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밀린다판하(Milindapanha)

Ⅱ. 서장(序章) - [2 장] 3. 해탈하면 지식은 없어지는가

通達無我法者 2008. 10. 20. 15:40

 

 

        Ⅱ. 서장(序章)
      
                [2 장]
      
        3. 해탈하면 지식은 없어지는가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지식을 갖는 자는 지혜도 갖습니까?” "그러합니다. 대왕이여." "지식과 지혜는 둘 다 같은 것입니까?" "그러합니다." "그렇다면, 지식과 함께 지혜를 갖는 사람은 당혹(當惑)되는 일이 있습니까? 또는, 없습니까?" "어떤 일에 대해서는 당혹되고 어떤 일에 대해서는 미혹되지 않습니다." "어떤 일에 대해서 당혹되고 어떤 일에 대해서 당혹되지 않습니까?" "아직 배우지 않은 기술의 영역이나, 아직 가본 적이 없는 지방이나, 아직 들어보지 못한 명칭과 술어 등에 대해서는 당혹될 것입니다." "어떤 일에 대하여 당혹되지 않습니까?" "통찰(智慧)에 의하여 달관(達觀)한 것 즉, '무상이다' '고다' '무아다' 하는 데 대해서는 당혹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깨친 사람의 미망(痴)은 어디로 갑니까?" "지혜가 생기자마자 곧 미망은 사라져 버립니다." "비유를 하나 들어주십시오." "사람이 어둔 방 안으로 등불을 가져 왔을 때 어둠이 사라지고 밝음이 나타나는 것과 같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렇다면 지혜는 어디로 갑니까?" "지혜는 자신의 해야 할 일을 성취하자마자 곧 사라집니다. 그러나 지혜에 의하여 성취된, '무상이다', '고다', '무아다'라고 하는 깨침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존자여, 방금 말씀에 대하여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어떤 사람이 밤중에 서기에서 등불을 밝혀 편지를 쓴 다음, 등불을 끄는 경우와 같습니다. 이 경우 등불은 꺼져도 편지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지혜는 사라지지만 지혜에 의하여 성취된 '무상', '고', '무아'의 깨침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동쪽 어떤 시골에서는 집집마다 5개의 물병을 준비해 두었다가 화재가 일어나면 끄는 풍속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집에 불이 나면 그 5개의 물병을 집에 내 던져 불을 끈다고 합니다. 불이 꺼진 다음에도 그 사람들은 물병을 계속 사용하려고 생각하겠습니까?" "아닙니다. 존자여. 물병들은 이젠 소용없습니다. 불을 끈 다음에 물병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 "대왕이여, 5개의 물병은 5개의 뛰어난 수행력, 즉 신앙, 정진, 전념, 정신 통일, 지혜와 같고, 시골 사람들은 수행자와 같으며, 불은 번뇌와 같습니다. 5개의 물병으로 불을 끄는 것과 같이 5개의 뛰어난 수행력에 의하여 모든 번뇌불을 끕니다. 이리하여 이미 없어진 번뇌는 두 번 다시 일어나는 일이 없습니다." "또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이를테면 의사가 약초로 만든 다섯 가지 약을 환자에게 먹여 병을 낫게 하는 경우와 같습니다. 이 경우 병이 나은 다음에도 의사는 다시 그에게 약의 효과를 보이려고 생각하겠습니까?" "아닙니다. 약은 이제 할 일을 다 했습니다. 병이 나은 사람에게 약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대왕이여, 꼭 그와 같습니다. 다섯 가지 약은 5개의 뛰어난 수행력과, 의사는 수행자와 병은 번뇌와 환자는 범부(凡夫)와 같습니다. 다섯 가지 약에 의하여 병이 낫는 것처럼 5개의 뛰어난 수행력에 의하여 모든 번뇌는 없어지며, 지혜는 사라지지만 성취된 깨달음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또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전쟁에 용감한 병사가 싸움터에 나가 5개의 화살을 쏘아 적을 격파했다고 합시다. 용사는 그 이상 계속 화살을 쏠 필요가 있겠습니까?" "아닙니다. 화살에 의한 일은 이미 다했습니다. 무엇 때문에 더 필요가 있겠습니까." "대왕이여, 꼭 그와 같습니다. 5개의 화살에 의하여 적군이 격파되는 것처럼, 5개의 뛰어난 수행력에 의하여 모든 번뇌가 타파되고, 타파된 번뇌는 두 번 다시 일어나는 일이 없습니다. 이같이, 지혜는 할 일을 마치자마자 곧 없어지지만 그 지혜에 의하여 성취된, '무상이다', '고다', '무아다'라고 하는 깨침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