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어서화(東語西話)

49. 구도의 자세는 무엇인가 ?

通達無我法者 2008. 2. 27. 20:36
49. 구도의 자세는 무엇인가 ?


세상의 풍속을 보면 고용된 노비는 주인의 지배를 받으면서
전신이 피로하고 죽겠어도 감히 게으름을 피우지 못한다.
조금이라도 잘못하거나 꾀를 부리면
주인은 노하여 욕지거리를 하며 채찍질을 한다.
그래도 노비는 조금도 이것을 싫어하지 않고,
주인 곁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
어찌 성냄과 원망을 이처럼 잊을 수가 있겠는가?
그것은 다름이 아니다.
그것은 그저 먹여 살려 주는 이양(利養)에 포섭되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성내고 원망했다가는
주인에게 쫓겨나 끝내는 먹고 살 수가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먹고 사는 이양(利養) 때문에
성내거나 원망하는 일을 모두 잊은 것이다.

도를 배우는 사람이 바깥 경계에 부딪치면
갑자기 퇴타심(退惰心)을 낸다.
그러나 그저 먹고 사는 이양을 도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정도의 차이가 난다.
어찌하여 사람들은 먹고사는 이양을 구하는 것은 간절하게 하면서도
도를 구하는 것은 소홀하게 하는가?
이것을 깨닫고 스스로 힘써야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