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록(雲門錄)

조주(趙州)스님의 죽음을 애도함

通達無我法者 2008. 3. 14. 10:07

 

 

조주(趙州)스님의 죽음을 애도함

 

 

 스님께서 사수를 떠나 황후를 섬김에
 심인(心印)의 빛을 불자에 거두어 드렸소이다
 하늘에 안개와 노을 자욱할 때
 소나무 우거진 산마루의 달과 같았고
 큰 바다에 파도 뒤집힐 때
 사람들을 건져내는 배와 같았소이다
 등불 하나 꺼지니 파순이 기뻐하고
 두 눈 다시 어두워짐에 도반들은 시름하네
 비록 훤히 깨달은
 구름밖의 나그네라 할지라도
 스님의 책상 물병 볼 때마다
 새삼 눈물 흘리나이다


 불일(佛日)이 서쪽에 기울자
 조사의 심인(心印)은 땅에 떨어지고
 진주가 못에 잠기니
 달은 빛을 숨겼소이다
 방장실에 깔린 그림자 화로 연기 참담하고
 바람 이는 선당에
 솔바람 소리 가늘게 울리네
 한짝 신발로 잠깐 오셔서
 교화의 자취 남겨 두시니
 5천축 그 어느 곳에서
 돌아가시는 모습 만나오리까


 공을 아는 제자들
 슬픔과 기쁨을 끊었다 해도
 눈처럼 하얀 휘장 대하니
 소리없는 문물이 저절로 흘러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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