너는 어떻게 내가 그렇게 설법하였다고 알고 있으며, 너는 누구에게서 내가 그렇게 설법하더라고 들었느냐? 너 어리석은 사람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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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는데 너는 한결같이 그렇게 말하는구나. 너 어리석은 사람아, 모든 비구들에게 꾸짖음을 들었으면 너는 그 때 마땅히 법대로 대답했어야 할 것이다. 나는 이제 모든 비구들에게 물어 보리라."
  이에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비구들아, 너희들도 또한 내가 '지금의 이 식은 저 세상에 가서 태어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이렇게 설법했다고 기억하고 있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너희들은 내 설법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느냐?"
  모든 비구들이 아뢰었다.
  "저희들은 세존께서 '식은 연(緣)을 따르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설법하신 것으로 압니다.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방편으로 '식은 연을 따르기 때문에 일어난다. 식은 연이 있으면 생기고, 연이 없으면 멸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들은 세존께서 이렇게 설법하신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내가 그렇게 설법한 것을 알고 있구나. 왜냐 하면 나도 또한 그렇게 '식은 연을 따르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설법하였기 때문이다. 나는 '식은 연을 따르기 때문에 일어난다. 식은 연이 있으면 생기고 연이 없으면 멸한다'고 말했다. 식은 연하는 바를 따라 생기는데, 그 연이란 곧 눈과 빛깔을 연하여 식이 생기는 것을 말하며, 식이 생긴 뒤에는 눈의 식[眼識]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이 귀 코 혀 몸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며, 뜻과 법을 인연하여 식이 생기고, 식이 생긴 뒤에는 뜻의 식[意識]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마치 불이 연하는 바를 따라 생기는 것과 같나니, 그 연이란 나무를 연하여 불이 생기는 것을 말하며, 불이 생긴 뒤에는 나무의 불이라고 말한다. 또 풀이나 똥무더기를 연하여 생긴 불은 풀의 불, 똥무더기의 불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이 식은 연하는 바를 따라 생기는데, 그 연이란 곧 눈과 빛깔을 연하여 식이 생기는 것을 말하며, 식이 생긴 뒤에는 눈의 식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이 귀 코 혀 몸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며, 뜻과 법을 연하여 식이 생기고, 식이 생긴 뒤에는 뜻의 식이라 하느니라."
  세존께서 다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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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훌륭하고 훌륭하다. 너희들은 내가 이렇게 설법한 것을 알고 있구나. 그런데 저 어리석은 사람 다제 비구는 거꾸로 그 뜻과 글을 받아 이해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거꾸로 받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나를 모함해 비방하고, 스스로 자기를 해쳤으며, 계를 범하고 죄를 지어 모든 지혜로운 범행자들의 나무람을 받고, 또 큰 죄를 지었다. 너 어리석은 사람아, 네가 이렇게 악하고 착하지 않은 줄을 알겠느냐?"
  이에 다제 비구는 세존의 면전에서 직접 꾸지람을 듣고 마음에 근심과 슬픔을 품고, 머리를 떨구고 잠자코 있었다. 할 말을 잃고 말이 없었으나 무엇인가 물을 것이 있는 것 같았다.
  이에 세존께서 다제 비구를 면전에서 직접 꾸짖으신 뒤에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너희들을 위하여 번뇌의 뜨거움도 없고 항상 존재하며 변화하지 않는 법의 최후의 경지에 대하여 설명하리라. 모든 지혜 있는 자들은 이와 같이 관찰해야 한다. 잘 듣고 잘 생각해 기억하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말을 보느냐?"
  "봅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참말을 보느냐?"
  "봅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가 멸한 뒤에는 그 참말도 또한 멸하는 법이라고 보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참말을 이미 보았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참말을 이미 보았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가 멸한 뒤에는 그가 가진 참말도 또한 멸하는 법이라고 이미 보았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참말에 대하여 의혹이 없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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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참말에 의혹이 없느냐?"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가 멸한 뒤에는 그가 가지고 있는 참말도 또한 멸하는 법이라는 데에 의혹이 없느냐?"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참말은 이러하다고 지혜로써 진실 그대로를 보면 그가 가진 의혹도 또한 멸하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참말은 이러하다고 지혜로써 진실 그대로를 보면 그가 가진 의혹도 또한 멸하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가 멸한 뒤에는 그가 가진 참말도 또한 멸하는 법이라고, 이렇게 지혜로써 진실 그대로를 보면 그가 가진 의혹도 또한 멸하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참말에 대하여 이미 의혹이 없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참말에 대하여 이미 의혹이 없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가 멸하면 그가 가진 참말도 또한 멸하는 법이라는 데에 이미 의혹이 없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찬탄하시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너희들이 그렇게 알고 그렇게 보고는 이른바 '나의 이 소견은 이렇게 청정하다'고 하며, 그것에 집착하고 그것을 아끼며, 그것을 지켜 버리려고 하지 않는다면, 너희들은 내가 긴 세월 동안에 설한 뗏목의 비유에 대해 알고, 그것을 안 뒤에 막힌 것이 트이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1553 / 1738] 쪽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너희들이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아 이른바 '나의 이 소견은 이렇게 청정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집착하지 않고 그것을 아끼지 않으며, 그것을 지키지 않고 그것을 버리려고 한다면, 너희들은 내가 긴 세월 동안에 설한 뗏목의 비유를 알고, 그것을 안 뒤에 막힌 것이 트이겠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어떤 이교도(異敎徒)들이 와서 너희들에게 '여러분, 그대들에게 만일 그렇게 청정한 소견이 있다면 거기에는 무슨 뜻이 있고, 무엇을 위한 것이며, 무슨 공덕이 있습니까?' 하고 묻는다면 너희들은 어떻게 대답하겠느냐?"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이교도들이 와서 저희들에게 '여러분, 그대들에게 만일 그렇게 청정한 소견이 있다면 거기에는 무슨 뜻이 있고 무엇을 위한 것이며, 무슨 공덕이 있습니까?' 하고 묻는다면 저희들은 마땅히 '여러분, 그것은 싫어하는 도리를 위한 것이며, 욕심이 없는 도리를 위한 것이며, 참된 도리를 보고 알기 위한 까닭입니다'라고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이교도들이 와서 저희들에게 묻는다면 저희들은 마땅히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이교도들이 와서 너희들에게 묻거든 너희들은 마땅히 그렇게 대답하라. 왜냐 하면 여기에서 말한 바 관찰이란 첫째 굵고 가는 단식( 食)이요, 둘째 갱락식(更樂食)이며, 셋째 의념식(意念食)이요, 넷째 식식(識食)이다. 이 4식(食)은 무엇을 말미암고 무엇을 원인하며, 어디서 생겨 무엇 때문에 있는가? 이 4식은 애(愛)를 말미암고 애를 원인하며, 애에서 생겨 애 때문에 있다. 애는 무엇을 말미암고 무엇을 원인하며, 어디서 생겨 무엇 때문에 있는가? 애는 각(覺)을 말미암고 각을 원인하며, 각에서 생겨 각 때문에 있다. 각은 무엇을 말미암고 무엇을 원인하며, 어디서 생겨 무엇 때문에 있는가? 각은 갱락(更樂)을 말미암고 갱락을 원인하며, 갱락에서 생겨 갱락 때문에 있다. 갱락은 무엇을 말미암고 무엇을 원인하며, 어디서 생
[1554 / 1738] 쪽
  겨 무엇 때문에 있는가? 갱락은 6처(處)를 말미암고 6처를 원인하며, 6처에서 생겨 6처 때문에 있다. 6처는 무엇을 말미암고 무엇을 원인하며, 어디서 생겨 무엇 때문에 있는가? 6처는 명색(名色)을 말미암고 명색을 원인하며, 명색에서 생겨 명색 때문에 있다. 명색은 무엇을 말미암고 무엇을 원인하며, 어디서 생겨 무엇 때문에 있는가? 명색은 식(識)을 말미암고 식을 원인하며, 식에서 생겨 식 때문에 있다. 식은 무엇을 말미암고 무엇을 원인하며, 어디서 생겨 무엇 때문에 있는가? 식은 행(行)을 말미암고 행을 원인하며, 행에서 생겨 행 때문에 있다. 행은 무엇을 말미암고 무엇을 원인하며 어디서 생겨 무엇 때문에 있는가? 행은 무명(無明)을 말미암고 무명을 원인하며, 무명에서 생겨 무명 때문에 있느니라.
  이것을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으며, 식을 인연하여 명색이 있고, 명색을 인연하여 6처가 있으며, 6처를 인연하여 갱락이 있고, 갱락을 인연하여 각이 있으며, 감각을 인연하여 애가 있고, 애를 인연하여 수(受)가 있으며, 수를 인연하여 유가 있고, 유를 인연하여 생이 있으며, 생(生)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 시름 슬픔 울음 걱정 괴로움 번민이 있는 것이라 하느니라.
  이리하여 이러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생기고, 생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으니, 이것을 생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다고 말한다. 비구들아,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비구들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생(生)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다는 것은 저희들의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생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유를 인연하여 생이 있나니, 이것을 유(有)를 인연하여 생이 있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유를 인연하여 생이 있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유를 인연하여 생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受)를 인연하여 유가 있나니, 이것을 수를 인연하여 유가 있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1555 / 1738] 쪽
  "세존이시여, 수를 인연하여 유가 있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수를 인연하여 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애(愛)를 인연하여 수가 있나니, 이것을 애를 인연하여 수가 있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애를 인연하여 수가 있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애를 인연하여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각(覺)을 인연하여 애가 있나니, 이것을 각을 인연하여 애가 있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각을 인연하여 애가 있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각을 인연하여 애가 있기 때문입니다."
  "갱락(更樂)을 인연하여 각이 있나니, 이것을 갱락을 인연하여 각이 있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갱락을 인연하여 각이 있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갱락을 인연하여 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6처(處)를 인연하여 갱락이 있나니, 이것을 6처를 인연하여 갱락이 있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6처를 인연하여 갱락이 있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6처를 인연하여 갱락이 있기 때문입니다."
  "명색(名色)을 인연하여 6처가 있나니, 이것을 명색을 인연하여 6처가 있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명색을 인연하여 6처가 있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명색을 인연하여 6처가 있기 때문입니다."
  "식(識)을 인연하여 명색이 있나니, 이것을 식을 인연하여 명색이 있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식을 인연하여 명색이 있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식을 인연하여 명색이 있기 때문입니다."
  "행(行)을 인연하여 식이 있나니, 이것을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1556 / 1738] 쪽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명(無明)을 인연하여 행이 있나니, 이것을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으며, 식을 인연하여 명색이 있고, 명색을 인연하여 6처가 있으며, 6처를 인연하여 갱락이 있고, 갱락을 인연하여 각이 있으며, 각을 인연하여 애가 있고, 애를 인연하여 수가 있으며, 수를 인연하여 유가 있고, 유를 인연하여 생이 있으며, 생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고, 시름 슬픔 울음 근심 괴로움 번민이 생기게 되는 것이라 한다. 이리하여 이러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생기게 됩니다."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비구들아, 너희들이 한 말이 옳다. 왜냐 하면 나도 또한 그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곧 무명을 인연하여 행이 있고, 행을 인연하여 식이 있으며, 식을 인연하여 명색이 있고, 명색을 인연하여 6처가 있으며, 6처를 인연하여 갱락이 있고, 갱락을 인연하여 각이 있으며, 각을 인연하여 애가 있고, 애를 인연하여 수가 있으며, 수를 인연하여 유가 있고, 유를 인연하여 생이 있으며, 생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이 있고, 시름 슬픔 울음 근심 괴로움 번민이 생기게 되며, 이리하여 이러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생기게 되느니라. 생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이 멸하나니, 이것을 생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이 멸한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생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이 멸한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생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이 멸하기 때문입니다."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하나니 이것을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한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한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하기 때문입니다."
[1557 / 1738] 쪽
  "수가 멸하면 유가 멸하나니, 이것을 수가 멸하면 유가 멸한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수가 멸하면 유가 멸한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수가 멸하면 유가 멸하기 때문입니다."
  "애가 멸하면 수가 멸하나니, 이것을 애가 멸하면 수가 멸한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애가 멸하면 수가 멸한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애가 멸하면 수가 멸하기 때문입니다."
  "각이 멸하면 애가 멸하나니, 이것을 각이 멸하면 애가 멸한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각이 멸하면 애가 멸한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각이 멸하면 애가 멸하기 때문입니다."
  "갱락이 멸하면 각이 멸하나니, 이것을 갱락이 멸하면 각이 멸한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갱락이 멸하면 각이 멸한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갱락이 멸하면 각이 멸하기 때문입니다."
  "6처가 멸하면 갱락이 멸하나니, 이것을 6처가 멸하면 갱락이 멸한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6처가 멸하면 갱락이 멸한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6처가 멸하면 갱락이 멸하기 때문입니다.
  "명색이 멸하면 6처가 멸하나니, 이것을 명색이 멸하면 6처가 멸한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명색이 멸하면 6처가 멸한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명색이 멸하면 6처가 멸하기 때문입니다."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나니, 이것을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한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한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기 때문입니다."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나니, 이것을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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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한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기 때문입니다."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하나니, 이것을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한다고 말한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세존이시여,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한다는 것은 저희들 생각에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왜냐 하면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며,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하면 6처가 멸하며, 6처가 멸하면 갱락이 멸하고, 갱락이 멸하면 각이 멸하고, 각이 멸하면 애가 멸하고, 애가 멸하면 수가 멸하고, 수가 멸하면 유가 멸하고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하며, 생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이 멸하고, 시름 슬픔 울음 근심 괴로움 번민이 멸하게 되는 것이라 한다. 이리하여 이러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멸하게 됩니다."
  세존께서는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비구들아, 너희들의 그 말이 옳다. 왜냐 하면 나도 또한 그렇게 말하기 때문이다. 곧 무명이 멸하면 행이 멸하고,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며,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고, 명색이 멸하면 6처가 멸하며, 6처가 멸하면 갱락이 멸하고, 갱락이 멸하면 각이 멸하며, 각이 멸하면 애가 멸하고, 애가 멸하면 수가 멸하며, 수가 멸하면 유가 멸하고, 유가 멸하면 생이 멸하며, 생이 멸하면 늙음과 죽음이 멸하고, 시름 슬픔 울음 근심 괴로움 번민을 멸하게 되며, 이리하여 이러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멸하게 되느니라."
  세존께서는 다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너희들이 그렇게 알고 그렇게 본다면, 너희들은 혹 과거에 대해서 '나는 과거에 있었던가, 과거에 없었던가? 어떻게 과거에 있었으며, 무엇으로 말미암아 과거에 있었던가?'라고 그렇게 생각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너희들이 그렇게 알고 그렇게 본다면, 혹 너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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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미래에 대해서 '내가 미래에 있을 것인가, 내가 미래에 없을 것인가? 어떻게 미래에 있을 것이며, 무엇으로 말미암아 미래에 있을 것인가?'라고 그렇게 생각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너희들이 그렇게 알고 그렇게 본다면, 너희들은 혹 마음에 대해서 '이것은 어떠하고, 이것은 무엇인가? 이 중생들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어떤 인(因)이 이미 있었고 어떤 인이 있을 것인가?'라고 의혹을 가지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너희들이 그렇게 알고 그렇게 본다면, 너희들은 혹 일부러 부모를 죽이거나, 부처님의 제자 아라하를 해치거나, 대중의 화합을 부수거나, 나쁜 뜻으로 부처님을 대하거나, 여래의 몸에서 피를 내는 그런 짓을 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너희들이 그렇게 알고 그렇게 본다면 너희들은 혹 일부러 계를 범하고 계를 버리거나, 도를 닦다가 그만두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너희들이 그렇게 알고 그렇게 본다면, 너희들은 혹 이것을 버리고 다시 다른 높은 이와 다른 복밭을 구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너희들이 그렇게 알고 그렇게 본다면, 너희들은 혹 사문 범지를 보고 '여러 존자시여, 알 수 있는 것은 알고 볼 수 있는 것은 보시는군요' 하고 그렇게 말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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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너희들이 그렇게 알고 그렇게 본다면, 너희들은 혹 길상(吉祥)을 청정하다고 생각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너희들이 그렇게 알고 그렇게 본다면, 너희들이 혹 모든 사문 범지를 위해서 길상과 서로 어울리며, 모든 소견에 고통을 섞고 독을 섞으며, 번열(煩熱)을 섞고 오뇌(懊惱)를 섞는 것은 진실한 일이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너희들이 그렇게 알고 그렇게 본다면, 너희들이 혹 몸에 홍역이 나서 몹시 고통스럽고 심지어는 목숨이 끊어지려 할 때에, 이것을 버리고 다른 것을 구해서, 주문(呪文) 1구(句)나 2구 3구 4구 다구(多句) 백 구를 가진 혹 어떤 사문 범지가 있으면, '그 주문으로 내 고통을 없애 주시오'라고 하며, 이것을 '괴로움의 발생과 괴로움의 득(得)과 괴로움의 다함을 구하는 것이다'라고 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너희들이 그렇게 알고 그렇게 본다면, 너희들은 혹 8유(有)2)를 받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너희들이 그렇게 알고 그렇게 본다면, 너희들은 혹 '우리는 사문을 공경하고 사문을 존중하며, 사문 구담은 우리 스승이시다'
  
2) 8유(a hama-bhava)는 여덟 번째로 받는 생명을 말한다. 불법에 들어와 처음 얻게 되는 과위(果位)인 수다원(須陀洹) 만 얻어도 일곱 번 하늘과 인간 사이를 왕래하고 다시는 생명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진실하게 수행하는 자에게는 여덟 번째로 생명을 받는 일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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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고 이렇게 말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너희들이 스스로 알고, 스스로 보고, 스스로 깨달아, 제일 바른 깨달음을 얻는다면 너희들은 물음을 따라 대답할 수 있겠는가?"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나는 너희들을 바르게 제도해 주려고 끝까지 사물의 이치를 알아 괴로움도 없고 흥분도 없으며, 언제나 변하거나 바뀌지 않는 법에 대해서 바른 지혜로 알고 바른 지혜로 보며, 바른 지혜로 깨닫게 하였다. 그로 말미암아 나는 이전에 '나는 너희들을 위해 법을 설명하여 끝까지 사물의 이치를 알아 괴로워하거나 흥분하지 않고, 언제나 변하거나 바뀌지 않는 법에 대해서 바른 지혜로 알고 바른 지혜로 보며, 바른 지혜로 깨닫게 하리라'고 말한 것이니라.
  다시 3사(事)가 모여 어머니 태에 들어간다. 아버지 어머니가 한곳에 모여 어머니가 정(精)이 가득해질 때까지 참고 견디면 향음(香陰)3)이 이르게 된다. 이 3사가 서로 모여 어머니 태에 들어가면, 어머니는 태 속에 아홉 달이나 열달 동안 지니고 있다가 곧 낳는다. 낳은 뒤에는 피로써 기르니, 피란 이 거룩한 법에서는 어머니의 젖을 말하는 것이다. 그 아이는 차츰 모든 근(根)이 갈수록 커지고 갈수록 성취되어 밥이나 보릿가루를 먹게 되고, 소유(蘇油)를 몸에 바른다. 그는 눈으로 빛깔을 보아 좋은 빛깔은 좋아하고, 나쁜 빛깔은 싫어하며, 몸을 세우지 않고 못된 마음만 생각하여, 심해탈(心解脫)과 혜해탈(慧解脫)을 진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에게서 생기는 착하지 않은 나쁜 법이 남김없이 사라지지도 않고, 남김없이 무너지지도 않는다. 이와 같이 귀 코 혀 몸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며, 뜻으로 법을 알아 좋은 법은 좋아하고 나쁜 법은 싫어하며, 몸을 세우지 않고 못된 마음만 생각하여,
  
3) 죽은 뒤 다음 생을 받기 전까지 존재하는 음(陰)을 중음(中陰) 혹은 중유(中有)라 하며, 중유는 향기를 쫓아 이동하고 향기를 먹는다고 하여 이를 건달바(乾闥婆)라 하기도 한다. 건달바는 식향(食香) 심향(尋香) 향음(香陰)이라 번역한다.
[1562 / 1738] 쪽
  심해탈과 혜해탈을 진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에게서 생기는 착하지 않은 나쁜 법이 남김없이 사라지지도 않고, 남김없이 무너지지도 않는다.
  그는 이와 같이 싫어하고 싫어하지 않는 감각을 따라 혹은 즐거워하고, 혹은 괴로워하며, 혹은 괴로워하지도 즐거워하지도 않는다. 그는 그 감각을 좋아하고 구하고 집착해서 그 감각을 받아들인다. 그 감각을 좋아하고, 구하고 집착해서 그 감각을 받아들인 뒤에는 만일 즐거움을 깨달으면 이것을 수(受)라 한다. 그래서 수를 인연하여 유(有)가 있고, 유를 인연하여 생(生)이 있으며, 생을 인연하여 늙음과 죽음 시름 슬픔 울음 걱정 괴로움 번민이 생기게 되며, 이리하여 이러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생기게 되느니라.
  비구들아, 그러면 완전히 애(愛)에 얽매어 서로 계속하는 것이 저 어부의 아들 다제 비구와 같지 않겠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완전히 애에 얽매어 서로 계속하는 것이 저 어부의 아들 다제 비구와 같습니다."
  "비구들아, 어느 때 여래가 세상에 나오면 무소착 등정각 명행성위 선서 세간해 무상사 도법어 천인사 불중우라 호칭[號]한다. 그는 눈으로 빛깔을 보아 좋은 빛깔에 대해서도 좋아하지 않고, 나쁜 빛깔에 대해서도 싫어하지 않으며, 몸을 세우고 한량없는 마음을 생각하여 심해탈 혜해탈에 대하여 진실 그대로를 안다. 그래서 그에게서 생기는 착하지 않은 나쁜 법을 남김없이 멸하고, 남김없이 무너뜨린다. 이와 같이 귀 코 혀 몸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며, 뜻으로 법을 알아 좋은 법에도 집착하지 않고, 나쁜 법이라도 미워하지 않으며, 몸을 세우고 한량없는 마음을 생각하여 심해탈과 혜해탈을 진실 그대로 안다. 그래서 그에게서 생기는 착하지 않은 나쁜 법을 남김없이 멸하고, 남김없이 무너뜨린다. 그는 이렇게 싫어하고 싫어하지 않는 감각을 없애 혹은 즐거워하고 혹은 괴로워하며, 혹은 괴로워하지도 즐거워하지도 않지만, 그는 그 감각을 즐거워하지 않고 구하지도 않으며, 집착하지도 않아서 그 감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는 감각을 즐거워하지 않고 구하지도 않으며 집착하지도 않은 뒤에는, 만일 즐거움을 깨달으면 그는 곧 그것을 없애 버린다. 그래서 즐거움이 멸하여 곧 수(受)가 멸하고, 수가 멸하여 곧 유(有)가 멸하며, 유가 멸하여 곧 생(生)이 멸하고, 생이 멸하여 곧 늙음
 
[1563 / 1738] 쪽
  과 죽음이 멸하며, 시름과 슬픔 울음 걱정 괴로움 번민도 멸하게 되고, 이리하여 이러한 큰 괴로움의 무더기가 멸하게 되느니라.
  비구들아, 그러면 이것이 완전히 애(愛)가 다한 해탈이 아니겠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완전히 애가 다한 해탈일 것입니다."
  이 법을 말씀하실 때 이 삼천대천세계가 세 차례 진동하여 움직이고 모두 움직이며, 떨고 두루 떨며, 울리고 두루 울리었다. 그러므로 이 경(經)을 '애(愛)가 다한 해탈[愛盡解脫]'이라 일컬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다제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4,691자이다. 『중아함경 』 제 54 권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모두 9,261자이고, 「대품」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모두 39,912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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