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림성사(叢林盛事)

105. 뒤를 이를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 만수 요수(萬壽了修)선사

通達無我法者 2008. 2. 25. 22:04
 



105. 뒤를 이를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 만수 요수(萬壽了修)선사



만수 요수(萬壽了修)스님은 민(閩)사람이다. 처음 응암(應菴曇華)스님에게 귀의하였다가 후일 상주(常州) 무석사(無錫寺) 혹암(或菴師體:1108~1179)스님을 찾아뵈었으며 삽주(霅州) 상방사(上方寺)의 주지로 나갔다가 쌍탑사(雙塔寺)로 옮겼다.

그 도가 미처 떨쳐지지 않았을 때, 도독(途毒智策)스님이 감상사(鑑上寺) 능인(能仁)선원에서 바리때를 들고 오문(吳門)땅을 지나는데 많은 법우들이 소참법문을 청하자 요수스님은 그에게 자리를 마련해주며 말하였다.

"정법안장(正法眼藏)이 이 눈먼 노새에게서 사라졌으니 설령 온누리 사람이 잡아 일으켜도 일으킬 수 없다. 그러므로 조계산으로 가는 길이 가시덤불로 하늘까지 닿았으며 소실봉 앞의 들녘에는 해골이 즐비하다. 편작(扁)이 아니고서는 뼈속까지 병든 환자를 일으켜 세울 수 없을 것이며, 손무(孫武)오기(吳起)가 아니고서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온전할 수 없는데 도독고(塗毒鼓)를 한 번 치니 그 소리를 들은 사람마다 목숨을 잃고 몸에 필요한 진액을 끊어버리니, 참다운 풍모가 되살아난다. 이러한 큰스님이 있다면 불법이 무너질까 두려워할 게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번 말해 보라. 팔을 흔들며 걸어가면서도 뭇 중생을 두루 비춘다는 말씀을 어떻게 말하겠는가?

석 자(尺)되는 신령한 빛, 마갈타국에 명령을 행하니 온 성 안에 화기가 가득하여 봄날처럼 따뜻하다."

법좌에서 내려오자 도독스님은 그의 손을 잡으면서 말하였다.

"나는 혹암(或菴)이 죽은 후로 그의 뒤를 이을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우리 조카가 있었구나!"

그 후로 요수스님의 도는 오(吳)땅에 널리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