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禪門拈頌)

5. 염화미소(拈花微笑)

通達無我法者 2008. 2. 15. 11:57
영산에서 세존의 설법이 있다하여 구름 같이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숨 죽이며 세존의 입만을 바라보고 있는데 당췌 한 시간이 지나도록 말씀이 없다가
문득, 옆의 꽃 한 송이를 들어 대중에게 보이니 영문을 알 수 없는 터에
저 뒷 줄에 서 있던 가섭이 빙ㄱㅡ레 웃더라 !

이에 세존이 < 나에게 정법안장(正法眼藏)이 있는데 가섭에게 전해 주노라 하였다.


   대홍은이 송했다

   낯을 마주 보면서 몽땅 보여 주었거늘 무엇을 의심 하는가 ?
   번개섬광이 천만리를 지나갔다.
   향기로운 바람이 땅을 스쳐 항상 부니
   우담바라 꽃송이가 세상에 태어났네.

남명천이 송했다.

   서릿바람 땅을 스쳐 마른 마름 쓰는데
   뉘라서 봄소식이 벌써 온줄 느꼈으랴
   고갯마루에 매화만이 먼저 피어나서
   외가지 홀로 눈 속에 피었네.


운거원이 송했다
  
   세존이 꽃을 들 때 가섭이 미소하니
   물 밑의 고기요 하늘의 새로구나.
   미륵을 관음으로 잘못 알으니
   다리미에 차 달이면 냄비 만은 못하더라.


천복일이 송했다

   세존이 손으로 꽃을 들어 보이시니
   가섭이 낯을 피어 빙그레 웃었네
   두 늙은이 한 쌍의 오랜 송곳이지만
   위로 향한 한 구멍은 알지 못했네

또 송했다

   교리 밖에 전한 소식(敎外別傳) 가장 묘한데
   고운 손으로 꽃을 들때였네
   대중 속에 계봉노인 없었다면
   끝없는 맑은 향기 누구에게 전했으랴.

정혜신이 송했다
  
   봄 기운이 돌아오매
   지맥이 먼저 아니
   매화는 어느덧 눈 속에 터졌거늘
   다른 꽃은 여전히 따듯한 봄볕을 기다리네.

곤산원이 송했다

   가섭의 빙그레 웃는 웃음이 외롭지 않으니
   세존이 성현들을 돌아 보셨네.
   눈길이 마주친 것 마음을 전한 것이라면
   밥을 이야기 할 때 배가 부르던가.

운문고가 송했다

   한 송이의 꽃을 드신 일이여 !
   멋이 제자리에서 흘러 나왔다.
   만일 마음을 전했다 한다면
   천하의 일은 어지러우리

  무위자가 송했다

   세존이 꽃을 들 때에
   가섭이 미소하니
   재앙이 후손에 미칠 줄을
   조상들은 몰랐네

  무진거사가 송했다

   세존과 가섭이 서로 모르면서
   호랑이 함정을 제각기 벌렸네
   바른 안목 묘한 마음의 진실한 형상을
   영산회상에서 누구에게 전했을꼬 ?

  열애거사가 송했다

   부자(父子)가 함께 모일 큰 자리를 벌리고
   꽃 가지 든 것을 바른 전법으로 삼았네
   피해 입은 후손들이 몹시도 가난해서
   할미의 옷 빌려 입고 할미에게 세배하네.

  조계명이 말하기를

   “세존이 꽃을 드실 때, 가섭이 빙그레 웃으니 정법안장과 열반묘심을
여기서 몽땅 전해 주었거늘 오늘에 이르기까지 천하가 시끄럽게 남북으로 헤매고 선과 교리를 찾는 무리가 항하의 모래 수와 같으되 더욱 더욱 멀어지니 언제 끝날 날이 있으랴 ?
산승은 그들에게 말하기를 “ 오직 쉬어가고 쉬어가 당장에 깨달으라 ”
하였거니와 이렇게 말하는 것도 역시 그들을 둔하게 하는 것인니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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