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산록(僞山錄)

2-7. 상당

通達無我法者 2008. 2. 15. 18:01
 

61.

한 스님이 물었다.

"위로 모든 성인들로부터 지금까지에 대해 스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눈앞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

"이것이 바로 그것이 아닐는지요."

"그게 무엇인데?"

"조금 전에 대답한 것일 뿐입니다."

"그대가 그것을 버렸으니 이젠 일삼지 말아라."

○ 장산 근(蔣山懃)스님은 말하였다.

"질문도 너무 준험하고 대답도 지나치게 호사스러워 둘다  완전하지 못하였다."

62.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백장스님의 진면목입니까?"

스님께서는 선상(禪滅)에서 내려와 차수(叉手)하고 섰다. 그러자 그 스님이 또 물었다.

"무엇이 스님의 진면목입니까?"

  스님께서는 다시 앉으셨다.

63.

스님께서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노승이 죽은 뒤에 산 밑에 가서 한 마리 물빛소〔水牛〕로 태어나 왼쪽 겨드랑에 `위산의 중 아무개'라고 쓸 터인데, 이때 위산의 중이 물빛소가 되었다고 해야겠느냐, 아니면 물빛소가 위산의 중이 되었다고 해야겠느냐? 결국 무어라고 불러야 하겠느냐?"

앙산스님이 앞으로 나가서 절을 올리고 물러났다.

운거 도응(雲居道膺:?~902)스님이 말하였다.

"스님에겐 다른 이름이 없다."

자복 여보(資福如¿)스님은 대신 일원상(一圓相)을 만들어 일으켜 세웠고, 파초 청(芭蕉淸)스님은 대신 이 ○牛의 모양을 만들어 보여주면서 이르기를 "같은 길을 가는 사람만이 알리라"하였다.

남탑 광용(南塔光涌)스님이 말하였다.

"1천 5백의 선지식들이 겨우 반씩만 얻었을 뿐이다."

파초 철(芭蕉徹)스님이 대신하되 "그때 이런 모양(○物○禮)을 지어보였어야 하리라" 하고는 또 말하였다.

"할 말 다했고 주도 달아주었으니 깨닫는 것이 좋겠다."

보령 용(保寧勇)스님이 말하였다.

"스님같은 분은 진탕에도 들어가고 물에도 들어간다."


'위산록(僞山錄)' 카테고리의 다른 글

4. 위산경책  (0) 2008.02.15
3. 천 화  (0) 2008.02.15
2-6. 상당  (0) 2008.02.15
2-5. 상당  (0) 2008.02.15
2-4. 상당  (0) 2008.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