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중아함경(中阿含經)

중아함경 제 58 권

通達無我法者 2008. 1. 26. 12:22
[1644 / 1738] 쪽
  

중아함경 제 58 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17. 포리다품 제 3 ④
  210) 법락비구니경(法樂比丘尼經) 제 9 [제5 후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비사가(毘舍佉) 우바이는 법락 비구니가 있는 곳으로 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법락 비구니에게 아뢰었다.
  "어진이여, 묻고 싶은 일이 있는데 들어 주시겠습니까?"
  법락 비구니가 대답하였다.
  "비사가여, 마음대로 물으시오. 내가 들은 뒤에 생각해 보겠습니다."
  비사가 우바이가 물었다.
  "어진이여, 모두들 자기 몸을 자기 몸이라고 말하는데 어떤 것을 자기 몸이라 합니까?"
  "세존께서는 5성음(盛陰)을 말씀하셨습니다. 곧 자기 몸이란 색성음(色盛陰) 각성음(覺盛陰) 상성음(想盛陰) 행성음(行盛陰) 식성음(識盛陰)이니 이것이 세존께서 말씀하신 5성음입니다."
  비사가 우바이는 찬탄하며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비사가 우바이가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어떤 것을 자기 몸이 있다고 보는 소견[自身見]이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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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범부는 착한 벗을 만나지 못하고, 거룩한 법을 알지 못하며, 거룩한 법을 모시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는 '색이 곧 신[色是神]이다'고 보고, '신은 색을 소유한다[神有色]'고 보며, '신 속에 색이 있다[神中有色]'고 보고, '색 속에 신이 있다[色中有神]'고 봅니다. 이와 같이 각(覺) 상(想) 행(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견해를 가지고 있고, 식(識)을 신이라 보고, 신은 식을 소유한다고 보며, 신 속에 식이 있다고 보고, 식 속에 신이 있다고 봅니다. 이것을 자기 몸이 있다고 보는 소견이라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어떤 것을 자기 몸이 없다고 보는 소견[無身見]이라 합니까?"
  "많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착한 벗을 만나고 거룩한 법을 알며 거룩한 법을 모십니다. 그래서 그는 색을 신이라고 보지 않고, 신은 색을 소유한다고 보지 않으며, 신 속에 색이 있다고 보지 않고, 색 속에 신이 있다고도 보지 않습니다. 이와 같이 각 상 행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견해를 가지고 있고, 식도 신이라고 보지 않고, 신은 식을 소유한다고 보지 않으며, 신 속에 식이 있다고 보지 않고, 식 속에 신이 있다고도 보지 않습니다. 이것을 자기 몸이 없다고 보는 소견이라고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찬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어떤 것이 자신에 대한 소견을 멸하는 것입니까?"
  "색성음을 남김없이 끊어 그것을 버리고 뱉고 다하고 거기에 물들지 않고, 그것을 멸하고 그치고 없애는 것입니다. 각 상 행 식의 성음도 남김없이 끊어 그것들을 버리고 뱉고 다하고 거기에 물들지 않고, 그것을 멸하고 그치고 없애는 것입니다. 이것을 자기 몸에 대한 소견을 멸하는 것이라 합니다."
  "흘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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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진이여, 음(陰)을 음성(陰盛)이라 말하고, 음을 성음(盛陰)이라 말합니다. 음이 곧 성음이고 성음이 곧 음입니까? 아니면 음과 성음은 다른 것입니까?"
  "어떤 음은 성음이고, 어떤 음은 성음이 아닙니다. 어떤 음이 곧 성음인가? 만일 색에 번뇌[漏]가 있고 집착[受]이 있으며, 각 상 행 식에 번뇌가 있고 집착이 있으면 이 음은 곧 성음입니다. 어떤 음이 성음이 아닌가? 만일 색에 번뇌가 없고 집착이 없으며 각 상 행 식에 번뇌가 없고 집착이 없으면 이 음은 성음이 아닙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어떤 것을 8지성도(支聖道)라 합니까?"
  "8지성도란 바른 소견[正見]에서부터 바른 선정[正定]까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여덟 가지이므로 8지성도라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반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8지성도는 인위적으로 작용하는 것[有爲]입니까?"
  "그렇습니다. 8지성도는 인위적으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몇 무더기[聚]가 있습니까?"
  "세 무더기가 있으니 곧 계의 무더기[戒聚] 선정의 무더기[定聚] 지혜의 무더기[慧聚]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8지성도가 이 세 무더기[三聚]를 포섭합니까, 세 무더기가 8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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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도를 포섭합니까?"
  "8지성도가 세 무더기를 포섭하는 것이 아니라, 세 무더기가 8지 성도를 포섭합니다. 곧 바른 말 바른 행동 바른 생활 이 3도지(道支)는 거룩한 계의 무더기에 포섭되고, 바른 생각 바른 선정 이 2도지는 거룩한 정의 무더기에 포섭되며, 바른 소견 바른 뜻 바른 방편 이 3도지는 거룩한 지혜의 무더기에 포섭됩니다. 그래서 8지성도가 세 무더기를 포섭하는 것이 아니라, 세 무더기가 8지성도를 포섭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멸(滅)은 상대가 있습니까?"
  "멸은 상대가 없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초선(初禪)에는 몇 가닥이 있습니까?"
  "초선에는 다섯 가닥이 있으니 곧 각(覺) 관(觀) 기쁨[喜] 즐거움
  [樂] 한 마음[一心]입니다. 이것을 초선에 있는 다섯 가닥이라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어떤 것이 단(斷)이며, 어떤 것이 선정의 모양이며, 어떤 것이 선정의 공[定功]이며, 어떻게 선정을 닦습니까?"
  "만일 마음이 잘 하나가 되면 이것을 선정[禪定]이라 하고, 4념처(念處)를 선정의 모양이라 하며, 4정단(正斷)을 선정의 힘이라 하고, 4여의족(如意足)을 선정의 공이라 합니다. 만일 이런 모든 훌륭한 법들을 익혀 꾸준히 힘쓰고 전념하여 닦으면 이것을 선정을 닦는 것이라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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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몇 가지 법이 살아있던 몸에는 있다가 죽은 뒤에는 없어져 무덤 사이에 버려지면 나무처럼 무정하게 되는 것입니까?"
  "세 가지 법이 살아 있던 몸에는 있다가 죽은 뒤에는 없어져 그 몸이 무덤 사이에 버려지면 나무처럼 무정하게 됩니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목숨이요, 둘째는 따뜻한 기운이요, 셋째는 의식[識]입니다. 이것을 세 가지 법이 살아 있던 몸에는 있다가 죽은 뒤에는 없어져 그 몸이 무덤 사이에 버려지면 나무처럼 무정하게 된다고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죽음과 멸진정(滅盡定)에 드는 것은 어떤 차별이 있습니까?"
  "죽음이란 수명이 끝나고, 따뜻한 기운이 사라지며, 모든 기관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구가 멸진정에 드는 것은 목숨이 끝나는 것이 아니요, 따뜻한 기운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며, 모든 기관이 무너지는 것도 아닙니다. 죽음과 멸진정에 드는 것은 이런 차별이 있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멸진정(滅盡定)에 드는 것과 무상정(無想定)에 드는 것은 어떤 차별이 있습니까?"
  "비구가 멸진정에 들면 생각[想]과 앎[知]이 멸하지만, 무상정에 들면 생각과 앎이 멸하지 않습니다. 멸진정에 드는 것과 무상정에 드는 것은 이런 차별이 있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멸진정에서 일어나는 것과 무상정에서 일어나는 것은 어떤 차별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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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구가 멸진정에서 일어날 때에는 '나는 멸진정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구가 무상정에서 일어날 때에는 '나는 생각이 있다고 할까? 나는 생각이 없다고 할까?'라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멸진정에서 일어나는 것과 무상정에서 일어나는 것은 이런 차별이 있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비구가 멸진정에 들어갈 때에 '나는 멸진정에 들어간다'고 생각합니까?"
  "비구가 멸진정에 들어갈 때에 '나는 멸진정에 들어간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본래부터 그렇게 마음을 닦아 익혔기 때문에 그렇게 나아가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비구가 멸진정에서 일어날 때에 '나는 멸진정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합니까?"
  "비구가 멸진정에서 일어날 때 '나는 멸진정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몸과 6처(處)를 인(因)하고 목숨을 연(緣)하여 선정에서 일어납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비구가 멸진정에서 일어나고 나면 그 마음은 무엇을 즐거워하고, 어디로 나아가며, 무엇을 따릅니까?"
  "비구가 멸진정에서 일어난 뒤에는 그 마음은 떠남을 즐거워하고, 떠남으로 나아가며, 떠남을 따릅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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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몇 가지 감각[覺]이 있습니까?"
  "세 가지 감각이 있으니 곧 즐거운 감각 괴로운 감각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인연하여 있게 되는가? 갱락(更樂)을 인연하여 있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어떤 것이 즐거운 감각이며, 어떤 것이 괴로운 감각이며, 어떤 것이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입니까?"
  "만일 즐거운 갱락에 부딪치면 몸과 마음에 즐겁고 좋은 감각이 생기나니, 이 감각을 즐거운 감각이라 합니다. 만일 괴로운 갱락에 부딪치면 몸과 마음에 괴롭고 좋지 않은 감각이 생기나니, 이 감각을 괴로운 감각이라 합니다. 만일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갱락에 부딪치면 몸과 마음이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으며, 좋지도 않고 좋지 않은 것도 아닌 감각이 생기나니, 이 감각을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이라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즐거운 감각에 있어서는 어떤 것이 즐겁고 어떤 것이 괴로우며, 어떤 것이 무상(無常)하고 어떤 것이 재환(災患)이며, 어떤 것이 번뇌[使]입니까? 괴로운 감각에 있어서는 어떤 것이 즐겁고 어떤 것이 괴로우며, 어떤 것이 무상하고 어떤 것이 재환이며, 어떤 것이 번뇌입니까? 또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에 있어서는 어떤 것이 즐겁고, 어떤 것이 괴로우며, 어떤 것이 무상하고 어떤 것이 재환이며, 어떤 것이 번뇌입니까?"
  "즐거운 감각에 있어서는 생기는 것은 즐겁고 머무르는 것도 즐거우나 변하는 것은 괴롭고, 무상한 이것이 곧 재환이 되며, 탐욕[欲]이 그 번뇌[使]입니다. 괴로운 감각에 있어서는 생기는 것은 괴롭고 머무르는 것도 괴로우나 변하는 것은 즐겁고, 무상한 이것이 곧 재환이며, 성냄[恚]이 그 번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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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에 있어서는 괴로운 것도 알지 못하고 즐거운 것도 알지 못하며, 무상한 것으로 곧 변하는 것이며, 무명(無明)이 그 번뇌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모든 즐거운 감각은 다 탐욕이 그 번뇌가 되고, 모든 괴로운 감각은 성냄이 그 번뇌가 되며, 모든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은 무명이 그 번뇌가 됩니까?"
  "즐거운 감각이라 하여 모두가 다 탐욕이 그 번뇌가 되는 것은 아니요, 괴로운 감각이라 하여 모두가 다 성냄이 그 번뇌가 되는 것은 아니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이라 하여 모두가 다 무명이 그 번뇌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즐거운 감각이 탐욕의 번뇌가 아닌가? 만일 비구가 탐욕을 여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어, 각(覺)도 있고 관(觀)도 있으며,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초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닐면, 이것을 탐욕의 번뇌가 아닌 즐거운 감각이라 합니다. 왜냐 하면 탐욕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괴로운 감각이 성냄의 번뇌가 아닌가? 만일 최상 해탈의 즐거움을 구하여 원하고, 애를 쓰며 근심하고, 괴로워하면, 이것을 성냄의 번뇌가 아닌 괴로운 감각이라 합니다. 왜냐 하면 성냄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이 무명의 번뇌가 아닌가? 즐거움이 멸하고 괴로움도 멸하고, 기쁨과 걱정의 뿌리는 이미 멸한 상태이며,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不苦不樂] 평정[捨] 기억[念] 청정(淸淨)이 있는 제 4 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닐면, 이것을 무명의 번뇌가 아닌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이라 합니다. 왜냐 하면 무명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즐거운 감각에는 어떤 상대가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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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감각은 괴로운 감각으로 상대를 삼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괴로운 감각에는 어떤 상대가 있습니까?"
  "괴로운 감각은 즐거운 감각으로 상대를 삼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즐겁기도 하고 괴롭기도 한 감각에는 어떤 상대가 있습니까?"
  "즐겁기도 하고 괴롭기도 한 감각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으로 상대를 삼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에는 어떤 상대가 있습니까?"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은 무명(無明)으로 상대를 삼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무명에는 어떤 상대가 있습니까?"
  "무명은 명(明)으로 상대를 삼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비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명에는 어떤 상대가 있습니까?"
  "명은 열반으로 상대를 삼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여."
[1653 / 1738] 쪽
  바사가 우바이는 이렇게 대답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여, 열반에는 어떤 상대가 있습니까?"
  "그대는 끝이 없는 일을 묻고자 하는군요. 그러나 그대가 아무리 물어도 내 대답의 끝을 다하진 못할 것입니다. 왜냐 하면 열반은 상대가 없기 때문입니다. 열반은 그물이 없고, 그물을 벗어나고, 그물이 없어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세존을 따라 범행을 행합니다."
  이 때에 비사가 우바이는 법락 비구니의 설법을 들어 잘 받아 가지고, 잘 외워 익힌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법락 비구니의 발에 절하고 세 번 돌고 떠나갔다. 이에 법락 비구니는 비사가 우바이가 떠난지 오래지 않아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비사가 우바이와 나눈 이야기를 부처님께 모두 말씀드린 뒤에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렇게 말하고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혹 세존을 비방한 것이 되지는 않겠습니까? 진실을 말하고 법다이 말하며, 법과 다음 법을 말한 것이 되겠습니까? 혹 법다운 법 안에 있어서 틀림이나 시비나 허물이 있지는 않겠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니여, 네가 그렇게 말하고 그렇게 대답한 것은 나를 비방한 것이 아니다. 너는 진실을 말하고, 법다이 말하며, 법과 다음 법을 말하였다. 너의 말은 법다운 법 안에 있어서 틀리지 않았고 시비나 허물이 없다. 비구니여, 만일 비사가 우바이가 그런 뜻과 그런 말로 내게 와서 물었다면 나도 또한 비사가 우바이를 위하여 그런 뜻과 그런 말로써 대답하였을 것이다. 비구니여, 그 뜻은 네가 말한 것과 같다. 너는 마땅히 그렇게 기억하라. 왜냐 하면 그 말은 곧 진리이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법락 비구니와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법락비구니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3,049자이다.]
  
 
[1654 / 1738] 쪽
  211) 대구치라경(大拘絺羅經)1) 제10 [제5 후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을 유행하실 적에 죽림가란다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사리자는 오후에 연좌(燕坐)에서 일어나 존자 대구치라(大拘絺羅)가 있는 곳으로 가서 서로 문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존자 사리자가 말하였다.
  "어진이 구치라여, 묻고 싶은 일이 있는데 들어 주겠소?"
  존자 구치라가 아뢰었다.
  "존자 사리자여, 묻고 싶은 말이 있으면 물으시오, 내가 듣고 나서 생각해 보리다."
  존자 사리자가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착하지 않은 것[不善]은 착하지 않다고 말하고, 착하지 않은 뿌리[不善根]는 착하지 않은 뿌리라고 말하는데, 어떤 것이 착하지 않은 것이며, 어떤 것이 착하지 않은 뿌리입니까?"
  "몸으로 짓는 악한 행과 입과 뜻으로 짓는 악한 행은 착하지 않은 것이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착하지 않은 뿌리입니다. 이것을 착하지 않은 것이라 하고, 이것을 착하지 않은 뿌리라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착한 것[善]은 착하다 말하고, 착한 뿌리[善根]는 착한 뿌리라 말하는데, 어떤 것이 착한 것이며, 어떤 것이 착한 뿌리입니까?"
  "몸으로 짓는 묘한 행과 입과 뜻으로 짓는 묘한 행은 착한 것이요, 탐내지 않음과 성내지 않음과 어리석지 않음은 착한 뿌리입니다. 이것을 착한 것이라 하고, 이것을 착한 뿌리라 합니다."
  
1) 이 경의 참고 경문으로는 『잡아함경 』 제14권 343번째 경과 제 9 권 253번째 경이 있다.
[1655 / 1738] 쪽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지혜는 지혜라고 말하는데, 어떤 것이 지혜입니까?"
  "이러한 것을 알기 때문에 지혜라 하오. 어떤 것을 아는가? '이것은 괴로움이다'라고 사실 그대로를 알고, '이것은 괴로움의 원인이다'라고 사실 그대로를 알며, '이것은 괴로움의 멸함이다'라고 사실 그대로를 알고, '이것은 괴로움을 멸하는 길이다'고 사실 그대로를 아는 것이니, 이러한 것을 알기 때문에 지혜라 하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식은 식이라고 말하는데, 어떤 것이 식(識)입니까?"
  "식은 이것을 알기 때문에 식이라 하오. 어떤 것을 아는가? 빛깔을 알고, 소리를 알며, 냄새를 알고, 맛을 알며, 촉감을 알고, 법을 아오. 이것을 알기 때문에 식이라 하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지혜와 식 이 두 법은 합해지는 것입니까, 갈라지는 것입니까? 또는 이 두 법은 따로 주장할 수 있는 것입니까?"
  "이 두 법은 합해지는 것으로서 갈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 두 법은 따로 주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지혜로 아는 것이 곧 식으로 아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두 법은 합해지는 것으로서 나눌 수 없고, 또 이 두 법은 따로 주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알 때에 당신은 무엇으로써 압니까?"
[1656 / 1738] 쪽
  "알 때에 나는 지혜로써 압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지혜에는 어떤 뜻이 있고, 어떤 우수함이 있으며, 어떤 공덕이 있습니까?"
  "지혜에는 싫어한다는 뜻이 있고, 욕심이 없다는 뜻이 있으며, 사실 그대로 본다는 뜻이 있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어떤 것이 바른 소견[正見]입니까?"
  "괴로움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괴로움의 발생 괴로움의 소멸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면 이것을 바른 소견이라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인연으로 바른 소견이 생깁니까?"
  "두 가지 인연으로 바른 소견이 생기오. 어떤 것이 둘인가? 첫째는 남에게서 듣는 것이요, 둘째는 자기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두 가지 인연으로 바른 소견이 생기는 것이라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거둠이 있어 바른 소견을 거두어 심해탈(心解脫)의 결과와 혜해탈(慧解脫)의 결과를 얻고, 심해탈의 공덕과 혜해탈의 공덕을 얻습니까?"
  "다섯 가지 거둠이 있어 심해탈의 결과와 혜해탈의 결과를 얻고, 심해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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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덕과 혜해탈의 공덕을 얻소. 어떤 것이 다섯인가? 첫째는 진제(眞諦)에 거둠이요, 둘째는 계에 거둠이며, 셋째는 널리 들음에 거둠이요, 넷째는 그침에 거둠이며, 다섯째는 관찰에 거둠입니다. 이것을 다섯 가지 거둠이 있어 바른 소견을 거두어 심해탈의 결과와 혜해탈의 결과를 얻고, 심해탈의 공덕과 혜해탈의 공덕을 얻는 것이라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어떻게 미래의 생명이 생깁니까?"
  "어리석은 범부는 무지하고 많이 듣지 못하여 무명에 덮이고 애욕에 얽매이며, 착한 벗을 만나지 못하고 거룩한 법을 알지 못하며, 거룩한 법을 모시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미래의 생명이 생기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어떻게 미래의 생명이 생기지 않게 됩니까?"
  "만일 무명이 이미 다하여 명(明)이 생기고 나면 반드시 괴로움도 다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래의 생명이 생기지 않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감각이 있습니까?"
  "세 가지 감각이 있소. 곧 즐거운 감각과 괴로운 감각과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감각이요. 이것들은 무엇을 인연하여 있는가 하면 갱락(更樂)을 인연하여 있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각(覺 : 受)과 상(想)과 사(思), 이 세 가지 법은 합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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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것입니까, 갈라지는 것입니까? 또 이 세 가지 법은 따로 주장할 수 있는 것입니까?"
  "각(覺)과 상(想)과 사(思), 이 세 가지 법은 합해지는 것이지 갈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또 이 세 가지 법은 따로 주장[施設]할 수 없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느낌[覺]이 느끼는 것[所覺]이요, 생각[想]이 생각하는 것[所想]이요, 의도[思]가 의도하는 것[所思]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 가지 법은 합해지는 것이지 갈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또 이 세 가지 법은 따로 주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멸(滅)에는 어떤 상대가 있습니까?"
  "멸은 상대가 없소."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5근(根)은 제각기 다른 행과 다른 경계가 있어서 각각 제 경계를 감수(感受)합니다. 곧 안근(眼根) 이근(耳根) 비근(鼻根) 설근(舌根) 신근(身根), 이 5근은 제각기 다른 행과 다른 경계가 있어서 각각 제 경계를 감수하는데, 무엇이 그 모든 경계를 다 감수하며, 무엇이 그들의 의지처가 됩니까?"
  "5근은 제각기 다른 행과 다른 경계가 있어서 각각 제 경계를 받습니다. 곧 안근 이근 비근 설근 신근, 이 5근은 제각기 다른 행과 다른 경계가 있어서 각각 제 경계를 감수하는데, 뜻[意]이 그 모든 경계를 다 감수하며, 뜻이 그들의 의지처가 되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뜻[意]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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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은 목숨을 의지하고, 목숨을 의지하여 머무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목숨은 무엇을 의지하여 머무릅니까?"
  "목숨은 따뜻한 기운[暖]을 의지하고, 따뜻한 기운을 의지하여 머무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목숨과 따뜻한 기운, 이 두 법은 합해지는 것입니까, 갈라지는 것입니까? 또 이 두 법은 따로 주장할 수 있는 것입니까?"
  "목숨과 따뜻한 기운, 이 두 법은 합해지는 것이지 갈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또 이 두 법은 따로 주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목숨으로 인하여 따뜻한 기운이 있고, 따뜻한 기운으로 인하여 목숨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만일 목숨이 없으면 곧 따뜻한 기운이 없고, 따뜻한 기운이 없으면 곧 목숨이 없습니다. 이는 마치 기름과 심지로 인하여 등불을 켤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거기에 불꽃으로 인하여 빛이 있고 빛으로 인하여 불꽃이 있으니, 만일 불꽃이 없으면 빛이 없고 빛이 없으면 불꽃이 없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목숨으로 인하여 따뜻한 기운이 있고 따뜻한 기운으로 인하여 목숨이 있으니, 만일 목숨이 없으면 따뜻한 기운이 없고 따뜻한 기운이 없으면 곧 목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두 법은 합해지는 것이지 갈라지는 것이 아니며, 또 이 두 법은 따로 주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법이 산목숨에는 있다가 죽은 뒤에는 없어지고 그 몸이 무덤 사이에 버려지면 나무처럼 무정하게 됩니까?"
  "세 가지 법이 산몸에는 있다가 죽은 뒤에는 없어지고 그 몸을 무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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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 버리면 나무처럼 무정해집니다. 어떤 것이 셋인가? 첫째는 목숨이요, 둘째는 따뜻한 기운이며, 셋째는 의식[識]입니다. 이 세 가지 법이 산몸에 있다가 죽은 뒤에는 없어지고 그 몸이 무덤 사이에 버려지면 나무처럼 무정해지는 것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죽음과 멸진정(滅盡定)에 드는 것은 어떤 차별이 있습니까?"
  "죽음은 목숨이 이미 끝나고, 따뜻한 기운이 이미 떠나며, 모든 근(根)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구는 멸진정에 들어도 목숨이 끝나지 않고, 따뜻한 기운이 떠나지 않으며, 모든 근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죽음과 멸진정에 드는 것은 이러한 차별이 있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멸진정에 든 것과 무상정(無想定)에 든 것은 어떤 차별이 있습니까?"
  "비구가 멸진정에 들면 생각[想]과 앎[知]이 멸합니다. 그러나 비구가 무상정에 들면 생각과 앎이 멸하지 않습니다. 멸진정에 든 것과 무상정에 든 것은 이러한 차별이 있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멸진정에서 일어나는 것과 무상정에서 일어나는 것은 어떤 차별이 있습니까?"
  "비구가 멸진정에서 일어날 때에는 '나는 멸진정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구가 무상정에서 일어날 때에는 '나는 생각[想]이 있다고 할까, 나는 생각이 없다고 할까?' 하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멸진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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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어나는 것과 무상정에서 일어나는 것은 이러한 차별이 있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비구가 멸진정에 들어갈 때에는 몸의 행과 입과 뜻의 행 중 어느 법을 먼저 멸합니까?"
  "비구가 멸진정에 들어갈 때에는 먼저 몸의 행을 멸하고, 다음에 입의 행을 멸하며, 나중에 뜻의 행을 멸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비구가 멸진정에서 일어날 때에는 몸의 행과 입과 뜻의 행 중 어느 법이 먼저 생깁니까?"
  "비구가 멸진정에서 일어날 때에는 먼저 뜻의 행이 생기고, 다음에는 입의 행이 생기며, 나중에 몸의 행이 생깁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비구가 멸진정에서 일어날 때에 몇 가지 촉(觸)을 느낍니까?"
  "비구가 멸전정에서 일어날 때에는 세 가지 촉(觸)을 느낌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촉감[不移動觸]이요, 둘째는 소유가 없다는 촉감[無所有觸]이며, 셋째는 모양이 없다는 촉감[無相觸]입니다. 비구가 멸진정에서 일어날 때에는 이 세 가지 촉감을 느낍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공(空)과 무원(無願)과 무상(無相), 이 세 법은 뜻도 다르고 말도 다릅니까? 혹은 뜻은 하나인데 말만 다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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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과 무원과 무상, 이 세 법은 뜻도 다르고 말도 다릅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인연으로 움직이지 않는 선정[不移動定]이 생깁니까?"
  "네 가지 인연으로 움직이지 않는 선정이 생깁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하면, 만일 비구가 탐욕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며, 나아가 제 4 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닐면, 이것을 네 가지 인연으로 움직이지 않는 선정이 생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인연으로 무소유정(無所有定)이 생깁니까?"
  "세 가지 인연으로 무소유정이 생깁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하면, 만일 비구가 일체의 색(色)에 대한 생각을 벗어나고, 마침내 무소유처(無所有處)를 얻어 성취하여 노닐면, 이것을 세 가지 인연으로 무소유정이 생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인연으로 무상정(無想定)이 생깁니까?"
  "두 가지 인연으로 무상정이 생깁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일체의 생각[想]을 기억[念]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생각이 없는 경계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두 인연으로 무상정이 생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1663 / 1738] 쪽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인연으로 무상정에 머뭅니까?"
  "두 가지 인연으로 무상정에 머무릅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일체의 생각을 기억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생각이 없는 경계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두 가지 인연이 있어 무상정에 머무르는 것이라고 합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어진이 구치라여."
  존자 사리자는 이렇게 찬탄한 뒤에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물었다.
  "어진이 구치라여, 몇 가지 인연으로 무상정에서 일어납니까?"
  "세 가지 인연으로 무상정에서 일어납니다. 첫째는 일체의 생각을 기억하는 것이고, 둘째는 생각이 없는 경계를 기억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이 몸과 6처와 명근(命根)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세 가지 인연으로 무상정에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그 두 분은 '훌륭하고 훌륭합니다'라고 서로를 찬탄하였고, 서로 이야기한 것을 기뻐하며 받들어 행한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이 대구치라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3,075자이다. 『중아함경 』 제58권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모두 6,124자이고, 「포리다품(脯利多品)」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30,445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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