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중아함경(中阿含經)

중아함경 제 25 권

通達無我法者 2008. 1. 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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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아함경 제 25 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9. 인품 제 4 ②
  99) 고음경(苦陰經) 제 3 [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머무셨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점심 뒤에 조그마한 일로 강당에 모여 앉았다. 이 때 많은 이학(異學)들이 오후에 천천히 걸어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서로 인사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사문 구담(瞿曇)은 욕심[欲]을 알고 끊는 것을 가르치고, 색(色)을 알고 끊는 것을 가르치며, 각(覺)을 알고 끊는 것을 가르칩니다. 그렇지만 여러분, 우리도 또한 욕심을 알고 끊는 것을 가르치고, 색을 알고 끊는 것을 가르치며, 각을 알고 끊는 것을 가르칩니다. 사문 구담과 우리들의 이 두 가지 앎과 두 가지 끊음 중에 어느 것이 나으며 어떠한 차별이 있는가?"
  이에 모든 비구들은 많은 이학(異學)들의 말을 듣고, 옳다고도 않고 그르다고도 않은 채 잠자코 일어나 자리를 뜨며 모두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러한 말의 뜻을, 우리들은 세존에게서 알 수 있을 것이다.'
  곧 부처님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이른바 많은 이학들과 서로 의논할 만한 것들을 모두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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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들은 즉시 저 많은 이학들에게 이렇게 물어라.
  '여러분, 어떤 것을 욕심의 맛[味]이라 하고, 어떤 것을 욕심의 환(患)이라 하며, 어떤 것을 욕심의 출요(出要)라 하는가? 어떤 것을 색(色)의 맛이라 하고, 어떤 것을 색의 환이라 하며, 어떤 것을 색의 출요라 하는가? 어떤 것을 각(覺)의 맛이라 하고, 어떤 것을 각의 환이라 하며, 어떤 것을 각의 출요라 하는가?'
  모든 비구들아, 만일 너희들이 이렇게 물으면 저들은 그 말을 듣고 곧 서로 난처해하며, 다른 일을 끌어다 말하며, 점점 성이 나서 다투다가 반드시 자리에서 일어나, 잠자코 물러갈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나는 이 세상의 하늘 마군 범(梵) 사문 범지 등 일체의 다른 무리들 중에 능히 이 뜻을 알아 해설하는 자를 보지 못하였고, 오직 여래나 여래의 제자한테서만 이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욕심의 맛[欲味]이라 하는가? 곧 5욕(欲)의 공덕(功德)으로 말미암아 즐거움이 생기고 기쁨이 생기나니, 이 욕심의 맛은 지극하여 다시금 이것보다 더한 것이 없고, 또 우환도 매우 많은 것이니라.
  어떤 것을 욕심의 환[欲患]이라 하는가? 족성자(族姓子)들은 그 기술에 따라 각자 생활해 가는데, 혹은 밭농사를 짓고, 혹은 살아갈 방도를 세우며, 혹은 글을 배우고 혹은 산술을 밝히며, 혹은 공수(工數)를 알고 혹은 도장을 정교하게 새기며, 혹은 글을 짓고 혹은 붓을 만들며, 혹은 경서(經書)를 깨닫고 혹은 용맹스런 장군이 되며, 혹은 왕을 받들어 섬긴다. 그들은 추울 때에는 추워하고 더울 때에는 더워하며, 굶주리고 목마르고 피로하며, 모기와 등에에게 뜯기면서 이러한 직업으로 돈이나 재물 구하기를 도모한다. 저 족성자들은 이러한 방편으로 이렇게 행하고 이렇게 구하다가, 만일 돈이나 재물을 얻지 못하면 곧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시름하고 슬퍼하고 번민하며, 마음에는 곧 어리석음이 생겨 이렇게 말한다.
  '헛되이 노력하고 헛되이 괴로워하면서 구했지만 아무런 결실이 없구나.'
  저 족성자들은 이러한 방편으로 이렇게 행하고 이렇게 구하다가, 만일 돈이나 재물을 얻으면 그는 곧 사랑하고 아껴 지켜 보호하고, 몰래 감추어 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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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무슨 까닭인가?
  '내 이 재물을 왕에게 빼앗기거나 도둑을 맞거나, 불에 타버리거나 썩어 없어지거나, 잃어버리지 않게 하자. 재물을 꺼내 써 봐야 아무런 이득도 없고, 혹 여러 사업을 해 보아도 성취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지켜 보호하고 몰래 감추어 두었다가, 만일 왕에게 빼앗기거나 도적이 겁탈하고, 불에 타버리거나 썩어 없어지며, 잃어버리게 되면 그들은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시름하고 슬퍼하고 번민하며, 마음에는 곧 어리석음이 생겨 이렇게 말한다.
  '만일 오랫동안 사랑할 만하다고 여기는 것을 가지면, 그는 곧 잃게 될 것이다.'
  이것을 현법의 괴로움의 음[苦陰]이라 하나니, 욕심을 인(因)으로 하고 욕심을 연(緣)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本]으로 하는 것이니라.
  또 중생들은 욕심을 인(因)으로 하고 욕심을 연(緣)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本]으로 하기 때문에, 어머니는 아들과 다투고, 아들은 어머니와 다투며, 부자 형제 자매 친족들이 계속 줄지어 서로 다투느니라. 저들은 이미 이렇게 서로 다툰 뒤에는, 어머니는 아들의 허물을 말하고, 아들은 어머니의 허물을 말하며, 부자 형제 자매 친족들끼리도 서로 허물을 말하나니, 하물며 다시 다른 이들이겠는가? 이것을 현법(現法)의 괴로움의 음[苦陰]이라 하나니,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니라.
  중생들은 욕심을 인(因)으로 하고 욕심을 연(緣)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本]으로 하기 때문에, 왕과 왕이 서로 다투고, 범지와 범지가 서로 다투며, 거사와 거사가 서로 다투고, 백성과 백성이 서로 다투며, 나라와 나라가 서로 다툰다. 그들은 다투어 서로 미워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무기로써 갈수록 서로에게 해를 더하나니, 혹은 주먹질을 하거나 돌을 던지고, 혹은 몽둥이로 치고 칼로 찍는다. 그들은 서로 싸울 때, 혹은 죽고 혹은 두려워하며 극심한 고통을 받는다. 이것을 현법의 괴로움의 음이라 하나니,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니라.
  또 중생들은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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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 때문에,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으며, 창과 활과 화살을 가지거나, 혹은 칼과 방패를 잡고 싸움터에 들어가며, 혹은 코끼리로써 싸우고, 혹은 말 수레 보병(步兵)으로, 혹은 남녀로써 싸운다. 그들은 싸울 때에 혹은 죽고 혹은 두려워하여, 극심한 고통을 받는다. 이것을 현법의 괴로움의 음이라 하나니,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니라.
  또 중생들은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기 때문에,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으며, 창과 활과 화살을 가지거나, 혹은 칼과 방패를 잡고 다른 나라를 공격해 빼앗고, 성을 공격하고 마을을 파괴하면서 서로 격전하며, 북을 치고 뿔나발을 불며 큰 소리로 고함치고, 혹은 몽둥이로 치고, 혹은 창으로 혹은 날카로운 바퀴로, 혹은 활을 쏘고 혹은 돌을 어지럽게 날리며, 혹은 쇠뇌(大弩)로, 혹은 벌겋게 달군 구리쇠 탄자를 퍼붓는다. 그들은 싸울 때, 혹은 죽고 혹은 두려워하며 극심한 고통을 받는다. 이것을 현법의 괴로움의 음이라 하나니,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니라.
  또 중생들은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기 때문에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으며, 창과 활과 화살을 가지고, 혹은 칼과 방패를 잡고 촌락으로 들어가고, 도읍으로 들어가며, 나라로 들어가고 성으로 들어가며, 담을 뚫고 창고를 열어 재물을 겁탈하고 왕의 길을 끊으며, 혹은 남의 거리에 가서 촌락을 부수고 도읍을 해치며, 나라를 멸하고 성(城)을 부순다. 그 중에 혹은 왕의 신하에게 잡혀 온갖 고문을 당하는데, 손을 베고 발을 끊고 혹은 손과 발을 자르며, 귀를 끊고 코를 베고 혹은 귀와 코를 자르며, 혹은 난도질을 하며, 수염을 뽑고 머리털을 뽑고 혹은 수염과 머리털을 모두 뽑으며, 혹은 우리에 가두고 옷으로 싸서 불에 태우며, 혹은 모래로 덮으며, 혹은 풀에 싸서 불에 태우며, 혹은 쇠 나귀의 뱃속에 넣고, 혹은 쇠 돼지의 입안에 넣고, 혹은 쇠 호랑이 입안에 넣고 태우며, 혹은 구리쇠 솥 안에 넣고 혹은 쇠 솥 안에 넣어 지지며, 혹은 동강동강 끊으며, 혹은 작살로 찌르고 혹은 쇠갈고리에 매달며, 혹은 쇠평상에 눕히고 끊는 기름을 부으며, 혹은 쇠절구에 앉히고 쇠공이로 찧으며, 혹은 뱀이 물게 하고, 혹은 채찍으로 치며, 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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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작대기로 때리고, 혹은 몽둥이로 두들기며, 혹은 산 채로 높은 가지에 꿰고 혹은 그 목을 벤다. 그러는 동안에 그는 혹은 죽고 혹은 두려워하며, 극심한 고통을 받는다. 이것을 현법의 괴로움의 음이라 하나니,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니라.
  또 중생들은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기 때문에, 몸의 악행을 행하고 입과 뜻의 악행을 행한다. 그는 훗날에 병이 들어 자리에 들고, 혹은 땅에 앉거나 누우면, 괴로움이 몸을 핍박하여 지극히 심한 고통을 받으면서 조금도 즐거워하지 못한다. 그가 만일 몸으로 악행을 하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저질렀다면, 그는 죽음에 임박해서 앞에 장막이 드리워지나니, 마치 해가 지려 할 때에 큰 산등성이 그림자가 땅을 덮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그가 만일 몸으로 악행을 하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저질렀다면 앞에 장막이 드리워진다. 그러면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 본래의 악행이 앞에서 나를 덮는구나. 나는 본래 복된 업을 짓지 않고 악업을 많이 지었다. 만일 흉악하고 사나운 짓을 하여 오직 죄를 행하고 복을 짓지 않고 선을 행하지 않았으며, 두려워한 바가 없고 의지한 곳이 없으며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이 태어나는 곳이 있다면, 나는 반드시 그 곳에 날 것이다.'
  그래서 뉘우치지만 뉘우치는 사람이 선하지 않으므로 죽으면서 복 없이 목숨을 마치게 된다. 이것을 현법의 괴로움의 음[苦陰]이라 하나니,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니라.
  또 중생들은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기 때문에, 몸의 악행을 행하고 입과 뜻의 악행을 행한다. 그는 몸과 입과 뜻의 악행으로 말미암아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태어난다. 이것을 후세의 괴로움의 음이라 하나니,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다. 이것을 욕심의 환(患)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욕심의 출요(出要)라 하는가? 만일 욕심을 끊어 없애고, 욕심을 버려 여의며, 욕심을 멸하여 욕심이 다하고 욕심을 건너 뛰어 벗어나면, 이것을 욕심의 출요(出要)라 하느니라.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욕심의 맛[欲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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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 욕심의 환[欲患]과 욕심의 출요[欲出要]를 참답게 알지 못한다면, 그는 마침내 스스로도 그 욕심을 끊을 수 없겠거늘, 하물며 다시 다른 이의 욕심을 끊을 수 있겠는가?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욕심의 맛과 욕심의 환과 욕심의 출요를 참답게 안다면, 그는 스스로도 없앨 수 있고, 또한 능히 다른 이의 욕심도 끊을 수 있느니라.
  어떤 것을 색의 맛[色味]이라 하는가? 만일 찰리녀(刹利女)나 범지 거사 기술자[工士]의 여자가 나이 14 5세가 되면, 그녀는 그 때 아름다운 모습이 가장 묘하다. 만일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인으로 하고,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을 연으로 하여, 즐거움을 내고 기쁨을 내면 이것은 지극한 색의 맛으로써 다시 이보다 더한 것이 없고, 우환거리도 매우 많으니라.
  어떤 것을 색의 환[色患]이라 하는가? 만일 그 여인이 훗날 몹시 쇠하고 늙어, 머리가 희고 이는 빠지며, 등은 꼬부라지고 다리가 뒤틀려 지팡이를 의지하여 다니며, 젊음은 날로 쇠하여 수명이 곧 다하려 하며, 몸은 떨리고 모든 기관이 허물어지는 것을 본다면,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혹 본래는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했었지만 그것이 없어지니 걱정이 생기겠는가?"
  "그렇습니다."
  "또 만일 그 여인이 병이 있어 자리에 들고, 혹은 땅에 앉거나 누우며, 괴로움이 몸을 핍박하여 지극히 심한 고통을 받는 것을 본다면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본래는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했었지만 그것이 없어지니 걱정이 생기겠는가?"
  "그렇습니다."
  "또 만일 그 여인이 죽어, 혹 1, 2일 내지 6, 7일이 지나, 까마귀나 솔개에게 쪼이고, 승냥이나 이리에게 먹히며, 불에 태워지고 땅에 묻히며, 모두 썩어 문드러지는 것을 본다면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혹 본래는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했었지만 그것이 없어지니 걱정이 생기겠는가?"
  "그렇습니다."
  "또 만일 묘지에 버려진 그 여인의 해골이 푸른빛으로 썩어 문드러지고, 반쫌 남은 뼈사슬이 땅에 뒹구는 것을 본다면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혹 본래는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했었지만 그것이 없어지니 걱정이 생기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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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
  "그렇습니다."
  "또 만일 그 여인이 묘지에 버려져 가죽과 살과 피는 분리되고 오직 힘줄만이 서로 이어져 있는 것을 본다면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본래는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했었지만 그것이 없어지니 걱정이 생기겠는가?"
  "그렇습니다."
  "또 만일 그 여인이 묘지에 버려져 뼈마디가 풀리고 여러 곳에 흩어져 발뼈 장딴지뼈 넓적다리뼈 허리뼈 등뼈 어깨뼈 목뼈 머리뼈들이 각각 다른 곳에 뒹굴고 있는 것을 본다면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본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지만 그것이 없어지니 걱정이 생기겠는가?"
  "그렇습니다."
  "또 만일 그 여인이 묘지에 버려져 뼈가 마치 소라처럼 희어지고 마치 집비둘기 빛깔처럼 푸르며, 피를 칠한 것처럼 붉고, 썩어 문드러지고 부서져 가루가 된 것을 본다면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본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지만 그것이 없어지니 걱정이 생기겠는가?"
  "그렇습니다."
  "이것을 색의 환이라 하느니라. 또 어떤 것을 색의 출요[色出要]라 하는가? 만일 색을 끊어 없애고 색을 버리고 여의어 색이 멸해 색이 다하고 색을 건너 뛰어 벗어나게 되면 이것을 색의 출요라 하느니라.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색의 맛[色味]과 색의 환[色患]과 색의 출요를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면 그는 끝내 스스로도 그 색을 끊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다시 다른 이의 색을 끊어줄 수 있겠는가?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색의 맛과 색의 환과 색의 출요를 사실 그대로 안다면 그는 스스로도 없앨 수 있고, 또한 능히 다른 이의 색도 끊어줄 수 있느니라.
  어떤 것을 각의 맛[覺味]이라 하는가? 비구는 욕심을 여의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며 나아가 제4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그 때에는 스스로 해치기를 생각하지도 않고, 또한 남 해치기를 생각하지도 않는다. 만일 해치기를 생각하지 않으면 이것을 각의 즐거운 맛[覺樂味]이라 한다. 무슨 까닭인가? 해치기를 생각하지 않으면 즐거움을 성취하기 때문이니,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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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각의 맛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각의 환[覺患]이라 하는가? 각이란 무상한 법[無常法]이요, 괴로움의 법[苦法]이며 멸의 법[滅法]이니, 이것을 각의 환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각의 출요[覺出要]라 하는가? 만일 각을 끊어 없애고, 각을 버려 여의며, 각을 멸하여 각이 다하고 각을 건너 뛰어 벗어나면, 이것을 각의 출요라 하느니라.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각의 맛[覺味]과 각의 환[覺患]과 각의 출요를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면, 그는 끝내 스스로도 그 각을 끓을 수 없겠거늘 하물며 다시 다른 이의 각을 끊어줄 수 있겠는가?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각의 맛과 각의 환과 각의 출요를 사실 그대로 안다면 그는 스스로도 없앨 수 있고, 또한 능히 다른 이의 각도 끊어줄 수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고음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2,165자이다.]
  
  100) 고음경(苦陰經) 제 4 [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기수(釋羈瘦)를 유행하실 적에 가유라위(加維羅衛)의 니구류원(尼拘類園)에 머무셨다. 그 때 석마하남(釋摩訶男)은 오후에 이리저리 서성이다 부처님 처소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의 법[世尊法]은 제 마음 속의 세 가지 번뇌[三穢], 곧 물들어 탐하는 마음의 번뇌[染心濊] 성내는 마음의 번뇌[恚心穢] 어리석은 마음의 번뇌[癡心穢]를 멸하게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의 법을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만 그러나 제 마음 속에는 다시 탐하는 법 성내는 법 어리석은 법이 생깁니다. 세존이시여,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내게 어떤 법이 없어지지 않고서 내 마음 속에 다시 탐하는 법 성내는 법 어리석은 법을 생기게 하는가?'"
[725 / 1738] 쪽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마하남아, 너에게는 한 법이 없어지지 않았다. 곧 너는 집에 있으면서,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서 집 없이 도를 배우지 않았다. 만일 네가 이 한 법을 없애면 너는 반드시 집에 있지 않고,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서 집 없이 도를 배울 것이다. 너는 한 법을 없애지 않은 까닭에 집에 있으면서,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리고서 집 없이 도를 배우지 않는 것이다."
  이에 석마하남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 한 자락을 벗어 메고, 부처님을 향해 합장한 채 세존께 아뢰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저를 위해 법을 설하시어 제가 마음이 깨끗해져 의심을 없애고 도를 얻게 하소서."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마하남아, 5욕(欲)의 공덕이 있어, 사랑할 만하고 생각할 만하며, 기뻐할 만하고 욕심과 서로 응하여 사람을 즐겁게 한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곧 눈은 색을 알고, 귀는 소리를 알며, 코는 냄새를 알고, 혀는 맛을 알며, 몸은 감촉을 아나니, 이것으로 말미암아 왕이나 왕의 권속으로 하여금 안락과 환희를 얻게 하느니라. 마하남아, 이 욕심의 맛은 지극하여 다시금 이 보다 더한 것은 없고, 또 우환도 매우 많은 것이니라.
  마하남아, 어떤 것을 욕심의 환[欲患]이라 하는가? 마하남아, 족성자들은 그 기술에 따라 각자 생활해 가는데, 혹은 밭농사를 짓고, 혹은 살아갈 방도를 세우며, 혹은 글을 배우고 혹은 산술을 밝히며, 공수(工數)를 알고 혹은 도장을 정교하게 새기며, 혹은 글을 짓고 혹은 붓을 만들며, 혹은 경서를 깨닫고 혹은 용맹스런 장군이 되며, 혹은 왕을 받들어 섬긴다. 그들은 추울 때에는 추워하고, 더울 때에는 더워하며, 굶주리고 목마르고 피로하며, 모기와 등에에게 뜯기면서, 이러한 직업으로 돈이나 재물 구하기를 도모한다. 마하남아, 이 족성자들은 이러한 방편으로 이렇게 행하고 이렇게 구하다가, 만일 돈이나 재물을 얻지 못하면 곧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시름하고 슬퍼하고 번민하며, 마음에는 곧 어리석음이 생겨 이렇게 말한다.
  '헛되이 노력하고 헛되이 괴로워하면서 구했지만 아무런 결실이 없구나.'
   마하남아, 저 족성자들은 이러한 방편으로 이렇게 행하고 이렇게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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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 만일 돈이나 재물을 얻으면 그는 곧 사랑하고 아껴 지켜 보호하고, 몰래 감추어 둔다. 무슨 까닭인가?
  '내 이 재물을 왕에게 빼앗기거나 도둑을 맞거나, 불에 타버리거나 썩어 없어지거나, 잃어버리지 않게 하자. 재물을 꺼내 써 봐야 아무런 이득도 없고, 혹 여러 사업을 해 보아도 성취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지켜 보호하고 몰래 감추어 두었다가, 만일 왕에게 빼앗기거나 도적에게 겁탈 당하고, 불에 타거나 썩어 없어지며, 잃어버리게 되면 그들은 곧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시름하고 슬퍼하고 번민하며, 마음에는 곧 어리석음이 생겨 이렇게 말한다.
  '만일 오랫동안 사랑할 만하다고 여기는 것을 가지면 그는 곧 잃게 될 것이다.'
  마하남아, 이러한 것을 현법(現法)의 괴로움의 음[苦陰]이라 하나니, 욕심을 인(因)으로 하고, 욕심을 연(緣)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本]으로 하는 것이니라.
  마하남아, 또 중생들은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기 때문에 어머니는 아들과 다투고, 아들은 어머니와 다투며, 부자 형제 자매 친족들이 연이어 서로 다투느니라. 저들은 이미 이렇게 서로 다툰 뒤에는 어머니는 아들의 허물을 말하고, 아들은 어머니의 허물을 말하며, 부자 형제 자매 친족들끼리도 서로 허물을 말하나니, 하물며 다시 다른 이들이겠는가? 마하남아, 이것을 현법의 괴로움의 음이라 하나니,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니라.
  마하남아, 또 중생들은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기 때문에, 왕과 왕이 서로 다투고, 범지와 범지가 서로 다투며, 거사와 거사가 서로 다투고, 백성과 백성이 서로 다투며, 나라와 나라가 서로 다툰다. 그들은 다투어 서로 미워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무기로써 갈수록 서로에게 해를 더하나니, 혹은 주먹질을 하거나 돌을 던지며, 혹은 몽둥이로 치고 칼로 찍는다. 그들은 서로 싸울 때 혹은 죽거나 혹은 두려워하며, 극심한 고통을 받는다. 마하남아, 이것을 현법의 괴로움의 음이라 하나니,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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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하남아, 또 중생들은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기 때문에,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으며, 창과 활과 화살을 가지거나 혹은 칼과 방패를 잡고 싸움터에 들어가며, 혹은 코끼리로써 싸우고, 혹은 말 수레 보병으로 혹은 남녀로써 싸운다. 그들은 싸울 때 죽거나 혹은 두려워하며, 극심한 고통을 받는다. 마하남아, 이것을 현법의 괴로움의 음이라 하나니,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니라.
  마하남아, 다시 중생들은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기 때문에,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으며, 창과 활과 화살을 가지거나 혹은 칼과 방패를 잡고 가서 다른 나라를 빼앗고, 성을 공격하고 마을을 파괴하면서 서로 전투하며, 북을 치고 뿔나발을 불며 큰 소리로 고함치고, 혹은 몽둥이로 치고, 혹은 창으로 혹은 날카로운 바퀴로, 혹은 활을 쏘고, 혹은 돌을 어지럽게 날리며, 혹은 쇠뇌[大弩]로, 혹은 벌겋게 달군 구리쇠탄자를 퍼붓는다. 그들은 싸울 때 혹은 죽고 혹은 두려워하며, 극심한 고통을 받는다. 마하남아, 이것을 현법의 괴로움의 음이라 하나니,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니라.
  마하남아, 다시 중생들은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기 때문에,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으며, 창과 활과 화살을 가지고, 혹은 칼과 방패를 잡고 촌락으로 들어가고 도읍으로 들어가며, 나라로 들어가고 성(城)으로 들어가며, 담을 뚫고 창고를 열어 재물을 겁탈하고, 왕의 길을 끊으며, 혹은 남의 거리에 가서 촌락을 부수고 도읍을 해치며, 나라를 멸하고 성을 부순다. 그 중에 혹은 왕의 신하에게 잡혀 온갖 고문을 당하는데, 손을 베고 발을 끊고 혹은 손과 발을 자르며, 귀를 끊고 코를 베고 혹은 귀와 코를 자르며, 혹은 난도질을 하며, 수염을 뽑고 머리털을 뽑고 혹은 수염과 머리털을 모두 뽑으며, 혹은 우리에 가두고 옷으로 싸서 불에 태우며, 혹은 모래로 덮고, 풀에 싸서 불에 태우며, 혹은 쇠 나귀의 뱃속에 넣고, 혹은 쇠 돼지의 입안에 넣고, 혹은 쇠 호랑이 입안에 넣고 태우며, 혹은 구리쇠 솥 안에 넣고, 혹은 쇠 솥 안에 넣어 지지며, 혹은 동강동강 끊으며, 혹은 작살로 찌르고 혹은 쇠갈고리로 매달며, 혹은 쇠평상에 눕히고 끓는 기름을 부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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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은 쇠절구에 앉히고 쇠공이로 찧으며, 혹은 뱀으로 물게 하고, 혹은 채찍으로 치며, 혹은 작대기로 때리고, 혹은 몽둥이로 두들기며, 혹은 산 채로 높은 가지에 꿰고 혹은 그 목을 벤다. 그러는 동안에 그는 혹은 죽고 혹은 두려워하며, 극심한 고통을 받는다. 마하남아, 이것을 현법의 괴로움의 음이라 하나니,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니라.
  마하남아, 다시 중생들은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기 때문에, 몸의 악행을 행하고 입과 뜻의 악행을 행한다. 그는 훗날 병이 들어 자리에 들고, 혹은 땅에 앉거나 누우면, 괴로움이 몸을 핍박하여 지극히 심한 고통을 받으면서 조금도 즐거워하지 못한다. 그가 만일 몸으로 악행을 하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저질렀다면, 그는 죽음에 임박해서 앞에 장막이 드리워지나니, 마치 해가 지려 할 때에 큰 산등성이 그림자가 땅을 덮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그가 만일 몸으로 악행을 하고 입과 뜻으로 악행을 했다면 앞에 장막이 드리워진다. 그러면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 본래의 악행이 앞에서 나를 덮는구나. 나는 일찍 복된 업을 짓지 않고 악업을 많이 지었다. 만일 흉악하고 난폭한 짓을 하여 오직 죄를 행하고 복을 짓지 않고 선을 행하지 않으며, 두려워한 바가 없고 의지한 곳 없으며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이 태어나는 곳이 있다면, 나도 반드시 그 곳에 태어날 것이다.'
  그래서 뉘우치지만 뉘우치는 사람이 선하지 않으므로 죽으면서 복 없이 목숨을 마치게 된다. 마하남아, 이것을 현법의 괴로움의 음이라 하나니,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니라.
  마하남아, 또 중생들은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기 때문에, 몸의 악행을 행하고 입과 뜻의 악행을 행한다. 그는 몸과 입과 뜻의 악행으로 말미암아 이것을 인연으로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태어난다. 마하남아, 이것을 후세의 괴로움의 음이라 하나니, 욕심을 인으로 하고, 욕심을 연으로 하며, 욕심을 근본으로 하는 것이니라.
  마하남아,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욕심이란 전혀 즐거움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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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량없는 괴로움과 우환이 있는 것이다.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多聞聖弟子]로서 사실 그대로 보지 못하면, 그는 욕심에 덮여 평정의 즐거움과 위없는 안식을 얻지 못한다. 마하남아, 이와 같이 저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욕심으로 말미암아 점차 후퇴하는 것이다. 마하남아, 나는 욕심이란 즐거움이 없고 한량없는 괴로움과 우환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것을 사실 그대로 안 뒤에는 마하남아, 욕심에 덮이지 않고, 또한 악에 얽매이지 않아 곧 평정의 즐거움과 위없는 안식을 얻었다. 마하남아, 그러므로 나는 욕심으로 말미암아 점차 후퇴하지는 않느니라.
  마하남아, 한 때 나는 왕사성을 유행하다 비다라산( 哆邏山)의 선인들이 사는 칠엽옥(七葉屋)에 머물렀다. 나는 해질녘에 연좌(宴坐)에서 일어나 광산(廣山)으로 갔다가 거기서 많은 니건타(尼犍陀)들이 앉지 않는 행을 닦으며 항상 서서 앉지 않고, 매우 심한 고통을 받는 것을 보았다. 나는 가서 물었다.
  '니건타들이여, 그대들은 무슨 까닭으로 이 앉지 않는 행을 닦으면서 항상 서서 앉지 않고 이러한 고통을 받는가?'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구담이시여, 우리에게는 존경하는 스승 니건타가 계신데, 이름을 친자(親子)라 합니다. 그는 우리들을 가르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니건타들아, 너희들이 만일 전생에 착하지 않은 업을 지었다면 이 고행으로 말미암아 반드시 없어질 것이다. 만일 지금 몸의 묘행을 보호하고 입과 뜻의 묘행을 보호하면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다시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업을 짓지 않을 것이다.)'
  마하남아, 나는 다시 물었다.
  '니건타들이여, 그대들은 그 존경하는 스승을 아무런 의심 없이 믿는가?'
  그들은 다시 내게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구담이시여, 우리들은 존경하는 스승을 아무런 의혹 없이 믿습니다.'
  마하남아, 나는 다시 물었다.
  '니건타들이여, 만일 그렇다면 그대들이 존경하는 스승 니건타는 과거에 여러 번 악하고 착하지 않은 업을 짓고 과거에 니건타가 되었다가 죽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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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인간으로 태어나 출가해 니건타가 되어 앉지 않는 행을 닦고 항상 서서 앉지 않으며 이렇게 고통을 받는 것인가? 그대들이나 다른 제자들도 또한 마찬가지인가?'
  그러자 그들은 다시 내게 말했다.
  '구담이시여, 즐거움은 즐거움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이 아니요, 반드시 괴로움으로 말미암아 얻어지는 것입니다. 마치 빈비사라왕(頻 娑羅王)의 즐거움에 비하면 사문구담은 그만 못한 것과 같습니다.'
  나는 다시 말하였다.
  '너희들은 어리석고 말한 것도 무의미하다. 무슨 까닭인가? 너희들은 착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했으며 또 때를 알지 못하여 너희들은 이렇게 말했다.
  (빈비사라왕의 즐거움에 비하면 사문 구담은 그만 못하다.)
  니건타들이여, 그대들은 본래 이렇게 물었어야 했다.
  (누구의 즐거움이 나은가? 빈비사라왕인가? 사문 구담인가?)
  니건타들이여, 만일 내가 내 즐거움이 뛰어나서 빈비사라왕은 그만 못하다고 이렇게 말한다면, 니건타들이여, 그대들은 곧 빈비사라왕의 즐거움에 비하면 사문 구담은 그만 못한다고 이렇게 말할 수 있겠는가?'
  그 모든 니건타들이 곧 이렇게 말했다.
  '구담이시여, 저희들이 지금 사문 구담께 여쭙겠습니다. 누구의 즐거움이 더 났습니까? 빈비사라왕입니까, 구담입니까?'
  나는 또 말했다.
  '니건타들이여, 나는 이제 그대들에게 물으리니, 아는 대로 대답하라. 모든 니건타들이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빈비사라왕은 자기 뜻대로 잠자코 말이 없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환희와 쾌락을 얻을 수 있겠는가?'
  니건타들은 대답했다.
  '아닙니다, 구담이시여.'
  '6 5 4 3 2일이나, 하루 낮 하룻밤 동안만이라도 환희와 쾌락을 얻을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구담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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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건타들이여, 내가 내 뜻대로 잠자코 말이 없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하루 낮 하룻밤 동안 환희와 쾌락을 얻겠는가?'
  니건타들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구담이시여.'
  '2 3 4 5 6일이나, 이레 낮 이레 밤 동안 환희와 쾌락을 얻을 수 있겠는가?'
  '그렇습니다. 구담이시여.'
  나는 다시 물었다.
  '모든 니건타들이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누구의 즐거움이 더 나은가? 빈비사라왕인가, 바로 나인가?'
  니건타들은 대답하였다.
  '구담이시여, 우리들이 사문 구담께서 하신 말씀을 받아 이해한 바로는 구담의 즐거움이 더 뛰어나고 빈비사라왕은 그만 못합니다.'
  마하남아, 이런 까닭에 욕심이란 즐거움이 없고, 한량없는 괴로움과 우환이 있는 줄을 아느니라. 만일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多聞聖弟子]로서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면, 그는 욕심에 덮이고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에 얽매여, 평정의 즐거움[捨樂]과 위없는 안식을 얻지 못할 것이다. 마하남아, 이와 같이 저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욕심 때문에 후퇴하는 것이다. 마하남아, 나는 욕심이란 즐거움이 없고, 한량없는 괴로움과 우환이 있는 줄을 알며, 나는 그것을 사실 그대로 안 뒤에는 욕심에 덮이지 않고 또한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에 얽매이지 않아, 곧 평정의 즐거움과 위없는 안식을 얻었느니라. 마하남아, 이런 까닭에 나는 욕심 때문에 후퇴하지 않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마하남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고음경에 수록된 경문 글자 수는 2,254자이다]
  
  101) 증상심경(增上心經) 제 5 [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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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勝林給孤獨園)에 머무셨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로서 증상심(增上心)을 얻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자주 5상(相)을 생각해야 한다. 자주 5상을 생각하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생각은 곧 멸하게 되고, 나쁜 생각이 멸한 뒤에는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쉬어 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定]을 얻을 것이다.
  어떤 것을 다섯 가지라 하는가? 비구는 상(相)이 선(善)과 상응(相應)하는가를 생각하여, 만일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면, 그는 이 상(相)으로 말미암아 다시 다른 상(相)이 선과 상응하는가를 생각하여,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지 않게 한다. 그는 이 상으로 말미암아 다시 다른 상이 선(善)과 서로 상응하는가를 생각하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생각은 곧 멸하게 되고, 나쁜 생각이 멸하고 나면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쉬어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을 것이다. 마치 목수와 목수의 제자가 먹줄을 나무에 퉁긴 다음에 곧 날카로운 도끼로 깎고 다듬어 곧게 만드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비구도 이 상(相)으로 말미암아 다시 다른 상이 선과 상응하는가를 생각하여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지 않게 한다. 그는 이 상으로 말미암아 다시 다른 상이 선과 상응하는가를 생각하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생각은 곧 멸하게 되고, 생각이 멸한 뒤에는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쉬어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을 것이다. 만일 비구가 증상심(增上心)을 얻고자 하면, 마땅히 자주 이 제1의 상(相)을 생각해야 한다. 이 상을 생각하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상은 곧 멸하게 되고, 나쁜 생각이 멸한 뒤에는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쉬어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定]을 얻을 것이니라.
  또 비구여, 상(相)이 선(善)과 상응하는가를 생각하여, 만일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면, 그는 이렇게 관찰한다.
  '이 생각은 악하여 재환(災患)이 있으며, 이 생각은 착하지 않고 이 생각은 악하며, 이 생각은 지혜 있는 사람이 싫어하는 것이다. 이 생각이 만일 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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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게 갖추어지면, 곧 신통(神通)을 얻지 못할 것이요, 도(道)를 터득하지 못할 것이며, 열반을 얻지 못할 것이니, 그것은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을 생겨나게 하기 때문이다.'
  그가 이렇게 악을 관찰하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생각은 곧 멸하게 되고, 나쁜 생각이 멸한 뒤에는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쉬어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을 것이다. 마치 나이 젊고 단정하여 사랑스러운 사람이, 목욕하여 몸을 씻고 밝고 깨끗한 옷을 입고, 몸에 향을 바르고 수염과 머리를 고루어 지극히 정결하게 하였는데, 반쯤 뜯어 먹히고 푸르딩딩하게 부풀어 문드러지고 더러운 물이 흐르는 죽은 뱀이나 죽은 개나 죽은 사람의 송장을 그의 목에 걸친다면, 그는 싫어하고 더럽게 여겨 기뻐하지도 즐거워하지도 않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비구여, 그는 이렇게 관찰한다.
  '이 생각은 악하여 재환이 있으며, 이 생각은 착하지 않고 이 생각은 악하며, 이 생각은 지혜 있는 사람이 싫어하는 것이다. 이 생각이 만일 그득하게 갖추어지면, 곧 신통을 얻지 못할 것이요, 도를 터득하지 못할 것이며, 열반을 얻지 못할 것이니, 그것은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을 생겨나게 하기 때문이다.'
  그가 이렇게 악을 관찰하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생각은 곧 멸하게 되고, 나쁜 생각이 멸한 뒤에는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쉬어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을 것이다. 만일 비구로서 증상심을 얻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자주 이 제2의 상(相)을 생각하여야 한다. 이 상(相)을 생각하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생각은 곧 멸하게 되고, 나쁜 생각이 멸한 뒤에는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쉬어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을 것이니라.
  또 비구여, 상(相)이 선(善)과 상응한다고 생각할 때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고, 이 생각은 악(惡)이요 우환이라고 관찰할 때에도 다시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면, 그 비구는 응당 이 생각을 생각[念]하지 말아야 하나니, 그것은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을 생기게 하기 때문이다. 그가 이 생각을 생각[念]하지 않으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생각도 곧 멸하게 되고, 나쁜 생각이 멸한 뒤에는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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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어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을 것이니라. 마치 눈을 가진 사람은 색(色)이 눈동자로 들어오면 보려고 하지 않고, 눈을 감거나 몸을 피해 가는 것과 같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한가? 색이 눈동자에 있더라도 그 사람은 색상(色相)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아닙니다."
  "이와 같이 비구도 마땅히 이 생각을 생각[念]하지 않아야 하나니, 그것은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을 생기게 하기 때문이다. 그가 이 생각을 염하지 않으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생각은 곧 멸하게 되고, 나쁜 생각이 멸한 뒤에는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쉬어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을 것이니라. 만일 비구로서 증상심을 얻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자주 이 제3의 상을 생각하여야 한다. 이 상을 생각하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생각은 곧 멸하게 되고, 나쁜 생각이 멸한 뒤에는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쉬어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을 것이니라.
  또 비구여 상(相)이 선(善)과 상응한다고 생각할 때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고, 이 생각은 악이요 우환이라고 관찰할 때에도 또한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며, 생각을 생각[念]하지 않을 때에도 다시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면, 그 비구는 마땅히 사행(思行)으로써 차츰 그 생각을 감소시켜야겠다고 생각하여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 그가 마땅히 사행(思行)으로써 차츰 그 생각을 감소시켜야겠다고 생각하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생각은 곧 멸하게 되고, 나쁜 생각이 멸한 뒤에는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쉬어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을 것이니라. 마치 사람이 길을 갈 때에 너무 급하게 빨리 가다가,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무엇 하러 빨리 갈까, 나는 지금 천천히 걸어도 되지 않는가?'
  그는 곧 천천히 가다가 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무엇 하러 이렇게 천천히 가는가? 차라리 서는 것이 낫지 않은가?'
  그는 곧 섰다가, 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무엇 하러 섰는가? 차라리 앉는 것이 낫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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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곧 앉았다가, 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무엇 하러 앉았는가? 차라리 눕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그는 곧 눕는다. 이렇게 하여 그 사람은 차츰 몸의 추한 행동을 그치는 것과 같다.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비구도 또한 이와 같아서, 마땅히 사행(思行)으로써 그 생각을 차츰 감소시켜야겠다고 이렇게 생각하여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 그가 마땅히 사행으로써 차츰 생각을 감소시켜야겠다고 이렇게 생각하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생각은 멸하게 되고, 나쁜 생각이 멸한 뒤에는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쉬어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을 것이니라. 만일 비구로서 증상심을 얻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자주 이 제4의 상을 생각해야 한다. 이 상을 생각하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생각은 멸하게 되고, 나쁜 생각이 멸한 뒤에는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쉬어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을 것이니라.
  또 비구여, 상이 선과 상응한다고 생각할 때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고, 이 생각은 악이요 우환이라고 관찰할 때에도 또한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며, 생각을 염하지 않을 때에도 또한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고, 마땅히 사유로써 차츰 생각을 감소시켜야겠다고 할 때에도 또한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면, 그 비구는 마땅히 이렇게 관찰하여야 한다.
  '비구는 이 생각으로 말미암아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 비구는 곧 아래 윗니를 서로 붙이고 혀를 윗잇몸 천장에 대고 마음으로써 마음을 닦아 받아 지니고 항복받아서,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 그가 마음으로써 마음을 닦아 받아 지니고 항복받으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생각은 곧 멸하게 되고, 나쁜 생각이 멸한 뒤에는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쉬어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을 것이니, 마치 두 역사(力士)가 한 나약한 사람을 붙잡아 받아 가지고 항복받는 것과 같으니라.
  이와 같이 비구도 아래 윗니를 서로 붙이고 혀를 윗잇몸 천장에 대고 마음으로써 마음을 닦아 받아 지니고 항복받아서,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하나니, 그가 마음으로써 마음을 닦아 받아 지니고 항복받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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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생각은 곧 멸하게 되고, 나쁜 생각이 멸한 뒤에는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쉬어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을 것이니라.
  만일 비구로서 증상심을 얻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자주 이 5상(相)을 생각해야 한다. 자주 5상을 생각하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생각은 곧 멸하게 되고, 나쁜 생각이 멸한 뒤에는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쉬어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을 것이니라.
  만일 비구로서 증상심을 얻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자주 이 5상을 생각해야 하나니, 이 5상을 자주 생각하면, 이미 생긴 착하지 않은 생각은 곧 멸하게 되고, 나쁜 생각이 멸한 뒤에는 마음은 곧 항상 머물러, 마음 속에 있으면서 모든 것이 그쳐 쉬어버리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을 것이니라.
  만일 비구가 상이 선과 상응한다고 생각할 때 나쁜 생각이 생기지 않고, 이 생각은 악이요 우환이라고 관찰할 때에도 또한 나쁜 생각이 생기지 않으며, 생각을 생각[念]하지 않을 때에도 또한 나쁜 생각이 생기지 않고, 만일 사행(思行)으로써 차츰 생각을 감소시켜야겠다고 생각할 때에도 또한 나쁜 생각이 생기지 않으며, 마음으로써 마음을 닦아 받아 지니고 항복받을 때에도 또한 나쁜 생각이 생기지 않으면, 곧 자재를 얻어, 생각하고 싶으면 곧 생각하고, 생각하고 싶지 않으면 곧 생각하지 않게 된다. 만일 비구가 생각하고 싶으면 곧 생각하고, 생각하고 싶지 않으면 곧 생각하지 않게 된다면, 이것을 비구가 모든 생각을 마음대로 하고, 모든 생각을 자재로이 하는 자취[跡]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그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증상심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456자이다.]
  
  102) 염경(念經) 제 6 [제2 소토성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을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머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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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옛날 아직 무상정진각(無上正盡覺)을 깨닫지 못하였을 때에는 이러한 생각을 하였느니라.
  '나는 차라리 모든 생각을 구별해 두 부분(分)으로 나누어, 욕심의 생각[欲念] 성냄의 생각[恚念] 해침의 생각[害念]을 한 부분으로 하고, 욕심이 없는 생각[無欲念] 성냄이 없는 생각[無恚念] 해침이 없는 생각[無害念]을 다시 한 부분으로 하자.'
  나는 그 뒤에 곧 모든 생각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욕심의 생각 성냄의 생각 해침의 생각을 한 부분으로 하고, 욕심이 없는 생각 성냄이 없는 생각 해침이 없는 생각을 한 부분으로 하였다. 나는 이렇게 행하여 멀리 떠나 혼자 있으면서 마음에 방일함 없이 부지런히 힘써 수행할 때에 욕심의 생각이 생겼다. 나는 곧 욕심의 생각이 생기면 자신도 해치고 남도 해치고 둘을 함께 해치며, 지혜를 멸하고 번거로움과 괴로움이 많아, 열반을 증득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도 해치고 남도 해치고 둘을 함께 해치며, 지혜를 멸하고 번거로움과 괴로움이 많아, 열반을 얻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곧 빨리 그것을 없앴다. 그러자 다시 성냄의 생각과 해침의 생각이 생겼다. 나는 곧 성냄의 생각과 해침의 생각이 생기면 자신도 해치고 남도 해치고 둘을 함께 해치며, 지혜를 멸하고 번거로움과 괴로움이 많아, 열반을 증득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도 해치고 남도 해치며 둘을 함께 해치고, 지혜를 멸하고 번거로움과 괴로움이 많아, 열반을 얻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곧 빨리 그것을 없앴다.
  나는 욕심의 생각이 생기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끊어 없애 버리며, 성냄의 생각과 해침의 생각이 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끊어 없애 버렸다. 무슨 까닭인가? 나는 이것으로 말미암아 반드시 한량없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생기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다음과 같다. 봄이 지난 뒤에는 밭에 종자를 뿌리기 때문에 방목(放牧)할 토지가 좁아지게 된다. 그래서 소치는 아이는 소를 들에 풀어놓는데 소가 남의 밭에 들어가면 소치는 아이는 곧 작대기를 가지고 가서 막는다. 무슨 까닭인가? 소치는 아이는 그 때문에 반드시 꾸지람을 받거나 매를 맞거나, 결박당하거나 잘못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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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소치는 아이는 작대기를 가지고 가서 그것을 막는 것이다. 나도 또한 이와 같이 욕심의 생각이 생기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끊어 없애 버리며, 성냄의 생각과 해침의 생각이 생기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끊어 없애 버렸다. 무슨 까닭인가? 나는 이것으로 말미암아 반드시 한량없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생기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비구는 뜻[思]하는 바를 따라, 생각[念]하는 바를 따라 마음은 곧 그 가운데서 즐거워한다. 만일 비구가 욕심의 생각을 많이 생각[念]하면, 곧 욕심이 없는 생각을 버리고, 욕심의 생각을 많이 생각[念]하기 때문에 마음은 곧 그 가운데서 즐거워한다. 만일 비구가 성냄의 생각과 해침의 생각을 많이 생각[念]하면, 곧 성냄 없고 해침 없는 생각을 버리고, 성냄의 생각과 해침의 생각을 많이 염하기 때문에 마음은 곧 그 가운데서 즐거워하느니라. 이렇게 비구가 욕심의 생각을 여의지 않고, 성냄의 생각을 여의지 않고, 해침의 생각을 여의지 않으면, 곧 생(生) 노(老) 병(病) 사(死)와 시름[愁] 걱정[憂] 울음[啼哭]을 벗어나지 못하고, 또한 일체의 괴로움을 여의지 못하느니라.
  나는 이와 같이 행하여, 멀리 떠나 혼자 있으면서 마음에 방일이 없이 부지런히 힘써 수행하여 욕심 없는 생각이 생겼다. 나는 곧 욕심 없는 생각이 생기면 자신도 해치지 않고 남도 해치지 않고, 또한 둘을 함께 해치지 않으며, 지혜를 닦고, 번거롭고 괴롭지 않아, 열반을 증득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도 해치지 않고 남도 해치지 않고, 또한 둘을 함께 해치지 않으며, 지혜를 닦고, 번거롭고 괴롭지 않아, 열반을 증득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곧 빨리 닦아 익혀 널리 폈다. 그러다 다시 성냄 없는 생각과 해침 없는 생각이 생겼다. 나는 곧 성냄 없는 생각과 해침 없는 생각이 생기면 자신도 해치지 않고 남도 해치지 않고, 또한 둘을 함께 해치지 않으며, 지혜를 닦고, 번거롭고 괴로움이 없어, 열반을 증득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기도 해치지 않고 남도 해치지 않고, 또한 둘을 함께 해치지 않으며, 지혜를 닦고, 번거롭고 괴로움이 없어, 열반을 증득한다는 것을 깨닫고는, 곧 빨리 닦아 익혀 널리 폈다.
  나는 욕심 없는 생각[無欲念]과 뜻이 많은 생각[多思念]이 생겼고, 성냄 없는 생각[無恚念] 해침 없는 생각[無害念] 뜻이 많은 생각[多思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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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겼다.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뜻이 많은 생각은 몸으로 선정의 기쁨을 망각하게 해 곧 마음을 상하게 한다. 나는 차라리 안 마음을 다스려 항상 머물러, 안에 있어서 그치고 쉬어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어, 마음을 상하지 않도록 하자.'
  나는 뒤에, 곧 안 마음을 다스려 항상 머물러, 안에 있어서 그치고 쉬어 한결같은 마음으로 선정을 얻어,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였다. 나는 욕심 없는 생각을 낸 뒤에, 다시 생각을 내어 법을 향하고 법을 따르며, 성냄 없는 생각, 해침 없는 생각을 낸 뒤에, 다시 생각을 내어 법을 향하고 법을 따랐다. 무슨 까닭인가? 나는 이것으로 말미암아 한량없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생기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치 가을이 지난 뒤에 모든 곡식을 추수해 마치면 소치는 아이가 소를 들과 밭에 방목할 때 '내 소를 저기에 무리 지어 놓아야겠다'고 이렇게 생각하는 것과 같나니, 무슨 까닭인가? 소치는 아이는 이런 이유로 꾸지람을 받거나 매를 맞거나, 결박당하거나 잘못이 있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내 소를 저기에 무리 지어 놓아야겠다'고 이렇게 생각한 것이니라. 나도 또한 이와 같이 욕심 없는 생각을 낸 뒤에는 다시 생각을 내어 법을 향하고 법을 따르며, 성냄 없는 생각, 해침 없는 생각을 낸 뒤에는, 다시 생각을 내어 법을 향하고 법을 따른다. 무슨 까닭인가? 나는 그로 말미암아 한량없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생기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니라.
  비구는 뜻[思]하는 바에 따라, 생각[念]하는 바에 따라, 마음은 곧 그 가운데서 즐거워하게 된다. 만일 비구가 욕심 없는 생각을 많이 생각한다면, 욕심의 생각을 버리고 욕심 없는 생각을 많이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은 곧 그 가운데서 즐거워하게 된다. 만일 비구가 성냄 없는 생각, 해침 없는 생각을 많이 생각한다면, 성냄의 생각, 해침의 생각을 버리고 성냄 없는 생각, 해침 없는 생각을 많이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은 곧 그 가운데서 즐거워하게 된다. 그는 각(覺)과 관(觀)을 이미 쉬고, 안으로 고요히 한마음이 되어 각(覺)도 없고 관(觀)도 없으며, 선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제2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기쁨의 욕심을 여의고, 평정하여 구함 없이 노닐며,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몸에 즐거움을 깨닫는다. 이른바 성인께서 말씀하신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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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의 평정[捨] 기억[念] 즐거움에 머묾[樂住] 공(空)1)이 있는 제3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즐거움이 멸하고 괴로움도 멸하는데, 기쁨과 걱정의 뿌리는 이미 멸한 상태이며,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 평정 기억 청정이 있는 제4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그는 이와 같이 선정의 마음이 청정하여, 더러움도 없고, 번뇌도 없으며, 부드럽게 잘 머물고, 움직이지 않는 마음을 얻어서 누(漏)가 다한 신통의 지혜로 향해 나아가 증득하는 것이다. 그래서 곧 이 괴로움[苦]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이 괴로움의 발생[苦集]을 알며, 이 괴로움의 소멸[苦滅]을 알고, 이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苦滅道]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안다. 또한 이 누(漏)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이 누의 발생을 알며, 이 누의 소멸을 알고, 이 누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안다. 그는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본 뒤에는 곧 욕루(欲漏)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유루(有漏)와 무명루(無明漏)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해탈한 뒤에는 곧 해탈한 줄을 알아, 생이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서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안다. 이 비구는 욕심의 생각을 여의고 성냄의 생각을 여의며, 해침의 생각을 여의어, 곧 생 노 병 사와 시름 걱정 울음에서 해탈하게 되고 일체의 괴로움을 떠나느니라.
  마치 어떤 한가한 곳에 큰 샘물이 있는데, 그곳에서 노닐며 사는 사슴떼가 있다고 하자. 어떤 사람이 와서 그 사슴떼를 위하여 이로움과 요익을 구하지 않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지 않아, 평평하고 바른 길은 막고 나쁜 길 하나만 열어 큰 구덩이를 만들어 놓고 사람을 시켜 지키고 감시하게 하면, 이렇게 하여 사슴떼는 모두 죽고 말 것이다. 다시 어떤 사람이 와서 그 사슴떼를 위하여 이로움과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여, 평평하고 바른 길을 열고 나쁜 길은 닫아 막으며 지키고 감시하던 사람도 물리치면, 이렇게 하여 사슴떼는 모두 편안히 구제를 받을 것이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1) 이 부분과 더불어 많은 부분이 고려대장경에는 실(室)로 되어 있다. 그러나 중아함경 제2경인 주도수경(晝度樹經)과 제3경인 성유경(城喩經)에는 공(空)으로 되어 있는데, 아마도 실(室)은 공(空)의 오자(誤字)가 아닌가 추측된다. 따라서 실(室)로는 의미가 불분명하여 이하 모두 공(空)의 의미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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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 비유를 들어 말해 그 뜻을 알게 하려 하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으면 곧 그 취지를 아나니, 이 비유에도 의미가 있다. 큰 샘물[大泉水]은 곧 5욕(欲)에 대한 사랑스러움과 즐거움이다. 어떤 것을 다섯 가지라 하는가?
  눈은 빛깔을 알고 귀는 소리를 알며, 코는 냄새를 알고 혀는 맛을 알며, 몸은 촉감을 아나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큰 샘물이란 이 5욕이요, 사슴떼란 이 사문과 범지들이니라.
  어떤 사람이 와서 그들을 위하여 이로움과 요익을 구하지 않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바로 마왕(魔王) 파순(波旬)임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평평하고 바른 길은 막고 나쁜 길 하나만 연다는 것은 세 가지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이니, 곧 욕심의 생각 성냄의 생각 해침의 생각이다. 나쁜 길이란 이 세 가지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이니라. 다시 나쁜 길이 있나니, 곧 8사도(邪道)로서, 삿된 견해(邪見)와 나아가 삿된 선정(邪定)에 이르기까지의 여덟 가지이니라. 큰 구덩이를 만든다는 것은 무명(無明)임을 알아야 하고, 사람을 시켜 지킨다는 것은 마왕 파순의 권속임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다시 어떤 사람이 와서 그들을 위하여 이로움과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한다는 것은 이 여래 무소착(無所着) 등정각(等正覺)임을 마땅히 알아야 하고, 나쁜 길[惡道]은 막고 평평하고 바른 길[平正路]을 연다는 것은 세 가지 착한 생각이니, 곧 욕심 없는 생각 성냄 없는 생각 해침 없는 생각이다. 길[道]이란 이 세 가지 착한 생각임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다시 길이 있나니, 곧 8정도(正道)로서 바른 견해[正見]와 나아가 바른 선정[正定]에 이르기까지의 여덟 가지이니라.
  비구들아, 나는 너희들을 위하여 평평하고 바른 길을 열고 나쁜 길은 닫아 막으며, 구덩이를 메워 평평하게 하고 지키는 사람을 물리치며, 높은 스승이 제자를 위하는 것처럼 큰 사랑과 슬픔을 일으켜 가엾이 여기고 불쌍하게 생각하며, 이로움과 요익을 구하고 안온과 쾌락을 구하는 일을 나는 이제 다해 마쳤다.
  너희들도 또한 마땅히 스스로 노력하라. 일 없는 한가한 곳이나 산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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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밑이나, 비고 고요한 곳으로 가서 연좌(宴坐)하며 깊이 생각하되 방일하지 말고, 더욱 부지런히 정진하여 후회가 없게 하라. 이것이 나의 가르침이요, 이것이 나의 훈계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염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1,593자이다. 『중아함경 』 제25권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모두 7,468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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