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보감(人天寶鑑)

86. 행주좌와에 생사를 살펴라 / 앙산 원 (仰山圓) 선사

通達無我法者 2008. 2. 20. 16:36
 

86. 행주좌와에 생사를 살펴라 / 앙산 원 (仰山圓) 선사



앙산원 (仰山圓) 선사는 우강 (旴江) 사람이다. 구족계를 받고 나서 도를 배우기로 용단을

내렸는데, 묘희 (妙喜) 선사가 매양 (梅陽) 에 있다는 말을 듣고 그곳으로 찾아가 귀의하였

다. 거기서 열심히 밥짓고 부엌일을 하며 각고의 정진을 하였다. 묘희선사는 그의 예리하고

빈틈없는 식견을 보고 남다르다고 여겼다. 한번은 소참 (小參)  때 묘희선사가, ꡐ범부의 법

을 가졌으면서도 범부를 모르고 성인의 법을 가졌으면서도 성인을 모르니, 성인을 알면 그

가 바로 범부요 범부를 알면 그가 바로 성인이다' 하신 수산주 (修山主) 의 말씀을 들려주

었는데, 앙산선사는 이 말을 듣고 홀연히 깨달음을 얻었다.

그 후에 구주 (衢州)  상부사 (祥符寺) 에 주지하다가 원주 (袁州) 의 앙산 (仰山) 으로 옮

겼다. 거기서 일을 맡아본 지 7일 만에 선문 (禪門) 의 고향례 (告香禮:스승에게 향을 사르

며 설법을 청하는 예) 를 하게 되어 수좌가 대중을 이끌고 일제히 절을 올린 다음 법을 청

하였다.

ꡒ생사란 큰 일이고 죽음은 신속히 찾아옵니다. 부디 바라옵건대, 자비로서 인연을 열어 보

여 주십시오."

원선사는 천천히 말하였다.

ꡒ생사대사를 밝히고자 한다면 바로 행주좌와하는 가운데서 「생은 어디서 왔으며 사는 어

디로 가는가. 결국 생사란 어떻게 생겼는가'를 살펴보아야 하느니라."

그리고는 한참을 묵묵히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더니 이윽고 그대로 몸을 벗었다.

「행장 (行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