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5. 스밧다의 귀의

通達無我法者 2008. 3. 28. 09:20

 

 

 

5. 스밧다의 귀의

그리고 때마침 쿠시나가라 마을에는 스밧다라는 편력행자(遍歷行者)가 머물고 있었는데 편력행
자 스밧다는 "오늘 밤이 깊어 사문 고타마가 열반에 들려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편력행
자 스밧다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나이든 스승 가운데 스승이라고 할 만한 편력행자들이 여래, 존경받을 만한 이, 바른 깨
달음을 얻은 이께서 예전에 이 세상에 출현하셨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사문 고타마는
바로 그 여래, 존경받을 만한 이, 바른 깨달음을 얻은 이라고 일컬어지는 인물인데, 그 사문 고
타마가 오늘 밤이 깊어 열반에 드실 듯하다. 나에게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는데, 나의
믿는 바로는 저 사문 고타마라면 그 의문을 해결해 줄 것이고, 진리를 설명해 줄지도 모른다'라
고.
그래서 편력행자 스밧다는 서둘러 '여래가 태어난 곳' 사라 나무 숲으로 왔다. 그리고는 아난
다 존자의 처소로 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대 아난다여! 나는 나이든 스승 가운데 스승이라고 할 만한 편력행자들이 '여래, 존경받을
만한 이, 바른 깨달음을 얻은 이께서 예전에 이 세상에 출현하셨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소, 그런데 그대 아난다여! 그대의 스승 사문 고타마는 바로 그 여래, 존경받을 만한 이, 깨달
음을 얻은 이라고 하는데, 오늘 밤이 깊어 열반에 드실 듯하다고 들었소. 그래서 그대 아난다여!
나에게는 도저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나의 믿는 바, 그대의 스승 사문 고타마라
면 그 문제를 풀어 주고, 진리를 설명해 주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소.
그러니 아난다여! 그대의 스승 고타마를 만나게 해주지 않겠소?"
이것에 대해 아난다 존자는 편력행자 스밧다에게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스밧다여! 그럴 수 없소. 세존께서는 지금 매우 지쳐 계시오. 부디 여래를 괴롭히는 일은 하
지 마오."
두 번 세 번 거듭 편력행자 스밧다는 아난다 존자에게 말하였다.
"그대 아난다여! 나는 나이든 스승 가운데 스승이라 할 만한 편력행자들이 '여래, 존경받을 만
한 이, 바른 깨달음을 얻은 이께서 예전에 이 세상에 출현하셨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
소. 그런데 아난다여! 그대의 스승 사문 고타마께서는 바로 그 여래, 존경받을 만한 이, 바른 깨
달음을 얻은 이라고 하는데, 오늘 밤이 깊어 열반에 드실 것 같다는 소리를 들었소. 그래서 그대
아난다여! 나에게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나의 믿는 바, 그대의 스승 사문
고타마라면 그 의문을 풀어 줄 수 있을 것이고, 진리를 설명해 주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소. 그러
니 그대 아난다여! 그대의 스승 사문 고타마를 어떻게 만나게 해주지 않겠소?"
그러나 아난다 존자는 세 번째도 편력행자 스밧다에게 다음과 같이 거절하였다.
"스밧다여! 그럴 수 없소. 세존께서는 지금 매우 지쳐 계시오. 제발 여래를 번거롭게 하는 일
은 하지 마시오."
편력행자와 아난다 존자가 말다툼하는 것이 세존의 귀에까지 들려 왔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아
난다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아난다여! 스밧다를 가로막지 말아라. 스밧다를 안으로 들여보내라. 스밧다가 나
에게 묻고자 하는 것은 깨달음을 얻으려는 것이지, 나를 번거롭게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 것이니
라. 또 그 의문에 따라 내가 설명하는 것들을 스밧다는 빨리 이해할 것이니라."
그래서 아난다 존자는 편력행자 스밧다에게 말하였다.
"벗, 스밧다여! 그럼 들어가오. 세존의 허락이 있었기 때문이오."
그러자 편력행자 스밧다는 세존이 누워 계시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세존께 절을 올리고 바로
상대방에게 기쁜 마음으로 치하하는 말을 나눈 뒤 한쪽에 앉았다. 자리에 앉은 편력행자 스밧다
는 세존께 다음과 같이 사뢰었다.
"그대 고타마여! 세상 가운데는 사문, 바라문으로서 모임이나 교단을 가지거나 혹은 교단의 스
승으로 잘 알려지고 명성도 있으며, 교조(敎祖)로 불려지는 매우 존경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사옵
니다. 예를 들면 푸라나 카사파, 막카리 고살라, 아지타 케사캄발린, 파쿠다 카차야나, 신자야
벨라티풋타, 니간타 나타풋타 등이 있사온데, 이런 이들은 모두 스스로 진리를 깨달았다고 말하
고 있지 않사옵니까? 그러니 어느 누구도 깨닫지 못한 것이옵니까? 아니면 그들 가운데 어떤 사
람은 깨달았고, 그 밖의 어떤 사람들은 깨닫지 못한 것이옵니까?"
이것에 대해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만두어라, 스밧다여! 그렇게 '모두 스스로 진리를 깨달았다고 말한다던가, 혹은 누구도 깨
닫지 못했다고 한다던가, 아니면 그들 가운데 어떤 이는 깨닫고 그 밖의 어떤 이는 깨닫지 못했
다'라고 말하지 말라, 스밧다여! 그와 같은 것을 알아서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그런 것보다 훨
씬 중요한 진리가 있느니라. 그 진리를 스밧다여! 지금부터 너에게 설하고자 하느니라. 그것을
잘 듣고 마음에 새겨 두어라."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게 하시옵소서"라고 편력행자 스밧다는 대답하였다.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스밧다여! 법(法)과 율(律)을 설한다 해도 그 가운데 여덟 가지 성스러운 길(八聖道)이라는
실천 덕목이 보이지 않으면, 그런 가르침을 본당 사문(本當沙門)은 추구할 수 없느니라, 또 제2
사문(第二沙門)도 추구할 수 없고, 제3 사문(第三沙門), 제4 사문(第四沙門)도 역시 추구할 수
없다. 반대로 스밧다여! 설하는 법(法)과 율(律) 가운데 여덟 가지 성스러운 길이라는 실천 덕목
을 볼 수 있으면, 그 가르침 가운데에 본당 사문은 추구할 수 있고, 또 제2 사문, 제3 사문, 제4
사문도 추구할 수 있느니라.
그리고 스밧다여! 내가 설한 법과 율에 따라 수행하면, 여덟 가지 성스러운 길이라는 실천 덕
목을 얻을 수 있으므로, 그곳에는 본당 사문이 있고, 또 제2 사문, 제3 사문, 제4 사문도 있느니
라. 스밧다여! 내용이 없는 공허한 논의 따위는 사문에게는 무관한 것이니라.
스밧다여! 비구다운 비구는 이 여덟 가지 성스러운 실천 덕목을 얻어야만 하고, 이리하여 바른
생활을 보내면, 그들에게는 공덕하지 않은 진실한 세계가 나타나고, 그들도 또한 세상에서 존경
받을 만한 이가 될 수 있느니라.

나 스물 아홉 왕성한 젊음에
집을 나와 출가하니 스밧다여!
이유는 오로지 선(善)함을 위함이었네

출가 성취하니 그날로부터
세월은 빨리 지나가네 스밧다여!
50여 년의 세월이

추구하여 노니는 진리의 영역
그것이야말로 진실한 출가의 길
이것을 떠나서는 사문이 아니리

이것을 떠나서는 스밧다여! 제2 사문도 아니고, 제3 사문, 제4 사문도 아니다. 스밧다여! 내용
없는 공허한 논의 따위는 사문에게는 무관한 것이니라. 스밧다여! 비구다운 이는 이 여덟 가지
성스러운 길이라는 실천 덕목을 얻어야만 하고, 이리하여 바른 생활을 보낸다면, 그들에게는 공
허하지 않은 진리의 세계가 나타나고, 그들 또한 세상에서 존경받을 만한 이가 될 수 있느니라."
이와 같은 가르침을 받고 스밧다는 세존께 다음과 같이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훌륭하시옵니다. 지금 말씀을 듣고 저는 눈에서 비늘이 떨어진 듯한 생각
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마치 넘어진 이를 붙잡아 일으키고, 눈까풀 쓴 사람에게 눈까풀을 떼
어 주듯, 또 길에서 헤매는 사람에게 바른 길을 제시해 주듯, 어둠 속에 있는 사람에게 등불을
밝혀 '눈 있는 자만 보라'고 말하듯, 이 우매한 저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시어 진리의 문을
열어 주셨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지금부터 저는 세존께 귀의하겠사옵니다. 또 가르침과 비구모임에 귀의하겠사옵니
다. 세존이시여! 부디 세존의 앞에 출가할 것을 허락하여 주시고 구족계(具足戒)를 주시옵소서."
"스밧다여! 이전에 다른 종교를 모셨던 사람으로서 나의 법(法)과 율(律)에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자 하는 이는, 4개월 동안 비구들의 관찰을 받으면서 지내야 하느니라. 그리고 4개월 후, 그
동안의 상황을 본 뒤에 뜻 있는 비구들이 그를 출가시켜 구족계를 주어 비구가 되게 하고 있다.
그 동안에 그 사람의 사람됨을 시험하는 것이니라."
"그러한 일이라면 세존이시여! 저는 4개월이 아니라 4년 동안이라도 비구들의 관찰을 받으면서
지내겠사옵니다. 그러니 세존이시여! 4년이 지나면 뜻 있는 비구가 반드시 저를 위해 수고로움을
싫어하지 않고, 출가시켜 구족계를 주어 비구가 되도록 세존께서 말씀하여 주시기 바라옵니다."
이처럼 스밧다의 뜻이 강한 것을 보고 세존께서는 아난다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지금까지 말한 것처럼, 시기가 오면 이 스밧다를 출가시켜 구족계를 주고 비구가
되게 하여라."
"잘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아난다 존자는 대답하였다.
그러자 편력행자 스밧다는 아난다 존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대 아난다여! 고맙소. 덕분에 나는 다행히 큰 스승으로부터 친히 제자(弟子)로서의 관정(灌
頂)을 받을 수 있었소."
이리하여 편력행자 스밧다는 세존 앞에서 출가를 허락 받고 구족계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구족계를 받은 스밧다 존자는 곧바로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 홀로 머물면서 게으름을 피
우지 않고 열심히 수행하였다. 그 결과 이윽고 훌륭한 집안의 아들들이 바로 그 때문에 집을 나
와 가족을 거느리지 않고 출가한 목적인 위없이 청정한 행(行)의 완성에 스스로 눈뜨고 알며 달
성하여 지낼 수 있었던 것이다.
즉 스밧다 존자는 "나의 생존 조건을 다했다. 나의 청정한 행(梵行)은 완성되었다. 나의 해야
할 바는 모두 끝났다. 나는 이제 다시 윤회의 생존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라고 깨달았던 것이다.
이렇게 스밧다 존자는 존경받을 만한 이(阿羅漢)의 한 명이 되었다. 스밧다 존자는 세존의 마
지막 직제자(直弟子)가 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