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록(雲門錄)

2. 상당 대기 - 28

通達無我法者 2008. 3. 14. 08:59

 

 

 

28.
 상당하자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본원(本源)입니까?"
 스님은 주장자를 들어 세우면서 말씀하셨다.
 "이렇게 들어 세우는 것이 향상(向上)이다."
 그 스님이 다시 물었다.
 "무엇이 본원이냐고요?"
 "남섬부주 북울단월이다."


"보현보살은 어째서 코끼리를 타며 문수보살은 어째서 사자를 타고 계십니까?"

 "나에겐 코끼리도 없고 사자도 없으니 법당을 타고 3문(三門)으로 나가리
라."


 "무엇이 교(敎)의 뜻입니까?"
 "산하대지다"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잘 분별해낸다 해도 그것은 교의 의미를 자세하게 설명하는 정도이며,
강령을 펼치는 쪽으로는 아직 멀다 하겠다."


 "툭틔여 모든 것을 아는 지혜는 막힐 것이 없습니다. 어떻습니까?"
 "마당 쓸고 물 뿌리니 상공(相公)이 온다."


 "생사의 흐름을 통해 본성을 찾을 경우는 어떻습니까?"
 "동당(東堂)에 달이 밝으니 서당(西堂)이 어둡다."


 "무엇이 3승교 밖에 따로 전한 도리입니까?"
 "그대가 묻지 않는다면 나도 대답하지 않겠지만 내게 묻는다면 아침에
인도에 갔다가 저녁에 이 나라로 돌아오리라."
 "좀 가르쳐 주십시오."
 "하나도 안되고, 둘이라 해도 옳지 않다."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멀쩡한 대낮에 무슨 잠꼬대냐?"


 "무엇이 불법의 핵심입니까?"
 "대낮에 기린이 북두성을 본다."


 "제가 여기에 와서는 어째서 말하지 못할까요?"
 "여우굴 속에 앉아 있구나."


 "고금에 떨어지지 않는다 하니 그것이 무슨 곡조입니까?"
 스님은 주장자를 끌고 법좌에서 내려와버렸다.


 "무엇이 불법의 핵심입니까?"
 "남쪽을 향하고 북두성을 보라."


 "옛사람이 뱀을 벤 뜻은 무엇입니까?"*
*귀종사(歸宗寺) 지상(智狀)스님이 어느 날 풀을 베다가 뱀 한 마리가 지나
가니 허리를 잘랐다. 한 강사가 보고는 "오래전부터 귀종의 명성을 들어왔
는데 와서 보니 거칠은 중이로군"하였다. 스님은 "그대가 거칠은가? 내가
거칠은가?"하였다.
 스님은 갑자기 후려쳤다.


 "무엇이 스님의 가풍입니까?"
 "스님은 너무 일찍 계(戒)를 받았군."


 "무엇이 객관 속의 주관입니까?"
 "질문이 하나 날아오는구나."
 "무엇이 주관 속의 주관입니까?"
 "차수(叉手)하라."
 "객관과 주관의 간격은 얼마나 됩니까?"
 "거기서 거기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합니까?"
 "삼구 이십칠이다."


 "스님의 법석을 찾아왔을 때부터 모르겠습니다. 가르쳐 주십시오."
 "네 머리를 벨 수 있느냐?"


 "제가 미혹을 단박 쉬오록 스님께서 가르쳐 주십시오."
 "양주(養州)의 쌀값은 얼마나 되더냐?"


 "두 부처가 만났을 땐 어떻습니까?"
 "우연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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