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추회요(冥樞會要)

2. 무심하면 약과 병이

通達無我法者 2008. 3. 3. 17:01
 

무심하면 약과 병이

 

1-11-2 我此無礙廣大法門 如虛空非相 不拒諸相發揮 似法性無身 匪礙諸身頓現. 須以六相義該攝 斷常之見方消 用十玄門融通 去取之情始絶. 又 若實得一聞千悟 獲大總持 卽胡假言詮. 無勞解釋 船筏爲渡迷津之者 導師因引失路之人. 凡關一切言詮 於圓宗所示 皆爲未了 文字性離 卽是解脫. 迷一切諸法眞實之性 向心外取法 而起文字見者 今還將文字對治 示其眞實.



두루 걸림이 없는 나의 광대한 법문은, 허공이 어떤 모습을 갖고 있지 않으면서 모든 상의 드러남을 거부하지 않고, 법성(法性)이 몸이 없으면서 온갖 몸의 나타남을 방해하지 않음과 같다. 모름지기 육상(六相)의 이치로써 감싸 거두어야 단견과 상견이 사라지며, 십현문(十玄門)으로써 융통해야 분별하는 알음알이가 끊어진다. 만약 하나를 듣고 천 가지를 깨달아 진실로 대총지(大總持)를 획득하면 어찌 언어로써 이치를 논하고자 할 것인가. 여기에 수고롭게 알고 해석할 것이 없으니, 뗏목과 배는 물을 건너지 못한 사람을 위함이며, 길을 안내하는 사람은 길 잃은 사람을 인도하기 위하여 존재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원종(圓宗)에서 일체의 말과 논리에 관하여 보여주는 것은 모두 진리를 알지 못한 사람을 위함이니, 개념의 틀인 문자의 성품을 벗어남이 곧 해탈이기 때문이다. 일체 모든 법의 진실한 성품에 미혹하고 마음 밖의 다른 법을 향하여 문자의 견해를 일으키니, 지금 도리어 문자로써 이 병통을 치료하여 진실을 보이고자 한다.

若悟諸法本源 卽不見有文字及絲毫發現 方知一切諸法 卽心自性 則境智融通 色空俱泯. 當此親證圓明之際 入斯一法平等之時 又有何法是敎而可離 何法是祖而可重 何法是頓而可取 何法是漸而可非 則知皆是識心橫生分別. 所以 祖佛善巧 密布權門 廣備敎乘 方便逗會. 纔得見性 當下無心 乃藥病俱消 敎觀咸息.



만약 모든 법의 근원에 어떤 문자나 조그마한 법이 있음을 보지 않는다면, 바야흐로 일체 모든 법이 곧 마음의 자성이라는 사실을 안 것이니, 이 자리는 경계와 지혜가 융통하고 색()과 공()이 함께 사라진다. 이 뚜렷하게 밝은 진리를 친히 증득하여 하나의 법으로서 평등한 곳에 들어갈 때에, 여기에 또 어떤 법을 교()라 하여 벗어날 것이며, 어떤 법을 조사(祖師)의 가르침이라 하여 존중할 것이며, 어떤 법을 돈()이라 하여 취할 것이며, 어떤 법을 점()이라 하여 틀렸다고 하겠는가.

곧 알 것이니 이 모든 것은 중생의 알음알이가 제멋대로 분별함이라, 그러므로 부처님과 조사 스님의 훌륭한 기교가 치밀하게 상황에 따라 펼쳐지고 광범위한 가르침을 갖추어 방편으로 쓰이는 것이다. 그러다 자기의 참성품을 보면 그 자리에 무심하여, 약과 병이 사라지며 교(敎)와 관(觀)이 다 함께 쉬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