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잡아함경(雜阿含經)

잡아함경 제 42 권

通達無我法者 2007. 12. 24. 10:05
[1714 / 2145] 쪽
  
잡아함경 제 42 권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1145. 복전경(福田經)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파사닉왕(波斯匿王)이 부처님의 처소로 찾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사람에게 보시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음이 하고 싶은 곳에 하십시오."
  파사닉왕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떤 곳에 보시해야 큰 과보(果報)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대왕이여, 앞에서 질문했던 내용과 다른 질문이군요. '어떤 곳에 보시해야 하는가?'하는 것은 앞에서 질문했던 내용과 다른 질문입니다. 제가 이제 당신께 묻겠으니 마음대로 대답하십시오. 대왕이시여, 비유하면 이 나라에서 군진(軍陣)에 이르러 적병과 싸울 때에 많은 군사들을 모집하는데, 어떤 바라문의 아들이 동쪽에서 왔다고 합시다. 그런데 그가 아직 나이가 어려서 연약하고 단정하며, 살갗은 희고 머리는 검으며, 게다가 무술도 익히지 못했고 술책(術策)도 배우지 못하여 두렵고 무서워서 후퇴하고 제 자신도 제대로 안정되지 못하며, 도적을 보고도 차마 찌르거나 쏘지 못하고 아무 방편이 없어 적을 해치지도 못한다면 대왕이여, 이와 같은 사람에게 왕께서는
  
  
1)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4권 6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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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을 주시겠습니까?"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상을 주지 않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러실 것입니다. 대왕이여, 찰리(刹利) 동자가 남쪽에서 찾아오고, 비사(鞞舍) 동자가 서쪽에서 찾아오고, 수다라(首陀羅) 동자가 북쪽에서 찾아왔는데, 그들 모두 기술이 없기는 동쪽에서 온 바라문의 아들과 같다면 왕은 그들에게 상을 주시겠습니까?"
  "상을 주지 않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이 나라에서 군사를 모아 군진에 이르렀을 때, 어떤 바라문(婆羅門) 소년이 동쪽에서 찾아왔는데, 그는 나이가 젊고 단정하며, 피부가 희고 머리털도 검으며, 무예를 잘 익힌 데다가 싸우는 술법까지 잘 알며, 게다가 용맹스러워 두려움이 없고 용감하게 싸워 물러나지 않으며, 침착히 머물고 자세히 관찰했다가 창을 휘둘러 큰 적을 죽이고 무찌른다면, 대왕이시여, 어떻습니까? 대왕께서는 이와 같은 군사에게 큰 상을 주시겠습니까?"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큰 상을 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러실 것입니다. 찰리 동자가 남쪽에서 찾아오고, 비사 동자가 서방에서 찾아오고, 수다라 동자가 북쪽에서 찾아왔는데, 나이도 젊고 단정한데다 여러 가지 재주가 능하고 용맹스러워, 열심히 적과 싸워 적을 물리치되 모두 동방의 바라문 아들과 같다면, 그런 군사에게 왕께서는 상을 주시겠습니까?"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큰 상을 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시여, 그러실 것입니다. 사문이나 바라문이 다섯 가지를 멀리 여의고 다섯 가지를 성취한다면 복전(福田)을 성취할 것이니, 그 복전에 보시하면 큰 복과 큰 이익과 큰 과보를 얻을 것입니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를 여의는 것인가? 이른바 탐욕의 덮개[貪欲蓋]와 성냄의 덮개[瞋恚蓋]·수면의 덮개[睡眠蓋]·들뜸의 덮개[掉悔蓋]·의심의 덮개[疑蓋]를 이미 끊고, 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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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줄을 이미 알면 이것을 다섯 가지를 여읜 것이라고 합니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를 성취하는 것인가? 배울 것이 없는 이가 계신(戒身 : 계율)을 성취하는 것이며, 배울 것이 없는 이가 정신(定身 : 선정)·혜신(慧身 : 지혜)·해탈신(解脫身)·해탈지견신(解脫知見身)을 성취하는 것을 말하니, 이러한 것을 다섯 가지를 성취한 것이라고 합니다.
  대왕이여, 이와 같이 다섯 가지를 여의고 다섯 가지를 성취하면 복전을 건립(建立)한 것이니, 그 복전에 보시하면 큰 과보를 얻을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창을 휘둘러 용맹스럽게 싸워
  일을 감당해내는 용감한 사나이
  그렇게 싸움을 하였기 때문에
  공(功)에 따라 두둑하게 상을 주지만
  명성(名聲) 있는 종족의 혈통이라도
  겁 많고 용기 없으면 상주지 않네.
  
  욕됨을 참고 어진 일을 닦고
  진리를 보아 복전을 건립하며
  성현의 율의(律儀)를 두루 갖추고
  깊고 묘한 지혜를 성취한다면
  종족의 혈통은 비록 미천해도
  보시 받는 복전이 될 수 있네.
  
  의복 음식과 재물과 보배와
  침구 따위의 온갖 도구들로
  그에게 공경하여 보시하라.
  깨끗한 계율을 가졌기 때문이다.
  행인들이 많이 다니는 숲이나 들판에
  우물을 파서 그들에게 물을 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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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이나 개울에 다리를 놓으며
  머나먼 길에 여관을 지으면
  계율과 덕망과 많이 들어 아는 이
  길을 가다가 쉬게 되리라.
  
  비유하면 먹구름이 사방에서 일어
  뇌성이 울고 번개를 치며
  온 땅에 골고루 비가 내리면
  온갖 초목(草木)이 무성해지고
  짐승들 모두 기뻐 날뛰며
  농부들 함께 즐거워하는 것과 같네.
  
  이와 같아서 깨끗하게 믿는 마음과
  많이 들어 지혜로운 이 인색함을 버리고
  풍족한 재물과 음식으로써
  언제나 좋은 복전에 보시 행하면
  높이 외쳐 기쁨과 사랑을 늘려 주되
  좋은 밭에 단비가 내리는 것 같으리.
  
  공덕의 물은 쏟아지고 흘러 들어
  시주(施主)의 마음 적셔 윤택하게 하나니
  재물은 많아지고 좋은 이름 퍼져서
  열반의 큰 결과에 이르게 되리.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파사닉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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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6. 명명경(明冥經)2)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파사닉왕은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찾아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습니까? 바라문(婆羅門)이 죽으면 그는 도로 자기 성인 바라문 집에 태어납니까? 아니면 혹은 찰리(刹利)나 비사(鞞舍)나 수다라(首陀羅) 집에 태어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시여, 어찌 그렇게 될 수 있겠습니까? 대왕은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네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네 종류의 사람인가? 어떤 한 종류는 어두운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고, 어떤 한 종류는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들어가며, 어떤 한 종류는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고, 어떤 한 종류는 밝은 곳에서 밝은 곳으로 들어갑니다.
  대왕이여, 어두운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는 한 종류란 어떤 것인가? 어떤 사람은 비천(卑賤)한 가문인 전다라(旃陀羅)의 집안, 또는 어부나 사냥꾼의 집안, 또는 대나무 가공하는 집안, 수레 만드는 집안이나 그 밖의 갖가지 비천한 장인(匠人)의 집안에 태어나서 가난하게 살아가며 형체가 초췌(憔悴)한데, 게다가 천(賤)한 업을 익혀 남에게 천대받고 부림을 당하기까지 하니 이러한 것을 어두운 곳이라고 합니다. 이 어두운 곳에서 살면서 다시 몸으로 악한 행동을 하고 입과 뜻으로도 악한 행동을 하면, 그는 그러한 인연으로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세상에 태어나되 지옥에 떨어질 것입니다. 마치 어떤 사람이 깜깜한 곳에서 깜깜한 곳으로 들어가고, 뒷간에서 뒷간으로 들어가며, 피로써 피를 씻고, 악을 버렸다가 악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어둠에서 어둠으로 들어가는 것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어둠에서 어둠으로 들어간다고 말합니다.
  
  
2)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4권 7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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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들어가는 한 종류란 어떤 것인가? 세상의 어떤 사람은 천한 가문에 태어나……(내지)……남을 위해 온갖 비천한 업을 일삼는데 이것을 어두운 곳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어두운 곳에서 몸으로 선한 행을 하고 입과 뜻으로도 선한 행을 하면, 그는 그러한 인연으로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틀림없이 좋은 세상에 태어나되 천상에 화생(化生)할 것입니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평상에 올랐다가 말을 타고 말에서 코끼리로 옮겨 타는 것처럼,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들어가는 것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이것을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는 한 종류란 어떤 것인가? 세상의 어떤 사람들은 부유하고 행복한 집안인 찰리 또는 바라문이나 장자의 집안이나 그밖에 온갖 부유하고 행복한 집안에 태어나서, 여러 가지 재물과 종들과 하인을 많이 거느리고, 널리 친구들을 모으며, 단정하고 총명하고 지혜 있는 몸을 받는데, 이것을 밝은 곳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이 그러한 밝은 곳에서 몸으로 악한 행을 하고, 입과 뜻으로 악한 행을 저지르면 그는 그러한 인연으로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틀림없이 나쁜 세상에 태어나게 되어 지옥에 떨어지고 말 것입니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높은 다락에서 내려와 큰 코끼리를 타고, 코끼리에서 내려와 말을 타며, 말에서 내려와 가마를 타고, 가마에서 내려와 평상에 앉으며, 평상에서 내려와 땅에 떨어지고, 땅에서 다시 깊은 구덩이로 떨어지는 것처럼,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는 사람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밝은 곳에서 밝은 곳으로 들어가는 한 종류란 어떤 것인가? 세상의 어떤 사람들은 부유하고 행복한 집안에 태어나……(내지)……형상이 단정하고 엄숙하면 이것을 밝은 곳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이렇게 밝은 곳에서 몸으로 선행(善行)을 하고 입과 뜻으로 선행을 하면, 그는 그러한 인연으로 몸이 허물어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좋은 세상에 태어나되 천상에 화생할 것입니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다락에서 다락으로 옮겨가고, 이와 같이……(내지)…… 평상에서 평상으로 옮겨가는 것처럼, 밝은 곳에서 밝은 곳으로 들어가는 사람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이것을 밝은 곳에서 밝은 곳으로 들어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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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 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난하고 궁색하며 고달파하는 사람
  믿는 마음 없고 원한만 늘리며
  아끼고 탐내고 악하고 삿된 생각으로
  어리석고 의혹하며 공경하지 않네.
  
  사문이 되어 도를 닦는 이로서
  계율 지키며 많이 들어 아는 사람을 보면
  헐뜯고 비방하고 칭찬하지 않으며
  남이 보시하고 받는 것 방해하는 자.
  
  그런 짓을 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저 세상에 가더라도
  틀림없이 지옥 속에 떨어지리니
  어두운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만약 가난하고 궁색한 사람일지라도
  믿는 마음 있고 원한이 적으며
  언제나 부끄러워하는 마음 내고
  은혜로 보시하고 간탐의 때 여의는 자.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계율 지키며 많이 들어 아는 사람을 보면
  겸허(謙虛)하게 안부를 묻고
  필요에 따라 생활도구 대어주며
  남을 권하여 보시 행하게 하고
  시주하는 이와 받는 이를 찬탄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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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같은 착한 일 닦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저 세상에 가더라도
  착한 세계인 천상에 오르나니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부유하고 행복한 사람이지만
  믿는 마음 없고 원한만 늘리며
  간탐하고 질투하며 악한 생각 내고
  삿된 의혹으로 공경하지 않는 자.
  
  사문이나 바라문을 보고도
  헐뜯고 비방하며 칭찬하지 않고
  남이 보시하는 것을 방해하고
  또 보시를 받는 이도 끊는 자.
  
  이와 같은 악한 짓 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저 세상에 가더라도
  반드시 고통받는 지옥에 태어나리니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또 어떤 부유한 사람이
  믿는 마음 있고 성내지 않으며
  언제나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내고
  은혜로 베풀고 미워하는 때 여읜 자.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계율 지키며 많이 들어 아는 사람을 보면
  먼저 받들어 맞이하고 안부 물으며
  
[1722 / 2145] 쪽
  필요에 따라 생활도구 대어주고
  사람들에게 권하여 공양하게 하며
  시주하는 이와 받는 이를 찬탄하는 자.
  
  이와 같이 착한 일 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저 세상에 가더라도
  틀림없이 삼십삼천에 태어나리니
  밝은 곳에서 밝은 곳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파사닉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147. 석산경(石山經)3)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파사닉왕이 대낮에 온몸에 먼지를 덮어쓰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어디서 오십니까?"
  파사닉왕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관정왕법(灌頂王法)은 인간 세계에서 자재(自在)한 것이어서 방편으로써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온 나라를 호령하며 왕법(王法)으로 다스리고, 두루두루 돌아다니면서 관찰하다가 여기에 왔습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이제 대왕에게 물으리니 마음대로 대답하시오. 비유하면 어떤
  
  
3)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4권 8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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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동쪽에서 왔는데, 신심(信心)도 있고 인연도 있으며 일찍이 거짓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 그가 왕에게 말하기를 '저는 동쪽에서 오다가 어떤 돌산을 보았습니다. 매우 반듯하게 생긴데다가 넓고 크며, 구멍이 뚫렸거나 부서진 흔적도 없고 또한 깨어진 곳도 없는 그 돌산이 땅을 갈면서 오는데, 일체 중생은 물론 초목들까지도 다 갈아서 부수고 있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또 남·서·북쪽에서도 어떤 사람이 왔는데 신심도 있고 인연도 있으며 또 거짓말을 한 적이 없는 자들입니다. 그런 그들이 왕에게 말하기를 '제가 어떤 돌산을 보았는데, 네모 반듯하고 넓고 높고 크며, 단절되었거나 부서진 흔적도 없고 또 깨어진 곳도 없는 그 돌산이 땅을 갈면서 오는데, 일체 중생은 물론 초목들까지도 다 갈아 부수고 있었습니다'라고 말한다면, 대왕이여, 당신 생각에는 어떻습니까? 그와 같은 모습의 매우 두려운 일은 험악하고 서로 죽이는 일이어서 중생의 운은 다하고 인간세계는 온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장차 어떤 계책을 세워야 하겠습니까?"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약 그렇다면 더 이상 다른 계책이 없습니다. 오직 착한 일을 닦고 부처님의 법과 율을 전일한 마음으로 닦아나가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어찌하여 '험악하고 두렵고 무서운 일이 이 세상에 갑자기 일어나서 중생들의 운이 다되고 사람 몸을 얻기 어려울 때는, 오직 법을 행하고 의리를 행하며, 복을 짓고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법을 전일한 마음으로 닦아나가겠다'고 말하고, '관정왕의 지위는 모든 사람들의 우두머리로서 능히 자유로울 수 있으므로, 왕으로서 온 땅의 일과 모든 사람들을 맡아 잘 다스려야 한다'는 말은 하지 않으십니까?"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한가할 때에나 하는 말입니다. 관정왕의 자리는 모든 사람들의 우두머리입니다. 온 나라의 왕으로서 많은 일들을 경영하며 말로써 말과 싸우고, 재물로써 재물과 싸우며, 코끼리로써 코끼리와 싸우고, 전차로 전차와 싸우며, 보병으로써 보병과 싸웁니다. 그러나 그럴 때를 당해서는 이
  
 
[1724 / 2145] 쪽
  기고 지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험악하고 두렵고 무서운 일이 갑자기 일어날 때, 중생들의 운이 다하고 사람의 몸이 온전하기 어려울 때에는 다른 계책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오직 정의를 행하고 법과 복을 행하며, 부처님 법의 가르침에 한마음 다 기울여 귀의하는 길이 있을 뿐입니다' 하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옳은 말입니다, 정말 옳은 말입니다. 평소에 늘 갈아 없애고 있습니다. 이른바 악겁(惡劫)에는 늙고 병드는 괴로움4)이 중생들을 갈아 괴롭게 하는데 무슨 계책이 있겠습니까? 오직 바르게 정의를 닦고, 법과 복과 착함과 자비를 닦고, 부처님 법 안에서 방편으로 꾸준히 노력해야 할 뿐이요."
  그 때 세존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마치 어떤 거대한 돌산
  높고 넓고 흠집도 없는 것이
  사방에서 들이닥쳐
  온 대지를 갈아 없앨 때
  군사나 주술의 힘으로는
  그것을 막을 수 없는 것과 같네.
  
  악겁에는 늙음과 병과 죽음이
  언제나 중생을 갈고 있네.
  네 가지 큰 종족도
  전다라나 사냥꾼도.
  
  속가에 있는 이도 출가한 이도
  계율을 지키거나 계율을 범한 이
  모두들 그것에 갈리고 있는데
  
  
4) 송(宋)·원(元)·명(明) 세 본(本)에는 고(苦)자가 사(死)자로 되어 있다. 아래 게송에 죽음[死]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여기에서도 죽음이라야 맞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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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을 구호할 이는 아무도 없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이익을 살펴보아서
  맑고 깨끗한 믿음을 세워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믿는다네.
  
  몸과 입과 마음이 맑고 깨끗하고
  올바른 법을 그대로 따르면
  현세에서는 좋은 이름 퍼지고
  죽어서는 천상에 태어나리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파사닉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148. 형상경(形相經)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파사닉왕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 때 그곳에는 니건자(尼乾子) 7인과 사기라(闍祇羅) 7인과 일사라(一舍羅)6) 7인이 있었는데 그들은 한결같이 모두 몸집이 거칠고 컸다. 그들이 천천히 걸어서 기원(祇洹)의 문 밖에 와서 머물고 있었다.
  파사닉왕은 그들이 문 밖에서 서성이는 것을 멀리서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 앞으로 가서 합장하고 문안을 올린 다음 세 번이나 자기의 이름을
  
  
5)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4권 9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6) 니건자는 이계외도(離繫外道)이고, 사기라는 결발외도(結髮外道)이며, 일사라는 일의외도(一衣外道)이다.
[1726 / 2145] 쪽
  외쳤다.
  "저는 파사닉왕입니다. 구살라의 왕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파사닉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무슨 까닭으로 그들을 공경하여 세 번씩이나 성명을 외쳐대면서 합장하고 문안을 드리는 것입니까?"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만일 세상에 아라한이 있다면 저들이 바로 그들일 것이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파사닉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진정하십시오. 당신은 그들이 아라한인지, 아라한이 아닌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다른 이의 마음을 아는 지혜를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가까이하며 계행(戒行)을 관찰해 보십시오. 그렇게 오래도록 하게 되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니, 그리 성급하게 단정하지 마십시오. 자세하고 분명하게 관찰해야지 함부로 흠모7)하지 마십시오. 지혜를 써야지 지혜를 쓰지 않아서는 안 됩니다.8) 모든 고난을 겪어야 스스로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고, 서로 사귀면서 그 사람의 행동을 헤아려 살펴보아야 진실한지 진실하지 못한지를 분별할 수 있으며, 보고 말하고 알기를 분명히 하여 오래도록 그렇게 한 뒤라야 알아지는 것이니, 갑자기 알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 모름지기 스스로 깊이 사유(思惟)하고 지혜로 관찰하십시오."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기이합니다, 세존이시여. 그 이치를 잘 말씀해 주셨습니다. 즉 '오랫동안 서로 가까이하며 그의 계행을 관찰해 보고,……(내지)……보고 말하고 알기를 분명히 하라'고 말입니다. 저에게 가인(家人)이 있었는데, 그도 또한 출가하여 이러한 형상으로 다른 나라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다시 돌아와서는 그
  
  
7) 고려대장경에는 낙막(洛莫)으로 되어있는데 무슨 뜻인지 알 길이 없다. 다만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원(元)본에는 낙(洛)자가 낙(絡)으로 되어 있고, 또 명(明)본과 성(聖)본 두 책에는 막(莫)자가 모(慕)자로 되어 있다"고 되어 있다.
8) 팔리어본에 의하면 이 부분이 "마땅히 사유(思惟)해야 할 것이요, 사유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로 되어 있다.
[1727 / 2145] 쪽
  옷을 버리고 다섯 가지 욕망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 '마땅히 같이 살면서 그의 계행을 관찰해야 할 것이요,……(내지)……보고 말하고 알기를 분명히 하여 지혜를 얻어야 한다'고 잘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사람의 형상만 보고서
  그 사람의 선악을 알려 하지 말라.
  또 잠깐 동안 서로 보고서
  마음과 뜻을 같이 하지 말라.
  
  나타난 몸과 입에는 비밀이 있어
  속된 마음을 거두어 단속하지 않나니
  마치 놋쇠나 돌이나 구리쇠에
  순금(純金)으로 도금한 것 같네.
  
  안으론 더럽고 잡된 마음 품고서
  겉으론 거룩한 위의(威儀)를 나타내어
  모든 나라를 두루 돌아다니며
  세상 사람들을 속이고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파사닉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149. 칠왕경(七王經)9)
  
  
  
9)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4권 10번째 소경과 『증일아함경』 제25권 제33「오왕품(五王品)」 1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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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파사닉왕을 우두머리로 한 일곱 나라 왕과 모든 대신들이 한자리에 모두 모여서 이와 같이 논의하였다.
  '다섯 가지 탐욕 중에 어느 것이 제일인가?'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빛깔[色]이 제일이다."
  또 다른 어떤 사람은 말하였다.
  "소리[聲]·냄새[香]·맛[味]·감촉[觸]이 제일이다."
  그 중에 어떤 사람은 또 말하였다.
  "우리가 제각기 제일이라고 말하니 끝끝내 결정할 수가 없을 것이다. 마땅히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그에 대한 이치를 여쭈어보고 만일 세존께서 말씀해 주시면 우리들은 그대로 기억해 가지는 게 좋겠다."
  그 때 파사닉왕을 우두머리로 한 일곱 나라 왕들과 대신, 그리고 그 권속들은 모두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우리들 일곱 왕과 여러 대신들은 이렇게 의논하였습니다.
  '다섯 가지 향락 중에서 어느 것이 제일인가?'
  그랬더니 그 중에는 빛깔이 제일이라고 하는 이도 있었고, 소리가 제일이라고 하는 이, 냄새가 제일이라고 하는 이, 맛이 제일이라고 하는 이, 감촉이 제일이라고 하는 이 등 제각기 주장이 달라서 끝내 결정할 수가 없을 듯하여 이렇게 세존을 뵙고서 그 도리를 여쭙는 것입니다. 어느 것이 제일입니까?"
  부처님께서 여러 왕들에게 말씀하셨다.
  "각자의 뜻에 따라 제각기 맞는 것이 다릅니다. 내가 말한다 해도 다 다르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런 인연을 가지고 다섯 가지 향락에 대해 말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빛깔이 뜻에 꼭 맞아, 다만 그 한 가지 빛깔만을 사랑해 자기의 소원을 만족시키면, 그땐 비록 그것보다 훨씬 더 좋은 빛깔이 있어도 그가 사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접촉하거나 보지도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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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말하기를 '오직 내가 사랑하는 것이 제일이다'라고 하면서 그것보다 더 나은 것은 없다고 합니다.
  빛깔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소리·냄새·맛·감촉에 있어서도 그와 같아서, 그가 사랑하는 것을 만나면 곧 가장 훌륭하다고 말하면서 기뻐하고 좋아해 집착하게 됩니다. 그래서 비록 그것보다 더 훌륭한 것이 있어도 그가 바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접촉하거나 보지도 않고 '오직 내가 좋아하는 것이 가장 훌륭하고 묘해서 비할 데 없으며 그 이상이 되는 것은 없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 때 그 모임 중에 있던 전단(栴檀)이라는 우바새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로 여미고는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잘 말씀해주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잘 말씀해주셨습니다. 선서(善逝)시여."
  부처님께서 그 우바새에게 말씀하셨다.
  "잘 말하였다. 전단아, 시원스럽게 말하였다. 전단아."
  전단 우바새가 즉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앙가(央伽) 종족으로 태어난 왕이
  진주와 영락으로 된 갑옷을 입었네.
  마갈타(摩竭陀) 대중들은 경하하며 모여드는데
  여래께서 그 나라에 출현하셨네.
  그 명성(名聲) 두루 흘러 퍼지니
  마치 저 설산왕(雪山王)과 같아라.
  
  마치 깨끗한 물에서 피어난 연꽃이
  청정하고 티 없으며 더러움 없이
  햇빛을 따라 피어나면
  그 향기 그 나라에 진동하듯이
  앙기국(央耆國) 밝게 드러나는 것이
  마치 공중의 해와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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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래가 가진 지혜의 힘 관찰해보니
  허공에 떠오르는 태양과 같아
  눈이 되고 또 큰 밝음 되어
  오는 이를 위하여 의심을 풀어주네.
  
  그러자 여러 나라 왕들도 찬탄하였다.
  "훌륭한 말이로구나. 전단 우바새여."
  그 때 일곱 왕은 일곱 가지 보배로 된 웃옷을 벗어 우바새에게 바쳤다. 그리고 그 일곱 왕은 부처님께서 설하시는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 때 전단 우바새는 여러 왕들이 떠난 것을 알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르게 여미고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일곱 나라 왕이 저에게 일곱 벌의 웃옷을 주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를 가엾이 여겨 이 일곱 벌의 옷을 받아 주소서."
  그 때 세존께서 그를 가엾이 여겨 그 옷을 받으시자, 전단 우바새는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150. 천식경(喘息經)10)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파사닉왕은 몸이 너무도 비대하여, 온 몸에서 땀을 흘리면서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 있었는데 숨이 차서 헐떡거렸다. 그 때 세존께서 파사닉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왕께선 몸이 너무나 비대해지셨군요."
  
  
10)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4권 11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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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몸이 너무나 비대해 큰 걱정입니다. 저는 늘 이 몸이 너무 비대해 창피스럽기도 하고 귀찮고 괴롭습니다."
  세존께서 즉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람은 마땅히 스스로 생각을 한곳에 매어
  먹을 때마다 양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곧 받는 고통 적어지고
  편히 소화하여 수명을 보존하리라.
  
  그 때 울다라(鬱多羅)라고 하는 한 나이 어린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파사닉왕이 울다라에게 말하였다.
  "너는 이제 세존께서 설하신 게송의 뜻을 받들어 지니고 있다가 식사할 때가 될 적마다 나를 위해 외워 줄 수 있겠느냐? 만일 그렇게만 해 준다면 금전 10만을 줄 것이요, 또한 평생토록 밥을 주리라."
  울다라가 왕에게 아뢰었다.
  "분부대로 꼭 외워드리겠습니다."
  그 때 파사닉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그 때 울다라는 왕이 떠난 줄을 알고 세존 앞에 나아가 세존께서 말씀하신 게송을 받들고, 왕이 식사할 때가 되면 그때마다 늘 게송을 외우면서 대왕에게 아뢰었다.
  "불세존·여래·응공·등정각(等正覺)께서는 아시고 보신대로 이런 게송을 설하셨습니다."
  
  사람은 마땅히 스스로 생각을 한곳에 매어
  먹을 때마다 양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곧 받는 고통 적어지고
  편히 소화하여 수명을 보존하리라.
  
  
[1732 / 2145] 쪽
  이렇게 하여 파사닉왕은 차츰 시일이 지나가자 몸이 점점 여위어져서 날씬하게 되었고 얼굴은 단정하게 되었다. 그는 누각 위에서 세존께서 계신 곳을 향하여 합장해 공경하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세 번 이렇게 말하였다.
  "세존·여래·응공·등정각께 귀의하고 예를 올립니다. 세존·여래·응공·등정각께 귀의하고 예를 올립니다. 저에게 현세의 이익과 후세의 이익과 현세와 후세의 이익을 주셨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양을 조절할 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1151. 아수라경(阿修羅經)1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아수라(阿修羅)라고 하는 젊은 사람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부처님을 마주 대하고 서서 추악하고 착하지 않은 말로 성을 내며 꾸짖었다. 그러자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성내지 않음이 성냄을 이기고
  착하지 않은 사람 착한 사람이 항복 받네.
  은혜로 베푸는 것이 간탐을 항복 받고
  진실한 말은 거짓말을 무너뜨린다.
  
  꾸짖지 않고 사납지도 않으며
  언제나 현성(賢聖)의 마음에 머물면
  악한 사람 성내는 곳에 머물더라도
  마치 돌산처럼 움직이지 않으리.
  
  
  
11)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4권 12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며, 이역경(異譯經)으로는 실역(失譯) 『잡아함경』(大正 no.101)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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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 치밀 때 잘 제어하는 것은
  미친 말이 끄는 수레를 제어하는 것 같네.
  내가 말하는 선어사(善御士)라는 것은
  말고삐나 잡는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네.
  
  그 때 젊은 아수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저는 이제 참회합니다. 너무나도 어리석고 어리석어 분별하지 못하고 착하지도 못해 구담(瞿曇)을 면전에서 꾸짖고 욕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참회하였다.
  그 때 아수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152. 빈기가경(賓耆迦經)12)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젊은 바라문 빈기가(賓耆迦)가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찾아가 부처님을 마주 대하고 서서 추악하고 착하지 않은 말로 성을 내며 꾸짖었다.
  그러자 세존께서 젊은 빈기가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느 좋은 날에 너는 너의 종친(宗親)과 권속(眷屬)들을 모을 수 있겠느냐?"
  빈기(賓耆)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구담이시여."
  부처님께서 빈기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너의 종친들이 음식을 먹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느냐?"
  빈기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먹지 않으면 그 음식은 도로 제 것이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빈기에게 말씀하셨다.
  
  
12)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4권 13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734 / 2145] 쪽
  "너도 그와 같다. 여래의 면전에서 추악하고 착하지 않은 말로 욕하고 꾸짖었다. 내가 끝내 받아 주지 않는다면 그 꾸짖음이 누구에게로 돌아가겠느냐?"
  빈기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구담이시여, 그가 비록 받지 않더라도 또다시 준다면 곧 준 것이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빈기에게 말씀드렸다.
  "그와 같은 것은 서로 준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런 것을 어떻게 주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빈기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어떤 것을 다시 주었다고 하고, 어떤 것을 주었는데 받지 않았다고 하며, 어떤 것을 준 것이 아니라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빈기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와 같이 꾸짖으면 꾸짖음으로써 갚고, 성내면 성냄으로써 갚으며, 때리면 때림으로써 갚고, 싸우면 싸움으로써 갚는다면, 그것은 준 것이 되고 또한 받은 것이 된다.
  빈기가야, 혹 꾸짖어도 꾸짖음으로써 갚지 않고, 성내어도 성냄으로써 갚지 않으며, 때려도 때림으로써 갚지 않고, 싸워도 싸움으로써 갚지 않는다면 그것은 준 것도 아니요, 받은 것도 아니라고 하리라."
  빈기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오래도록 엄숙하게 도를 닦은 옛날 바라문 장로(長老)들의 말씀에 따르면 '여래·응공·등정각은 면전에서 욕하고 성내며 꾸짖어도 성내지 않는다'고 저는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구담께서는 성내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성낼 마음 없는데 무슨 성냄이 있으랴.
  바른 생활로 성냄을 항복 받고
  바른 지혜로 마음이 해탈하였으니
  
[1735 / 2145] 쪽
  지혜로운 사람은 성냄이 없느니라.
  
  성냄으로써 성냄을 갚는 사람
  그는 바로 나쁜 사람이니라.
  성냄으로써 성냄을 갚지 않으면
  항복 받기 어려운 적을 항복 받으리.
  
  성내지 않는 것은 성내는 것을 이기고
  ……(이 다음 세 게송은 앞에서 설한 것과 같다.)
  
  그 때 젊은 빈기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참회합니다. 세존이시여, 너무나도 어리석고 어리석어서 분별하지 못하고 착하지도 못해서 구담(瞿曇)을 면전에서 꾸짖고 욕하였습니다."
  그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153. 건매경(健罵經) ①13)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 녹자모(鹿子母) 강당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이른 아침 해뜰 무렵에 선정에서 깨어나 강당 동쪽 그늘 밑으로 가시어 한데에서 거닐고 계셨다. 그 때 남 꾸짖기를 좋아하는 바라두바차(婆羅豆婆遮) 바라문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세존의 면전에서 추악하고 착하지 못한 말로 욕하고 꾸짖으면서, 세존께서 거니시는 대로 그 뒤를 따라 걸었다. 세존께서 경행(經行)을 마치시고 한 곳에 멈추시자 그 바라문이 말하였다.
  "구담이여, 항복하신 것입니까?"
  그러자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13)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4권 14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736 / 2145] 쪽
  
  이긴 사람은 원수만 더 늘어나고
  항복한 이는 누워도 편안치 않네.
  승리와 항복 이 두 가지를 다 버리면
  그는 곧 편안하게 잘 수 있으리.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저는 지금 참회(懺悔)합니다. 너무나도 어리석고 어리석어 분별하지 못하고 착하지도 못해서, 어쩌다가 구담을 면전에서 추악하고 좋지 못한 말로 꾸짖고 욕하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때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1154. 건매경 ②1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동쪽 동산에 있는 녹자모 강당에 계셨다.
  세존께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계셨다. 그 때 남 꾸짖기를 좋아하는 바라두바차 바라문이 멀리서 세존을 보고는 추악하고 좋지 못한 말로 욕하고 꾸짖으며 흙을 쥐어 부처님께 끼얹었는데, 그 때 역풍(逆風)이 불어 그 흙은 도리어 자신이 뒤집어쓰고 말았다.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사람이 만약 성내거나 원한이 없으면
  그를 마주하여 욕하고 꾸짖더라도
  청정해 앙심을 품지 않으므로
  그 허물 도리어 자신에게 돌아가나니
  
  
14)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4권 15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737 / 2145] 쪽
  마치 흙을 그에게 끼얹더라도
  역풍에 도리어 자신이 뒤집어쓰는 것 같네.
  그 때 그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저는 지금 참회합니다. 너무나도 어리석고 어리석어 분별하지 못하고 착하지도 못해서, 어쩌다가 구담을 면전에서 추악하고 좋지 못한 말로 꾸짖고 욕하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때 그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1155. 위의경(違義經)1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 인간세상을 유행하시다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으로 가셨다.
  그 때 바라문 위의(違義)는 사문 구담께서 구살라국 세간을 유행하시다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오셨다는 소문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당장 사문 구담을 찾아가 그가 설하는 법을 듣고 그의 주장에 반대되는 주장을 펴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정사에 나아가 세존이 계시는 곳으로 갔다.
  그 때 세존께서 한량없이 많은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설법하고 계시다가, 멀리서 위의 바라문이 오는 것을 보고는 아무 말씀이 없이 잠자코 계셨다. 위의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의 설법을 듣고 싶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너 위의 바라문아,
  깊은 이치를 알지 못하고
  
  
15)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4권 16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738 / 2145] 쪽
  속으로 질투하는 마음을 품어
  그 법을 방해하려 하는구나.
  어기고 반대하는 그 마음과
  믿고 좋아하지 않는 뜻을 항복 받고
  모든 장애의 더러움을 없애면
  깊고 묘한 말을 곧 이해하리라.
  
  그 때 위의 바라문은 '사문 구담께서 이미 내 마음을 다 알고 계시는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그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1156. 불해경(不害經)16)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세존께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셨다.
  그 때 불해(不害)라고 하는 바라문이 부처님의 처소에 나아가 아뢰었다.
  "제 이름은 불해라고 하는데 사실과 맞습니까?"
  부처님께서 그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 이름과 사실이 꼭 맞으려고 하면, 몸으로 해치지 않고 입으로도 해치지 않으며, 뜻으로도 헤치지 않아야 하느니라. 그렇게 하면 사실과 맞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만일 마음으로 죽이지 않고
  
  
16)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4권 17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며, 이역경(異譯經)으로는 실역(失譯) 『잡아함경』(大正 no.101) 제26번째 소경이 있다.
[1739 / 2145] 쪽
  입과 뜻이 모두 다 그러하다면
  그것은 곧 해침을 여읜 것이 되어
  중생을 두렵게 하지 않르리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불해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1157. 화여경(火與經)17)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세존께서는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왕사성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다가 화여(火與)라고 하는 바라문의 집으로 갔다. 화여 바라문은 멀리서 부처님이 오시는 것을 보고 곧 온갖 맛있는 음식을 갖추어 발우에 가득히 채워드렸다.
  이와 같이 이틀, 사흘 동안 걸식하시면서 또 그 집에 이르셨다. 화여 바라문은 멀리서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까까머리 사문이 왜 자주 와서 맛있는 음식만을 탐하는 걸까?'
  그러자 세존께서 화여 바라문의 마음을 아시고 곧 게송을 설하셨다.
  
  하늘은 날마다 비를 내려야
  농부가 밤낮으로 밭을 갈아서
  자주자주 그 밭에 씨를 뿌려
  그 밭에서 자주 곡식을 거두리라.
  
  사람은 자주 아기를 배고
  젖소는 자주 새끼를 배네.
  
  
17)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4권 18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740 / 2145] 쪽
  자주 구하는 사람 있다면
  은혜를 베풀어 자주 보시하라.
  은혜 베풀어 자주 보시하므로
  항상 큰 명성을 얻게 되리라.
  
  죽은 시체를 자주 버릴 때
  자꾸만 울면서 슬퍼하고 그리워하나니
  자주 태어났다 죽었다 하면
  자주 슬퍼하고 괴로워하며
  자주 불에 시체가 태워지고
  자주 온갖 벌레에게 시체가 먹힌다.
  
  만일 저 성현의 도를 얻으면
  온갖 몸 자주 받지 않고
  또한 자주 나고 죽지 않으며
  자주 슬퍼하고 괴로워하지 않고
  불에 자주 태워지지 않으며
  자주 벌레에게 먹히지도 않는다.
  
  그 때 화여 바라문은 부처님의 게송을 듣고 신심이 다시 생겨, 곧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발우에 가득 채워드렸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게송 때문에 주는 것이라 하여 그것을 받지 않으시고,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그를 위해 게송을 읊었다 하여
  보시하는 그 음식은 받지 않는다.
  마땅히 스스로 법을 보아 살피고
  설법으로 인해 음식을 받지 않나니
  바라문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런 것이 깨끗한 생활이니라.
  
[1741 / 2145] 쪽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더러운 법을 이미 다 끊은
  순수하고 깨끗한 큰 선인에게
  맛있는 음식을 공양하여라.
  
  음식을 공양하여
  저 좋은 복 밭에서
  복과 덕을 구하려고 한다면
  내 밭이 곧 가장 좋으리.
  
  화여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이 음식을 어디에 두오리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어떤 하늘이나 악마·범·사문·바라문 등 천신과 세상 사람 중에 이 보시를 먹고 그 몸이 안락해질 수 있는 이를 보지 못하겠다. 너는 이 음식을 가져다 벌레가 없는 물 속이나 풀이 잘 나지 않는 땅에다 버려라."
  그 때 바라문이 곧 그 음식을 가져다 벌레 없는 물 속에 버리자 물에서 곧 연기가 일며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났다. 마치 벌겋게 단 쇠 구슬을 물 속에 넣었을 때 물 속에서 곧 연기가 일며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나는 것처럼, 바라문이 그 음식을 가져다 물 속에 넣었을 때 물 속에서 곧 연기가 일며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난 것도 그와 같았다.
  그러자 화여 바라문이 찬탄하였다.
  "참으로 놀랍습니다. 구담의 큰 덕과 힘이 능히 이 음식으로 하여금 신비스런 변화를 나타내게 하셨습니다."
  그 때 화여 바라문은 이 음식의 신비스런 변화로 말미암아 믿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도 이 바른 법에서 비구가 되어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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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행을 닦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우리 바른 법에서 비구가 되어 구족계를 받을 수 있으리라."
  그는 곧 출가하여 이렇게 생각하였다.
  '족성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바른 믿음으로 집 아닌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까닭은……(내지)…… 아라한이 되어 마음이 잘 해탈하는 데 있다.'
  
  
1158. 바사타경(婆肆吒經)18)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사위국에는 바사타(婆肆吒)라는 여자 바라문이 있었다. 그녀는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믿어, 부처님께 귀의하고 부처님이 설하신 법에 귀의하며 승가에게 귀의하였다.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대한 의혹을 여의고, 괴로움과 괴로움의 발생과 괴로움의 소멸과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의 진리에 대한 의혹까지도 다 여의고, 4제(諦)의 진리를 보아 과(果)를 얻어 완전히 평등한 지혜[無間慧]19)를 얻었다.
  그 남편은 바로 바라두바차 바라문이었다. 그 여자는 그 남편 곁에서 일을 하다가 이익이나 손해가 있을 때마다 '나무불(南無佛)'이라고 부르고, 여래께서 계신 방향을 향해 세 번 이렇게 말하였다.
  '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아라하(阿羅訶)·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이신 분, 몸은 순금 빛이시고 뚜렷한 광명이 한 길[尋]이나 되며, 방정한 몸은 원만하여 니구율(尼拘律)나무 같고, 묘한 법을 잘 연설하시는 거룩한 모니(牟尼), 높으신 분이시며 선인의 우두머리이신 우리 스승님께 귀의합니다.'
  
  
18)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4권 19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9) 송·원·명 세 본에서는 모두 무문혜(無聞慧)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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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 그녀의 남편 바라문이 그 말을 듣고 성을 내며 불쾌한 어투로 그의 아내에게 말하였다.
  "귀신이 붙었는가? 그럴 리가 없다. 세 가지를 분명하게 통달하신 큰 덕이 있는 바라문을 버리고, 저 어둡고 캄캄한 갈래로서, 세상 사람들이 칭송하지도 않는 까까머리 사문(沙門)을 칭송하는 것이오? 내가 지금 가서 당신 스승과 토론할 터이니 누가 낫고 못한지 알 수 있을 것이오."
  그 아내가 남편에게 말하였다.
  "저는 어떤 하늘·악마·범·사문·바라문이나 모든 신, 그리고 세상 사람 어느 누구도 능히 세존·여래·응공·등정각이신 분, 금빛 몸이시고 뚜렷한 광명이 한 길이나 되며, 니구율나무처럼 원만하신 몸이시고, 말씀이 미묘하고 선인의 우두머리이신 내 스승님과 토론할 수 있는 자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렇기는 하나 바라문께서는 우선 가 보십시오. 그러면 저절로 아실 것입니다."
  그 때 바라문은 즉시 부처님께 나아가 서로 문안인사를 나누고 위로한 뒤에 한쪽으로 물러나 앉아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것을 죽이면
  편안히 잘 수 있고
  어떤 것을 죽이면
  마음에 걱정이 없으며
  어떤 것을 죽이면
  구담에게 칭찬을 듣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는 바라문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 아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성냄과 원한을 죽이면
  편안히 잠잘 수 있고
  성냄을 죽이면
  
 
[1744 / 2145] 쪽
  마음에 근심이 없어진다.
  
  성냄은 독의 근본이 되어
  좋은 종자를 해칠 수 있다.
  그 성냄을 죽일 수만 있으면
  성현들이 그를 칭찬하리라.
  만일 능히 그것을 죽이면
  그 마음에 걱정이 없어지리.
  
  그 때 바라두바차 바라문은 부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새겨 들었다. 부처님께서는 가르쳐 보여 그를 기쁘게 해주신 뒤에 차례대로 설법하셨다. 이른바 보시와 계율을 말씀하시고, 하늘에 태어나는 법을 말씀하시며, 탐욕에 집착하는 것은 재환과 번뇌가 된다는 것을 말씀하시고, 청정한 출요(出要)와 멀리 여의고 따르고 순종하는 일과 복과 이익의 청정함에 대하여 자상하게 분별해 말씀해주셨다.
  비유하면 마치 깨끗한 흰 천이 물들기 쉬운 것처럼, 바라두바차 바라문은 그 자리에서 네 가지 진리, 즉 괴로움과 괴로움의 발생과 괴로움의 소멸과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한 완전한 지혜를 얻었다. 그 바라문은 법을 보고 법을 얻고 법을 알고 법에 들어가 모든 의혹을 여의고, 다른 이의 제도를 받지 않고 바른 법과 율에서 두려움이 없는 경지를 증득하게 되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는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미 제도되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미 제도되었습니다. 선서시여, 저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과 승가에 귀의하여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우바새(優婆塞)가 되겠습니다. 저를 증명해주소서."
  그 때 바라두바차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그가 집에 돌아가자 그의 아내 우바새는 남편이 오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여래·응공·등정각이신 분, 금빛 몸에 뚜렷한 광명이 한 길이나 되며,
  
[1745 / 2145] 쪽
  니구율나무처럼 원만하신 몸이시며, 미묘한 법을 설하시며 선인의 우두머리이시고 큰 모니이신 제 스승과 토론해 보셨습니까?"
  그 남편은 대답하였다.
  "나는 아직 어떤 하늘·악마·법·사문·바라문이나 모든 신, 그리고 세상 사람 어느 누구도, 세존·여래·응공·등정각이신 분, 금빛 몸에 뚜렷한 광명이 한 길이나 되며, 니구율나무처럼 원만하신 몸이시며, 말씀이 미묘하고 선인의 우두머리이시고 거룩한 모니이신 당신의 스승과 토론할 수 있는 사람을 보지 못했소. 당신은 지금 나를 위해 좋은 법의(法衣)를 지어주시오. 나는 그것을 가지고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가서 출가하여 도를 배울 것이오."
  그러자 그 아내는 깨끗한 흰 천으로 법의를 지어 주었다. 바라문은 그 가사를 가지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도 지금부터 세존의 법에서 비구가 되어 도를 배우고 범행을 닦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너도 지금부터 내 법에서 비구가 되어 도를 배우고 범행을 닦을 수 있느니라."
  그는 곧 출가하여 혼자서 고요히 생각하였다.
  '선남자(善男子)가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까닭은……(내지)…… 아라한이 되어 마음이 잘 해탈하는 데 있다.'
  
  
1159. 마구경(魔瞿經)20)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마구(魔瞿) 바라문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서로 문안인
  
  
20)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4권 20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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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를 나누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속가에서 항상 보시를 행하고 있습니다. 가령 한 사람이 오면 한 사람에게 보시하고, 두 사람, 세 사람 나아가 백·천 사람이 와도 다 보시를 합니다. 저의 이와 같은 보시는 얼마나 많은 복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그러한 보시는 실로 큰 복을 얻을 것이다. 왜냐하면, 속가에서 항상 보시를 행해, 한 사람이 와서 빌면 한 사람에게 주고 두 사람, 세 사람 나아가 백·천 사람 모두에게 다 보시하기 때문에 큰 복을 얻을 것이다."
  그 때 마구 바라문이 곧 게송을 설하였다.
  
  속가에 있으면서 제가 하는 일
  보시와 큰 법회를 베푸는 것입니다.
  이 은혜로운 보시로 인해
  큰 공덕을 구하고자 합니다.
  
  제가 지금 모니에게 여쭈오니
  제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범천(梵天)의 소견과 같아지는 것
  저를 위하여 분별해 말씀해주소서.
  
  어떻게 해야 해탈할 수 있고
  묘한 좋은 세상에 갈 수 있으며
  어떻게 방편을 닦아야만
  범(梵)의 세계에 태어날 수 있으며
  어떻게 따르고 즐겁게 보시해야
  밝고 좋은 범천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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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시하는 사람은 큰 법회를 열어
  저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시하라.
  기뻐하고 청정하게 믿는 마음으로써
  온갖 착한 공덕을 반연(攀緣)하여
  그것을 이룩해 세우는 것으로써
  모든 죄악 여의기를 구하라.
  
  모든 탐욕을 멀리 여의면
  그의 마음이 잘 해탈할 것이요
  자애로운 마음을 닦아 익히면
  그 공덕은 한량이 없으리니
  하물며 거기에 지성을 더해
  큰 법회를 널리 베푸는 것이랴.
  
  혹은 그 중간에서
  얻은 모든 착한 마음은
  잘 해탈하거나 혹은 다른 순수한
  좋은 세상으로 바로 향할 것이니
  이러한 훌륭한 인연으로써
  범의 세계에 날 수 있으리.
  
  이와 같이 은혜로 베푼 보시는
  그 마음이 평등하기 때문에
  범의 세계에 나게 되고
  그 수명도 길게 늘어나리라.
  
  그 때 마구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1748 / 2145] 쪽
  
  
  
1160. 청정경(淸淨經)2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금 일산[金蓋]22)을 가지고 사륵(舍勒)23)을 입은 길잡이 바라문이 부처님의 처소에 찾아와서 서로 문안인사를 나누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바라문이 행하는 것들
  청정하지 않은 것 없는데
  찰리들이 닦는 고행은
  청정과는 서로 어긋나네.
  
  세 가지 경전에 통한 바라문들
  이들이야말로 곧 청정한 분들이니
  그와 같이 청정한 사람들
  다른 중생 중에선 있을 수 없네.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21)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4권 21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22) 송·원·명 세본에서는 모두 화개(華蓋)로 되어 있다.
23) 이것은 일종의 짧은 치마이다. 혹은 내의(內衣)라고 말하는 이도 있으며, 『현응음의(玄應音義)』 제16권에서는 "사륵(舍勒)은 이곳 말로 번역하면 의(衣) 또는 내의(內衣)라고 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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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정한 길을 알지 못하고
  위없는 청정도 알지 못하면서
  다른데서 청정을 구하는 사람
  끝내 청정할 때 없으리.
  
  바라문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구담이시여, 청정한 길과 위없는 청정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입니까? 어떤 것이 청정한 길이며, 어떤 것이 위없는 청정입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바른 소견이 청정한 길이요, 바른 소견을 닦아 익히고, 더 많이 닦아 익히면 탐욕이 끊어지고 성냄이 끊어지고 어리석음이 끊어진다. 만일 바라문으로서 탐욕을 아주 끊어버리고 성냄을 영원히 끊으며, 어리석음을 아주 끊고 일체 번뇌까지 다 끊으면 이것을 위없는 청정이라고 한다.
  바른 뜻·바른 말·바른 행위·바른 생활·바른 방편·바른 기억·바른 선정, 이러한 것들을 청정한 도라고 하느니라. 또 나아가 바른 선정을 닦아 익히고, 더 많이 닦아 익히면 탐욕이 끊어지고 성냄도 끊어지며 어리석음도 끊어진다. 만일 바라문으로서 탐욕을 아주 끊어버리고, 성냄을 영원히 끊으며, 어리석음을 아주 끊고 일체 번뇌까지 다 끊으면 이것을 위없는 청정이라고 하느니라."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청정한 길과 위없는 청정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까? 구담이시여, 세간에 일이 많아 이제 그만 하직하고 돌아가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형편대로 하라."
  꽃 일산을 가지고 사륵을 입은 길잡이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
  
  
1161. 아라한법경(阿羅漢法經)24)
  
  
24)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1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750 / 2145] 쪽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어떤 바라문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서로 문안인사를 나누고 위로한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것이 시라(尸羅 : 戒律)이고
  어떤 것이 바른 위의(威儀)이며
  어떤 것을 공덕이라 하고
  어떤 것을 업(業)이라고 하며
  어떤 법을 성취해야
  나한(羅漢) 바라문이 됩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전생 일을 기억하는 지혜로써
  하늘과 나쁜 세계에 태어나는 것을 보고
  온갖 몸 받기 다하게 되어
  모니(牟尼)는 삼명(三明)을 결정한다.
  
  아는 마음이 잘 해탈해
  일체의 탐욕에서 벗어나고
  삼명을 완전하게 갖추면
  삼명 바라문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그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1751 / 2145] 쪽
  
  
1162. 노부부경(老夫婦經)2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셨다. 존자 아난도 세존의 뒤를 따라갔다.
  그 때 두 늙은 남녀가 있었는데, 그 둘은 부부로서 나이가 많아 감각기관은 다 허물어지고 등은 휘어진 갈고리처럼 굽었다. 그들은 마을 뒷골목 쓰레기를 사르는 곳에서 불을 향해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세존께서 그 늙은 부부를 보니, 나이는 많은데다 미련스럽고 갈고리처럼 등은 굽었으며 불을 향해 쭈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마치 늙은 따오기가 욕심에 가득 차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이 두 늙은 부부를 보시고 나서 존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이가 많은데다 미련스럽고 갈고리처럼 등까지 굽었으며, 불을 향해 쭈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마치 늙은 따오기가 욕심에 가득 차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것 같은 저 두 부부를 보았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두 늙은 부부는 나이 젊어 건강한 몸이었을 적에 부지런히 재물을 모았더라면 사위성에서 첫째가는 부자 장자가 되었을 것이요,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바른 믿음으로 집 아닌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워 부지런히 닦아 익혔더라면 아라한이라는 최고의 과(果)를 얻었을 것이다.
  둘째로 왕성하고 건강한 몸이었을 적에 부지런히 재물을 모아놓았더라면
  
  
25)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2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752 / 2145] 쪽
  사위성에서 둘째가는 부자가 되었을 것이요,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바른 믿음으로 집 아닌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웠더라면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증득하였을 것이다.
  셋째 저들이 중년의 몸이었을 적에 부지런히 재물을 모아놓았더라면 사위성에서 셋째 가는 부자가 되었을 것이요,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바른 믿음으로 집 아닌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웠더라면 사다함과(斯陀含果)를 증득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저들은 이제 나이 많아 늙고 감각기능도 다 허물어졌으며 모아놓은 재물도 없고 방편도 없으며 감당할 능력도 없어, 재물을 구하려해도 능력이 없게 되었고 또한 사람의 세상을 벗어나는 법도 얻을 수 없게 되었다."
  그 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범행을 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젊어서 재물을 얻지 못했고
  지나간 옛 일을 생각하면서
  땅에서 조는 모습 굽은 활 같네.
  
  범행을 닦지 않았기 때문에
  젊어서 재물을 얻지 못했고
  마치 저 늙은 따오기가
  빈 못을 지키다 죽는 것 같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163. 노사경(老死經)26)
  
  
26) 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5권 3·4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1753 / 2145] 쪽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바로 앞 경인 노부부경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경과 다른 내용은 다른 게송을 말씀하신 것뿐이다.)
  
  늙음과 죽음이 무너뜨리는
  몸과 느낌이 사라진 곳에도
  오직 은혜로 보시한 복은 있어
  자기를 따르는 양식이 된다.
  
  감관을 잘 거두어 단속하고
  선정을 닦는 공덕을 의지하여
  돈이나 재물이나 또 음식을
  힘닿는 대로 보시 행하고
  대중 속에서도 잠에서 깨어나 있으면
  그것은 헛되이 산 것이 아니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그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떠나갔다.
  
  
 
[1754 / 2145]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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