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추회요(冥樞會要)

명추회요(冥樞會要) / 차례

通達無我法者 2008. 3. 3. 16:48

●차례

일러두기

法語

  

 

 제1편 법계의 성품을 관하라

최고의 가르침에 통하려 1-10-1

무심하면 약과 병이 1-11-2

부처님이란 생각도 1-11-3

모두가 법성에 의지하여 1-12-4

차고 뜨거운 것을 스스로 3-1-5

법계에 들어간다 4-7-6

일체범부가 선정에 5-6-7

일체언설이 진실 5-8-8

허망한 것은 공하다 6-8-9

무생과 무상의 이치 6-9-10

마음도 이름이나 지(知)가 근본 6-10-11 

불자들이 머물 곳은 7-3-12 

일체가 공하다 7-7-13 

일체세계가 물거품으로 7-8-14

중도라 하는 것은 8-4-15 

생각하기 어려운 것은 8-6-16

법계의 성품을 관하라 9-3-17

타향에 있지 않다 9-7-18

가르침도 잘못된 것 9-7-19

보적삼매란 무엇인가 9-15-20 

일심 경계에서 나오는 힘 10-1-21 

거울 속의 그림자 10-9-22

종경록의 뜻은 10-12-23 

종경을 어떻게 믿어야 10-12-24 

아무런 의심이 10-13-25 

중생의 마음은 11-4-26

방편은 다르나 본질은 11-9-27 

범부가 있음으로서 성인이 12-4-28 

존재하는 모든 상은 12-7-29

마음의 성품과 모습은 12-9-30 

사법을 관하며 이법을 13-1-31 

부처님 지혜는 일체종지 13-4-32 

일체법이 불법이다 13-10-33

무엇이 성불의 이치 14-1-34 

인연을 따르되 걸림이 14-6-35 

마음이 부처다 14-9-36 

일체법이 도량이다 14-12-37 

신통은 반야를 장애할 수 있다 15-7-38

다른 사람의 깨달음이 아니다 15-11-39 

여러 모습의 부처님 16-3-40 

제석천에 올라 간다 16-6-41

부처님의 열 가지 몸 16-11-42 

모든 것은 방편에 속한다 17-2-43 

모든 법이 생각으로 17-6-44 

증득해야만 안다 17-9-45 

허망한 생각을 떠난 지혜 17-10-46 

무아의 이치로 분별이 없다 18-4-47 

각(覺)으로 인해 19-1-48 

깨달음은 쉬운 일 19-2-49 

이치로 말해지는 부처님 19-5-50 

청정하고 맑은 모습 19-6-51 

보현행원이 가득하다 19-10-52 

부처님이 나의 품에  20-7-53 

허망한 몸과 마음은 20-8-54 

색과 색여와 색성 20-9-55 

아(阿)자에 한량없는 21-5-56 

스스로 무심하다 21-7-57 

불국토는 청정하다 21-10-58 

일체법에 두려워 말라 21-13-59

천마와 외도도 깨달음 22-4-60 

무간업도 보리다 22-6-61 

보리는 얻을 수 없다 22-8-62 

보리라는 마음 22-10-63 

집착이 없으면 생사가 없다 23-1-64 

법계에 의지하여 23-2-65

참으로 부처님을 보는 것 23-3-66 

어찌 중생의 모습을 보는가 23-6-67 

유심의 도로 여래가 간다 23-8-68 

도에는 차별이 없으나 행에 23-10-69 

모든 지위에는 차별이 없다 23-14-70

유정이 수기하면 무정도 23-17-71

인과를 동시에 증득한다 24-1-72 

향반을 먹는 자는 24-8-73 

업따라 보는 견해가 달라 24-9-74 

선과 악이 불사다 24-15-75 

크고 작은 모습이 서로 25-3-76 

번뇌를 끊지 않고 열반에 25-4-77 

이치에 합당하다 25-6-78 

참마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25-8-79 

한 오라기 털 끝에 25-9-80 

여래의 깊은 경계 25-10-81

도를 잃고서 덕이 25-12-82 

공해야 육바라밀을 구족 25-14-83 

 

 

제1편 종경은 구족도이며 원돈문

시비분별이 없어서 육신통 27-1-84 

다른 실체가 없다 27-2-85 

종경은 구족도이며 원돈문 27-7-86 

열 가지 걸림없는 무애 28-1-87 

먼 하늘에 구름이 28-3-88 

유정신 가운데 법신 28-4-89 

태양 밑의 외로운 등불 28-9-90

하나를 알면 천 가지가 28-11-91 

허공에 있는 것 같아 28-14-92

중생이 지은 업에 따라 29-1-93 

부처님도 설한 바가 없다 29-3-94 

설통과 종통 29-4-95 

 

제3편 공양 목탁을 올려라

팔식에 있는 십법계의 종자 29-8-96 

일체중생에게 이익이 29-10-97 

탐욕에서 탐욕을 벗어나 29-12-98 

득력하면 자재하다 29-13-99 

무생의 마음을 요지하면 30-9-100 

밝은 마음에 실체가 31-1-101 

자기도 깨치고 남도 깨치며 31-10-102 

보살이 닦는 필경공 32-4-103 

중론의 팔불(八不) 33-6-104 

여래의 마음을 안다 33-12-105 

상락아정의 네 가지 덕 34-1-106 

마음이 바르면 성인 34-3-107 

세간의 일을 쉬는 것 34-5-108 

선재와 문수와 보현 34-6-109 

참으로 훌륭한 말 34-8-110 

자성이 청정한 마음 34-11-111 

지(知)라는 한 글자 34-11-112 

집착하면 병통 34-16-113

무지라도 내용이 달라 36-15-114

돌이켜 묘각에 37-5-115 

중생의 근기에 37-7-116 

모든 세상이 환 37-8-117 

무분별지로 이법계를 37-11-118 

무생과 무불생(無不生) 37-14-119 

물개와 거북이 38-2-120 

열 가지 법을 동시에 38-8-121 

삼매에 머문다 38-11-122 

지혜의 차별에 수순 38-14-123 

일념에 중생의 마음을  38-16-124 

사념처에 의지하라 39-1-125

사념처란 무엇인가 39-4-126 

사념처가 없으면 39-8-127 

감로수나 독이 될 수도 39-9-128 

깊은 골짜기의 바람 같아서 39-11-129 

불성은 제일의공으로 지혜 39-12-130 

눈에 보이는 일체가 도 40-1-131 

적멸무위의 도가 단견인가 40-3-132 

무엇이 참다운 지혜 40-4-133 

털구멍에 일체가 40-5-134 

망상과 분별을 여읜다 40-9-135 

망상이 지혜가 된다 41-1-136 

공양 목탁을 올려라 41-3-137 

번뇌의 성품이 공하면 41-6-138 

법이 다르나 일심을 나타내 41-10-139 

선지식 만나기 어렵다 41-12-140

인과동시(因果同時) 42-3-141 

참회할지어다 42-4-142 

법성은 깊어 무량 42-5-143

변역생사와 오탁에 대해 42-8-144 

허공을 의지한다 42-12-145 

목숨을 보는 방법 43-4-146

자기의 마음을 깨달으면 43-7-147 

지혜와 자비로서 이롭게 43-9-148 

십지 보살과 보현의 지혜 43-11-149 

맑은 바람이 부는 듯 44-1-150

반야는 신령스런 마음 44-3-151 

소리따라 육도에 윤회 44-6-152 

생멸의 근원이 다하면 44-7-153 

법사와 율사와 선사의 허물 44-8-154

무심에 스스로 즐겁다 45-4-155

부사의삼매 45-5-156

부처님이 수기한다 45-6-157 

돌 호랑이 산 앞에서 45-7-158 

보살의 네 가지 번뇌 45-9-159

마음의 법이 행해진다 45-12-160 

말은 비슷하나 뜻이 다르다 46-8-161 

참다운 것을 구하지 말라 46-12-162 

머리 숙여 예배합니다 46-13-163 

육상의 이치를 밝혀라 46-14-164

좋은 인연의 힘을 빌려야 48-11-165 

팔식에 있는 두 가지 집수 49-2-166 

여래는 모두 안다 49-6-167 

오고 가는 것이 없다 49-12-168 

근본식은 알기 어려워서 50-1-169 

생사는 산란하고 동요하는 마음 50-2-170 

세간과 출세간의 음식 50-3-171 

제팔식의 여러 가지 이름 50-7-172 

팔식과 구식의 열 가지 이름 50-11-173 

중생의 근기에 상응하는 50-13-174 

 

?인용경전 및 논서 조견표 

   ?책이 있기까지의 인연

 

 


??일러두기??


1. 회당조심 선사의 ?명추회요(冥樞會要)?를 K본, S본, C본과 대조하여 오자(誤字), 이자(異字), 탈자(脫字)를 각주에서 검토하였다.

2. ?고려대장경? 44권은 K본으로 표기하였다.

3. ?대정신수대장경(大正新修大藏經)?48권은 S본으로 표기하였다.

4. 중국에서 발행된 청나라 광서 25년 강북 각경처본(淸光緖二十五年江北刻經處本)을 1994년 10월에 영인한 중국 삼진출판사(三秦出版社) ?종경록(宗鏡錄)?을 C본으로 표기하였다.

5. ?명추회요? 원문은 번역문과 함께 앞부분에 단락별로 실었다.

7. ?종경록? 2권 35권 47권 53권 86권 87권 88권 97권에서 ?명추회요?에서 발췌된 것은 없다.

8. 소제목이 나오는 원문 맨 앞의 숫자로 된 색인표에서 맨 앞의 숫자는 ?종경록? 권수를 뜻한다. 두 번째 숫자는 ?명추회요?에서 표시된 판수를 표시한다. 마지막 숫자는 ?명추회요?에서 나눈 단락의 순서를 말한다.

  예) 색인표 20-8-54에서 20은 ?종경록?의 권수를 말한다. 8은 ?명추회요?에서 표시되는 판수를 말한다. 54는 ?명추회요?에서 나눈 단락의 순서로 54번째의 단락을 표시한다.

9. 같은 소제목 밑에서 앞 단락에 이어져 연결되는 원문은 ○ 으로 표시하며, 가능한 한 문장의 맥락이 이어지도록 고려하였다.



法  語

                                                曹溪叢林 方丈 梵日 菩成


    曹溪山中無人到하니

    深深佛祖亦難窺라

    無位眞人住此間하야

    倒行逆施無規則이로다

    會?아


    大衆은 親見無位眞人?아


    日日共住不知面하고

    夜夜同眠不識心이로다.


    (打柱杖一下云하되)

    一念不生明歷歷이나

    ?起思量隔千里로다


    古人云

    塵勞逈脫事非常하니

    緊把繩頭做一場하라

    不是一番寒徹骨하면

    爭得梅花樸鼻香가 하였다.


    柳烟은 垂處綠하고

    花雨는 晩枝紅이로다





  조계산중에는 사람이 이르지 못하니

  깊고 깊어서 佛祖도 또한 엿보기 어렵구나

  지위 없는 참사람이 이 사이에 머물러서

  거꾸로 행하고 역으로 베풀어 규칙이 없도다.

  알겠는가.


  대중은 지위 없는 참사람을 보았는가.


  낮에는 함께 지내면서도 얼굴을 알지 못하고

  밤마다 같이 자면서도 마음을 알지 못하는구나.


  (주장자를 내려치면서 이르기를)

  한 생각이 일어나지 않으면 밝기가 역력하나

  자칫 한 생각 일으키면 천리를 隔하도다.


  옛 사람이 이르기를,

  중생이 부처되는 일은 쉽지 않으니

  고삐를 되게 잡고 죽을 힘을 다하라

  된서리 찬바람이 뼛속까지 사무치면

  매화꽃 짙은 향기 코끝을 찌르리라.


  버들연기는 드리운 곳에 푸르르고

  꽃비는 오래된 가지에서 붉도다.


                                                 戊寅年 4月 15日 結制法語 中에서


해  제

1. 마음을 바로 봅시다와 명추회요

 

종경록(宗鏡錄)은 마음에 대한 정보를 100권으로 엮은 방대한 책인데, 여기서 다시 중요한 부분을 추려 정리한 것이 명추회요(冥樞會要)이다. 명추회요에서 ‘명(冥)’은 깊고 그윽한 도리를, ‘추(樞)’는 그 도리에서 가장 긴요한 내용으로 마음의 빛을, ‘회요(會要)’는 마음의 빛에 관한 요점을 모았다는 뜻이니, 이것을 여기서 ?마음을 바로 봅시다?로 번역하였다.


100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종경록에서 회당 스님이 요점만을 추려 명추회요 상중하 3권으로 만들어 분량이 100분의 3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의 분량은 전체 분량의 11% 가량이나 되는 상당한 분량의 책이다.

이 책의 구성은 종경록 체제를 그대로 따르되 방대한 분량의 종경록 원문에서 중요한 부분을 추려 그대로 수록하였으나, 간혹 한 글자나 한 구절을 더하거나 빼면서 손질한 부분이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전체 내용이 9분의 1로 압축되었지만, ?종경록? 전체 내용의 핵심을 알고 이해하는 데에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명추회요?에서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밝혀 놓았듯이, 내용을 자세하게 알고 싶은 사람은 ?종경록? 원문을 참고하기 바란다.


명추회요의 구성은 종경록 1권부터 34권의 내용을 상권으로 하고, 36권부터 67권 중간을 중권으로 하였으며, 나머지 100권의 내용을 추린 것을 하권으로 하였다.

그러나 종경록 2권 35권 47권 53권 86권 87권 88권 97권에서는 한 글자도 추려낸 것이 없다. 종경록 전체가 일심도리(一心道理)의 흐름으로 관통되고 있으니 따라서 명추회요도 질적으로 같은 내용으로 볼 수 있겠다.

명추회요에서 상중하의 구분은 특별한 뜻이 없이, 원고 분량을 감안하여 임의로 결정된 것이었고, 본서 마음을 바로 봅시다[명추회요]를 편역하면서 상하 두 권으로 엮게 된 것도, 역시 역자 임의로 원고 분량을 감안하여 구성한 것임을 밝혀 둔다.



2. 종경록에 대한 개요


종경록은 오대(五代) 송()나라 항주(杭州) 영명사(永明寺)의 연수(延壽) 선사가 송나라 태조(太祖) 건륭(建隆) 2년(A.D.961)에 편집하여 만든 것으로 100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고려대장경 44권과 일본의 대정신수대장경 48권에도 수록되었다.  


?종경록?에서 연수 선사는 ?능가경?에서 언급된 “부처님은 마음을 종지로 삼는다”는 말에 근거하여 일심(一心)을 종지로 삼았고, 일심이 만법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는 뜻으로 종경을 주장하며 책의 제목을 삼은 것이다.

그러므로 종경록의 ‘종()’은 가장 근본이 되는 마음이고, ‘경()’은 모든 것을 비추어 주는 마음을 거울로 비유한 것이며, 거울이 모든 사물을 비추듯 일심도리(一心道理)를 이 책에서 빠짐없이 보여주고 그 내용을 기록하였다는 의미에서 종경록이라 이름한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비슷한 의미의 종감록(宗鑑錄)이나 심경록(心鏡錄) 또한 심감록(心鑑錄)이라 불리기도 한다.


100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종경록?은 종지를 드러내는 표종장(標宗章)과 일체법에 대해 묻고 답하는 문답장(問答章) 그리고 표종장과 문답장에서 언급되는 내용을 경율론과 어록 등을 인용하여 증명하는 인증장(引證章)이 있다. 그러나 이것을 구분하는 데에는 약간의 다른 의견들이 있다.

고려장경과 신수장경은 100권 중 61권 초반부까지를 표종장으로 삼고, 그 다음부터 93권을 문답장으로 삼으며, 나머지 94권부터 100권까지를 인증장으로 삼는다. 그러나 청 광서 이십오년 강북각경처(淸光緖二十五年江北刻經處)판인 종경록과 불교해설대사전(佛敎解說大辭典)[일본 大東出版社]과 북한에서 나온 팔만대장경 해제와 중국불교(中國佛敎)[中國佛敎協會編, 上海, 知識出版社, 1989] 권4 에서는 종경록 1권 첫부분만을 표종장으로 삼고, 그 다음 93권까지를 문답장으로 삼으며, 나머지 94권부터 100권까지를 인증장으로 삼는다.


여기서 역자는 후자를 따르고 싶다. 전자를 따르지 않는 이유 첫째는 표방되는 종지가 100권 중 61권이나 된다는 데에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다. 종지를 표방하는 말은 ?종경록?에서 종경이나 일심이라는 말 한 마디에도 그 뜻이 충분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둘째는 표종장을 61권 전반부까지 주장하는 것은 고려장경과 신수장경 61권 전반부 중간 부분에서 문답장제이(問答章第二)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기 때문인 모양인데, 청 광서 이십오년 강북각경처본에도 1권 후반부에 ?문답장제이?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종경록의 근본취지는 일심을 종지로 하여 만법을 풀어내는 데에 있다. 이 말은 일심이 만법이며, 만법이 일심이라는 소리다. 표종장에서 이 뜻을 압축하여 드러내나, 일심도리가 문답장이나 인증장에서 항상 중심축으로 흐르고 있으니, 전체 내용의 이면은 언제나 일심의 뜻을 갖고 있다. 곧 문답장이나 인증장에 나오는 내용이라도 표종장의 종지인 일심도리가 중심이 되는 것이다.

연수 선사가 쓴 종경록의 서문에서 “지금 부처님과 조사 스님들의 대의(大意)와 경론의 바른 종지를 상세하게 서술하겠다… 번거로운 문장은 정리하여 오직 요점만을 찾아 낼 것이며… 문답의 형식을 빌리면서 널리 문헌과 어록을 인용하여 그 내용을 증명하겠다… 하나의 마음을 종지로 삼아 만법을 거울과 같이 비추고, 깊은 이치를 모아 부처님의 원만한 이치를 요약할 것이다”고 하였다. ?종경록?은 연수 선사가 선() 체험을 통한 일심의 입장에서 좁게는 화엄종과 천태종과 유식의 법상종의 중요한 교리를 회통하였으며, 넓게는 경율론 삼장 전체와 조사 스님들의 말씀을 넘나들며 선교일치(禪敎一致)의 사상을 자세하게 서술한 것이다. 종경록의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여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모든 방면에서 내세우는 주장의 요점은 돈오(頓悟)와 원수(圓修)에 있다고 하겠다. 선()의 입장에서 달마를 존중하고, 교()의 입장에서 현수(賢首)를 존중하여 내용을 전개해 나가며 불교의 확실한 요체를 보여 주는 것이다.


이 책은 한국과 중국 및 인도의 각종 자료를 300여 종이나 인용하였는데, 경전과 어록이 각각 120여 부가 되고 논서가 60여 부나 된다. 종경록의 가치는 선종의 입장에서 교학을 관통하여 선교일치의 이론을 전개하는 데 있을 뿐만 아니라, 선종사 연구의 기본 자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현존하지 않는 진귀한 문헌에 관한 자료도 보존되고 있다. 예를 들어 남악회양(南岳懷讓)과 청원행사(靑原行思) 등의 양단법어(兩段法語)는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이나 고존숙어록(古尊宿語錄) 등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내용이다. 또 문답장에서 인용하는 중론현추(中論玄樞)나 유식의경(唯識義鏡)은 이미 없어진 책임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자료가 다행히도 종경록에 보존되어 그 내용에 대한 편린들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이 완성되었을 당시에는 대량으로 유통되지 못했지만, 아는 사람들끼리 개별적으로 인연지어 보아 왔다. 송나라 신종(神宗) 원풍(元豊 A.D.1078~1085) 년간에 비로소 목각본이 유통되었고 뒤에 개정판도 출현하게 되었으며, 명말(明末) 가흥장(嘉興藏)이 만들어질 때 지욱(智旭) 스님은 새롭게 개정본을 만들었다. 그리고 청대에 이르러서는 계속 절본(節本)이 출현하게 되었다.


3. 저자 소개


 영명연수 선사

종경록의 저자 영명연수(A.D. 904~975) 선사는 속성이 왕()씨이고 자()는 중현(仲玄)이며 호(號)는 포일자(抱一子)로서 절강성 여항(餘杭) 사람이다.

당시는 불교를 숭상했던 시기로 그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불교를 좋아하였다. 스무 살 때부터 파 마늘 같은 오신채를 먹지 않았다. 서른 살 때에 이르러서 왕이 그의 마음을 알고 출가를 허락하니 사명취암(四明翠巖) 선사를 스승으로 삼게 되었다. 얼마 안 있다가 천태산에 들어가 선정을 닦아 덕소(德韶) 선사에게 인가를 받았다.

나이 49세 때부터 명주 설두산 자성사의 주지로 있다가 57세에 오월 충의왕 전숙의 청을 받아 항주 영은사(靈隱寺)의 주지를 맡았다. 다음 해에 영명사(永明寺) 주지로 부임하니 따르는 학인들이 2,000여 명이나 되었다. 이 무렵에 종경록이 영명사의 연법당(演法堂)에서 편집되니, 뒷날 이 인연으로 연법당은 종경당(宗鏡堂)으로 개칭이 된다. 67세에는 전당강의 야트막한 언덕 월륜봉에 육화탑 9층을 세웠는데, 큰 강을 따라서 보는 주변의 경치가 좋아 지금은 항주에서 전당강의 전망탑으로 유명하다. 개보(開寶) 8년 72세에 입적하고, 시호(諡號)는 지각(智覺)으로 받았다.

영명연수는 일생동안 법화경을 일만삼천번이나 독송하였고, 선종과 교종을 통합하였으며, 아울러 마음의 정토에 귀의하는 것을 중하게 여겼다. 그의 저서 만선동귀집(萬善同歸集)은 선종과 정토의 합일사상에 중점을 둔 것으로 후세 불교계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 책이다. 그의 저서는 ?종경록?과 ?만선동귀집? 이외에 유심결(唯心訣)과 심부주(心賦注)와 정혜상자가(定慧相資歌)와 신서안양부(神栖安養賦) 등이 있다.


 회당조심 선사

종경록의 요점을 추려모아 명추회요를 편집한 조심(A.D. 1025~1100) 선사는 송대(宋代) 임제종의 황룡파 스님으로 광동시흥(廣東始興) 사람이다. 속성은 오(?)씨로 호는 회당(晦堂)이다. 19세 때 용산사 혜전 스님에게 의지하여 시험을 보고 득도하였다. 수업원(受業院)에 있으면서 계율을 공부하고 뒷날 운봉문열(雲峯文悅) 스님에게 참학하였다. 3년을 모시다가 황벽산 혜남 스님에게 가서 4년 동안 머물렀으나 다시 문열 스님에게로 돌아갔다. 문열 스님이 열반하고 나서는 석상초원에게 의지하였다.

하루는 ?전등록?을 보다가 다복 선사의 말에 크게 깨치게 되었다. 그 후 혜남을 따라 황룡산에 들어갔고 혜남 스님이 열반하자, 뒤를 이어 임제의 법을 펼치다가 원부(元符) 3년 세수 75세로 입적하였다. 보각(寶覺)이라는 시호를 받았으며, 재상 황정견이 비문을 쓰게 되었다. 저서로 보각조심선사어록 1권과 명추회요 3권이 있다.



4. 맺는 말


경을 결집하고 법을 전하며 글을 쓰는 것이 모두 그림자로 본질이 아니니, 자기 마음에서 나타난 경이고 법이며 글이기 때문이다. 수행을 통하여 자기 마음을 아는 것만큼 세상을 보고 이해하며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이 오로지 마음임을 아는 사람은 부처님의 지견이니, 설하는 법도 부처님의 설법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스스로 느끼는 성스런 지혜의 즐거움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많은 논리를 현란하게 구사하는 헛된 말들이 한 구절의 묘한 이치에 미치지 못하는 법이니, 한 구절의 묘한 이치란 일심도리인 종경이 아니겠는가. 이 책이 마음을 바로 보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리라 믿으며, 게송에 그 마음을 실어 보낸다.


   하늘의 미묘한 법고 소리가

   스스로 지은 업에 따라 들리듯

   모든 부처님이 설하신 법도

   중생은 지은 업에 따라 듣는다.


   지혜 바다 넓어서 알기 어려워

   측량하지 못하면 비방 더하네

   지혜로운 배움은 깨달음이나

   어리석은 배움은 생사가 되네.


   선남자여, 그대가 질문한 이치

   매우 깊은 뜻이라 어렵긴 하나

   지혜로서 이것을 알 수 있나니

   부처님의 공덕을 항상 즐기네.


   구름이 햇빛을 가리지 않아

   시방세계 널리 두루 비추더라도

   광명에 다른 성품 특별히 없듯

   부처님의 모든 법 이와 같도다.


   가을 하늘 허공에 뜬 둥근 달빛을

   모든 곳의 세간 사람 쳐다보아도

   허공의 달 어느 장소 간 곳이 없듯

   부처님의 모든 법 이와 같도다.



                                      무인년 하안거

                                       송광사 인월암에서

서(序)

晦堂老人 以善權方便 接物利生 隨機深淺 應病與藥. 雖九流異習辯劇連環 折伏慢幢 渙然氷釋. 故名公鉅人宰官居士 以見晩爲恨. 唱導之暇 取宗鏡錄 摠括精微 綴爲一集 命之曰 冥樞會要. 庶學者 簡而易覽 助發上機 ?契正宗 不墮邪見. 可謂 因風吹火 融入光明藏中 心法雙忘 凡聖平等 一薄伽梵. 門人普燈 以是鏤板 謁予爲序 因筆三昧 少助讚揚. 滎陽潘 興嗣 述.



회당 스님은 중생을 상대함에 훌륭한 임시방편으로 그들에게 이익을 주고, 근기에 맞추어 알아듣게 법문을 하였다. 비록 온갖 학파가 그들의 논리로 교묘한 말을 하더라도, 그들의 거만한 마음을 굴복시켜 그들의 의심을 얼음 녹듯 풀어 주었다. 그러므로 이름난 명사나 재상 및 고급 관료와 거사 등이 스님을 늦게 만난 것을 한()으로 여겨 마음 아프게 생각하였다.

회당 스님이 후학들을 소리 높여 지도하는 여가에, 틈틈이 종경록을 가지고 그 가운데 정미로운 뜻을 총괄하여 묶으니, 이를 하나로 편집하여 명추회요라 하였다. 대개의 공부인이 이 책을 이로 인해 간편하게 보기 쉬웠고, 깨달음을 얻으려는 상근기의 발심을 도우니 묵연히 바른 종지에 계합하여 삿된 견해에 떨어지지 않았다. 이것은 타고 있는 불에 바람이 불어 불빛이 밝아지듯, 부처님 지혜의 광명으로 융화해 들어감이라, 마음과 법을 잊고 범부와 성인이 평등하니 전체가 하나의 부처님이다. 회당 스님의 문도 보등이 ?명추회요? 판을 새기고자 하여 나에게 서문을 부탁하니, 붓가는 흐름대로 미력이나마 신명나게 찬양하는 것이다.


                                형양 반 흥사 쓰다.





                          冥樞會要


          마음을 바로 봅시다  


                           黃龍庵主 祖心 集






    



          凡愚標起處 是宗鏡錄中卷軸 板數如欲廣覽 請自尋檢本文


마음을 바로 봅시다의 글을 읽다가 소제목 밑에 있는 원문의 맨 앞에 나오는 숫자로 표시된 색인표를 만나는 것은 종경록의 권수와 판수를 말하는 것이다. 내용이 의심나는 곳에서 원문을 자세히 보고자 한다면 이것을 참고하여 스스로 본문을 찾아서 점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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