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경훈(緇門警訓)

箴銘 / 대당자은법사출가잠 大唐慈恩法師出家箴

通達無我法者 2008. 3. 17. 15:12
 

 

 

箴銘

 

대당자은법사출가잠 大唐慈恩法師出家箴[1]

 

捨家出家何所以,稽首空王求出離.[2]

三師七證定初機,[3]剃髮染衣發弘誓.

去貪嗔除鄙悋,十二時中常謹愼.

鍊磨眞性若虛空,自然戰退魔軍陣.

勤學習尋師匠,說與同人堪倚仗,

莫敎心地亂如麻,百歲光陰等閒喪.

踵前賢斅先聖,[4]盡假聞思修[5]得證,

行住坐臥要精專,念念無差始相應.

佛眞經十二部,縱橫[6]指示菩提路,

不習不聽不依行,問君何日心開悟.

速須究似頭燃,莫待明年與後年.

一息不來卽後世,誰人保得此身堅.

不蠶衣不田食,織女耕夫汗血力.

爲成道業施將來,道業未成爭消得.

哀哀夫哀哀母,嚥苦吐甘大辛苦,

就濕回乾養育成,要襲門風繼先祖,

一旦辭親求剃落,八十九十無依托.

若不超凡越聖流,向此因循全大錯.

福田衣[7]降龍鉢,[8]受用一生求解脫,

若因小利繫心懷,彼岸涅槃爭得達.

善男子汝須知!遭逢難得似今時,

旣遇出家披縷褐,[9]猶如浮木値盲龜.[10]

大丈夫須猛利,緊束身心莫容易.

儻能行願力相扶,決定龍華親授記.[11]

집버리고 출가한것이는무슨 까닭인가?

부처님께 머리숙여벗어나길 구함일세.

三師하고 七證으로애초근기 정하여서,

탐욕성냄 버리고서비천인색 덜어내어,

열두시간 가운데서어느때나 삼갈지니.

참된성품 연마하여허공과도 같이하면,

자연스레 마군무리두려워서 물러가리.

배우기를 부지런히스승지식 찾아감에,

너와내가 더불어서견뎌내고 의지할뿐,

이마음을 삼과같이어지러이 하지말고,

백년광음 허황되이보내지를 말지어다.

예전현인 추종하고앞선성인 본받아서,

모든것을 듣고보고수행하여 얻을지니,

가고서고 앉고누워정밀하고 전일하며,

생각생각 빗남없이그제서야 상응일새.

부처님이 말씀하신참된경전 열두부에,

종횡으로 보리의길지적하여 놓았으니,

익혀듣고 의지하여행하지를 않는다면,

그대에게 묻자오니어느날에 깨칠건가.

모름지기 신속하게참구하길 서둘러서,

내년이니 후년이니기다리지 말것이다.

단한차례 숨멈추면그대로가 다음세상,

어느누가 이몸두고견고하다 보장할까.

누에없이 옷입으며밭갈잖고 밥먹으니,

베를짜는 아낙네와밭가는이 수고로세.

도업만을 이루라고시주들이 져오거늘,

도업마저 못이루면어찌하여 녹여낼까.

슬프도다 아버지여슬프도다 어머니여,

쓴것삼코 단것뱉아큰어려움 받으시고,

젖은자리 마른자리골라앉혀 기르심은,

가문잇고 기풍세워선조잇자 함이온데,

졸지간에 어버이를머리깎아 하직하니,

팔십구십 다되어도의탁할곳 없으리다.

만약범부 초월하여성현무리 못넘으면,

여기에서 머뭇머뭇모든일을 그르치리.

단한벌의 홑가사와단하나의 흙발우로,

받아쓰며 평생동안해탈추구 할것이니,

만약에도 조그마한이익에다 마음매면,

건너편의 열반언덕어이하여 도달할까.

선남자야 모름지기너는필시 알것이니,

만나기가 어려움이흡사지금 같을진대,

이미출가 인연만나가사까지 걸쳤으니,

떠다니던 나무토막눈먼거북 만남일세.

대장부는 모름지기맹렬하고 예리하여,

몸과마음 단속하여쉽게생각 말지니라.

능히행해 원력으로서로서로 돕는다면,

결정코 龍華會上서친히수기 받으리다.

【1】師諱窺基, 近衛將軍尉遲敬宗之子也. 玄奘法師紿之而令出家, 群書過目成誦, 著論百部, 時稱百部論師. 然, 性豪俊, 每出必治三車, 備經書食饌, 亦號三車法師. 高宗, 在春宮日, 爲母文德皇后建慈恩寺凡十餘院千八百九十七間, 以師入居, 參譯諸經, 因居之, 人稱曰慈恩法師. 又南山律師, 持律精嚴, 常感天供, 聞師三車之號, 心竊薄之. 一日, 師訪律師, 過午天供不至, 師辭去, 天供乃至, 律師責以過時, 天曰: 「大乘菩薩在此, 翊衛甚嚴, 無自而入.」 律師聞之, 遂大警而懺謝.

【2】稽首者,《周禮》有九拜: 一曰稽首, 謂下首至地, 稽留乃起; 二, 頓首, 謂下首至地, 卽起, 又下首叩地; 三, 空首, 謂頭至手, 所謂拜手; 四, 振動, 謂恐悚迫蹙而下手; 五, 吉拜, 謂雍容而下手; 六, 凶拜, 鄭玄曰: 「拜而後稽顙‧吉拜, 稽顙而後拜‧凶拜」; 七, 奇拜, 奇不偶也, 謂禮簡不再拜; 八, 褒拜, 謂答拜也, 古文, 報亦作褒; 九, 肅拜, 謂直身肅容而微下手, 如今婦人拜也.

【3】三師, 和尙‧羯磨‧敎授也. 和尙, 此云近讀, 謂親近承事, 受讀經法, 又力生, 由師之力, 生長法身. 羯磨, 此云辦事, 由玆能成辦比丘‧比丘尼事故, 卽受戒師. 敎授, 卽受戒時敎威儀者.《鈔》云: 「阿闍梨, 此云正行, 能糾正弟子行故.」《四分》明五種闍梨: 一, 出家阿闍梨, 所依得出家者; 二, 受戒阿闍梨, 受戒作羯磨者; 三, 敎授阿闍梨, 敎授威儀者; 四, 受經阿闍梨, 所從受經乃至一四句偈; 五, 依止阿闍梨, 乃至依住一宿者. 五中第二, 羯磨師; 第三, 敎授師; 四及五, 和尙師. 七證者, 受戒時證戒師七人, 若邊國則但三人作證.

【4】《商書》「斅于民.」 斅音效, 敎也, 又法效也.

【5】三慧也.

【6】縱說橫說.

【7】袈裟是無上大福田衣, 作者受者皆生無量福故. 又像彼溝塍畦町, 以制條葉, 故曰田衣. 塍音升, 稻田畦畔也.

【8】迦葉三兄弟初事火龍, 佛欲度之, 往火龍窟, 火龍見佛而嗔, 先放毒火, 佛亦放三昧火, 毒龍熱惱竄身無地, 投佛鉢水中, 佛爲說法得度三迦葉故, 謂之降龍鉢.

【9】褐, 毛布, 賤者所服也.

【10】須彌山下香水海中有一盲龜, 其壽無量劫, 百年一回出水. 又有一孔木頭, 漂流海浪, 若或相値, 龜卽休止, 不得相遇, 卽能沈沒. 衆生亦如是, 漂溺五趣之苦海, 得人身難, 復甚於此. 倘得人身, 其易出家乎?

【11】龍華, 樹名, 其華如龍故名.《彌勒下生經》云: 「慈氏下生於翅頭末城中大波羅門妙梵家, 出家日卽成正覺, 身長六十丈, 具八萬四千相好. 坐此樹下, 三會說法, 度盡釋迦遺法中, 乃至一稱佛名者.」

【1】선사의 휘는 규기로서 근위장군위지 경종의 아들이다. 현장법사가 그를 달래어 출가하게 하였더니 뭇 서적들을 한 번 훑어보고는 모두 외워버리고 論 1백부를 저술하였기에 당시 百部論師라 일컬어졌다. 그러나 성격이 호방하고도 걸출하여 매번 외출 때는 반드시 3량의 수레에 경서와 음식을 갖추고 다녔기에 또한 三車法師라 불리었다. 고종이 춘궁에 있을 때 모후인 문덕황후를 위하여 무릇 10여 院 1천8백97칸의 자은사를 지어 선사에게 들어와 거처하게 하며 모든 경전의 번역에 참여하게 하였는데, 그곳에 거처한 인연으로 사람들이 자은법사라 일컬었다. 또 남산율사는 계율을 지님에 정밀하고도 엄격하여 항상 하늘의 공양을 받고 있었는데, 선사의 三車라는 호를 듣고는 마음으로 남몰래 천하게 여겼었다. 하루는 선사가 율사를 방문하였는데 정오가 지나도록 하늘로부터 공양이 도착하지 않자 선사가 인사를 하고 물러나오니 하늘의 공양이 그제야 도착하므로 율사가 때를 넘긴 것을 힐책함에 천인이 말하기를 「대승보살께서 여기에 계셔서 그 호위가 매우 엄하였기에 들어올 수가 없었습니다」 하므로 율사가 그 말을 듣고는 마침내 크게 놀라며 참회하고 사죄하였다고 한다.

【2】稽首란,《주례》에 아홉 종류의 절이 있으니, 첫째는 稽首로서 머리를 아래로 내려 땅에 닿게 하였다가 한참을 머문 뒤에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둘째는 頓首로서 머리를 아래로 내려 땅에 닿게 하였다가 곧 일어나서는 또 머리를 내려 땅을 두드리는 것을 말한다. 셋째는 空首로서 머리끝을 손에 가져가는 것이니 소위 拜手라 일컫는 것을 말한다. 넷째는 振動으로서 두렵고도 당황한 마음에 급박하게 손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다섯째는 吉拜로서 온화한 얼굴로 손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여섯째는 凶拜로서 정현이 말하기를 「절을 한 후에 이마를 조아리면 吉拜요, 이마를 조아린 후에 절을 하면 凶拜이다」라 하였다. 일곱째는 奇拜로서 奇는 짝을 이루지 않음인데, 말하자면 예절을 간단히 하여 거듭 절하지 않는 것이다. 여덟째는 褒拜로서 답례로 하는 절을 말하는데, 옛 문장에는 보답하다(報)는 의미를 나타낼 때 褒 자를 쓰기도 하였다. 아홉째는 肅拜로서 몸을 곧추세우고 숙연한 얼굴로 미미하게 손을 내리는 것이니 마치 지금의 부인들이 하는 절과 같은 것을 말한다.

【3】세 스승은 화상과 갈마와 교수이다. 和尙은 이곳 말로 하면 近讀인데 이어받아 섬기는 일을 친근히 하고 경전의 법을 받아서 읽음을 일컬으며, 또는 力生인데 스승의 힘으로 말미암아 법신을 성장케 함을 말한다. 羯磨는 이곳 말로 하면 辦事인데 이로 말미암아 비구와 비구니의 일을 능히 판단하는 까닭이니 곧 受戒師이다. 敎授는 곧 수계 때 위의를 가르치는 자이다.《초》에 이르기를 「아사리는 이곳 말로 하면 正行인데, 능히 제자의 행위를 바로잡아 주는 까닭이다」라 하였다.《사분율》에 다섯 종류의 아사리를 밝혀 놓았으니, 첫째는 출가아사리로서 의지하여 출가를 얻은 자이다. 둘째는 수계아사리로서 수계 때 갈마를 한 자이다. 셋째는 교수아사리로서 위의를 가르쳐 준 자이다. 넷째는 수경아사리로서 좇아서 경전의 강의를 받았거나 혹은 4구게 한 수라도 받은 자이다. 다섯째는 의지아사리로서 혹은 하루 저녁이라도 의지하여 머물렀던 자이다. 다섯 가운데 2번째는 羯磨師이며, 3번째는 교수사이며, 4번째와 5번째는 화상사이다. 七證이란 수계 때의 證明戒師 7명을 말하는데, 만약 변방국이면 단지 3사람으로 증명사를 삼는다.

【4】《상서》에 「백성들을 가르친다」 하였으니, 斅는 음이 효이며 가르침이나 또는 모범으로 삼음이다.

【5】세 가지 지혜이다.

【6】縱說과 橫說이다.

【7】袈裟는 위없는 큰 복밭의 옷으로 지은 자나 받는 자 모두 무량한 복이 생기는 까닭이다. 또는 저 밭두둑의 경계를 본떠서 가지와 잎을 마름질한 까닭에 田衣라 한다. 塍은 음이 승(升)이요 논의 두둑이다.

【8】가섭 3형제는 애초에 화룡을 섬겼는데 부처님이 그들을 제도하고자 화룡의 굴로 갔더니 화룡이 부처님을 보고는 성을 내어 먼저 독을 품은 불길을 뿜자 부처님 역시 삼매의 불길을 놓으니 독룡이 그 열기에 괴로워하다가 몸을 숨길 곳이 없자 부처님 발우 가운데의 물속으로 몸을 던지거늘 부처님께서 설법을 행하고는 가섭 3형제를 득도시켰던 까닭에 그것을 일컬어 降龍鉢이라 한다.

【9】褐은 털로 짠 베이니 빈천한 자들이 입는 것이다.

【10】수미산 아래 香水海 가운데 한 마리의 눈 먼 거북이 있는데 그 수명은 무량겁으로서 백년 마다 한 번씩 물 밖으로 나오는데, 또한 구멍 하나가 뚫린 나무토막이 있어서 파도에 표류하다가 만약 간혹 서로 마주치면 거북이 그것에 의지하여 쉬고 마주치지 못하면 곧 물 속으로 잠겨든다. 중생 역시 이와 같아서 五趣라는 고통의 바다에 빠져서 떠내려가다가 사람의 몸을 얻기가 어려움이 이보다 심할 것이다. 혹시 사람의 몸을 얻었더라도 출가하기란 또한 쉽겠는가?

【11】龍華는 나무 이름으로 그 꽃이 마치 龍과 같은 까닭에 이름하였다.《미륵하생경》에 이르기를 「자씨는 하계의 시두말성 안의 대 바라문 묘범의 집안에 태어나서 출가하는 날 곧장 바른 깨달음을 이루니, 신장이 60장이요 8만4천의 相好를 모두 갖추고 있다. 나무 아래 앉아서 세 차례의 회상에서 설법하여 석가께서 남긴 법 가운데에서 혹은 한 번이라도 부처님의 이름을 일컬은 자들은 모두 남김없이 득도케 한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