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禪風)

鬼哭聲(귀곡성)

通達無我法者 2008. 3. 26. 09:51
 

 

 

鬼哭聲(귀곡성)


돌이켜 지나온 길은 鬼籍(귀적) 투성이라, 솥뚜껑 휘둘러 한솥밥 지음이 鐵圍山(철위산) 중턱이로다. 둥글고 둥근 중에 뾰족함이라 이 摩詞(마하) 大本(대본)을 이름이고, 하나가 좇아 둘이 되지 않고, 둘이 좇아 하나가 되지 않도다. 벙긋벙긋 시들시들 주고 받음이 오직 하나로되, 셋을 마주보고 取(취)했건만 어찌 하나가 되었는가.

푸른 하늘 佛魍魁(불망괴) 울음소리 우물안에 潛(잠)겼음에, 두눈썹 휘날리며 동쪽산에 내리도다. 슬프다! 언제 문득 꺾고 분질러서, 터를 만들어 보겠는가.

거무텁텁 늙은이야, 푸르뎅뎅 金頭陀(금두타)야, 傳(전)하기는 터를 전했는데, 어찌 하나만 남았는가. 여름에는 소가죽 겨울에는 말가죽이라, 이 몇 句(구)인고? 一聲(일성)인지라 호미 들고 망치라 하도다.

만약 이 속을 들여다 볼라치면, 石慧明(석혜명) 세개를 接(접)하여서, 하나하나 부수어 감이로다. 한눈을 벗어남이 달 그림자요, 두눈 밖을 뛰쳐남이 강건너 불구경이라, 能(능)히 세눈을 밝혀 오더라도 또한 도로묵이라, 저 獅子子(사자자)야! 大覺(대각)뒤엔 터가 있노라.

한 法(법)을 깨달아 一萬法(일만법)에 了達(요달)하고, 無碍妙用(무애묘용)이 乾坤(건곤)을 삼키고 佛祖(불조)를 지나더라도, 이 제대로 證(증)함인가. 나지 않고 멸하지 않고, 안과 밖과 중간에 머물지도 않으며, 空(공)과 無(무)를 수없이 反復(반복)하여, 是心是佛(시심시불)과 作用卽性(작용즉성)이 얼굴을 뒤덮어 콧구멍이 되더라도, 오히려 터를 얻어 두개를 나누어 가짐만 못하리라.

저 獅子子(사자자)야! 알지 못하는가.

金淵(금연)과 南浦(남포) 나루가 이 터요, 妨光天地(방광천지)에 葫蘆甁(호로병)이 이 터요, 蒼蠅(창승) 고개에 문둥이가 이 터인지라, 모나고 모난 중에 오직 모남이로다. 네가 갈래갈래 日月(일월)아래 남음이 없으면 이것이요, 白雪(백설) 중에 붉은 눈빛이 쓰러지면 이것이라, 두 길 중에 하나가 참이니라.

兩(양)쪽을 잡아쥠이 하나인지라, 오직 하나는 알되 둘을 모름이로다. 東木(동목) 西木(서목) 上木(상목) 모름은 오직 저 五臟六腑(오장육부)에 매달린 귀먹고 눈가린 者(자)이고, 東座(동좌) 西座(서좌) 頂座(정좌) 앎은 오직 저 一法(일법)만 아는 반푼이이며, 나머지 온푼이가 남는지라, 이는 깨달아 虛空(허공)을 하나로 하는 멍청이가 되는 者(자)이니라.

고로 뾰족하고 모남이 一(일) 二(이) 三(삼)人(인) 인지라, 어찌 무릎 한번 치고 한파람에 具足(구족)함이 되겠는가.

어허둥실 지나가는 熾盛(치성)한 불꽃들아! 그 모양 그 멋으로 문득 鬼哭聲(귀곡성)을 얻어, 꺾고 분질러서 터가 됨에, 그 이름하여 大丈夫(대장부)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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