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편의 명구·무비스님

성냄은 공덕의 숲을 태워버린다

通達無我法者 2008. 8. 12. 04:09

 

 

 

성냄은 공덕의 숲을 태워버린다


성냄은 마음의 불꽃이니

공덕의 숲을 다 태워 버린다.

보살도를 행하고자 하거든

인욕으로 참 마음을 잘 지켜라.


嗔是心中火  燒盡功德林  欲行菩薩道  忍辱護眞心

진시심중화    소진공덕림   욕행보살도    인욕호진심

-「한산시(寒山詩)」 

 

 

    『금강경』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은 인욕바라밀을 설하면서, 가리왕이 부처님의 몸을 베어 마디마디 잘려나가는 아픔을 겪었다고 하였다. 그 때 부처님에게는 아상도 없고 인상도 없고 수자상도 없고 중생상도 없었다. 만약 그러한 상이 있었더라면 마땅히 성내는 마음과 원한을 품는 마음과 복수하려는 마음을 내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어떤 경우라도 마음의 분노를 일으키는 일은 수행자의 자세가 아니며 지혜로운 사람의 태도가 아니라는 뜻이다.


   분노의 불길은 그동안 쌓아놓은 온갖 공덕을 다 태워 없애버린다. 세존은 일생동안 무수한 모욕과 음해를 겪었지만 단 한번도 성내는 마음을 일으킨 적이 없었다.


   특히 코살라 국의 유리왕(가리왕)이 세존의 고국인 카필라 성을 침범하여 석가족을 모두 살해할 때에도 무아(無我)의 인욕으로 단 한 번도 분노하지 않았다. 그것은 세존이 안·이·비·설·신·의도 없고 색·성·향·미·촉·법도 없고 아상과 인상과 중생상과 수자상도 없는 경지에 도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진정한 인욕은 이와 같이 철저하게 무아(無我)가 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인욕을 행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무아의 경지가 아니더라도 분노의 불길을 꾹꾹 눌러 참으며 끝까지 견뎌 낸다면 그 또한 높이 살 만하다. 그래서 예부터 참을 인[忍]자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이 있으며, 인지위덕(忍之爲德)이라 하여 참는 것이 큰 덕이 된다는 말도 있다.


   옛날의 역사나 지금의 국내외의 정세들을 보면 분노를 참지 못해 악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흔하다. 유리왕이 석가족을 멸망시키고 카필라 성을 빼앗은 것도 분노를 참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왕 참는 김에 끝까지 참았더라면 세상은 달라졌을 것이고 사람들은 평화와 행복을 좀 더 누리고 살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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