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간록(林間錄)

17. 「능엄경」의 유포

通達無我法者 2008. 3. 12. 20:34

 

 

 

   천태종(天台宗) 강사들은 예전에 지자(智者:538~597)스님이 인도의 어떤 낯선 스님[異僧]에게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한다.

   “용수(龍樹)보살이 일찌기 관정부(灌頂部)의 「대불정수능엄경(大佛頂首楞嚴經)」10권을 외워 5천축국(五天竺國)에 퍼뜨렸는데 이 모두가 다른 경전에서는 듣지 못한 것으로서, 오직 심법(心法)에 대한 종지를 담고 있었다.   이에 5천축국에서는 왕이 대대로 이 경전을 엄중 보호하여 함부로 전수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지자스님은 밤낮으로 인도를 향하여 절을 올리며 하루속히 그 경전이 이 땅에 이르러 부처의 혜명(慧明)이 끊임없이 이어지기를 축원하였지만 끝까지 그 경전을 보지 못하였다.   당(唐) 신룡(神龍) 초(705)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광주(廣州)에 이르러 번역되었다.

   이제는 저자거리에서 팔리고 있으며 천하에 두루 유포되었지만 학자들 중에는 더러 죽을 때까지도 이 경전을 알지 못하는 자마저 있다.   법이 가벼워지면 신심의 종자가 저절로 약해지니 개탄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