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禪風)

머리말

通達無我法者 2008. 3. 26. 09:14
 

 

머리말

 

굳이 覺性(각성)과 三玄(삼현)을 論(논)하여 平地(평지)에 風波(풍파)를 일으키고, 가만있는 부처를 메어쳐서 鬼窟(귀굴)에 빠뜨림은 이 마구니의 소행임에 틀림이 없다.

허나 마구니로 인하여 제대로 부처 지어 가는 者(자) 不知其數(부지기수)요, 마구니로 인하여 마구니 되는 者(자) 부지기수다.

이 때를 당하여, 마구니를 따르겠는가, 마구니를 멀리 하겠는가.

고래로 禪門(선문)의 高僧大德(고승대덕)께서 警策(경책)하고, 혹은 法語(법어)하는 중에 非(비)로 시작하여 끝내 非(비)로 끝나버리는 까닭은 祖意(조의)가 말끝으로 좇아 이르지 못하는 까닭이 아니겠는가.

이미 妄鹵子(망노자)께서 좌충우돌하며 吹毛劒(취모검)을 휘두르고, 幻夢客(환몽객)께서는 북치고 장고치고 하여, 저 북으로는 長天(장천)을 동강내고, 남으로는 曠野(광야)를 걷어찼으니, 이 천지가 얼마나 扁平(편평)해졌는가.

또한 내뿜은 불기둥에 얼마나 많은 눈먼 장승이 눈을 떴으며, 얼마나 많은 돌부처가 금부처를 뒤집어 썼는가. 文字(문자)를 轉轉(전전)하며, 九天(구천)을 헤매이는 魂(혼)은 또한 얼마이던가.

허! 도로아미타불이로다.

스승의 世間(세간)에 대한 하도 답답함이 그토록 요란한 불기둥을 내뿜게 되었음이며, 其實(기실)은 제대로 공부 지어가라 하신 慈悲(자비)하신 言中骨(언중골)이 아니겠는가.

旣往(기왕)에 寶林(보림)의 禪風(선풍)이 그러할진대 내가 조금 더 장작지피고 부채질 한다 하여 古路(고로)에 새 꽃이 피겠는가, 아니필 꽃이 피겠는가.

나는 다만 電光(전광)에 몸을 싣고 뱃놀이 할 따름이다.


1987년 12월 12일

廣虛(광허) 香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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