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화스님

[청화스님] 나그네 길

通達無我法者 2007. 11. 23. 17:57

추풍낙엽이라, 만추(晩秋)의 가을 바람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습니다.
보통 우리 인생을 가리켜서 '나그네 길'이라 이렇게 표현을 합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만이 나그네는 아닙니다. 우리 인간 존재가 지금 살고있는 이 세상은 분명히 '나그네 길'입니다.

그러나 이 인간 세상뿐만이아니라 과거 전생이나 미래 내생도 모두 나그네 길입니다.
불교말로하면 '삼계유여객사(三界喩如客舍)'라 욕계(欲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 모두가 하나의 객사에 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나그네 길'은 마땅히 출발점이 있어야 할 것이고, 따라서 종착점이 응당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어디서 출발했을 것이며,또 지금은 인간 세상에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서 종착점에 갈 것인가? 이러한 것은 근본적인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들은 먹고살고 입고하는 의식주에 바쁘다 보니까 보통은 이런 본질적인 문제를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이러한 본질적인 중요한 문제는 잃어버리고서 우리가 구하는 것은 한도 끝도 없이 가지가지로 많습니다. 예를 들면 먹는 것이나 입는 것이나 사는 것이나 또는같은 인간끼리 사귀는 남녀간이나 친구지간이나 어떤 관계나 모두가 다완벽한 그러한 관계를 우리는 추구합니다. 그러나 그런 관계를 추구하는 것들이 이루어질 수가 있을 것인가?


우리 인간의 근본 번뇌, 고(苦)가운데도 있듯이 '구부득고(求不得苦)라' 구하지만 우리가 얻을 수가 없단 말입니다. 자기 분수에 맞게끔 인간은 인간대로 또는 아들은 아들대로 어버이는 어버이대로 정다웁게 분수에 맞는 것을 요구한다면 모르겠지마는 대부분 다 자기 분수를 떠나서 구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가 구하는 것은 얻을 수가 없이 항시불만스러운 것이 전부입니다.


'아프지 않겠다' 이렇게 맘을 먹는다 하더라도 어느 날엔가 우연히아프고 맙니다. 젊은 날의 내 소중한 젊음이 조금도 변화가 안되고서항시 계속되면 쓰겠다. 그러나 세월 따라서 주름살도 생기고 하지 않습
니까? 이와 같이 '나그네 길'이라는 것은 그때 그때 변화 무상(無常)한것인데 우리 중생들은 자기가 좋은 쪽으로만 변화되기를 바랍니다.
정말로 우리 인생은 이것 저것 따지고 보면 고행 바다이고 종단에는그렇게 하다가 이 몸뚱이 몽땅 버리고 죽고마는 것인데 어차피 죽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게 생생하고 울창하던 숲들이 이렇게 다 이울어지고 추풍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만추의 계절, 이런 때는 정말로 우리 인생도 저와 같이 될 수밖에는 없겠구나. 평소에는 우리가 들뜨고 바빠서 미처 못 느꼈다
하더라도 이 가을 만추에만은 자기 본질적인 인생의 문제를 회고해 보고 성찰을 해 봐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