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록(雲門錄)

실중어요(室中語要) - 60

通達無我法者 2008. 3. 14. 15:19

 

 

60.
 와관(瓦官)스님이 덕산스님을 참례하고서는 시자가 되었다. 하루는 함께 산에
들어가 나무를 찍는데 덕산스님이 물 한 발우를 떠다 주어 와관스님이 마시자
덕산스님이 말씀하셨다.
 "알겠느냐?"
 "모르겠습니다."
 덕산스님이 다시 물 한 발우를 주자 와관스님이 받아 마시니 덕산스님이 말씀
하셨다.
 "알겠느냐?"
 "모르겠습니다."
 "저 모른다 한 것을 어째서 탈바꿈하지 않느냐?"
 "모르겠습니다. 다시 무엇을 바꾸겠습니까?"
 "그대는 어쩌면 그렇게도 쇠말뚝같으냐."
 와관스님이 절에 머문 뒤 설봉스님이 찾아가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다가 설봉
스님이 말씀하셨다.
 "당시 덕산스님 회상에 있으면서 나무를 찍던 일은 어떠하였소?"
 "선사(先師)께선 당시에 나를 인정하였다오."
 "스님은 선사를 너무 빨리 떠나왔소."
 그 때 앞에 물 한 발우가 있었는데 설봉스님이 물을 가져오라고 하여 와관스
님이 바로 설봉스님에게 건네 주었더니, 설봉스님은 받자마자 물을 확 뿌렸다.
 스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대신 말씀하셨다.
 "양민을 짓눌러 천민을 만들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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