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중아함경(中阿含經)

중아함경 제 50 권

通達無我法者 2008. 1. 2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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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아함경 제 50 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16. 대품(大品) 제 2 ①
  [이 「대품」에는 총 열 개의 소경이 수록되어 있다.]
  
  가루오다이경(加樓烏陀夷經)과
  모리파군나경(牟犁破群那經)과
  발타화리경(跋陀和利經) 아습구경(阿濕具經)과
  주나경(周那經) 우바리경(優婆離經)과
  조어지경(調御地經) 치혜지경(癡慧地經)과
  아리타경(阿梨 經) 다제경( 帝經)이다.
  192) 가루오다이경(加樓烏陀夷經) 제 1 [제 5 후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앙가국(鴦伽國)에 노니실 적에 큰 비구들과 함께 아화나(阿那)1)로 가시어 건야정사(揵若精舍)2)에 머물고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아화나로 들어가 걸식하셨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가 되자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손과 발을 씻은 뒤에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어떤 숲으로 가서 거닐려고 하셨다.
  
1) 팔리어로 pana이고 마을 이름이다.
2) 건야는 팔리어로 Keniya이고 어느 결만외도(結鬘外道)의 정사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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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때 존자 오다이(烏陀夷)3)도 또한 밤이 지나고 이른 아침이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아화나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오후가 되자 가사와 발우를 챙기고, 손과 발을 씻은 뒤에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부처님 뒤를 따라 모시고 가면서 생각하였다.
  '만일 세존께서 지금 거닐려고 하신다면 나도 또한 거기 가서 거닐으리라.'
  그 때 세존께서는 숲속으로 들어가 어떤 나무 밑에 이르러 니사단을 펴고 가부좌를 하고 앉으셨다. 존자 오다이도 또한 그 숲으로 들어가 부처님에게서 멀지 않은 어떤 나무 밑에 이르러 니사단을 펴고 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존자 오다이는 고요한 곳에서 혼자 앉아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우리들에게 많은 이익을 주시고, 선서께서는 우리들에게 많은 안온을 주신다. 세존께서는 우리들의 많은 괴로운 법을 덜어주시고, 즐거운 법을 더해 주신다. 세존께서는 우리들의 한량없는 착하지 않은 악법을 덜어주시고, 한량없는 모든 착하고 묘한 법을 더해 주신다.'
  존자 오다이는 해질 무렵에 편안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오다이여, 부족한 것 없이 안온하고 쾌락하며 기력은 한결같은가?"
  "예, 세존이시여. 저는 부족한 것 없이 안온하고 즐거우며 기운도 한결같습니다."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오다이여, 너는 왜 부족한 것 없이 안온하고 즐거우며 기력이 한결같은가?"
  "세존이시여, 저는 고요한 곳에서 혼자 앉아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세존께서는 우리들에게 많은 이익을 주시고, 선서께서는 우리들에게 많은 안온을 주신다. 세존께서는 우리들의 많은 괴로운 법을 덜어주시고, 즐거운 법을 더해 주신다. 세존께서는 우리들의 한량없는 착하지 않은 악법을 덜어
  
3) 팔리어로 Udayi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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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시고, 한량없는 모든 착하고 묘한 법을 더해 주신다.'
  세존께서는 옛날 모든 비구들에게 '너희들은 점심때가 지나서 먹는 음식을 끊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감당하지 못하였고, 그 말씀을 좋아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만일 어떤 믿음이 있는 바라문이나 거사가 동산에 찾아와 큰 보시로써 복을 지으면 우리는 제각기 손으로 받아 그것을 먹었다. 그런데 이제 세존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그것을 끊게 하시고 선서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그것을 끊게 하신다.'
  또 저희들은 '이 대사문은 음식을 소화시키지도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세존의 위신과 묘한 덕을 공경하고 존중하기 때문에 차마 어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점심때가 지나서 먹는 음식을 끊었습니다.
  또 세존께서는 옛날에 모든 비구들에게 '너희들은 밤에 먹는 음식을 끊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감당하지 못하였고, 그 말씀을 좋아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두 끼 중에서 가장 제일이요, 가장 미묘하며, 가장 훌륭하고, 가장 맛있는 것인데, 이제 세존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그것을 끊게 하시고, 선서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그것을 끊게 하신다.'
  또 저희들은 '이 대사문은 음식을 소화시키지도 못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옛날에 어떤 거사는 여러 가지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가지고 집으로 돌아가 그 아내들에게 말했습니다.
  '당신들은 이것을 받아 한곳에 잘 두시오. 내가 여러 사람들과 모여 밤에 함께 먹을 것이며 아침이나 점심으로는 먹지 않으리라.'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여러 집에서 베푸는 것으로서 지극히 맛있고 가장 훌륭한 것은 오직 밤에 먹는 음식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침이나 점심만 먹는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그것을 끊게 하시고, 선서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그것을 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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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 하신다.'
  또 저희들은 '이 대사문은 음식을 소화시키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세존의 위신과 묘한 덕을 공경하고 존중하기 때문에 차마 어길 수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저희들은 밤에 먹는 음식을 끊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어떤 비구는 그 때가 아닌 때에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혹은 이미 일을 벌렸거나 아직 일을 벌리지 않은 도적을 만나고, 혹은 호랑이를 만나고 사슴을 만나며, 혹은 호랑이와 사슴을 한꺼번에 만나고, 혹은 표범을 만나고 큰 곰을 만나며, 혹은 표범과 큰 곰을 한꺼번에 만났다. 또 어떤 이는 그러한 곳을 가다가 혹은 사납고 모진 코끼리 모진 말 사나운 소 사나운 개를 만나고, 혹은 뱀 떼를 만나며, 혹은 흙덩이에 맞고, 혹은 막대기로 맞으며, 혹은 개울에 떨어지고, 혹은 뒷간에 빠지며, 혹은 누운 소를 타고, 혹은 깊은 구덩이에 떨어지며, 혹은 가시덤불에 들어갔다. 혹은 빈집을 보고 그런 집에 들어갔는데 여자가 그를 보고 불러 서로 부정한 짓을 행했다.'
  세존이시여, 예전에 깜깜한 밤 보슬비가 내리고 번개가 번쩍번쩍 치는데, 어떤 비구가 때 아닌 때[非時]에 남의 집에 들어가 걸식하였습니다. 그 때 그 집 부인은 밖에 나와 그릇을 씻다가 번개불빛 속에서 멀리 비구를 보았습니다. 그녀는 '저것은 귀신이다'고 하면서 놀라고 두려워 온몸에 털이 곤두서 저도 모르게 소리를 치는 바람에 뱃속의 아기가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귀신입니다. 당신은 귀신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때 그 비구는 부인을 보고 말했습니다.
  '부인이여, 나는 귀신이 아닙니다. 나는 사문으로서 지금 걸식하러 왔습니다.'
  그 때 부인은 그 비구를 지극히 매섭고 모질게 꾸짖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사문을 일찍 죽게 하소서. 이 사문의 부모도 일찍 죽게 하소서. 이 사문의 종족은 모두 없어지게 하소서. 이 사문으로 하여금 배가 터지게 하소서. 이 까까중이 스스로 검은 옷을 두르고는 자식을 없애고 종자까지 끊는구나. 너는 차라리 예리한 칼로 네 배를 가를지언정 때 아닌 때[非時]인 밤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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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식하지는 말라. 아, 이 사문이 내 아기를 떨어뜨렸구나.'
  세존이시여, 저는 그 일을 기억하고 곧 기쁨을 느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 때문에 기쁨이 온몸에 가득 차고,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써 기쁘고 고요하며 즐거운 선정을 얻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선정이 온몸에 가득 참으로 말미암아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가 되었습니다. 이리하여 세존이시여, 저는 부족함 없이 안온하고 쾌락하며 기력도 여전합니다."
  세존께서 찬탄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오다이여, 너는 지금 저 어리석은 사람들과는 다르구나. 나는 저 어리석은 사람들을 위해 '너희들은 그것을 끊으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이것은 사소한 일이다. 끊을 것도 못된다. 그런데 세존은 우리들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고, 선서는 우리들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신다'고 말하고, 또 '이 대사문은 음식을 소화시키지도 못한다' 하며 그들은 그것을 끊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은 내게 불만을 가질 뿐만 아니라, 계를 잘 보호해 지키는 다른 비구들에 대해서도 또한 불만을 가진다.
  오다이여, 저 어리석은 사람은 욕심에 아주 굳고 단단하게 결박되어 갈수록 더하고 갈수록 급해지며, 그것을 끊지 못하고,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오다이여, 그것은 마치 파리가 콧물이나 가래침에 엉겨붙어 그 속에서 혹은 괴로워하고 혹은 죽는 것과 같다. 오다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그 파리는 굳고 단단하게 결박되지 않았고, 갈수록 심하고 급하지 않아서 그것을 끊고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을 바른 말이라 하겠느냐?"
  존자 오다이가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그 파리는 콧물이나 가래침에 엉겨붙어 그 속에서 혹은 괴로워하거나 혹은 죽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그 파리는 아주 굳고 단단하게 결박되어, 갈수록 심하고 갈수록 급해지며, 그것을 끊지 못하고,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오다이여, 나는 저 어리석은 사람들을 위해 '너희들은 그것을 끊으라'고 말하지만 그들은 '이것은 사소한 일이다. 끊을 것도 없다. 그런데 세존은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고, 선서는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고 하신다'고 말한다. 그리고 또 '이 대사문은 음식을 소화시키지도 못한다'고 말하면서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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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끊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내게 불만을 가질 뿐만 아니라, 계를 잘 보호해 지키는 다른 비구들에 대해서도 또한 불만을 가진다. 오다이여, 저 어리석은 사람은 욕심에 아주 굳고 단단하게 묶여, 갈수록 더하고 갈수록 급해지며, 그것을 끊지 못하고, 거기서 벗어나지 못한다.
  오다이여, 내가 만일 큰 종족의 아들들을 위해 '너희들은 그것을 끊으라'고 말하면 그들은 '이것은 사소한 일이다. 끊을 것도 없다. 그런데 세존은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고, 선서는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고 하신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또 그들은 '이 대사문은 음식을 소화시키지도 못한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그것을 끊는다. 또 그들은 내게 불만을 가지지도 않고, 계를 잘 보호해 지키는 다른 비구들에 대해서도 또한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오다이여, 저 큰 종족의 아들들은 그렇게 굳고 단단하게 결박되지도 않고, 갈수록 더하고 급하지도 않아서 곧 그것을 끊고 거기서 벗어날 수 있느니라.
  오다이여, 그들은 마치 코끼리왕이 나이 60이 되어 자신감이 넘치는 마하능가(摩訶能伽)4)로서 그 어금니와 발과 몸뚱이가 완전하게 갖추어져 있고 근력도 왕성한 것과 같다. 그는 아무리 단단하게 묶여 있어도 한 번 힘을 내어 몸을 움직이면, 그 단단한 결박을 곧 끊고 제 집으로 돌아간다. 오다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저 큰 코끼리왕은 나이 60이 되어 자신감이 넘치는 마하능가로서 그 어금니와 발과 몸뚱이가 완전하게 갖추어져 있고 근력도 왕성하다. 그러나 그는 아주 굳고 단단하게 묶여, 갈수록 더하고 갈수록 급해지며, 그것을 끊지도 못하고, 거기서 벗어나지도 못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을 바른 말이라 하겠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그 큰 코끼리왕이 나이 60이 되면 자신감이 넘치는 마하능가로서 그 어금니와 발과 몸뚱이가 완전하게 갖추어지고 근력도 왕성합니다. 그는 아무리 굳고 단단하게 묶였어도 만일 한번 힘을 써 몸을 움직이면 그 단단한 결박을 단박에 끊고 제 집으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므로 그 큰 코끼리 왕은 나이 60이 되면 자신감이 넘치
  
4) 마하능가(摩訶能伽, mahanaga)는 큰 코끼리를 말한다. 팔리본에는 ranno naga 즉 왕의 코끼리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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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마하능가로서 그 어금니와 발과 몸뚱이가 완전하게 갖추어져 있고 근력도 왕성합니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굳고 단단하게 묶이지도 않고, 갈수록 더하고 급하지도 않아서, 그것을 끊고 곧 거기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 오다이여, 내가 저 큰 종족의 아들들을 위해 '너희들은 그것을 끊으라'고 말하면 그들은 '이것은 사소한 일이다. 끊을 것도 없다. 그런데 세존은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고, 선서는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고 말씀하신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또한 '이 대사문은 음식을 소화시키지도 못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곧 그것을 끊는다. 또 그들은 내게 불만을 가지지 않고, 계를 잘 보호해 지키는 다른 비구들에 대해서도 또한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오다이여, 저 큰 종족의 아들들은 그렇게 굳고 단단하게 묶이지 않고, 갈수록 더하고 급하지도 않아서, 그것을 곧 끊고 거기서 벗어난다.
  오다이여, 만일 내가 저 어리석은 사람들을 위해 '너희들은 그것을 끊으라'고 말하면 그들은 '이것은 사소한 일이다. 끊을 것도 없다. 그런데 세존은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고, 선서는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신다'고 말한다. 그리고 또한 '이 대사문은 음식을 소화시키지도 못한다'고 말하면서 그것을 끊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내게 불만을 가질 뿐만 아니라, 계를 잘 보호해 지키는 다른 비구들에 대해서도 또한 불만을 가진다. 오다이여,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아주 굳고 단단하게 묶여, 갈수록 더하고 갈수록 급해지며, 그것을 끊지도 못하고, 거기서 벗어나지도 못한다.
  오다이여, 그들은 마치 재물도 없고 세력도 없는 어느 가난하고 궁한 사람과 같다. 그에게 하나 있는 아내는 애꾸눈에 못생겨서 사랑할 만하지 못하고, 겨우 한 채 있는 집은 무너져 비가 새고 까마귀나 새들이 깃들어 살아 더러워 살 수가 없으며, 하나뿐인 침상도 부서지고 부러져 누울 수가 없고, 겨우 하나 있는 병도 깨어져 쓸 수가 없다. 그는 비구가 걸식을 마치고, 오후가 되어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어떤 나무 밑에서 니사단을 펴고 앉아, 시원하고 고요하게 증상심을 닦는 것을 보면, 그는 그것을 본 뒤에 이렇게 생각한다.
  '사문은 쾌락하다. 사문은 열반과 같다. 그러나 나는 못나고 덕이 없다. 왜냐 하면 내게 하나뿐인 아내는 애꾸눈에 못생겨서 사랑할 수가 없지만,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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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고 버릴 수도 없다. 오직 한 채 있는 집은 무너져 비가 새며, 까마귀나 새들이 깃들어 더러워서 살 수가 없지만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다. 거기에 있는 침상 한 개도 부서지고 부러져 누울 수가 없지만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다. 마침 하나 있는 병도 깨어져 쓸 수가 없지만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다. 나도 차라리 저 비구처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웠으면 좋겠다.'
  오다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저 가난하고 궁한 사람은 재물도 없고 또한 세력도 없다. 그는 그 가난에 아주 굳고 단단하게 묶이지 않았고, 갈수록 더하고 급하지도 않아서 그것을 곧 끊고 거기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을 바른 말이라 하겠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그 가난하고 궁한 사람은 재물도 없고 또한 세력도 없습니다. 그에게 하나 있는 아내는 애꾸눈에 못생겨서 사랑할 수 없지만 그는 버리지 못합니다. 겨우 한 채 있는 집은 무너져 새며, 까마귀나 새들이 깃들어 더러워서 살 수 없지만 그는 버리지 못합니다. 거기에 있는 침상 한 개도 부서지고 부러져 누울 수 없지만 그는 버리지 못합니다. 겨우 하나 있는 병도 깨어져 쓸데가 없지만 그는 버리지 못합니다. 그러고도 그는 비구처럼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므로 그 가난하고 궁한 사람은 재물도 없고 세력도 없지만, 그 가난에 아주 굳고 단단하게 묶여, 갈수록 더하고 갈수록 급해지며 그것을 끊지도 못하고, 벗어나지도 못합니다."
  "그렇다, 오다이여. 만일 내가 저 어리석은 사람들을 위해 '너희들은 그것을 끊으라'고 말하면 그들은 '이것은 사소한 일이다. 끊을 것도 없다. 그런데 세존은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고, 선서는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신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들은 또 '이 대사문은 음식을 소화시키지도 못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들은 그것을 끊지 못한다. 또 그들은 내게 불만을 가질 뿐만 아니라, 계를 잘 보호해 지키는 비구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진다. 오다이여, 그러므로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아주 굳고 단단하게 묶여, 갈수록 더하고 갈수록 급해서, 그것을 끊지도 못하고 거기서 벗어나지도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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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다이여, 만일 내가 저 큰 종족의 아들들을 위해 '너희들은 그것을 끊으라'고 말하면 그들은 '이것은 사소한 일이다. 끊을 것도 없다. 그런데 세존은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고, 선서는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신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또 '이 대사문은 음식을 소화시키지도 못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곧 그것을 끊는다. 또 그들은 내게 불만을 가지지 않고, 계를 잘 보호해 지키는 다른 비구들에 대해서도 또한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오다이여, 그러므로 저 큰 종족의 아들들은 아주 굳고 단단하게 묶이지도 않고 갈수록 더하고 갈수록 급하지도 않아서, 그것을 끊을 수도 있고, 거기서 벗어날 수도 있느니라.
  오다이여, 그들은 마치 아주 큰 부자로서 재물이 많이 있고, 목축과 산업은 헤아릴 수 없으며, 봉호와 식읍과 미곡이 풍부하며, 또 여러 가지 생활 도구와 종들과 코끼리, 말들도 그 수가 한량없는 어떤 거사나 거사의 아들과 같다. 그는 비구가 걸식한 뒤에 오후가 되어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어떤 나무 밑에 니사단을 펴고 앉아, 시원하고 고요하게 증상심을 닦고 있는 것을 보면, 그는 그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한다.
  '사문은 쾌락한다. 사문은 열반과 같다. 나도 차라리 이 지극히 풍부한 금보(金寶) 재산 곡물 코끼리 말 종들을 버리고 저런 비구가 되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닦았으면 좋겠다.'
  오다이여, 만일 어떤 사람이 '저 거사나 거사의 아들은 아주 굳고 단단하게 묶여, 갈수록 더하고 갈수록 급해지며, 그것을 끊지도 못하고 거기서 벗어나지도 못한다'고 말하다면 그것을 바른 말이라 하겠느냐?"
  존자 오다이가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그 거사나 거사의 아들은 지극히 풍부한 금보 재산 곡물 코끼리 말 종들을 버리고 즐거이 비구가 되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므로 그 거사나 거사의 아들은 아주 굳고 단단하게 묶이지 않았고, 갈수록 더하지도 않으며 갈수록 급하지도 않아서, 그것을 곧 끊고 거기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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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 오다이여. 만일 내가 저 큰 종족의 아들들을 위해 '너희들은 그것을 끊으라' 하면 그들은 '이것은 사소한 일이다. 끊을 것도 없다. 그런데 세존은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고, 선서는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신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또한 '이 대사문은 음식을 소화시키지도 못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곧 그것을 끊는다. 또 그들은 내게 불만을 가지지 않고, 계를 잘 보호해 지키는 다른 비구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오다이여, 그러므로 저 큰 종족의 아들들은 아주 굳고 단단하게 묶이지 않고, 갈수록 더하고 갈수록 급하지도 않아서, 곧 그것을 끊고 거기서 벗어날 수 있느니라.
  오다이여, 비구는 모든 법을 버리려고 한다. 그는 모든 법을 버리려고 하다가, 욕심과 서로 호응하는 생각을 내어 사랑하고 좋아하는 데에 얽매인다. 그래서 그는 이것을 좋아하여 끊지도 않고 머무르지도 않으며 뱉지도 않는다. 오다이여, 나는 그것을 결박(結縛)이라 말하고, 해탈이라 말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모든 번뇌는 좋지 않기 때문이다. 오다이여, 모든 번뇌는 좋지 않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결박이라 말하고, 해탈이라 말하지 않는다. 오다이여, 비구는 모든 법을 버리려 한다. 그는 모든 것을 버리려고 하다가, 욕심과 서로 호응하는 생각을 내어 사랑하고 좋아하는 데에 얽매인다. 그래서 그는 이 끊고 머무르고 뱉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는다. 오다이여, 나는 또한 그것을 결박이라 말하고, 해탈이라 말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모든 번뇌는 좋지 않기 때문이다. 오다이여, 모든 번뇌는 좋지 않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결박이라 말하고, 해탈이라 말하지 않느니라.
  오다이여, 비구는 모든 법을 버리려고 한다. 그는 모든 법을 버리려고 하다가 혹 때로 그 뜻을 잊어버리고는 타고난 욕심과 서로 호응하는 기억[念]으로 사랑하고 즐겨하는 데에 얽매이고, 느린 관찰[遲觀]은 빨리 멸해버린다. 오다이여, 마치 쇠뭉치나 쇠보습이 온종일 불에 달았을 때에 어떤 사람이 두, 세 방울의 물을 떨어뜨리면 물방울은 오래 가지 못하고 물이 곧 없어지는 것과 같다. 오다이여, 이와 같이 어떤 비구는 모든 법을 버리려 한다. 그는 모든 법을 버리려 하다가 혹 때로는 그 뜻을 잊어버리고 타고난 욕심과 서로 호응하는 생각으로 사랑하고 즐겨하는 데에 얽매이고, 느린 관찰은 빨리 멸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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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다. 오다이여, 나는 또한 이것도 결박이라 말하고, 해탈이라 말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모든 번뇌는 좋지 않기 때문이다. 오다이여, 모든 번뇌는 좋지 않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결박이라 말하고 해탈이라 말하지 않는다.
  오다이여, 괴로움의 뿌리 속에 있으면서 생사가 없는 데서 노닐고, 애욕이 다한 위없는 경계에서 마음이 잘 해탈하면 오다이여, 나는 그것을 해탈이라 말하고, 결박이라 말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였기 때문이다. 오다이여, 모든 번뇌가 다하였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해탈이라 말하고, 결박이라 말하지 않느니라.
  오다이여, 성인의 즐거움이 아닌 범부의 즐거움이 있다. 그것은 병의 근본이요, 등창의 근본이며, 화살과 가시의 근본이다. 그것은 밥[食]이 있고 생 사가 있으니 닦을 것도 아니요, 익힐 것도 아니며, 자세하게 펼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그것을 닦을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다이여, 성인의 즐거움이 있다. 그것은 욕심이 없는 즐거움 악을 여읜 즐거움 번뇌를 쉰 즐거움 바르게 깨닫는 즐거움이다. 그것은 밥도 없고 생 사도 없으니 닦아야 할 것이요, 익혀야 할 것이며, 자세하게 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것을 닦아야 한다고 말한다.
  오다이여, 무엇이 성인의 즐거움이 아닌 범부의 즐거움으로서, 병의 근본이요, 등창의 근본이며 화살과 가시의 근본이요, 밥이 있고 생 사가 있어 닦을 것도 아니요, 익힐 것도 아니며, 자세하게 펼 것도 아니어서, 내가 닦을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인가? 만일 5욕으로 인하여 즐거움이 생기고 좋은 것이 생기면 그것은 성인의 즐거움이 아니요 범부의 즐거움이다. 그것은 병의 근본이요, 등창의 근본이며, 화살과 가시의 근본이요, 밥이 있고 생 사가 있으니 닦을 것이 아니요, 익힐 것이 아니며, 자세하게 펼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그것을 닦을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다이여, 무엇이 성인의 즐거움으로서, 욕심이 없는 즐거움 악을 여읜 즐거움 번뇌를 쉰 즐거움 바르게 깨달은 즐거움이며, 밥도 없고 생 사도 없는 것이니 닦아야 할 것이요, 익혀야 할 것이며, 자세하게 펴야 할 것이어서, 내가 그것을 닦아야 한다고 말한 것인가? 오다이여, 만일 비구가 욕심을 여의고 착하지 않은 악법을 여의며 나아가 제 4 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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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즐거움은 성인의 즐거움이다. 그것은 욕심이 없는 즐거움 악을 여읜 즐거움 번뇌를 쉰 즐거움 바르게 깨달은 즐거움으로서 밥도 없고 생사도 없으니 닦아야 하고, 익혀야 하며, 자세하게 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것은 닦아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오다이여, 어떤 비구는 욕심을 여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의어, 각(覺)도 있고 관(觀)이 있으며,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초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니는데, 성인은 이것을 '이동한다'고 말한다. 이 가운데 어떤 것을 성인은 '이동한다'고 말하는가? 그 가운데에는 각과 관이 있다. 이것을 성인은 '이동한다'고 말한다. 또 이 가운데 어떤 것을 성인은 '이동한다'고 말하는가? 오다이여, 그 비구는 각과 관을 이미 쉬고, 안으로 고요히 한마음이 되어, 각도 없고 관도 없으며, 선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제 2 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니는데, 성인은 이것을 '이동한다'고 말한다. 이 가운데 어떤 것을 성인은 '이동한다'고 말하는가? 만일 여기서 기쁨을 얻으면 성인은 이것을 '이동한다'고 말하느니라.
  또 그 가운데 어떤 것을 성인은 '이동한다'고 말하는가? 오다이여, 그 비구는 기쁨의 욕심을 여의고, 모든 법을 버리고 구함이 없이 노닐며,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몸의 즐거움을 깨닫는다. 이른바 성인이 말씀하신 성인의 평정[捨] 기억[念] 즐거움에 머묾[樂住] 공(空)이 있는 제 3 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니는데, 성인은 이것을 '이동한다'고 말한다. 그 가운데 어떤 것을 성인은 '이동한다'고 말하는가? 만일 그것을 이동한다고 하여 마음으로 즐거워하면 성인은 그것을 '이동한다'고 말한다. 또 그 가운데 어떤 것을 성인은 '이동하지 않는다'고 말하는가?
  오다이여, 그 비구는 즐거움이 멸하고 괴로움도 멸하는데, 기쁨과 걱정의 뿌리는 이미 멸한 상태이다. 그리하여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 평정[捨] 기억[念] 청정(淸淨)이 있는 제 4 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니는데, 성인은 이것을 '이동하지 않는다'고 말하느니라.
  오다이여, 어떤 비구는 욕심을 여의고 착하지 않은 악법을 여의어, 각(覺)도 있고 관(觀)도 있으며,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초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닌다. 그러나 오다이여, 나는 이것을 '아직 없애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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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 '끊지 못했다' 하며, '넘지 못했다' 한다.
  그 가운데 어떤 것이 넘어서는 것인가? 오다이여, 그 비구가 각과 관을 이미 쉬고, 안으로 고요히 한마음이 되어, 각도 없고 관이 없으며, 선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제 2 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닐면, 이것을 그 가운데서 넘어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오다이여, 나는 이것도 또한 '아직 없애지 못했다' 하고, '끊지 못했다' 하며, '넘어서지 못했다' 한다.
  또 그 가운데서 어떤 것이 넘어서는 것인가? 오다이여, 그 비구는 기쁨의 욕심을 여의고 모든 법을 여의어 구함 없이 노닐며 바른 생각과 바른 지혜로 몸에 즐거움을 깨닫는다. 이른바 성인이 말씀하신 성인의 평정 기억 즐거움에 머묾 공이 있는 제 3 선을 성취하여 노닌다. 이것을 그 가운데서 넘어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오다이여, 나는 이것도 또한 '아직 없애지 못했다' 하고, '끊지 못했다' 하며, '넘지 못했다' 한다.
  또 그 가운데 어떤 것이 넘어서는 것인가? 그 비구는 즐거움이 멸하고 괴로움도 멸하는데, 기쁨과 걱정의 뿌리는 이미 멸한 상태이다. 그리하여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는 평정과 기억과 청정이 있는 제 4 선을 얻어 성취하여 노닐면, 이것을 그 가운데서 넘어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오다이여, 나는 이것도 또한 '아직 없애지 못했다' 하고, '끊지 못했다' 하며, '넘지 못했다' 하느니라.
  또 그 가운데 어떤 것이 넘어서는 것인가? 오다이여, 그 비구가 색(色)에 대한 모든 생각을 지나서 상대가 있다는 생각을 없애고, 약간의 생각도 기억하지 않아 한량없는 공인, 이 한량없는 공처를 성취하여 노닐면, 이것을 그 가운데서 넘어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오다이여, 나는 이것도 또한 '아직 없애지 못했다' 하고, '끊지 못했다' 하며, '넘지 못했다' 한다.
  또 그 가운데 어떤 것이 넘어서는 것인가? 오다이여, 그 비구가 일체 한량없는 공처를 지나서 한량없는 식인, 이 한량없는 식처를 성취하여 노닐면, 이것을 그 가운데서 넘어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오다이여, 나는 이것도 또한 '아직 없애지 못했다' 하고, '끊지 못했다' 하며, '넘지 못했다' 하느니라.
  또 그 가운데 어떤 것이 넘어서는 것인가? 오다이여, 그 비구가 일체 한량없는 식처를 지나서 무소유인, 이 무소유처를 성취하여 노니면, 이것을 그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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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데서 넘어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오다이여, 나는 이것도 또한 '아직 없애지 못했다' 하고, '끊지 못했다' 하며, '넘지 못했다' 한다.
  또 그 가운데 어떤 것이 넘어서는 것인가? 그 비구가 일체 무소유처를 지나서 생각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비유상비무상처를 성취하여 노닐면, 이것을 그 가운데서 넘어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오다이여, 나는 비유상비무상처까지 이르더라도 이것도 또한 '아직 없애지 못했다' 하고, '끊지 못했다' 하며, '넘지 못했다' 하느니라.
  오다이여, 비록 어떠한 번뇌라도 그것이 많거나 혹은 적거나 거기에 오래 머무르면, 나는 그것을 '아직 없애지 못했다' 하고, '끊지 못했다' 하며, '넘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러면 나도 그것을 끊지 못한다고 생각하느냐?"
  존자 오다이가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찬탄해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오다이여, 너는 저 어리석은 사람들과는 같지 않구나. 내가 저 어리석은 사람들을 위해 '너희들은 그것을 끊으라'고 말하면, 그들은 '이것은 사소한 일이다. 끊을 것도 없다. 그런데 세존은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시고, 선서는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신다'고 말한다. 그리고 또 '이 대사문은 음식을 소화시키지도 못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들은 그것을 끊지 않는다. 또 그들은 내게 불만을 가질 뿐만 아니라, 계를 잘 보호해 지키는 다른 비구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진다. 오다이여, 그러므로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아주 굳고 단단하게 묶여, 갈수록 더하고 갈수록 급해지며, 그것을 끊지도 못하고, 거기서 벗어나지도 못하느니라.
  그러나 오다이여, 만일 내가 저 큰 종족의 아들들을 위해 '너희들은 그것을 끊으라'고 말하면, 그들은 '이것은 사소한 일이다. 끊을 것도 없다. 그런데 세존은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시고, 선서는 우리에게 그것을 끊으라 하신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또 '이 대사문은 음식을 소화시키지도 못한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곧 그것을 끊는다. 또 그들은 내게 불만을 가지지 않고, 계를 잘 보호해 지키는 다른 비구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지지 않는다. 오다이여, 그러므로 저 큰 종족의 아들들은 아주 굳고 단단하게 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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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 않아, 갈수록 더하고 급하지 않으며, 그것을 곧 끊고, 거기서 벗어날 수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오다이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받들어 행하였다.
  [이 가루오다이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4,467자이다.]
  193) 모리파군나경(牟犁破群那經)5) 제 2 [제 5 후송]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유행하실 적에 승림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모리파군나(牟犁破 那)는 비구니들과 자주 모임을 가졌다. 만일 어떤 사람이 모리파군나 비구에게 비구니들에 대하여 말하면, 그는 그 말을 듣고는 곧 성내고 미워하고 질투하며 마침내는 싸우기까지 하였다. 그리고 만일 어떤 사람이 비구니들에게 모리파군나 비구에 대하여 말하면, 그 비구니들도 그 말을 듣고는 곧 성내고 미워하고 질투하며 마침내는 싸우기까지 하였다. 여러 비구들은 이 말을 듣고 곧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리파군나 비구는 비구니들과 함께 자주 모임을 가집니다. 그래서 만일 어떤 사람이 모리파군나 비구에게 비구니들에 대하여 말하면, 그는 그 말을 듣고는 곧 성내고 미워하고 질투하며 마침내는 싸우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또 만일 어떤 사람이 비구들에게 모리파군나 비구에 대하여 말하면, 그 비구니들도 그 말을 듣고는 곧 성내고 미워하고 질투하며 마침내는 싸우기까지 합니다."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모리파군나 비구에게 가서 세존이 부른다고 전하라."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비구는 이렇게 대답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세 바퀴 돌고 나서 물러갔다. 그는 모리파군나 비구에게 가서
  
5) 이 경의 이역본으로 『증일아함경 』「예삼보품(禮三寶品)」 여덟 번째 소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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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했다.
  "세존께서 너를 부르신다."
  모리파군나는 그 말을 듣고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파군나여, 너는 참으로 비구니들과 함께 자주 모임을 가지느냐? 그리고 만일 어떤 사람이 너에게 비구니에 대하여 말하면, 너는 그 말을 듣고는 곧 성내고 미워하고 질투하며 마침내는 싸우기까지 하느냐? 또 만일 어떤 사람이 비구니들에게 너에 대하여 말하면, 그 비구니들도 그 말을 듣고는 곧 성내고 미워하고 질투하며 마침내는 싸우기까지 하느냐? 파군나여, 너는 참으로 그렇게 했느냐?"
  "사실입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파군나여, 너는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파군나여, 네가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자라면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한다. 곧 만일 집 때문에 욕심과 생각이 생기거든 그것을 끊고, 만일 욕심 없는 것에 대해 의욕과 생각이 생기거든 그것을 익히고, 그것을 닦고, 그것을 널리 펴야 한다. 파군나여, 너는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그런 까닭에 너희들이 지극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집 없이 도를 배우는 자라면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한다. 곧 만일 집 때문에 욕심과 생각이 생기거든 그것을 끊고, 만일 욕심이 없는 것에 대해 의욕과 생각이 생기거든 그것을 익히고, 그것을 닦고, 그것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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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나는 예전에 여러 비구들에게 일찍이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 비구들아, 지식이 많은 비구이건 혹 지식이 적은 비구이건 모두 한 자리에 앉아 먹는 것[一坐食]을 배우라. 한 자리에 앉아 먹는 것을 배우고 나면 애씀도 없고 구함도 없으며, 병들어 아프지 않아 몸은 가볍고 기력도 편하고 단단하며 안온하고 쾌락하리라.'
  저 모든 비구들은 지식이 많거나 지식이 적거나 그들은 모두 한 자리에 앉아 먹기를 배웠다. 한 자리에 앉아 먹기를 배운 뒤에는 애씀도 없고 구함도 없으며, 병들어 아프지도 않아 몸은 가볍고 기력도 편하고 단단하며, 안온하고 쾌락하였다. 그래서 모든 비구들은 다 내 마음에 들었고, 나도 또한 그들을 많이 꾸짖지 않았다. 그 모든 비구들은 그로 말미암아 바른 생각이 생겨 법으로 향하고 법으로 나아갔다.
  그것은 마치 말몰이가 마차에 올라 왼손에는 고삐를 잡고, 오른손에는 채찍을 들고, 팔방으로 난 길 어느 곳이나 마음대로 가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그 모든 비구들은 모두 내 마음에 들었고, 나도 또한 많이 꾸짖지 않았다. 그들은 이로 말미암아 바른 생각이 생겨 법으로 향하고 법으로 나아갔다. 또 그것은 마치 좋은 땅에 사라(娑羅)나무 숲이 있고 그 숲을 관리하는 사람이 총명하고 슬기로우며, 또 게으르지 않은 것과 같다. 그는 때를 따라 그 사라나무 뿌리를 기르되, 자주자주 호미로 북돋고, 거름을 주며 또 물을 대어 준다. 높은 데는 파내리고 낮은 데는 메꾸어 주며, 만일 그 주위에 나쁜 풀이 나면 김매어 없애 버리고, 만일 어울려 나서 굽고 뒤틀려 곧지 않으면 뿌리를 뽑아 옮겨 심으며, 만일 가지가 가로 굽으면 곧 그것을 잘라 준다. 그리고 만일 그 가까운 쪽에 곧고 좋은 나무가 새로 나면 곧 때맞춰 손질하되, 자주자주 호미로 북돋고, 거름을 주며 물을 대어준다. 이렇게 하여 그 좋은 땅의 사라나무 숲은 갈수록 더욱 무성해진다. 이와 같이 그 모든 비구들은 내 마음에 들었고, 나도 또한 많이 꾸짖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옷 발우 음식 평상 탕약과 모든 생활 도구 때문에 좋은 말만 하거나 공손하라고 말하지 않았다. 왜냐 하면 만일 그것들을 얻지 못하면 도리어 말이 곱지 않고 공손하지 않게 되어, 말이 곱지 않고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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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하지 않는 법을 성취하게 되기 때문이니라.
  만일 어떤 비구가 멀리 떠나서 멀리 떠남을 의지하고, 멀리 떠난 곳에 머물며, 말이 곱고 공손하여 고운 말과 공손한 법을 성취한다면, 나는 그를 말이 곱고 공손하다고 말한다.
  왜냐 하면 혹 어떤 사람은 잘 보호하고 착하게 노닐지만 다른 사람이 악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하기 때문이다. 만일 남이 나쁜 말을 하지 않으면, 그는 곧 화를 내지도 않고 미워하지도 않으며, 근심에 휘감기지도 않고 성내지도 않으며, 악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여러 비구들은 그것을 보고 곧 '이 사람은 욕됨을 참고, 온화하며, 잘 견디고, 잘 제어하며, 매우 안정되고, 잘 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만일 남이 나쁜 말을 하면 그는 곧 화내고 미워하며, 근심에 휘감기고 성내며, 악을 드러낸다. 그 때 그 비구들은 그것을 보고 '이 사람은 성질이 모질고 급하며 더럽고 거칠어 안정되지 못하고, 제어하지도 못하며, 쉬지도 못한다'고 생각한다.
  왜냐 하면 비구들아, 옛날에 어떤 거사의 부인이 있었는데 그 이름은 비타제( 陀提)6)였다. 그는 큰 부자로서 재물이 많고, 목축(牧畜)과 산업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으며, 봉호(封戶)와 식읍(食邑)과 미곡이 풍부하였으며, 또 여러 가지 생활 도구도 풍부하였다. 그 때 비타제라는 그 부인은 다음과 같은 큰 명성이 사방에 널리 퍼졌다.
  '거사의 부인 비타제는 욕됨을 참고 잘 견디고 온화하며, 잘 제어하고 매우 안정되며 잘 쉰다.'
  그 때 거사의 부인 비타제에게는 흑(黑)이라는 종이 있었다. 그녀는 본래부터 부인의 시종으로서, 묘하고 고운 말을 쓰고, 많은 착한 일을 행했다. 그 종 흑은 이렇게 생각했다.
  '우리 집 거사의 부인 비타제에게는 '거사의 부인 비타제는 욕됨을 참고 잘 견디고 온화하며, 잘 제어하고 매우 안정되며 잘 쉰다'는 큰 명성이 있어 사방에 널리 퍼져 있다. 내가 이제 이 부인 비타제가 정말 성을 내는지 성을 내지 않는지 시험해 보리라.'
  
6) 팔리어로는 Vedehik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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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종 흑은 아침에 일부러 드러누워 일찍 일어나지 않았다. 부인은 '흑아, 왜 빨리 일어나지 않느냐?'고 불렀다. 흑은 그 말을 듣고 곧 이렇게 생각했다.
  '우리 집 거사의 부인 비타제도 사실 성을 내는구나. 성을 내지 않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가 요리를 잘 만들고 살림을 잘 경영하고 잘 지켜주기 때문에, 이제 우리 집 거사의 부인 비타제에게 (거사의 부인 비타제는 욕됨을 참고 잘 견디며, 온화하여 잘 제어하고, 매우 안정되며, 잘 쉰다)는 이러한 큰 명성이 있게 된 것이고 사방에 널리 퍼지게 되었을 뿐이다. 나는 이제 다시 우리 집 거사의 부인이 참으로 성을 내는가, 성을 내지 않는가를 확실히 시험해 보리라.'
  이에 종 흑은 아주 늦게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부인은 '흑아, 왜 이토록 늦게까지 일어나지 않느냐?' 하며 불렀다. 흑은 이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했다.
  '우리 집 거사의 부인 비타제는 사실 성을 낸다. 성을 내지 않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가 요리를 잘 만들고 가업(家業)을 잘 경영하고 잘 지켜주기 때문에 우리 집 거사의 부인에게 (거사의 부인 비타제는 욕됨을 참고 잘 견디고, 온화하며 잘 제어하고 매우 안정되며 잘 쉰다)는 큰 명성이 있게 되었고 사방에 그 이름이 널리 퍼지게 된 것일 뿐이다. 나는 이제 다시 우리 집 거사의 부인이 참으로 성을 내는가, 성을 내지 않는가를 더 확실히 시험해 보리라.'
  이에 종 흑은 해질 무렵에야 일어났다. 그러자 부인은 '이 종년 흑아, 왜 해질 무렵이 되어서야 일어나 제가 할 일도 제대로 하지 않고, 또한 남을 시킬 일도 시키지 않느냐? 흑아, 너는 이제 내 말도 잘 듣지 않는구나. 이 흑이 나를 업신여기는구나' 하고 부르짖었다. 그리고는 화가 치밀고 분통이 터져 이마에 세 줄 핏대를 세우고 얼굴을 실쭉거리더니, 스스로 달려가 문을 닫아 빗장을 채우고는 몽둥이로 머리를 때리니 머리가 터져 피가 흘렀다. 이에 종 흑은 머리가 터져 피가 흐르자, 곧 밖으로 달려나가 이웃들에게 말하고, 호소하는 소리로 시끄러이 여러 곳에 외쳐댔다.
  '여러분, 욕됨을 참기를 공부한다는 사람이 이렇게 잘 견디고 온화하며, 잘 제어하고, 매우 안정되며, 잘 쉬는 것을 보았습니까? 부인은 (이 종년 흑아, 어쩌자고 해질 무렵에야 일어나서, 제가 할 일도 제대로 하지 않고, 남을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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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킬 일도 시키지 않느냐? 이 종년이 이젠 내 말도 듣지 않는구나. 이 종년이 나를 업신여기는구나) 하며 나를 꾸짖더니, 곧 화가 치밀고 분통이 터져 이마에 세 줄 핏대를 세우고 얼굴을 실쭉거리더니, 스스로 달려가 문을 닫아 빗장을 채우고 몽둥이로 내 머리를 때려 머리가 터져 피가 흐르게 하였습니다.'
  그 때 거사의 부인 비타제는 이렇게 하여 곧 '거사의 부인 비타제는 성질이 모질고 급하며, 더럽고 거칠며, 안정되지 못하고 제어하지 못하며, 쉬지 않았다'는 지극히 나쁜 이름이 사방에 흘러 퍼지게 되었다. 비구들아, 이처럼 혹 어떤 자는 남이 나쁜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잘 보호하고 착하게 노니는 것이다. 만일 남이 나쁜 말을 하지 않으면 그는 곧 화내지도 않고, 미워하지도 않으며, 근심에 휘감기지도 않고, 성내지도 않으며, 악을 드러내지도 않는다. 여러 비구들은 그것을 보고 곧 '이 사람은 잘 참고 온화하고 잘 견디며, 잘 제어하고 매우 안정되며 잘 쉰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만일 남이 나쁜 말을 하면 그는 곧 화를 내고 미워하며, 근심에 휘감기고 성내며, 악을 드러낸다. 그 때에는 비구들이 그것을 보고 곧 '이 사람은 성질이 모질고 급하며 더럽고 거칠다. 안정되지도 못하고, 제어하지도 못하며, 쉬지도 않았다'고 생각하느니라.
  "다시 다섯 가지 말하는 방식7)이 있으니, 어떤 사람은 말을 할 때 혹은 때에 알맞기도 하고 혹은 때에 알맞지 않기도 하며, 혹은 참되기도 하고 혹은 참되지 않기도 하며, 혹은 부드럽기도 하고 혹은 딱딱하기도 하며, 혹은 상냥하기도 하고 혹은 거칠기도 하며, 혹은 뜻이 있기도 하고 혹은 뜻이 없기도 하다. 너희 비구들아, 이 다섯 가지 말하는 방식으로 남이 말할 때에 혹 마음이 변하거나, 바뀌어 혹 입으로 나쁜 말을 하면, 나는 '너희들은 그로 인해 반드시 쇠하리라'고 말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이 다섯 가지 말하는 방식으로 남이 말할 때에도 마음이 변하지 않고, 입으로 나쁜 말을 하지 않으며, 원수를 향해서도 그를 위해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마음은 자애로움[慈]과 함께하여 1방(方)에 두루 차서 성취
  
7) 고려대장경에는 호언도(互言道)로 되어 있다. 여기서는 원 명 성본에 의거하여 오언도(五言道)로 수정하여 번역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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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여 노닐고, 이렇게 2 3 4방과 4유 상 하 일체에 두루하며, 마음은 자애로움과 함께하여 맺힘도 없고 원망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이 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어야 한다. 이와 같이 불쌍히 여김[悲]과 기뻐함[喜]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며, 마음은 평정함[捨]과 함께하여 맺힘도 없고 원망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지극히 넓고 매우 크고 한량이 없이 잘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어야 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마치 어떤 사람이 큰 호미와 가래를 가지고 와서 '나는 이 땅덩이를 땅덩이가 아닌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하고, 곧 여러 곳을 파내고 또 파내어 가래침과 오줌으로 그것을 더럽히는 것과 같다. 만일 나쁜 말을 하는 자가 '이 땅덩이를 땅덩이가 아닌 것으로 만들겠다'고 말한다면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사람이 이런 방법으로 이 땅덩이를 땅덩이가 아닌 것으로 만들 수 있겠느냐?"
  모든 비구들이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이 땅덩이는 매우 깊고 지극히 넓어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저 사람의 이런 방법으로는 이 땅덩이를 땅덩이가 아닌 것으로 만들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다만 그 사람을 피로하게 할 뿐일 것입니다."
  "그렇다. 이 다섯 가지 말하는 방식이 있으니, 어떤 사람은 말을 할 때 혹은 때에 알맞기도 하고 혹은 때에 알맞지 않기도 하며, 혹은 참되기도 하고 혹은 참되지 않기도 하며, 혹은 부드럽기도 하고 혹은 딱딱하기도 하며, 혹은 상냥하기도 하고 혹은 거칠기도 하며, 혹은 뜻이 있기도 하고 혹은 뜻이 없기도 하다. 너희 비구들아, 이 다섯 가지 말하는 방식으로 남이 말할 때에 혹 마음이 변하거나 혹은 입으로 나쁜 말을 한다면, 나는 '너희들은 그로 인해 틀림없이 쇠하리라'고 말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이 다섯 가지 말하는 방식으로 남이 말할 때에도 마음이 변하지 않고, 입으로 나쁜 말을 하지 않으며, 그 말하는 사람을 향해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마음의 활동을 땅처럼 하여 맺힘도 없고 원망도 없으며, 성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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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고 다툼도 없이,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이 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어야 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마치 어떤 사람이 큰 횃불을 들고 말하기를 '나는 이 횃불로써 항하수[恒伽水]를 태워 끓일 것이다'라고 한다면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사람이 그런 방법으로 항하수를 데워 끓일 수 있겠는가?"
  모든 비구들이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세존이시여, 저 항하수는 매우 깊고 지극히 넓어 헤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 사람의 그런 방법으로는 항하수를 데워 끓일 수가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그를 피로하게만 할 뿐일 것입니다."
  "그렇다. 이 다섯 가지 말하는 방식이 있으니, 어떤 사람은 말을 할 때 혹은 때에 알맞기도 하고 혹은 때에 알맞지 않기도 하며, 혹은 참되기도 하고 혹은 참되지 않기도 하며, 혹은 부드럽기도 하고 혹은 딱딱하기도 하며, 혹은 상냥하기도 하고 혹은 거칠기도 하며, 혹은 뜻이 있기도 하고 혹은 뜻이 없기도 하다. 너희 비구들아, 이 다섯 가지 말하는 방식으로 남이 말할 때에 혹 마음이 변하여 바뀌거나 혹은 입으로 나쁜 말을 한다면, 나는 '너희들은 그로 인해 반드시 쇠퇴하게 되리라'고 말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이 다섯 가지 말하는 방식으로 남이 말할 때에도 마음이 변하여 바뀌지 않고, 입으로 나쁜 말을 하지 않으며, 그 말한 사람을 향하여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마음의 활동을 항하수처럼 하여 맺힘도 없고 원망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이 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어야 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마치 그림을 그리는 스승과 제자가 여러 가지 채색을 가지고 와서 '나는 이 허공에 형상을 그리고 채색으로 칠해 장엄하리라'고 말한다면,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그림을 그리는 스승과 제자가 그런 방법으로 허공에 형상을 그리고 채색으로 칠해 장엄할 수 있겠느냐?"
  모든 비구들이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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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저 허공은 물질[色]이 아니어서 볼 수도 없고 마주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 그림을 그리는 스승과 제자의 그런 방법으로는 허공에 형상을 그리고 채색으로 칠해 장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그 그림 그리는 스승이나 제자를 피로하게만 할 뿐일 것입니다."
  "그렇다. 이 다섯 가지 하는 방식이 있으니, 어떤 사람은 말을 할 때 혹은 때에 알맞기도 하고 혹은 때에 알맞지 않기도 하며, 혹은 참되기도 하고 혹은 참되지 않기도 하며, 혹은 부드럽기도 하고 혹은 딱딱하기도 하며, 혹은 상냥하기도 하고 혹은 거칠기도 하며, 혹은 뜻이 있기도 하고 혹은 뜻이 없기도 하다. 너희 비구들아, 이 다섯 가지 말하는 방식으로 남이 말할 때 혹 마음이 변하고 바뀌거나 혹은 입으로 나쁜 말을 한다면, 나는 '너희들은 그로 인해 반드시 쇠퇴하리라'고 말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이 다섯 가지 말하는 방식으로 남이 말할 때에도 마음이 변하여 바뀌지 않고, 입으로 나쁜 말을 하지 않으며, 그 말한 사람을 위해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마음의 활동을 허공처럼 하여 맺힘도 없고 원망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어야 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또 마치 고양이 가죽 주머니를 부드럽게 다루어 매우 연하게 하고 찔꺽거리는 소리를 없애면 찔꺽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는 것과 같다. 혹 어떤 사람이 주먹으로 치거나 돌을 던지고, 막대기로 때리거나 혹은 칼로 베고, 혹은 땅에 메친다면,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부드럽게 다루어 매우 연하게 하고 찔꺽거리는 소리를 없애 찔꺽거리는 소리가 없는 고양이 가죽 주머니가 다시 찔꺽거리는 소리를 내겠느냐?"
  모든 비구들이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세존이시여, 저 고양이 가죽 주머니는 부드럽게 다루어 매우 연하고 찔꺽거리는 소리를 없애 찔꺽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다시는 찔꺽거리는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그와 같이 모든 비구들아, 혹 어떤 사람은 주먹으로 치거나 돌을 던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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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대기로 때리거나 칼로 벨 것이다. 비구들아, 만일 어떤 사람이 주먹으로 치거나 돌을 던지고 막대기로 때리거나 또는 칼로 벨 때에, 혹 마음이 변하여 바뀌거나 입으로 나쁜 말을 한다면, 나는 '너희들은 그로 인해 반드시 쇠퇴하리라'고 말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남이 주먹으로 치거나 돌을 던지고, 막대기로 때리거나 또는 칼로 벨 때에도 마음이 변하지 않고, 입으로 나쁜 말을 하지 않으며, 그 때린 사람을 향해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마음의 활동을 고양이 가죽 주머니처럼 하여 맺힘도 없고 원망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매우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어야 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그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혹은 어떤 도적이 와서 예리한 톱이나 칼로써 너희들의 몸을 마디마디 자른다고 하자. 비구들아, 만일 어떤 도적이 와서 예리한 톱이나 칼로써 너희들의 몸을 마디마디 자를 때, 혹 마음이 변하여 바뀌거나 입으로 나쁜 말을 한다면, 나는 '너희들은 그로 인해 반드시 쇠퇴하리라'고 말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어떤 도적이 와서 예리한 톱이나 칼로써 너희들의 몸을 마디마디 자를 때에도 마음이 변하여 바뀌지 않고, 입으로 나쁜 말을 하지 않으며, 그 자르는 사람에게 자애로움과 슬픈 마음을 일으키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마음은 자애로움과 함께하여 1방(方)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고, 이렇게 2 3 4방과 4유 상하 일체에 두루하고, 마음은 자애로움과 함께하여 맺힘도 없고 원망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지극히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하여 성취하여 노닐어야 한다. 이와 같이 불쌍히 여김과 기뻐함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며, 마음은 평정함[捨]과 함께하여 맺힘도 없고 원망도 없으며,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이, 매우 넓고 매우 크며 한량없는 선행을 닦아 일체 세간에 두루 차서 성취하여 노닐어야 한다. 너희들은 마땅히 이렇게 배워야 하느니라."
  이에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을 찬탄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사문의 가르침인 예리한 톱과 칼의 비유를 자주자주 생각하고, 사문의 가르침인 예리한 톱과 칼의 비유를 자주자주 생각해 마쳐야 한다. 너희들은 남이 좋지 못한 나쁜 말을 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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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 했을 때 내가 그 말을 듣고 참지 못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
  모든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다시 모든 비구들을 찬탄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사문의 가르침인 예리한 톱과 칼의 비유를 자주자주 생각하여야 한다. 사문의 가르침인 예리한 톱과 칼의 비유를 자주자주 생각하고 나면, 너희들은 동방에서 노닐더라도 반드시 안락을 얻어 여러 가지 괴로운 재앙이 없을 것이요, 남방 서방 북방에 노닐더라도 반드시 안락을 얻어 여러 가지 괴로운 재앙이 없을 것이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사문의 가르침인 예리한 톱과 칼의 비유를 자주자주 생각하여야 한다. 너희들이 사문의 가르침인 예리한 톱과 칼의 비유를 자주자주 생각한다면, 나는 너희들이 모든 착한 법에 머무른다고도 말하지 못하거늘, 하물며 쇠퇴한다고 말하겠는가? 밤 낮으로 착한 법만이 자라나고 쇠퇴하지 않을 것이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너희들은 마땅히 사문의 가르침인 예리한 톱과 칼의 비유를 자주자주 생각하여야 한다. 비구들아, 사문의 가르침인 예리한 톱과 칼의 비유를 자주자주 생각하고 나면, 2과(果) 중에서 반드시 그 하나를 얻을 것이니, 곧 현세에서 구경의 지혜를 얻거나 혹은 다시 남음이 있어 아나함(阿那含)을 얻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이 모리파군나경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3,358자이다. 『중아함경 』 제 50 권에 수록된 경문의 글자 수는 모두 7,825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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