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30송(唯識三十頌)

유식30송-12/혜거스님

通達無我法者 2007. 9. 21. 21:00
제 12 송

煩惱謂貪瞋 痴慢疑惡見  번뇌위탐진 치만의악견
隨煩惱謂念 恨覆惱嫉?  수번뇌위념 한부뇌질간

6종심소 중 근본번뇌에는 탐(貪)·진(瞋)·치(痴)·만(慢)·의(疑)·악견이 있으며 수번뇌에는 분(忿)·한(恨)·부(覆)·뇌(惱)·질(嫉)·간(?)이 있으며.

(해 설)

제3능변식은 제8아뢰야식과 제7말나식에 이어 세 번째의 능변식으로 전6식을 말한다. 6식은 모두 경계를 요별하므로 요별능변식 또는 요경능변식이라 한다. 그 성질이 일정하지가 않아서 때로는 선이 되고 때로는 악이 된다. 탐·진·치 등 51심소는 모두 제6식과 상응하고 그 중에 34심소만 전5식과 상응한다.

번뇌(煩惱) 

번뇌는 근본번뇌를 말한다. 모든 번뇌가 이로 말미암아 일어나므로 근본번뇌라 한다. 이는 인간의 심성을 가장 악하게 하는 심소이다.

탐(貪)

탐(貪)은 탐욕이다. 세상에 처신함에 스스로 만족할 줄 모르고 적은 것은 싫어하고 많은 것을 좋아하며 괴로움을 싫어하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등 끝없는 욕구를 말한다.

진(瞋)

진(瞋)은 진노를 말하는 것으로 자기의 감정에 맞으면 즐거워 하지만 감정을 거슬리면 진노가 생기하여 성내는 마음을 진이라 한다. 한 생각 진심을 일으키면 만 가지의 업을 지어 장애를 스스로 만들게 되므로 인욕을 닦아 성내는 마음을 없애야 한다.

치(痴) 

어리석은 마음이니 곧 무명을 일컫는 말이 지혜롭지 못하며 사리가 분명하지 않을 뿐 아니라 깨끗하지 못한 것에 물들어 필경에는 악도에 떨어지므로 이를 치(痴)라 한다.

만(慢) 

만(慢)은 다른 사람을 경시하고 자신을 과시하는 것을 말한다. 만심·자만심·교만심 등으로 타인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삼가지 않는 만심은 무아의 이치를 깨달아 아집을 끊어야 스스로 만심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의(疑)

의(疑)는 남을 믿지 않는 병이지만 이보다 더 큰 병은 출세간도의 진리를 믿지 않는 것이다. 11선 중 신(信)이 도의 근원이라면 의(疑)는 장도(障道)의 으뜸이 된다. 진리를 믿지 않으므로 수행할 수가 없고 남을 믿지 않으므로 남으로부터 신뢰가 없고 인과응보마저 믿지 않으므로 악을 더욱 가중시켜 마침내 자신을 파멸하게 된다. 그러므로 수행자는 반드시 불신을 깨트리고 신(信)으로써 출발해야 한다.

이상 탐·진·치·만·의를 5둔사(五鈍使)라 하는 바 이는 미사지혹(迷事之惑)에 관계되므로 사혹(思惑)이라 하고 미사지혹이란 잘못된 생각으로 일을 미혹케 한다는 뜻으로 그 악심소(惡心所) 곧 모든 번뇌가 마음으로부터 일어나기 때문에 사혹이라 한다.

5둔사의 사(使)는 치달린다는 뜻으로 탐·진·치·만·의의 번뇌가 정(精)·추(序)를 가리지 못하고 치달려 6도를 윤회하여 모든 고통을 받게 함을 말하고 둔(鈍)이란 그 성(性)이 우둔하여 끊기가 쉽지 않음을 말한다.

악견(惡見)

6번뇌 중 탐·진·치·만·의의 5종을 5둔사 또는 사혹이라 하고 여섯 번째의 악견은 5리사(五利使)라 하는데 이치를 어둡게 하는 혹(惑)이라는 뜻으로 미리지혹(迷理之惑)이라 하고 이를 견혹(見惑)이라 한다. 또 악견에 5종의 견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이를 5견이라 한다. 이 5견은 진리성을 미혹하여 일어나며 그 혹성이 예리한 까닭에 리사(利使)라 한다.

5견은 다음과 같다.

① 신견(身見)

아견과 아소견(我所見)이다. 모든 중생은 오온화합생이어서 마침내 환멸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내 몸이 실제 존재한다고 여겨 탐진치 등 번뇌를 일으킴을 아견이라 하고 의식주 등을 소유함에 본래 정해진 주인이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자기의 소유로 집착하는 것을 아소견이라 한다. 아견과 아소견을 통칭하여 신견이라 한다.

② 변견(邊見)

어떤 수행자가 아견으로 사후의 세계를 추측하여 죽음 자체로 모든 것은 끝나고 일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을 단견이라 하고 또 어떤 수행자가 사후에도 영원불멸하여 다시 사람으로 태어난다고 여기는 것은 상견이라 하는데 이러한 생각을 공견(空見)·유견(有見) 또는 단견, 상견,이라 하고 이는 모두 양변이 되어 중도,가 아니기 때문에 변견이라 한다.

③ 사견(邪見) 

잘못된 생각, 삿된 생각이다. 사견 중에 가장 극심한 사견은 인과를 믿지 않는 것이다. 인과를 믿지 않으므로 악행을 자행하고 선근을 저해하여 자신을 해치고 남에게까지 피해를 주기 때문에 사견의 피해는 언설로 다하기 어렵다.

④ 견취견(見取見)

자기의 견해는 옳고 다른 사람의 견해는 잘못된 것이라고 고집하는 것을 견취견이라 한다.

⑤ 계금취견(戒禁取見) 

계율에 집착하는 견해로서 예를 들면 인도 사람들이 소를 본받으면 생천할 수 있다고 믿고 중국 사람들이 채소를 먹으면 득도할 수 있다고 믿는 것으로 계율만을 고집하는 것을 말한다.

이상의 탐·진·치·만·의·악견을 6종의 근본번뇌라 한다. 근본번뇌 가운데 악견으로 말미암아 발하는 신견·변견·사견·견취견·계금취견의 5견을 사혹 또는 수혹(修惑)이라 하고 이는 생활하는 가운데 일어나는 심리적 병태이다.

5견을 반복하면 10종이 되어 끊임없는 번뇌를 벗어버릴 수 없게 된다. 5견을 반복해서 뒤에 일어나는 5견을 견혹 또는 이혹(理惑)이라 하고 이는 견해 가운데서 발생하는 심리적 상태이다.

이상 10종의 번뇌는 제8식에는 전혀 없고 제7식에는 탐·치·만·악견은 있고 의(疑)는 없으며 제6식에는 전부 존재하고 전5식에는 탐·진·치 3종이 작용을 한다.

수번뇌(隨煩惱) 

번뇌에는 근본번뇌와 지말번뇌로 나누어지는데 근본번뇌는 이미 설명하였고 지말번뇌는 모두 근본번뇌를 따라서 생하고 모두 20종이 된다. 20종의 수번뇌는 다시 10종의 소수번뇌·2종의 중수번뇌·8종의 대수번뇌로 분류된다.

본 송에서는 10종의 소수번뇌 중 6종만이 있으니 다음과 같다.

① 분(忿) : 역경계에 대하여 분개하고 분노심을 발하여 업을 짓는다.
② 한(恨) : 분한 마음이 계속되어 원한의 독(毒)을 내는 것이다.
③ 부(覆) : 은폐의 뜻으로 자기의 업을 은폐시키는 것이다.
④ 뇌(惱) : 분한(忿恨)을 계속하여 포악해지는 것이다.
⑤ 질(嫉) : 질투심으로 남을 음해하고 중상 모략함을 말한다.
⑥ 간(?) : 인색한 마음이니 남에게 도움 주는 일을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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