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염송(禪門拈頌)

2. 주행칠보(周行七步)

通達無我法者 2008. 2. 15. 11:46

세존께서 처음 탄생하실 때,
두루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눈으로 사방을 둘러 보시고
한 손으론 하늘을 가리키시고 한 손으론 땅을 가리키시면서
"하늘 위나 하늘 아래 나만이 홀로 존귀하다." 하셨다.
[운문언(雲門偃)이 염하되
"내가 그 때 이꼴을 보았더라면 한 방망이로 때려 죽여 개나 배불리 먹게하여

천하가 태평하게 했을 것이다" 하였다.]


대홍은(大洪恩)이 송했다.

     동*서*남*북 사방이며 위 아래 네 귀로다.
     하늘은 높고 땅은 두터우며
     토끼는 뛰고 까마귀는 난다.
     당시의 세존의 설법이
     눈 앞의 근기를 얼마나 묵살했던가 ?
     49년 동안 거듭 주석을 내렸으나
     양키는 본래 미국사람 이로다.

   그리고 일어나서 큰 소리로 외치기를
   "석가노자께서 오셨다 "
   하고 다시 좌우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시자야 차를 대려 오너라" 하였다.


정엄수(淨嚴遂)가 송했다.

     봄을 맞은 산천 모두가 고왔는데
     교목(喬木) 숲에 비가 뿌려 두견이 울어댄다.
     인적이 고요한 누각에 달 밝은 밤
     술이 좋아 취한 노래에 꽃 잎만이 날린다.


삽계익이 송했다.

     일곱 걸음 두루 걸어 알몸을 드러내니
     하늘이나 인간들에게 겨룰  이 아주 없네
     새벽에 걷는것 보는 사람 없다 마라
     간 밤부터 걷는 이가 있는 줄을 모르는가.


송원이 송했다.

     입을 열면 곧 집착이거늘
     하늘 땅 가리키며 나 만이 높다했네.
     떼를 지어 남의 말을 따라다니니
     몇 사람의 장부가 제 정신이 있던가 ?


설두현(雪竇顯)이 법안(法眼)의 말에

      "운문의 기세가 대단 하기는 하나 불법의 도리는 없다."  하고,    
     그가 대신 말하기를
     "아무도 증명하는 사람이 없구나"  한 것을 들고는 다르게 말하되
     "의심치 않는 경지에 걸렸구나 하였다.
     또 이이야기에 이어 운문의 염을 들고는 말하되
    "선상(禪床)을 얼른 뒤엎었어야 할것이다" 하였다.
    [법용(法勇)이 말하되   "설두는 남의 허물 만을  볼 줄 아는구나" 하였다.]



낭야각(郎倻覺)이 염하되

     " 운문이야말로 이 깊고 깊은 마음을 티끌  같은  세계에 바치려 하니,
     바로 부처의 은혜를 갚은 사람이라 하리라 "   하였다.


금산원(金山元)이 이 이야기와 운문의 염을 듣고 말하되

     " 법안이 처음 들을 때에는 온몸에 진땀을 흘리면서 말하기를
     ' 운문이 부처를 비방했다 ' 하더니
     20년 뒤에야 알아 채고는 몹시 기뻐하면서 법당에 올라 말하기를
     ' 운문의 기개가 왕과 같으나 불법의 도리는 없구나 " 하였는데,
     운문은 말하기를
     ' 나의 평생 공부가 법안에게 엿보였도다 ' 하였다.
     금산원이 말하기를
     " 법안이 비록 운문을 엿보았으나 운문을 붙들어 일으키지는 못했으므로,
     나(금산)는 말하노니
     ' 버마재비가 앞서 뛰니 참새가 뒤를 따른다.
     그 뒤에 총알을 가진 사람은 옷 젖는 줄도 모른다 ' 하리라
     누군가가 이 말의 뜻을 찾아내면 나도 30방망이를 맞어야 되리라 "   하였다.


지해일(智海逸)이 상당하여 말하되,

      "....... (중략)    ' 나만이 홀로 높다 '  하고, 이로부터 땅에 쓰러진지
      2000년이 되었는데도 아무도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던 중 유독 운문선사가 용맹하여 힘껏 외치되
      ' 내가 당시에 보았더라면 한 방망이로 때려 죽여 개나 배불리 먹게 주어    

천하가 태평하기를 바랐을 것이다 ' 하였는데,
      법안이 이 말을 듣고 말하기를
      ' 점잖은 운문이여, 부처님을 비방하지 말라 ' 하므로해서
     운문이 반쯤 일으켜세웠던 것을 다시 법안의 쓰러뜨림을 받아
     넘어진 뒤로는 아직껏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힘 쎈 선객(禪客)이 없는가 ? 도와 주기 바란다 " 하고
     양구( 良久 : 선사들이 설법하다가 잠시 가만히 있는일) 했다가 말하되
     " 그럴 사람이 없다면 남에게 의뢰하는 것보다 손수 하는 것이 좋겠군 "하고는
    주장자를 들어 승상(繩床 ; 노끈으로 만든 평상)을 한 번 치고 말하되
     " 일으켰다 ! 지금부터는 잘 간수하여 다시 쓰러지지 않게하라
     나 혼자 힘으로는 어쩔수 없다 " 하고 다시 승상(평상시에 많이 쓰는것임)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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