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릉록(宛陵錄)

27. 둘 아닌 법문

通達無我法者 2008. 2. 18. 21:38
 

27. 둘 아닌 법문


배상공이 대사께 물었다.

“유마거사가 잠자코 있으니 문수보살이 찬탄하기를 ‘이것이야말로 둘 아닌 법문[不二法門]에 드는 것이로다’했는데, 이것은 무슨 뜻입니까?”

“둘 아닌 법문이란 바로 너의 본 마음이니라.

그러니 법을 설했느니 혹은 설하지 않았느니 하는 것은 기멸(起滅)이 있는 것이다.

말 없을 때에는 나타내 보인 것이 없으므로 문수보살이 찬탄한 것이니라.”

 

“유마거사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 소리가 단멸된 것이 아닙니까?”

“말이 곧 침묵이고 침묵이 그대로 말이다.

말과 침묵이 둘이 아니기 때문에 소리의 실제 성품도 역시 단멸이 없다고 하는 것이니라.

문수보살이 본래 들음[本聞]도 역시 단멸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여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일찌기 말하지 않은 때가 없다’고 하신 것은 여래의 말씀이 곧 법이요 법이 곧 말씀이니, 법과 말씀이 둘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나아가 보신, 화신, 보살, 성문과 산하대지와 물, 새, 수풀이 일시에 법을 설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말도 설법이고 침묵도 설법이어서, 종일 설법하나 일찍이 설한 바가 없다. 이미 이와 같다면 말없음으로서 근본을 삼느니라.”


問 淨名 黙然 文殊讚歎云是眞入不二法門 如何 師云 不二法門 卽你本心也 說與不說 卽有起滅 無言說時 無所顯示故 文殊讚歎 云 淨名 不說 聲有斷滅否 師云 語卽黙黙卽語 語黙不二故 云聲之實性 亦無斷滅 文殊本聞 亦無斷滅 所以如來常說 未曾有不說時 如來說卽是法 法卽是說 法說不二故 乃至報化二身菩薩聲聞 山河大地 水鳥樹林 一時說法 所以語亦說黙亦說 終日說而未嘗說 旣若如是 但以黙爲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