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당집(祖堂集)

조당집(祖堂集) / 서문

通達無我法者 2008. 3. 7. 21:35
 

 

 

 

조당집 서문

  

  천주(泉州) 초경사(招慶寺) 

  주지 정수선사(淨修禪師) 문등(文僜) 지음

  

  대저 모든 성인들께서 세간(世間)에 출현하시는 것은 미혹한 중생을 곡직(曲直)하게 거두고자 하시는 것이니, 최상의 근기는 예봉의 징조가 보이기 이전에 비밀한 이치를 깨닫지만, 중·하 근기들은 계오(契悟)시키는 법어가 시설된 뒤에 현묘(玄妙)한 이치를 깨닫는다. 

  근기에는 날카로움과 둔함이 있지만 법에는 깊고 얕음이 없으며, 더구나 성인은 중생을 이롭게 하면서도 중생을 이롭게 한다는 생각이 없으니, 성인이 교화를 일으킨다 한들 어찌 교화함이 있으리요. 그런데도 혹여 교화하는 사람과 교화 받는 사람이 여기에 있다 하면 어찌 이익을 주고 구제(救濟)하는 방편이라 할 수 있겠는가만은 그러나 게송 반 구절의 말씀을 남기는 일은 부득이해서일 뿐이다.

  가르침의 말씀이 이미 천하에 널리 퍼졌지만 순서와 조리[條貫]가 자리 잡히지 않아 사자상승(師資相承)에 있어서 물이 마르면 새로운 물이 생겨나기 쉽고, 오자(烏字)와 마자(馬字)의 자형(字形)이 비슷하여 구별키 어려움을 항상 염려한 터에 이제 초경사(招慶寺)에 정(靜)·균(筠) 두 선사가 계시어 소매를 걷어 붙치고 나오시어 최근에 고금의 모든 종파의 법요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 모아 조당집이라 이름하니, 가히 구슬이 꿰어졌다 할 수 있다.

  그것들은 말든 펴든 그 양이 방대하고 읽어 보면 그저 정신이 맑아짐을 느끼게 하는데, 그로 인하여 나에게 서문을 부탁하니 완강히 사양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마침내 붓을 들어 곧대로 기록하나니, 같은 길을 걷는 훌륭한 이들은 꾸짖거나 비웃지 말기를 바라며 기록할 따름이다.

  이상의 서문과 『조당집』 1권이 먼저 이 땅에 유통되고 있었는데 이후에 1권이 미비한 곳이 없이 도착하여, 삼가 완전한 판본에 의거하게 되었다. 이에 새로 인판(印版)을 만들어 널리 유통시키고자 20권으로 나누었다.

  그러므로 먼저 7불(佛)을 그대로 옮겨 쓰고 다음으로는 전축의 27조(祖)와 진단(震旦)의 6대(代)를 기록하였으니, 대(代)에는 방계[傍]와 정계[正]가 있고 조위(祖位)의 순서가 있다. 모두 그 혈액(血脉)에 따라 기록하여 앞뒤가 면면히 이어지게 하였고 순서[佋穆]의 절차를 따라 손(孫)과 적자[嫡]를 두었다. 그렇게 모아야 군영(群英)의 산설(散說)을 눈앞에 두루 보고 제성(諸聖)의 이언(異言)을 권(卷)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사문 석 광준(匡儁)이 바라는 것은 중화(中華)에서 모아 편집한 것이 영원히 전해지는 것이고, 법의 자취가 없어지는 것을 애석하게 여기는 바이다.

  이 땅의 미천한 우리들은 선(禪)의 아름다움을 넓히고자 한다. 하지만 환히 통달한 사람들에게는 매우 부끄러우니, 허물을 용서해 주기 바란다. 낱낱의 이름의 순서는 뒤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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