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초기불교산책·각묵스님

세상이란 무엇인가 ② - 12처가 곧 일체

通達無我法者 2010. 4. 14. 21:44

 

 

세상이란 무엇인가 ② - 12처가 곧 일체

뭉쳐두고 보며 속을 것인가

  

‘일체’라는 개념에 속지 말고

‘12처’로 해체해 봐야 깨달아

 

이제 12처 혹은 육처의 가르침의 중요성을 살펴보자.

무엇보다 먼저 12처는 존재하는 모든 것 즉 일체(一切)에 대한 부처님의 명쾌한 대답이라는 점을 들어야 한다.

12처의 가르침은 세상을 눈.귀.코.혀.몸.마음(안이비설신의)의 육내처와 형색.소리.냄새.맛.감촉.법(색성향미촉법)의 육외처로 ‘해체’해서 설하신 가르침인데,

이것이야말로 존재하는 모든 것이요 이 이외의 일체란 없다고 부처님은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그래서 <육처 상윳따>(S35)의 여러 경들에서 세존께서는 육내외처 즉 12처가 바로 일체이지 다른 일체란 없다고 다음과 같이 강조하신다.

 

“비구들이여, 그러면 무엇이 일체인가?

눈과 형색, 귀와 소리, 코와 냄새, 혀와 맛, 몸과 감촉, 마음(意)과 (마음의 대상인) 법, 이를 일러 일체라 한다.

비구들이여,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이런 일체를 버리고 다른 일체를 천명할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것은 단지 말로만 떠벌리는 것일 뿐이다.

만일 질문을 받으면 대답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더 큰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무슨 이유 때문인가? 비구들이여, 그것은 그들의 영역을 벗어났기 때문이다.”(S35:23)

 

이처럼 부처님께서는 세상 혹은 존재하는 모든 것(일체)이란 모두 안과 밖이 만나는 것 즉 눈이 형색과, 귀가 소리와, 코가 냄새와, 혀가 맛과, 몸이 감촉과, 마음이 법과 조우하고 부딪히는 것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12처의 가르침을 통해서 강조하고 계신다.

세존께서는 일체 존재와 세상을 이렇게 안과 밖의 감각장소로 해체해서 간단명료하게 제시하신다.

 

그러면 왜 세상을 12처로 해체해서 설하셨는가? 오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무상.고.무아를 극명하게 드러내기 위해서이다.

세상이라든지 일체라든지 하면 고정불변한 영원한 세상이나 절대적인 존재로서의 일체가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을 해서 세상이나 일체에 집착하게 된다.

그러나 세상을 안이비설신의와 색성향미촉법의 열두 가지로 해체해서 보게 되면 세상의 무상.고.무아가 극명하게 드러나게 된다.

눈은 무상한 것이요 눈의 대상인 형색도 무상한 것으로 분명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상이나 고나 무아를 보게 되면 결국은 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가 성취되어서 해탈열반을 실현하게 된다.

이것은 나라는 존재를 오온으로 해체해서 보면 무상.고.무아 염오-이욕-해탈-구경해탈지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래서 초기불전의 도처에서 이렇게 강조한다.

 

“비구들이여, 눈은 무상하다. … 괴로움이다. … 무아다. … 마음(意)은 무상하다. … 괴로움이다. … 무아다. 비구들이여, 이렇게 보는 잘 배운 성스러운 제자는 눈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 마음(意)에 대해서도 염오하고 … 마노의 감각접촉을 조건으로 하여 일어나는 즐겁거나 괴롭거나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에 대해서도 염오한다. 염오하면서 탐욕이 빛바래고, 탐욕이 빛바래기 때문에 해탈한다. 해탈하면 해탈했다는 지혜가 있다.

‘태어남은 다했다. 청정범행은 성취되었다. 할 일을 다 해 마쳤다. 다시는 어떤 존재로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꿰뚫어 안다.”(S35:222 등등)

 

뭉쳐두면 세상과 일체라는 개념(施設)에 속고 12처라는 법으로 해체하면 깨닫는다.

세상과 일체를 12처로 해체해서 보아야 그가 진정한 부처님 제자다.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