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문경훈(緇門警訓)

무주영안선원신건법당기동승당기 무진거사찬 撫州永安禪院新建法堂記同僧堂

通達無我法者 2008. 3. 17. 16:05
 

 

 

무주영안선원신건법당기동승당기 무진거사찬 撫州永安禪院新建法堂記同僧堂記 無盡居士撰[1]

 

① 法堂記

臨川.陳宗愈, 於永安.常老會中得大法喜, 捐其家貲, 爲建丈室‧作脩廊. 方且鳩材, 以新法堂而宗愈死, 其二子號訴於常曰: 「吾先子之未奉佛也安且强, 旣奉佛也病且亡, 佛之因果可信耶? 其不可信耶?」 常曰: 「吾野叟也, 不足以譬子, 子第成父之志而卒吾堂. 吾先師有得法上首無盡居士, 深入不二, 辯才無碍, 隨順根性, 善演法音. 法堂成, 當爲子持書求誨, 決子之疑.」 紹聖元年春, 常遣明鑑至山陽, 以書來言, 會予方以諫官, 召還未暇. 明年, 鑑又至京, 待報於智海禪刹. 爾時, 居士黙處一室, 了明幻境, 鐵輪旋頂, 身心泰定. 明鑑雨淚悲泣, 慇懃三請: 「大悲居士! 佛法外護, 付與王臣. 今此衆生, 流浪苦海, 貪怖死生, 迷惑因果, 唯願居士, 作大醫王, 施與法藥.」 居士曰: 「善哉善哉! 汝乃能不遠千里爲陳氏子, 諮請如來無上秘密甚深法要, 諦聽吾說, 持以告之. 善男子! 大空寂間, 妄生四相, 積氣爲風, 積形爲地, 積陽爲火, 積陰爲水, 建爲三才, 散爲萬品. 一切有情, 水火相摩, 形氣相結, 以四小相, 具四大界, 因生須養, 因養須財, 因財須聚, 因聚成貪, 因貪成競, 因競成瞋, 因瞋成很, 因很成愚, 因愚成癡, 此貪瞋癡, 諸佛說爲三大阿僧祇劫. 人於百年劫中, 或十歲二十歲, 或三十四十歲, 或五六十歲, 或七八十歲, 各於壽量, 自爲小劫, 於此劫中而欲超越不可數劫, 譬如蚯蚓欲昇烟雲, 無有是處. 諸佛悲愍, 開示檀波羅蜜大方便門, 勸汝捨財, 汝財能捨, 卽能捨愛; 汝愛能捨, 卽能捨身; 汝身能捨, 卽能捨意; 汝意能捨, 卽能捨法; 汝能捨法, 卽能捨心; 汝心能捨, 卽能契道. 昔迦葉尊者行化, 有貧媼以破瓦器中潘汁施之, 尊者飮訖, 踴身虛空, 現十八變, 貧媼瞻仰, 心大歡喜. 尊者謂曰: ????汝之所施, 得福無量. 若人若天, 輪王‧帝釋‧四果聖人及佛菩提, 汝意所願, 無不獲者.???? 媼曰: ????止求生天.???? 尊者曰: ????知汝所欲. 過後七日命終, 生忉利天, 受勝妙樂.????[2] 又罽賓國王, 在佛會聽法, 出衆言曰: ????大聖出世, 千劫難逢, 今欲發心, 造立精舍, 願佛開許.???? 佛云: ????隨爾所作.???? 罽賓持一枝竹, 揷於佛前曰: ????建立精藍竟.???? 佛云: ????如是如是!.???? 以是精藍, 含容法界, 以是供養, 福越河沙. 鑑來! 爲吾持此二說, 歸語檀越, 善自擇之. 汝父所建堂室‧廊廡, 比一器潘, 得福甚多, 生天受樂, 決定無疑. 若比罽賓國王揷一枝竹, 乃能含容無量法界. 汝欲進此, 聽吾一偈: 一竿脩竹建精藍, 風捲蟭螟入海南.[3] 惡水潑來成第二,[4] 鈍根蹉過問前三.[5]」 於是, 明鑑踴躍信受, 歸告其人, 筆集緖言, 刻以爲記.

임천의 진종유가 영안의 요상 노스님의 법회에서 큰 법희法喜를 얻고 그의 집안 재물을 기부하여 방장실을 건립하고 긴 행랑을 지었다. 바야흐로 또 재목을 모아 새로 법당을 세우려다 종유가 죽자 그의 두 아들이 요상에게 호소하여 말하기를 「저희 부친께서 부처님을 받들지 않았을 때는 편안하고 건강하였는데 부처님을 받들게 되어서는 병이 들더니 돌아가셨음에 부처님의 인과는 믿을 만한 것입니까? 아니면 믿을 수 없는 것입니까?」 하였다. 요상이 말하기를 「나는 시골의 늙은이라 자네를 깨우쳐 주기에는 부족하니 자네는 다만 부친의 뜻을 이루어 우리 법당을 끝마쳐라. 나의 돌아가신 스승님에게 법을 전해 받은 상수좌 무진거사가 있는데 둘 아닌 진리에 깊이 들어가 설법함에 걸림이 없고 근성에 따라서 법음을 아주 잘 설한다. 법당이 낙성되면 응당 자네를 위해 서신을 지니고 가서 가르침을 구하도록 하여 자네의 의심을 해결토록 해 주겠노라」 하였다.

소성 원년 봄에 요상이 명감을 보내 산양에 도착하여 서신을 가지고 와서 말하였으나 마침 내가 간관諫官으로써 소환되었기에 겨를이 없었다. 이듬해 명감이 또 서울에 도착하여 지해선찰에서 회신을 기다렸다. 이때 거사는 한 곳에 묵묵히 거처하며 일체의 허황된 경계를 남김없이 밝혔기에 쇠바퀴가 정수리를 선회하더라도 몸과 마음은 매우 편안하였다. 명감은 비오듯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며 정성껏 세 번을 청하기를 「대자대비하신 거사님이여! 부처님 법의 외호는 국왕과 대신에게 부촉되어 있습니다. 지금의 이 중생들은 괴로움의 바다에서 방랑하며 삶을 탐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여 인과에 미혹되어 있으니 오직 원하건대 거사께서 크나큰 의왕醫王이 되시어 불법의 약을 베풀어주시기 바랍니다」 하였다.

거사가 말하였다. 「착하고 착하도다! 네가 천 리 길을 멀다 않고 진씨의 아들을 위하여 여래의 위없고 비밀스러우며 심원한 법요를 물어 청하니 나의 말을 자세히 듣고는 가지고 가서 일러주어라. 선남자여! 크게 비어 있고 고요한 가운데 망령되이 네 가지 모습이 생겼으니, 기운이 쌓여 바람을 이루었고 형상이 쌓여 땅을 이루었고 따뜻함이 쌓여 불을 이루었고 음기가 쌓여 물을 이룸이라, 세우면 삼재三才가 되고 흩어지면 만품萬品이 된다.

일체의 유정이 물과 불로 더불어 서로 마찰하여 형상과 기운이 서로 맺어짐에 네 가지 작은 모습으로써 네 가지 큰 세계를 갖추게 되니, 태어남으로 인하여 성장하길 바라게 되고 성장함으로 인하여 재물을 바라게 되고 재물을 대함으로 인하여 재물 모으기를 바라게 되고 재물을 모음으로 인하여 탐욕이 이루어지게 되고 탐욕으로 인하여 경쟁이 이루어지게 되고 경쟁으로 인하여 성냄이 이루어지게 되고 성냄으로 인하여 한스러워 함이 이루어지게 되고 한스러워 함으로 인하여 우매함이 이루어지게 되고 우매함으로 인하여 어리석음이 이루어지는 것이니, 이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3대 아승지겁이라 하였다.

사람이 백년겁百年劫 가운데 혹은 10세나 20세 혹은 3,40세 혹은 5,60세 혹은 7,80세로 각기 수명의 한계 안에서 스스로 소겁小劫을 삼는데, 이 소겁 가운데에서 헤아릴 수 없는 겁을 초월하고자 함은 비유컨대 지렁이가 연기를 타고 구름에 오르려는 것과 같으니 이런 경우는 있을 수 없다.

모든 부처님이 자비로써 불쌍히 여기고 단바라밀의 큰 방편문을 열어 보여 그대에게 재물을 버릴 것을 권하시니 그대가 재물을 능히 버리면 곧 애욕을 버릴 수 있을 것이요, 그대가 애욕을 능히 버리면 곧 몸을 버릴 수 있을 것이요, 그대가 몸을 능히 버리면 곧 뜻을 버릴 수 있을 것이요, 그대가 뜻을 능히 버리면 곧 법을 버릴 수 있을 것이요, 그대가 법을 능히 버리면 곧 마음을 버릴 수 있을 것이요, 그대가 마음을 능히 버리면 곧 도에 계합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가섭존자가 교화하러 다닐 때 가난한 노파가 깨진 질그릇으로 뜨물을 시주하니 존자께서 다 마시고는 몸을 허공으로 솟구쳐 열 여덟 가지 변화를 드러내니 가난한 노파가 우러러보고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였다. 존자께서 이르기를 ????그대가 보시한 바는 한량없는 복을 얻을 것이다. 사람으로나 천상에서나 또는 전륜성왕이나 제석천이나 네 가지 계위를 얻은 성인 및 부처님의 보리 등 그대 뜻에 원하는 바는 얻지 못할 것이 없으리다???? 하니 노파가 이르기를 ????단지 천상에 태어나길 바랄 뿐입니다???? 하므로 존자께서 이르기를 ????그대가 하고자하는 바를 알겠노라. 이후 일곱 날이 지나면 목숨이 다하고 도리천에 태어나 뛰어나고도 오묘한 즐거움을 받을 것이다???? 하였다.

또 계빈국의 왕이 부처님의 회상에서 법을 듣다가 대중 가운데서 나와 말하기를 ????큰 성인께서 세상에 나시기는 1천 겁이 지나더라도 마주치기 어렵다 하였으니 이제 마음을 내어 정사를 건립하고자 하오니 원컨대 부처님께서 허락하여 주십시오???? 하니 부처님께서 이르기를 ????그대가 하는 바대로 따르겠다???? 하므로 계빈국왕이 한 가지의 대나무를 가져다 부처님 앞에 꽂으며 이르기를 ????정사의 건립을 마쳤습니다???? 하기에 부처님께서 ????잘하였도다, 잘하였도다!???? 하였으니, 이 훌륭한 가람은 온 법계를 품어안을 것이기 때문이요 이 공양은 그 복이 항하의 모래알을 넘어설 것이기 때문이다.

명감은 이리 오라! 나를 위해 이 두 가지 얘기를 지니고 돌아가 단월에게 말해 주되 스스로 잘 선택하게 하라. 그대의 부친이 지은 당실과 행랑은 한 그릇의 뜨물에 비한다면 얻는 복이 매우 많으리니 천상에 태어나 복락을 누림은 결정코 의심할 바가 없을 것이다. 만약 계빈국왕이 한 가지의 대나무를 꽂은 것에 비하더라도 능히 무량한 법계를 품어 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대가 이것을 가지고 나아가고자 한다면 나의 한 구절 게송을 들으라.」

단한줄기 긴대나무 정사세워 바치오니,

돌개바람 초명몰아 바다남쪽 잠겨든다.

더러운물 뿌린뒤론 第二만을 이루는데,

둔한근기 삐끗하니 前三三을 묻는구나.

그리하여 명감이 뛸 듯이 기뻐하며 서신을 받아 돌아와서 그 사람에게 일러주고는 사연을 써 모으고 새겨서 기록으로 삼는다.

【1】宋丞相張商英, 字天覺號無盡居士, 得法於從悅禪師.

【2】《金藏集》云: 「迦葉欲乞食時, 先入三昧, 何所貧人, 吾當福之, 於王舍城, 見一老母, 極貧又病, 無衣掩身, 施籬障形, 迦葉知其命終. 有長者婢, 棄臭潘汁, 母乞盛甁. 迦葉乞食, 母言: ????貧窮加疾, 食從何得? 但有臭米汁, 欲以布施, 哀我受不????? 迦葉言: ????善!???? 母以裸形, 不得出外, 側身傴僂, 籬上授與, 迦葉受之, 飮訖昇空, 現十八變云云.」

【3】明含容之義.

【4】不存軌則.

【5】未容疑議.

【1】송나라 승상 장상영은 자가 천각이요 호가 무진거사로서 종열선사로부터 법을 얻었다.

【2】《금장집》에 말하였다. 「가섭이 걸식을 하고자 할 때 먼저 삼매에 들어가 어느 곳의 가난한 이를 내가 마땅히 복을 줄꼬 하다가 왕사성에서 한 늙은 할미가 지극히 빈곤하고도 병까지 들었으나 몸을 가릴 옷이 없어 울타리로 몸을 가리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가섭은 그의 목숨이 곧 다할 것을 알았다. 어떤 장자의 계집종이 악취 나는 뜨물을 버리려다 할미가 구걸하자 병에 담아 주었다. 가섭이 음식을 구걸하자 할미가 말하기를 ????빈궁한 몸에 병까지 들었는데 음식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다만 악취 나는 쌀뜨물이 있어 이것으로 보시하고자 하는데 저를 애석히 여겨서 받아주시지 않겠습니까????? 하므로 가섭이 말하기를 ????좋다???? 하였다. 할미가 벌거벗은 몸이라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몸을 옆으로 기울인 채 울타리 위로 건네주니 가섭이 그것을 받아 모두 마시고는 공중으로 솟구쳐 열 여덟가지 변화를 나타내었다 한다.」

【3】머금고 있는 모습의 뜻을 밝혔다.

【4】궤칙을 두지 않음이다.

【5】의심스러운 생각을 용납하지 못하였음이다.

② 僧堂記

古之學道之士, 灰心泯志於深山幽谷之間, 穴土以爲廬, 紉[1]草以爲衣, 掬溪而飮, 煮藜而食, 虎豹之與隣, 猿狙[2]之與親, 不得已而聲名腥薌[3]‧文彩發露, 則枯槁同志之士, 不遠千里褁粮躡屩,[4] 來從之遊. 道人深拒而不受也, 則爲之樵蘇,[5] 爲之舂炊, 爲之灑掃, 爲之刈植, 爲之給侍奔走. 凡所以效勞, 苦致精一, 積月累歲, 不自疲厭,[6] 覬師見而愍之, 賜以一言之益而超越死生之岸, 烏有今日所謂堂殿宮室之華, 床榻臥具之安, 氈幄之溫, 簟席之凉, 窓牖之明, 巾單之潔, 飮食之盛, 金錢之饒, 所須而具, 所求而獲也哉? 嗚乎! 古之人, 吾不得而見之矣, 因永安禪院之新其僧堂也, 得以發吾之緖言. 元祐[7]六年冬十一月, 吾行郡過臨川, 聞永安主僧老病物故,[8] 以兜率從悅[9]之徒了常繼之, 常陞座說法, 有陳氏子,[10] 一歷耳根, 生大欣慰, 謂常曰: 「諦觀師誨, 前此未聞. 當有淨侶雲集而僧堂狹陋, 何以待之? 願出家貲百萬,[11] 爲衆更造.」 明年堂成, 高廣宏曠,[12] 殆甲江右.[13]常遣人來求文曰: 「公迫常於山而及此也,[14] 幸卒成之.」[15] 吾使謂常: 「擊鼓集衆, 以吾之意而告之曰: 汝比丘, 此堂旣成, 坐臥經行, 惟汝之適. 汝能於此, 帶刀而眠, 離諸夢想, 則百丈卽汝, 汝卽百丈; 若不然者, 昏沈睡眠, 毒蛇[16]伏心, 暗冥無知, 晝入幽壤.[17] 汝能於此, 跏趺宴坐, 深入禪定, 則空生卽汝, 汝卽空生; 若不然者, 獼猴[18]在檻, 外覩樝栗,[19] 雜想變亂, 坐化異類.[20] 汝能於此, 橫經而誦, 硏味聖意, 因漸入頓, 因頓入圓, 則三藏卽汝, 汝卽三藏; 若不然者, 春禽晝啼, 秋蟲夜鳴, 風氣所使, 曾無意謂. 汝能於此, 閱古人話, 一見千悟, 入紅塵裡,[21] 轉大法輪,[22] 則諸祖卽汝, 汝則諸祖; 若不然者, 狗嚙枯骨, 鴟啄腐鼠, 鼓喙呀唇, 重增飢火. 是故, 析爲垢淨, 列爲因果, 判爲情想, 感爲苦樂, 漂流汨溺, 極未來際. 然則, 作此堂者有損有益, 居此堂者有利有害, 汝等比丘, 宜知之! 汝能斷毘盧髻,[23] 截觀音臂,[24] 刳文殊目,[25] 折普賢脛,[26] 碎維摩座,[27] 焚迦葉衣.[28] 如是受者, 黃金爲瓦, 白銀爲壁, 汝尙堪任, 何况一堂! 戒之勉之, 吾說不虛.」 了常諮參悅老十餘年, 盡得其末後大事, 盖古德所謂金剛王寶劍云.

元祐七年十二月十日, 南康.赤烏觀, 雪夜擁爐, 書以爲記.

예전에 도를 배우던 선비들은 심산유곡 가운데에서 마음과 뜻을 타 버린 재처럼 없애 버리고, 땅을 파서 움막을 삼고 풀잎을 엮어 옷을 삼으며 시냇물을 움켜 마시고 명아주를 삶아 먹으며 호랑이나 표범과 더불어 이웃하고 원숭이와 더불어 가까이 하였으며, 부득이 하여 이름이 널리 알려지고 문채가 드러나게 되면 곧 같은 뜻을 지닌 고고한 선비들이 천리를 마다 않은 채 양식을 짊어지고 짚신을 신고 와서 그를 좇아 노닐었다. 도인이 엄히 거절하고 받아주지 않으면 곧 그를 위해 나무하고 풀 베며 그를 위해 방아 찧고 불 때며 그를 위해 물 뿌리고 소제하며 그를 위해 베어내고 심으며 그를 위해 시중 들기에 분주하였다.

무릇 수고로움을 다 할 자리에 고생스러움이 극치에 이르도록 하고 그 정미로움을 꾸준하게 해 나가며 달이 쌓이고 해가 쌓여도 스스로 지치거나 싫증내지 않아서 스승이 이를 보아 불쌍히 여기게 하여 유익한 말 한 마디를 내려 받음으로써 삶과 죽음의 언덕을 초월하고자 바라는 것이니, 어찌 오늘날 같이 전당이나 궁실의 화려함과 평상이나 침구의 안락함과 담요나 휘장의 따뜻함과 대자리와 깔개의 서늘함과 창문과 출입문의 밝음과 수건과 방석의 깨끗함과 음식의 풍성함과 금전의 풍부함에 더불어 바라는 바는 갖추어지고 구하는 바는 얻어짐 등이 있었겠는가.

오호라! 옛사람은 내가 직접 만나 보지 못했으나 영안선원에서 새로 승당을 건립함에 그 인연으로 내가 머릿글을 써 보내노라.

원우 6년 겨울 11월, 내가 군을 순행하며 임천을 지나다가 영안의 큰스님이 노병으로 돌아 가셨음을 듣고는 도솔종열의 문도인 요상으로 뒤를 잇게 하였더니 요상이 법좌에 올라 설법함에 어떤 진씨 성을 가진 이가 한 번 귓전에 스치자 크게 기쁜 마음을 내어 위안을 찾으며 요상에게 말하기를 「선사의 가르침을 가만히 살펴보니 앞서는 들어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청정한 승려들이 운집하게 되면 승당이 좁고 누추할 것인데 어찌 대처하겠습니까. 원하건대 집안의 재물 백만을 내어 대중들을 위해 다시 짓고자 합니다」 하였다.

이듬해 승당이 완성되니 높고 넓고도 장대하여 아마도 장강 이남에서는 으뜸일 것이다. 요상이 사람을 보내와서 글을 구하며 이르기를 「공께서 요상을 다그쳐 산에 머무르게 함에 여기에 이르렀는데 결국에는 다행스럽게 이러한 결과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하였다. 내가 사람을 시켜 요상에게 말하였다. 「북을 쳐서 대중을 모아 나의 뜻으로써 알려 말하여라. 그대 비구들이여 이 승당이 이미 완성되었으니 앉고 누우며 경행함에 오직 그대들에게 적합하리다. 그대들이 여기에서 칼을 차고 잠에 들어 모든 망상을 능히 여윌 수 있으면 백장이 곧 그대이고 그대가 곧 백장일 것이나, 만약 그렇지 않다면 수면에 혼미하게 빠지고 독사는 마음속에 엎드려 있기에 어둡고도 무지하여 대낮에도 암흑의 구덩이로 떨어질 것이다. 그대들이 여기에서 가부좌하여 편안히 앉아 선정에 깊이 들어갈 수 있으면 공생이 곧 그대이고 그대가 곧 공생일 것이나, 만약 그렇지 않으면 원숭이가 우리 안에서 밖으로 아가위 밤을 쳐다보듯이 잡된 생각이 어지럽게 변하여 앉은자리에서 축생으로 변할 것이다. 그대들이 여기에서 경전을 비껴 차고 외우며 성스러운 뜻을 연구하고 음미하여 점차 닦아 가는 인연으로 문득 깨달음에 들어가고 문득 깨달음에 인연하여 교법과 원만히 융화되는 경지에 능히 들어갈 수 있으면 삼장이 곧 그대이고 그대가 곧 삼장일 것이나, 만약 그렇지 않으면 봄날의 날짐승이 낮에 울고 가을날의 벌레들이 밤에 소리를 내듯이 바람기운이 부리는 바와 같기에 아무런 의미나 일컬을 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그대들이 여기에서 옛사람들의 말을 두루 살펴봄에 한 가지를 보아 천 가지를 깨닫고 붉은 티끌 속으로 들어가 큰 법의 바퀴를 능히 굴릴 수 있으면 모든 조사가 곧 그대이고 그대가 곧 모든 조사일 것이나, 만약 그렇지 않으면 개가 마른 뼈를 깨물고 소리개가 썩은 쥐를 쪼는 것과 같기에 쪼는 부리와 벌린 입술에 굶주림의 불길만 더할 뿐일 것이다. 그러한 까닭으로 분석함에 더러움과 깨끗함을 이루고 나열함에 원인과 결과를 이루고 판단함에 욕심(情)과 생각(想)을 이루고 감응함에 괴로움과 즐거움을 이룬다면 깊이 빠져 표류하다 아득한 미래의 끝이 다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즉 이 승당을 지은 자는 손해도 있고 유익도 있을 것이며 이 승당에 거처하는 자 또한 이익도 있고 해악도 있을 것이니 그대 비구들은 마땅히 이를 알아야 할 것이다. 그대들은 비로자나불의 상투를 자르고 관음보살의 팔을 끊고 문수보살의 눈을 도려내고 보현보살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유마거사의 자리를 잘게 부수고 가섭존자의 옷을 능히 불태울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할 수 있다면 황금으로 기와를 삼고 백은으로 벽을 짓더라도 그대가 오히려 감당할 수 있을진대 하물며 어찌 한 채의 승당이겠는가. 경계하고 힘쓸지니 나의 말은 헛되지 않으리다.」

요상이 종열스님에게 물어 참구한지 10여 년에 그 궁극적인 큰 일을 남김없이 증득하였으니 아마도 옛 덕인들이 말하던 금강왕보검이라는 것이리다.

원우 7년 12월 10일, 남강 적오관에서 눈오는 밤 화로를 끼고 글을 써서 기록으로 삼다.

【1】《禮》「紉針請補綴」, 以線貫針爲紉. 又紉蘭爲佩.

【2】猿長臂, 善攀援樹枝. 狙‧猿屬, 又獦狚, 音但, 似狼, 赤眉鼠目狗頭, 以猿爲雌.

【3】生肉曰腥, 穀氣曰薌.《禮‧內則》「鷄膏, 腥; 犬膏, 臊; 牛膏, 薌; 羊膏, 羶.」 然則薌非穀氣也. 言名聲有聞於外人也.

【4】躡蹈也, 着屐履也. 屩音覺,《廣韻》草履. 又麻曰屩, 木曰屐.《史》「馮驩躡屩」, 見<孟嘗君傳>.

【5】採薪曰樵, 刈草曰蘇.

【6】身不疲, 心不厭.

【7】宋.哲宗年號.

【8】物故者, 死也, 言其同於鬼物而故也. 一說, 不欲斥死, 但云其所服用之物已故耳. 又高堂隆曰: 「物無也, 故事也, 言死者無復所能於事也.」

【9】戇州.熊氏子, 嗣眞淨.克文禪師.

【10】臨川.陳宗愈.

【11】錢百萬貫.

【12】空也, 洞也, 大也.

【13】甲爲十干之首, 言爲江右首也.

【14】言及此山也.

【15】卒, 畢也, 言幸而畢成其堂也.

【16】毒蛇者,《搜神記》云: 「嶺南.蒙岫山中有蛇, 見人輒呼, 爲片片花塊, 行人不知, 捉其一塊則皆合而嚙人. 又北地有蛇, 能呼人名, 人苟應之則夜來食人腦.」 言沈湎昏睡, 如蛇處窟穴中, 冥然睡痴而已.

【17】黑暗地獄.

【18】陸佃云: 「此獸無脾, 以行消食.」 盖猿之德, 靜而緩, 猴之德, 躁而囂.

【19】樝, 果屬, 似梨而酸.

【20】畜生.

【21】以朱土垐散於九陌上, 塵飛於車轍馬蹄之間, 故曰紅塵. 垐音玆, 撒土大道上也. 一云塵本不紅, 以言其染也. 此言紅塵者, 通言世間也.

【22】輪有二義: 一, 圓滿義, 具轂輻輞軸等, 體用周遍; 二, 摧輾義, 摧輾煩惱, 如摧未降也. 流演圓通之謂輪, 自我之彼謂轉.

【23】髻表中道, 謂中道不須安也.

【24】觀音有千手臂, 謂不求大悲接引也.

【25】目表文殊大智. 刳, 括去也, 又剖也.

【26】脛, 脚也, 言不依普賢萬行也.

【27】淨名於十笏方丈, 容八萬四千獅子座, 言不用其不思議神通也.

【28】迦葉奉釋迦金襴裟, 於鷄足山中入定, 以待慈氏下生, 言不須傳衣也.

【1】《예기》에 「바늘을 꿰어 깁고 꿰맴을 청하다」라 하였으니 실을 바늘에 꿴 것을 紉이라 한다. 또한 난초를 꿰어 노리개를 삼는다.

【2】원숭이는 팔이 길어 나뭇가지를 잘 탄다. 狙는 원숭이 속하는데 또는 ‘큰이리원숭이’이니, [狚의] 음은 단(但)으로 이리와 흡사하며 붉은 눈썹에 쥐의 눈을 하고 개의 머리 모습으로서 원숭이를 암컷으로 삼는다.

【3】날고기[에서 나는 냄새]를 腥이라 하고 곡기[에서 나는 냄새]를 薌이라 한다.《예기》내칙에 「닭이 기름져 나는 노린내가 腥이고, 개가 기름져 나는 노린내가 臊이며, 소가 기름져 나는 노린내가 薌이고, 양이 기름져 나는 노린내가 羶이다」 하였으므로 薌은 곡기에서 나는 냄새가 아니다. 명성이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진 바가 있음을 말한다.

【4】躡은 밟는다는 것으로 나막신을 신음을 말한다. 屩의 음은 각(覺)이며《광운》에서는 짚신이라 하였다. 또 삼으로 엮은 것을 짚신(屩)이라 하고 나무로 만든 것을 나막신(屐)이라 한다.《사기》에 「빙환이 짚신을 신다」 하였으니 <맹상군전>에 보인다.

【5】땔나무를 하는 것을 樵라 하고, 풀을 베는 것을 蘇라 한다.

【6】몸으로는 피로함을 느끼지 않고 마음으로는 싫어함이 없다.

【7】송나라 철종의 연호이다.

【8】物故란 죽음이니 도깨비(鬼物)와 같이 낡았음(故)을 말한다. 일설에는, 죽었다는 사실을 나타내고자 하지 않아서 단지 그 복용한 물질(物)이 이미 오래되었음(故)을 말하는 것일 뿐이다. 또 고당융이 말하기를 「物은 없음이요 故는 일이니, 죽은 자는 일에 대해 다시 능한 바가 없음을 말한다」 하였다.

【9】당주 웅씨의 아들로서 진정 극문선사의 법을 이었다.

【10】임천 진종유이다.

【11】돈 백만관.

【12】비어 있고 공허하며 큼이다.

【13】甲은 십간의 처음이니 장강의 이남에서 가장 首位임을 말한다.

【14】이 산에 이르렀음을 말한다.

【15】卒은 마침이니 다행스럽게도 그 승당의 낙성을 마쳤음을 말한다.

【16】毒蛇란《수신기》에 이르기를 「영남의 몽수산에 뱀이 있는데 사람을 보면 번번이 소리내어 부르고는 조각조각 꽃잎이 되었다가 행인이 알지 못하고 그 한 조각이라도 잡으면 곧 모두 합쳐져 사람을 깨물어버린다 한다. 또 북쪽 땅에 뱀이 있어 능히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데 사람이 만약 그 소리에 대답하면 곧 밤중에 와서 그 사람의 뇌를 먹는다 한다」고 하였다. 혼미한 수면에 깊이 빠져있다는 말은 마치 뱀이 굴의 구멍 안에 들어앉은 것과 같이 어둠침침하게 수면에 빠진 듯이 어리석다는 것일 뿐이다.

【17】흑암지옥이다.

【18】육전이 말하기를 「이 짐승은 지라(脾)가 없어서 돌아다니는 것으로 음식을 소화시킨다」 하였다. 대개 猿의 행위는 고요하고도 느긋하며 猴의 행위는 성급하고도 떠들썩하다.

【19】樝는 과일 종류로서 배와 비슷하나 신맛이 난다.

【20】축생이다.

【21】붉은 흙을 큰길에 뿌려 길을 돋아 놓으니 먼지가 수레바퀴와 말발굽 사이에서 일어나는 까닭에 붉은 먼지라 하였다. 垐의 음은 자(玆)이며 큰길에 흙을 뿌리는 것을 말한다. 또는 먼지가 본디 붉은 것이 아니라 [석양 등에 의해] 먼지가 붉게 물든 것임을 말한 것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말한 붉은 먼지란 통상적으로 世間을 말한다.

【22】바퀴(輪)는 두 가지 뜻이 있음에, 첫째는 원만하다는 뜻이니 바퀴의 통과 살과 테와 굴대 등이 갖추어져 있듯이 체와 용이 두루하여 고루 미침이요, 둘째는 구르는 것을 꺾는다는 뜻이니 번뇌를 꺾음이 마치 아직 항복하지 않은 것을 꺾는 것과 같음이다. 흘러서 원만하게 통하는 것을 輪이라 하고 내가 있는 곳으로부터 저쪽으로 가는 것을 轉이라 한다.

【23】상투는 中道를 나타내니, 중도 또한 온전히 둘 바가 아님을 말한다.

【24】관음보살은 천 개의 손과 팔이 있으니, 대자대비로 이끌어 줌도 구하지 않음을 말한다.

【25】눈은 문수의 큰 지혜를 나타낸다. 刳은 도려서 들어내는 것이며 또는 갈라내는 것이다.

【26】脛은 다리이니, 보현보살의 만 가지 선행에도 의존하지 않음을 말한다.

【27】유마거사가 십홀의 사방 1장 넓이에 8만4천 사자좌를 넣었으니, 그런 불가사의한 신통력도 쓰지 않음을 말한다.

【28】가섭이 석가의 금란가사를 받들고는 계족산 속에서 선정에 들어가 자씨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다 하니, 가사의 전수도 필요 없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