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성전(佛敎聖典)

제5편 조사어록/제7장 선가의 거울/14. 네 마리 독사

通達無我法者 2007. 11. 14. 21:05
제5편 조사어록/제7장 선가의 거울/14. 네 마리 독사
 
우습다. 이 몸이여. 아홉 구멍에서는 항상 더러운 것이 흘러 나오고, 백천 가지 부스럼 덩어리를
한 조각 엷은 가죽으로 싸 놓았구나. 가죽 주머니에는 똥이 가득 담기고 피고름 뭉치이므로
냄새나고 더러워 조금도 탐하거나 아까워할 것이 없다. 더구나 백년을 잘 길러 준대도 숨 한 번에
은혜를 등지고 마는 것을.
모든 업이 이 몸 때문에 생긴 것이다. 이 몸은 애욕의 근본이므로 그것이 허망한 줄 알게 되면
애욕도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이를 탐착하는 데서 한량없는 허물과 근심 걱정이 일어나기 때문에
여기 특별히 밝혀 수행인의 눈을 띄워 주려는 것이다.
네 가지 요소(사대)로 이루어진 이 몸에는 주인될것이 없으므로 네 가지 원수가 모였다고도 하고,
네 가지 은혜를 등지는 것들이므로 네 마리 독사를 기른다고도 한다.
내가 허망함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남의 일로 화도 내고 깔보기도 하며, 다른 사람도 또한
허망함을 깨닫지 못해 나로 인해 성내고 깔보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두 귀신이 한 송장을 가지고 싸우는 것이나 다를 것 없다.
                                                                                   [西山 禪家龜鑑 : 서산 선가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