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간록(林間錄)

3. 문로공에게 법을 보이심 / 회동(懷洞)스님

通達無我法者 2008. 3. 12. 08:29

 

 

 

3. 문로공에게 법을 보이심 / 회동(懷洞)스님

 

  위부(魏府)의 노화엄(老華嚴) 회동(懷洞)스님이 대중에게 설

법하였다.

 " 불법은 일상생활에 있고, 행주좌와하는  데  있으며,  밥 먹고

차  마시며  묻고 말하는 데 있으니, 일거일동에  마음을 움직이

거나  생각을 일으킨다면 그것은 불법이 아니다. "

  또 말씀하셨다.

  " 넉넉하지 못했던 때에는  6, 70세를 살아 온 사람이 흔치 않

았지만, 그대들은  우리 불법에 들어와 손발  하나도  제대로 가

다듬지  못하여 , 빠르면 3, 40세쯤 되어 어느덧  몸이 쇠약해지

고  병이 든다. 몸이 쇠약해지고 병이 들면   늙게  되고, 늙으면

죽음에  이르게 되니,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다고  이렇게

제멋대로  사는가. 어찌하여 초저녁부터  밤중까지 고요한 공부

를 닦지 �는가 . "

  문로공(文潞公)이 북경을 다스릴 무렵, 회동스님이 떠나고자

하여 찾아가니 문로공이 말하였다.

  " 법사께서는 연로하신데 또 다시 어디로 가려 하십니까 ? "

  " 죽으러 가는 길입니다. "

  문로공은 웃으면서  그  말을 농담이려니 생각하고 눈인사로

스님을 전송하였다.  문로공은 집에 돌아와 자제들에게 말하였

다.

 " 스님의 도는 심오하고 풍채는 아늑하며 의미있는 말씀을 하

니 보통분이 아니구나. "

  그리고는 사람을 보내어 문안을 드렸는데, 과연 스님은 입적

하셨다.  이에  문로공은 매우 놀랐으며,  얼마후 다비를 할 때

몸소  다비장으로 찾아가 유리병을 앞에 놓고서 축원하였다.

 "불법이 과연 신령하다면 바라건대 이 병을 사리로 채워주소

서. "

  축원이 끝나자마자  공중에서 연기가 내려와 병 속으로 말려

들어가더니 연기가 사라지자 그의 축원대로 병 속엔 사리가 가

득하였다. 그 뒤로 문로공은 정성을  다해  불경을 탐독하였으

며, 스님과 늦게 알게 된 것을 안타까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