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오심요(圓悟心要)

원오심요(圓悟心要) 해제

通達無我法者 2008. 2. 21. 10:50
 

 

 

원오심요(圓悟心要) 해제 

 

 

 

圓悟心要는 벽암록의 저자로 널리 알려진 불과 원오 극근(佛果圓悟克勤:1063-1135, 임제종 양기파)  

스님에게 당시 법을 묻는 선승과 사대부들, 그리고 제자들에게 답서를 써 보낸 편지글을 모아 펴낸 서간집이다. 

 

원오 극근선사는 팽주(彭州),  

즉 사천성(四川省:중국 서쪽 내륙지방으로,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서역으로 가는 관문이었던 蜀땅을 말한다) 

성도부(成都府) 사람으로 자(字)는 무착(無着), 속성은 락(駱)씨다. 

대대로 유학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절에 놀러 갔다가 느낌을 받고 출가하였다. 

 

처음에는 문조(文照), 민행(敏行), 등 법사에게 <능엄경(楞嚴經)> 등 경론을 배우다가 심한 병을 앓고난 뒤 문자공부를 반성하였다. 

행각을 떠나 옥천 승호(玉泉承晧), 대위 모철(大위慕喆), 황룡 조심(黃龍組心), 동림 상총(東林常總), 등 여러 선지식에게 법을 물었다. 

마지막으로 임제종의 중훙조라 일컬어지는 태평산(太平山) 오조 법연(五祖法演) 선사를 찾아가 단련을 받고 인가를 얻었다. 

1102(40세) 년에 자기 출신지인 成都 소각사(昭覺寺)에 주지 하였고, 1124(62) 년에 변경(변京) 천련 만수사(天寧 萬壽寺)에 주석하였다. 

 

그는 밖으로 몇 대에 걸친 왕으로부터 신임을 받으며 안으로는 선불교 중훙을 위해 공안참구를 체계있게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한편, 

대혜 종고(大慧宗고), 호구 소륭(虎丘紹隆) 등 걸출한 선승들을 배출하여 임제선이 뿌리내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원오선사가  살았던 시대는 11세기 중~  중, 거란 - 여진등 이민족의 침탈과 내정의 실패로 송(宋) 왕조가 위기에 처한 때였다. 

특히 王安石의 개혁의지(1069)가 실패로 돌아가고 나서 정책대결로서의 新法 .舊法의 대립이 아닌,  

인맥만 남은 신당 . 구당 세력이 쟁점없는 싸움을 거듭하던 시기였다. 

 

그런 가운데도 건국 초부터 역대 왕들의 권위를 받아오던 불교는  

국가권력의 보호 아래 대토지를 소유하고 귀족들과 교류하면서 어느 만큼은 특권을 누릴 수 있었다. 

특히 정강의 변(靖康之變:1127)후에 정치 무대가 江南으로 옮겨지면서 원래 전시대 충의왕(忠懿王) 전숙(錢숙)의 노력에 의해  

불교전통이 강하게 남아있던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불교는 새로운 발전의 시대를 맞이한다. 

 

임제종 선승들은 선불교 중흥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보였는데 그런 중에도  

그때까지 내려오던 선 참구법에 대해서 보다 조직적인 설명체계를 세우는 작업을 하였다. 

원오선사의 체계화는 오조 법연에게 본격화 되었다고 보겠는데, 그는 "無"자 공안을 참구토록 강조하였다. 

 

원오 근선사의 특징은 여러 조사들의 공안과 기연언구들을 매편마다 제시하긴 하나, 

그것을 하나로 일관토록 하지 않고 여러 개의 공안을 동시에 제시해 줌으로써 그것을 지표삼아 究竟을 直下에 요달하도록 강조한 것이다. 

반면, 대혜종고에 와서는 오직 "無"자 공안 하나만을 끝까지 참구하여 안신입명처(安身入命處)를 찾도록 강조하였다. 

더러는 "건시궐(乾屎궐)" 등 다른 몇 개의 공안들을 동시에 제시하긴 하나,  

주로 한 개의 공안으로 결판내도록 하는 간화선이 확립 것은 대혜에 와서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간화선 확립시기인 법연 - 원오 - 대혜의 3대 가운데서 원오의<心要>는 그 교량역활을 한 법어들이다. 

 

원오선사의 저술 중에 이<心要>는 평생 썼던 그의 편지글을 제자들이 모아서 펴낸 책이다. 

건염 3 (建琰 1129 : 저자 67세) 년 단하 불지유(丹霞佛智裕) 선사에게 보낸 편지까지 실려있는 것으로 보아  

그의 말년, 혹은 사후에 편집되었다고 보여진다. 

 

여기 실린 글들은 "심요"라는 제목이 시사하듯, 하나 같이 직지단전(直指丹傳)의 종지를 드러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선문에서 가장 금기시하는 교리적인 설명이나 고정된 형식에 얽메이지 말 것을 매 편에서 강조하였다. 

옛 선지식들의 기연(機緣)이나 말씀들을 종지들 이해하는 착안점으로 제시하면서, 

참선하는 납자의 본분자세나 선지식으로서 가져야 할 안목과 삶의 태도 등을 편지 받을 사람의 공부정도와  

그들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가며 자세하게 지시해주고 있다. 

 

특히 송대에는 士大夫들 사이에 참선이 유행한 관계로 이책속에서도 사대부들에게 주는 편지가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송대에 만들어진 다른 저술들과는 달리 여기서는 재가 . 출가를 막론하고 염불이나 기도,  

혹은 당시 사회문제나 불교계에 있었던 사건 등에 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고 오로지 화두참선으로 일관된 이야기 뿐이다. 

그런 만큼 이 "心要"는 임제종 선승들 사이에 종안(宗眼)을 판가름하는 지침서로 읽혀 왔으며, 

대혜스님의 편지글 모음집인 <서장(書狀)>도 형식상 닮은 점으로 보아 이 책을 답습한 것으로 짐작된다. 

 

이 책에는 상권 70편, 하권 73편, 모두 143편의 글이 실려 있으며 이중 사대부들과 나누 편지는 32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