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성전(佛敎聖典)

제5편 조사어록/제6장 상단법어/10. 화두 참구하는 법

通達無我法者 2007. 11. 14. 20:39
제5편 조사어록/제6장 상단법어/10. 화두 참구하는 법
 
스님은 어느 날 대중을 모아 놓고 일상의 정진을 낱낱이 물은 다음 이와 같이 말했다.
"모름지기 대장부의 마음을 내고 결정된 뜻을 세워, 평생에 깨치거나 알려고 한 모든 법과 문장과
어언 삼매(語言三昧)를 싹 쓸어 큰 바닷속에 던져버리고 다시는 집착하지 마시오. 한번 앉으면 그
자리에서 팔만사천의 온갖 생각을 끊고, 본래부터 참구하던 화두를 한번 들면 놓지 마시오.
'모든법이 하나로 돌아가는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 '어떤 것이 본래 면목인가?' '어떤것이
내 성품인가?' '어째서 개에게 불성이 없다고 했을까?' 이런 화두를 들되, 마지막 한 마디를
힘을 다해 드시오. 화두가 앞에 나타나면 들지 않아도 저절로 들려 고요한 곳에서나 시끄러운
곳에서나 한결같을 것이오. 이 경지에 이르면 다니거나 멈추거나 앉거나 눕거나 옷 입을 때나 밥
먹을 때나 언제 어디서나 온몸은 하나의 의심덩이가 됩니다. 의심하고 또 의심하며, 부딪치고 또
부딪쳐 몸과 마음을 한덩어리로 만들어 그것을 똑똑히 참구하시오. 화두 위에서 그 뜻을 헤아리거나
어록이나 경전에서 그것을 찾으려 하지 말고, 단박 깨뜨려야 비로소 집안에 들어가게 될 것이오.
만약 화두가 들어도 들리지 않아 냉담하고 아무 재미가 없으면, 낮은 소리로 서너 번 연거푸 외워
보시오. 문득 화두에 힘이 생기게 됨을 알 수 있을 것이오. 그런 경우에 이르면 더욱 힘을 내어 놓치지
않도록 하시오. 여러분이 저마다 뜻을 세웠거든 정신을 차리고 눈을 비비면서, 용맹 정진하는
가운데에서도 더욱더 용맹정진하면 갑자기 탁 터져 백천 가지 일을 다 알게 될 것이오. 그런 경지에
이른 사람은 이십 년이고 삼십년 이고를 묻지 말고 물가나 나무 밑에서 성태(聖胎)를 기르시오.
그러면 그는 금강권도 마음대로 삼켰다 토했다 하며, 가시덤불 속도 팔을 저으며 지나갈 것이고,
한 생각 사이에 시방세계를 삼키고 삼세의 부처를 토해낼 것이오.
이와같은 경지에 이르러야 그대들은 비로소 법신불의 갓을 머리에 쓸 수 있고, 보화불의 머리에 앉을
수 있을 것이오. 그렇지 못하면 밤낮을 가리지 말고 방성 위에 우뚝 앉아 눈을 바로 하고
'이 무엇인가?'의 도리를 참구 하시오."                                [懶翁 語錄 : 나옹 어록]
 
※懶翁(나옹 : 고려때 스님, 법명은 혜근, 중국 원나라에 가서 지공에게서 깨달아 법의와 불자를
받고 1371년에 왕사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