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금강경(金剛經)

금강경 수지독송

通達無我法者 2008. 5. 3. 15:12
 

<금강경>을 통해 부처님 법을 수행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한다면 첫 단계로 우선 <금강경>에 나타나 있는 석가여래의 말씀을 굳게 믿어야 한다.

<금강경>은 고래로 영험이 많기로 유명한 경이며, 수많은 조사 및 대덕스님들이 주석하였으며, 조계종의 소의경전(所衣經典)이기도 하다. '이 경을 수지독송하면 얻는 바 공덕이 매우 크다'는 말씀을 우선 굳게 믿어야 한다.


다음 단계로 금강경의 뜻을 올바르게 알려고 노력하여 정확한 해석을 하여야 한다. 바른 해석법을 따라서 부지런히 <금강경>의 내용을 실천할 것이며, 올바른 해석에 따른 수행을 했다면 당연히 경의 말씀에 상응한 결과가 있어야 할 것이며, 그 결과는 선지식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금강경>을 믿고(信), 해석하고(解), 실천에 옮기고(行), 그 결과를 인정받는(證) 것이라 하겠다.


여기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 사람마다 해석방법이 다를 수 있고 따라서 실천방법도 다르다는 것이다. 새로운 해석방법, 그리고 새로운 실천방식을 제시한다면 다음과 같다. <금강경> 제3분 <대승정종분>에 '모든 중생은 다 부처님 만들겠다고 하라'는 부처님의 말씀이 있다. 이 말씀에서 '모든 중생'이란 '자기 마음속의 가지가지 생각'이라 보고, '부처님 만들겠다고 하라'는 말씀은 '부처님께 바쳐라'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즉, 바꾸어 말하면 '무슨 생각이든지 부처님께 바쳐라'는 것이다. 무슨 생각이나 부처님께 바친다면 자기 마음 속엔 제 자신이 하고 있는 생각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부처님이 대신 있게 될 것이다.


예전에 우리 나라 선비들의 수신(修身)방법 중에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과 같이 되고자 할 때는 하루에도 몇 번씩 그 사람을 마음 속으로 염했다고 한다. 자기 현실의 모든 문제의 원인이 '자기 생각'에 있다고 한다면 자기 생각 대신 '부처님'하는 마음으로 바꿀 때에는, 예전 선비의 수행방법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이 부처님을 향해 전진한 것이다.


다음 <금강경> 제4분에 '주함이 없이 보시하라'는 것은 '부처님 시봉하기 위해서 보시하라'는 말이 된다. 주함이 없이, 곧 머무름이 없이 보시하는 것은 수많은 생각으로 얽혀진 중생의 입장에서 참 어려운 일일 것이다. 즉, 머무름이 없이 보시할 수가 없다면 무주상보시와 유사한 방법으로 업보없는 당처인 '부처님' 뜻을 즐겁게 하기 위하여 보시하는 것이라 하겠다. 즉, 무슨 일을 하거나 '내' 자신이 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 시봉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가 되는 것은 부처님은 어떤 분이냐 하는 것이다. 어떠한 부처님께 자기 생각을 바치며 어떤 부처님의 뜻을 즐겁게 하기 위하여 보시를 하는 것일까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다.


예전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관세음보살의 염불을 열심히 염송하던 어떤 신도는 늘 마음 속에는 예쁜 관음보살의 화상을 염두에 두고 염불을 하였다고 한다. 그랬더니 후생(後生)엔 염불했던 목적과는 달리 자기 자신이 예쁜 얼굴을 한 여인의 몸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또 텁수룩한 영감의 모습을 마음 속에 그리면서 아미타불을 염송하였던 어떤 사람은 그 후생은 극락세계에 태어나지 않고 텁수룩한 노인의 상을 지니고 태어났다는 이야기도 있다. 즉 부처님을 향하는 자세가 같더라도 어떠한 부처님을 마음 속에 그리느냐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금강경>을 실천코자 할 때 어떠한 부처님을 마음에 그릴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는 <금강경> 제5분에 설명되어 있다. 범소유상 개시허망(凡所有相 皆是虛妄)이라 했듯이 모든 사물(바로 마음 속의 자신의 모든 생각)은 다 허망하다 하였으니 저 자신의 모든 생각은 다 옳지 않다는 뜻이다. 자신의 모든 생각이란 자기 몸뚱이를 보호?유지하고 더 나아가서는 다채롭게 발전시키자는 것으로 그 근본은 자기 몸에 대한애착 즉 아상(我相)에서 근원한다고 보아야 하겠다.


순간 순간 떠오르는 모든 생각이 아상의 그림자일진대 그 생각이란 것이 온전할 리 없을 것이다. 심지어 좋은 일을 하겠다는 생각, 진리를 찾겠다는 생각, 더 나아가서는 부처님을 향하는 그 생각까지 아상이 깃들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애당초 우리마음으로 부처님을 찾는 것부터가 잘못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억지를 써서라도 부처님을 찾아본다 하더라도 부처님의 어떤 형상이나 이미지를 만들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왜냐? 부처님의 모습을 마음으로 조금이라도 규정짓는다면 그것은 '위험스러운 자기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러하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마음속에 아무것도 그리지 말고 오직 '부처님'이라고 할 따름이다. 이것은 <금강경>식의 부처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자신의 생각은 무엇이든지 부처님께 바치고 또 무슨 일을 할때나 또 하고자 할 때 '저 자신'이 하는 것이 아니다. 즉, '부처님'을 즐겁게 하기 위하여 하되 부처님을 어떤 형태로든지 형상화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금강경>을 믿고 또 부지런히 독송하며 실천한다면 <금강경>에 있는 그대로 아상(我相)이 점점 소멸하여 무량한 공덕을 얻게 된다. 아상(我相)이 소멸하여 무량한 공덕을 얻는다는 이야기는 너무 추상적인 표현으로 그 뜻을 풀어서 표현한다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마음 속에서 떠오르는 자기 생각을 자신만의 생각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부터 이해하기 쉽지는 않을 것이다. 종종 자신만의 생각을 남들도 다 그러려니 하고 판단해서 행동하므로 수없이 많은 실수를 범하는 것은 너무나 흔히 볼 수 있다. 실수한 후 후회를 하며 제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을 구분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제 마음 속에서 일어난 것은 자신의 생각일 뿐'이라는 사실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느끼는 일은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닌 모양이다. 무슨 생각이든지 '부처님께 바치는 일'을 부지런히 계속하면, 나타나는 결과로서 간혹 '남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한다'라고 굳게 믿었던 마음의 뿌리가 점점 흔들리며, 떠오르는 생각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이것은 내 생각이요 저것은 다른 다른 사람의 생각이라고 구분해보던 것이 모두 다 '제 생각'이라고 느끼게 된다. 고인(古人)이 수도하면서 느낀 심경을 써 놓은 글귀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종을 칠 때의 종소리가 종소리로 들릴 때 아상(我相)의 뿌리가 깊고, 종소리인 듯도 하며 어느 때엔 자신의 소리인 듯하면 아상이 줄었고, 아상이 다 녹았을 때 종소리는 없고 내 소리만 있더라.


또 서산대사(西山大師)가 칠십여 세가 되었을 때 자신의 자화상을 보고 지은 글귀 중에 이런 것도 있다.


어렸을 땐 저것이 나였으나

지금은 내가 저것이로다,


이처럼 수도를 계속하면 아상(我相)이 줄어들고 아상이 줄어들면 제 생각의 정체를 알게 되며 제 생각과 남의 생각을 구분 할 수 있는 지혜에 도달하게 된다. 이렇게 되어야 다름 사람의 이야기를 무엇이거나 간에 성내지 않고 들을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참 뜻도 파악할 수 있는 것이지 아상이 뒤덮히고서는 자신도 모르고 상대는 더욱 모를 것이다. 이렇게 수도함으로써 얻어진 지혜는 흔히 '슬기'라는 말로도 대치될 수 있지만, 이 '슬기'는 합리적인 사고방식에서 얻어지는 결과가 아니라 아상이 소멸했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이러한 지혜는 귀납법적이 아닌 직관에 의한 지혜라 하겠다.


흔히들 직관에 도달하는 방법론이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상을 소멸하는 방법, '무슨 생각이든지 부처님께 바치는 방법'이 하나의 방법론이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일체중생이 모든 부처님의 성품이 있다 하셨듯이, 모든 사람들이 모두 부처님과 똑같이 다 아는(全知) 능력이 있지마는, 아상이 가리워 그 능력이 없어졌다면 아상이 소멸한 결과는 당연히 지혜로워야 할 것이며 아상이 소멸한 정도만큼 그 지혜의 크기도 커질 것이다.


이처럼 무슨 생각이나 부처님께 바치고 무슨 일을 하거나 부처님을 즐겁게 하려고 한다면 -곧 <금강경>을 실천한다면- 점점 지혜로워지며 사물을 판단하는 능력이 커지면서 이 '알아지는 능력'이 확충된다. 이 지혜의 능력을 자기 자신에 비춘다면 자신의 정체도 알아진다고 하며 이것을 숙명통이라고 한다. 자신의 전생을 아는 지혜는 다른 사람의 전생도 알 수 있으며 이것은 '나'다 '남'이다 하는 구분이 없어진 까닭이다.


합리적인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흔히 '신비한 것'이니 '기적적인 것'이니 하는 것을 매우 싫어해 이해 못할 현상들을 무조건 미신으로 몰아붙이지만, 사실 신비니 기적이니 하는 것도 그 정체를 모를 때에 자신이 지어낸 이름일 뿐, 실제로는 신비한 것도 기적적인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수도하는 사람들은 소위 알지 못하는 신비한 일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는 일이 있다. 이것은 신비한 것을 찾으려는 자신의 탐심을 경계하는 것이지 그 대상까지 가볍게 알았던 것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옳다' '그르다' '신비하다' '전생' '내생' '합리적이다' 하는 것은 모두 아상이 세운 철학일 뿐 이런 것에 따라가지 말 것이며, 자기 마음을 오직 부처님께 향해야 참 이치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아는 자기 지혜를 <금강경>에서는 무량무변공덕으로 표현하고 있다.


무량공덕 중의 하나로 <금강경>을 수지독송 하면 모든 재앙이 소멸한다고 한다. 불교를 신행하는 사람들 가운데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복신앙과 별개로 보시는 분이 많지만 사실 복이니 재앙이니 하는 것이 그 원인을 제 마음 속에서 찾을 수 있다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복신앙과 분리할 이유는 하나도 없을 것이다. 탐내는 마음,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이 모든 재앙의 원인이니, 그 탐?진?치를 모두 부처님께 바치면(부처님하는 마음하고 바꾸면) 그 결과는 평화롭고 즐거운 정복(淨福)의 세계가 될 것은 당연하다. 부지런히 <금강경>을 수지독송하여 비록 최상의 깨달음을 얻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재앙을 소멸하고 소원을 성취한 예는 주위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즉 <금강경>의 가르침은 기복의 길과 깨달음의 길이 둘이 아니라는 원리를 포함하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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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반야바라밀경


제1, 법회가 열린 인연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서 큰비구 천이백오십인과 함께계시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진지드실때가 되었으므로 가사를 입으시고 바루를 가지시고 사위성에 들어가시어 차례로 밥을 비시었다. 그리고 본곳으로 돌아오시어 공양을 마치신뒤 가사와 바루를 거두시고 발을 씻으신다음 자리를펴고 앉으셨다.

제2, 선현이 법을 청하다

그때 장로수보리가 대중가운데 계시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웃옷을 오른쪽 어깨에 벗어매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꿇고 합장공경 하면서 부처님께 사뢰었다.

"희유하시옵니다. 여래께서는 모든보살들을 잘보살펴 주시고 모든보살 들에게 잘당부 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이는 깨달은 마음을 어떻게 머물며 번뇌의 마음을 어떻게 항복받아야 하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기특하고 기특하도다. 수보리야 너의 말과같이 여래가 모든보살을 잘보살피고 잘당부하나니라. 너희들은 이제 자세히 들으라, 이제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연설하리라.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이는 마땅히 깨달은 마음을 이와같이 머물고 그 번뇌의 마음을 이와같이 항복받을 지니라."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바라건대 듣고자 하나이다."

제3, 대승의 바른 종지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이와같이 그 번뇌의 마음을 항복시킬 것이니라. 무릇 있는바 모든중생의 종류인 알로 생기는것, 태로 생기는것, 습기로 생기는것, 화하여 생기는것, 형상 있는것, 형상 없는것, 생각이 있는것, 생각이 없는것, 생각이 있지도않고 없지도않는 것들을 내가 모두다 교화하여 해탈의 열반에 들게하여 제도하노라." 하라.

이렇게하여 한량없이 많은중생들을 다제도하지만 실로 한중생도 제도된바가 없느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보살이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오래산다는 생각이 있다면 이는 곧 보살이아니기 때문이니라.

제4, 머무름 없는 묘행

"또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어떤법에도 머문바없이 보시를 행할것이니, 이른바 사물에 머물지말고 보시할것이며, 소리, 냄새, 맛, 촉감과 온갖법에 머물지말고 보시해야 하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이 마땅히 이렇게 보시하여 형상에 머물지 말것이니 왜냐하면 만일 보살이 형상에 머물지않고 보시하면 그복덕은 가히 생각으로 헤아릴수 없느니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동쪽 허공을 생각으로 다헤아려 알수있느냐."

"알수없나이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남서북방 네간방과 위아래 허공을 가히 생각으로 헤아려 알수있겠느냐."

"알수없나이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보살이 형상에 머물지않고 보시하는 복덕도 또한 이와같아서 생각으로 헤아려 알수없이 많으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다만 가르친 바와같이 머물지니라."

제5, 실다운 진리를 보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육신으로써 여래를 볼수있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육신으로써 여래를 볼수없사옵니다. 왜냐하오면 여래께서 육신이라고 말씀하신것은 육신이 아니옵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무릇 있는바 모든형상은 다 이것이 허망하니 만약 모든형상이 진실상이 아닌줄알면 곧 여래를보느니라."

제6, 말세의 바른 신심 희유하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중생이 이와같은 말씀이나 글귀를듣고 실다운신심을 낼수있겠나이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런말은 하지마라. 여래가 가신지 2천5백년뒤에도 계를 받아지니고 복을 닦는자가 있어서 능히 이와같은 말과 글귀에 신심을내어 이것을 진실하게 여기리라.

마땅히 알라. 이사람은 한부처님이나 두부처님이나 셋넷다섯 부처님께만 착한마음의 바탕을 튼튼히 심었을 뿐만아니라, 이미 한량없는 천만부처님의 처소에서 거룩한 마음의바탕을 튼튼히한 사람이니, 이글귀를 듣고 한생각에 거룩한 믿음을 내느니라. 수보리야, 여래는 이모든 중생들이 이와같이 한량없는 복덕을 얻는것을 다알고 다보느니라.

왜냐하면 중생들은 다시는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오래산다는 생각]이 없으며, 바른법 이라는 생각도없고, 그릇된 법이라는 생각도 없기때문이니라.

왜냐하면 이모든 중생이 만일 마음에 어떤상을 취하면 곧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오래산다는 생각]에 집착하게되는 때문이니, 왜냐하면 만일 바른법이란 생각을 취하여도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오래산다는 생각]에 걸리게 되며, 그릇된 법이란 생각을 취하여도 곧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오래산다는 생각]에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바른법을 지키지도 말고 그릇된법을 지키지도 말것이니, 그렇기 때문에 여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너희들 비구는 내가말한바 법이 뗏목과 같은줄을알라.' 하였으니 바른법도 오히려 놓아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그릇된법이랴."

제7, 얻을 것도 설할것도 없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느냐. 또 여래가 말한바 법이있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제가 아옵기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뜻은 고정된 어떤법이 있어서 그것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하시는것이 아니오며, 또한 고정된  어떤법으로서  여래께서 말씀하신것은  없나이다.

왜냐하오면 여래의 말씀은 모두가 취할수가 없으며 말할수도 없으며 바른법도 아니며 그른법도 아니옵니다. 왜냐하오면 모든 깨달은 현인과 성인은 무위로서 법을삼으나 차별이있기 때문이옵니다."

제8, 모든 것 진리로 부터 나오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약 어떤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칠보를 가지고 널리 보시했다면 이사람이 얻는 복덕이 얼마나 많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아주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오면 이복덕은 본체적인 마음의 복덕성이 아니기 때문이오니 그러므로 여래께서 복덕이 많다고 말씀하신 것이옵니다."

"만일 어떤사람이 이 경 가운데에 네글귀만 이라도 받아지니고 남을위해 말해주었다면 그복이 다른 복덕보다 훨씬 뛰어나리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모든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이 다 이 경으로부터 나온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이른바 불법이란 곧 불법이 아니니라."

제9, 절대의 법은 존재가 아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수다원이 생각하기를 '내가 수다원과를 얻었노라' 하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오면 수다원은 이름이 성인의 흐름에 들었다는 말이오나 실은 들어간 것이 아니옵고, 사물이나 소리 냄새 맛 감촉이나 어떤진리에 들어간것이 아니온데 이름을 수다원이라 하였을 뿐이기 때문이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사다함이 생각하기를 '내가 사다함과를 얻었노라' 하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오면 사다함은 이름이 한번 갔다온다는 말이오나 실은 가고온다는 생각이 없는것을 사다함이라 이름하였을 뿐이기 때문이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나함이 생각하기를 '내가 아나함과를 얻었노라' 하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아니옵이다. 세존이시여, 왜냐하오면 아나함은 이름이 오지않는다는 말이오나 실은 오지않는다는 생각이 없는것을 아나함이라 이름하였을 뿐이기 때문이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아라한이 생각하기를 '내가 아라한도를 얻었노라' 하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오면 실로 이것이 진리라고할 내용이 없는것을 이름하여 아라한이라 했을 뿐이기 때문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아라한이 생각하기를 '내가 아라한도를 얻었노라' 하오면 이는 곧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오래산다는 생각]에 집착하는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저를 [다툼이 없는 삼매를 얻은 사람가운데서 으뜸이라] 말씀하셨사오니, 이는 욕심을여윈 첫째가는 아라한이란 말씀이오나 세존이시여, 저는 욕심을여윈 아라한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만약 '내가 아라한도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 세존께서는 곧 수보리에게 [아란나행을 즐기는 자]라고 말씀하시지 아니하였을 것이온데, 수보리가 실로 아란나행을 한다는 생각이 없기때문에 [수보리가 아란나행을 좋아하는 자]라고 이름하였사옵니다".

제10, 정토를 장엄하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옛적에 연등부처님 처소에서 어떤진리를 얻은바가 있었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연등부처님 처소에 계실적에 어떤진리를 얻으신바가 없사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보살이 불국토를 장엄한다고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오면 보살이 불국토를 장엄하는것은 장엄함이 아니오며, 그 이름이 장엄일 뿐이기 때문이옵니다."

"그러므로 수보리야, 모든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이와같이 청정한 마음을 낼지니라. 마땅히 사물에 머물지말고 마음을 낼것이며, 반드시 소리, 냄새, 맛, 감촉과 어떤법에도 머물지말고 마음을 낼것이니라. 수보리야 비유컨대 만일 어떤사람이 몸이 큰수미산만 하다면 네생각은 어떠하냐, 그몸을 크다고 하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아주크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오면 부처님께서는 몸아닌것을 가리켜서 큰몸이라 이름하셨기 때문이옵니다."

제11, 절대한 큰 복덕

"수보리야, 항하에있는 모래수처럼 그렇게많은 항하가 있다면 네생각이 어떠하냐. 그모든 항하가운데 있는 모래가 얼마나 많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아주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저모든 항하의 수만하여도 한없이 많을것이온대 하물며 그가운데 있는 모래이겠나이까."

"수보리야, 내가 이제 진실한말로 너에게 이르노니,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있어 저항하의 모래수처럼 많은 삼천대천세계에 가득찬 칠보를 가지고 널리 보시하였다면 그복이 얼마나 많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심히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 가운데서 네글귀 만이라도 받아지니고 남을위하여 말해준다면 그 복덕이 앞에서말한 복덕보다 더없이 뛰어나리다."

제12, 바른 교법을 존경하라

"또 수보리야, 이 경 가운데 네글귀 만이라도 그뜻을 일러준다면 마땅히알라. 이곳은 일체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가 다 마땅히 공경하기를 부처님의 탑과 절에 하듯이 할것이어늘 하물며 어떤사람이 이 경을 능히 다 받아지니고 읽고 외움이겠느냐.

수보리야, 마땅히알라. 이사람은 가장높고 제일가는 희유한 진리를 성취한 것이니라. 만일 이 경전이 있는곳이면 부처님이 계신곳과같고 존경받는 부처님의 제자가 있는것과 같나니라."

제13, 법답게 받아 지니라

그 때에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마땅히 이경을 무어라 이름하오며 저희들이 어떻게 받들어지녀야 하겠나이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 이름이 금강반야바라밀이니 이렇게 너희들이 마땅히 받들어지니라.

왜냐하면 여래가말한 반야바라밀이란 곧 반야바라밀이아니라 그이름이 반야바라밀일 뿐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어떤진리를 말한바가 있는것이냐"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말씀하신 바가 없사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삼천대천세계에있는 모든 먼지의 수를 많다고 하겠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아주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이모든 먼지를 여래는 먼지가 아니라고 말하나니 이것은 이름이 먼지일 뿐이며, 여래가 말하는 세계 또한 그것이 세계가 아니고 그이름이 세계일 따름이니라."

"수보리야, 네생각에 어떠하냐. 가히 서른두가지 거룩한 상호로써 여래를 볼수있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서른두가지 거룩한 상호로서는 여래를 뵈올수 없사옵니다. 왜냐하오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서른두가지 거룩한 상호는 곧 상호가 아니옵고 그이름이 상호이기 때문이옵니다."

"수보리야,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항하의 모래 수와같은 목숨을바쳐 널리보시한 사람이있고, 또 어떤사람이 이 경 가운데 내지 네글귀 만이라도 받아지녀서 남을위해 설명해 주었다면 그 복이 앞의복보다 심히많나니라."

제14, 상을 여윈 적멸

그때 수보리가 이 경 말씀하심을 듣고 그뜻을 깊이 깨달아알고 눈물을 흘리고 슬피울며 부처님께 사뢰었다.

"참으로 희유하시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이와같이 심히 깊은 경전을 말씀하시오니, 제가 옛적 전생으로 오면서 닦아얻은바 지혜의 눈으로는 일찍이 이와같은 경을 얻어듣지 못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사람이 이 경을 얻어듣고 신심이 청정하면 곧 [실다운 진리의 경계]가 생길것이오니, 이사람은 마땅히 제일 희유한 공덕을 성취한 것임을 알겠나이다. 세존이시여, 이 [실다운 진리의 경계]라는것은 곧 어떤 현상이나 관념으로서가 아니오니 그러므로 여래께서 [실다운 진리의 경계]라고 이름하셨나이다.

그러하온데 세존이시여, 제가 이와같은 경전을 얻어듣고 믿어알고 받아 지니는것은 어렵지 않사오나, 만일 이다음세상 2천5백년뒤에 어떤중생이 이 경을 얻어듣고 믿어 이해하여 받아지닌다면 그사람이야 말로 참으로 제일희유한 사람이겠나이다. 왜냐하오면 그사람은 [나라는 생각]도 없고 [남이라는 생각]도 없사오며, [중생이라는 생각]도 없사오며, [오래산다는 생각]도 없는 까닭이옵니다. 왜냐하오면 [나라는 생각]이 곧 절대관념이 아니오며, [남이라는 생각]과 [중생이라는 생각]과 [오래산다는 생각]이 곧 절대관념이 아니기 때문이옵니다. 왜냐하오면 일체의 온갇 관념을 다여윈것을 부처라 이름하는 때문이옵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다 그러하다. 만약 어떤사람이 이 경을듣고 놀라지않고 겁내지 않으며 두려워하지 않으면 마땅히알라. 이사람은 참으로 희유한 사람이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여래가말한 제일바라밀이 곧 제일바라밀이 아니고 그이름이 제일바라밀일 뿐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인욕바라밀도 인욕바라밀이 아니라 이름을 인욕바라밀이라 한다고 여래가 말하였나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내가 옛날 가리왕에게 몸을 베이고 찢기울적에 내가 그 때에 [나라는 생각]이 없었으며 [남이라는 생각]이 없었으며 [중생이라는 생각]이 없었으며 [오래산다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니, 내가 옛적에 마디마디 4지를 찢기고 끊길 그때 만약 나에게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오래산다는 생각]이 있었다면 응당 성내고 원망하는 마음을 내었을 것이니라.

수보리야, 또 여래가 과거에 5백년동안 인욕선인이 되었을때를 생각하노니, 저 세상에서도 [나라는 생각]이 없었으며, [남이라는 생각]도 없었으며, [중생이라는 생각]도 없었으며 [오래산다는 생각]도 없었나니라. 그러므로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일체의 관념을 여의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킬지니 사물에 끄달리지말고, 마음을내며 마땅히 소리 냄새 맛 촉감과 어떤 법에도 끄달리지말고 마음을 낼 것이며, 마땅히 머무는바없이 마음을 낼것이니라. 그러면 설사 마음에 머묾이있어도 머무는것이 아니니 그러므로 여래는 말하기를 보살은 마땅히 사물에 끄달리지말고 보시하라고 하였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일체중생을 이롭게 하기위해 응당 이와같이 보시하나니, 여래가 말한 일체의 관념도 곧 관념이아니며, 일체중생이라 한것도 곧 중생이 아니니라. 수보리야, 여래는 참다운 말만하는 사람이며, 사실만을 말하는 사람이며, 진리의 말만하는 사람이며, 거짓말을 하지않는 사람이며, 사실과 다른말을 하지않는 사람이니라.

수보리야, 여래가 얻은바 진리는 이법이 실다움도없고 헛됨도 없나니라. 수보리야, 보살이 만약 마음을 어떤법에 머물러 보시하면 마치 사람이 어둠가운데서 아무것도 볼수없는 것과같고 보살이 만약 마음을 어떤법에 머물지않고 보시하면 햇빚이 밝게 비칠적에 밝은눈으로 갖가지 온갖물체를 분별해 보는것과 같나니라. 수보리야, 다음세상에서 만약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능히 이 경을 받아지니고 읽고외우면 곧 여래가 불지혜로 이사람을 다알며 이사람을 다보나니 모두가 헤아릴수없고 가없는 공덕을 성취하게 되리라."

제15, 경을 지니는 공덕

"수보리야,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오전에 항하의 모래수와같은 몸으로 보시하고 낮에 또 항하의 모래수와같은 많은 몸으로 보시하며, 다시 저녁때에 또한 항하의 모래수와같은 몸으로 보시하여, 이와같이 한량없는 백천만억겁을 몸으로 보시하더라도 만일 다시 어떤사람이 이 경전을듣고 신심으로 거슬리지 아니하면 그복이 저보다 수승하리니, 어찌 하물며 이 경을쓰고 받아지니며 읽고외우며 남을위해 해설해줌 이겠느냐.

수보리야, 요점만을 말하면 이 경은 생각할수도없고 헤아릴수도없는 아주 한없는 공덕이있나니, 여래가 대승의 발심한 이를위해 이 경을 말한것이며 최상승의 발심한 이를위해 이 경을 말하느니라. 만약 어떤 사람이 능히 이 경을 받아지니고 읽고외우며 사람들을위해 널리 설명한다면 여래는 이사람을알고 이사람을 모두보나니, 이사람은 헤아릴수없고 일컬을수없고 끝도없고 가히 생각해 볼수없는 공덕을 성취하게 되리라.

이러한 사람들은 곧 여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짊어진것이 되나니, 왜냐하면 수보리야, 만일 소승의법을 좋아하는 이는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오래산다는 생각]에 집착하여 이 경을 능히 알아듣고 읽고외워서 남을위해 능히 해설하지 못할것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어떤 곳이든 이 경이 있는곳이면 일체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가 응당 공양하는바가 되리니, 마땅히알라. 이곳은 곧 탑을 모신곳이어서 모두가 응당 공경하고 절하며 에워싸고 돌면서 가지가지 꽃과 향을 그곳에 뿌리느니라."

제16, 업장을 깨끗이 맑힘

"또 수보리야,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받아지니고 읽고 외우므로 만일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한다면 이 사람은 전생의 죄업으로 마땅히 악한세상에 떨어질 것이지만 금생에 남에게 업신여김을 받음으로써 곧 전생의 죄업이 소멸되어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되느니라. 수보리야, 내가 한량없는 아승지겁전의 과거를 생각하노니, 연등부처님 앞에서 8만4천만억나유타의 모든 부처님을 만나뵙고 다공양하였으며 받들어 섬기었느니라. 만약 다시 또다른 어떤사람이 앞으로 오는 말세에 능히 이 경을 받아지니고 읽고외우면 그공덕은 내가 저모든 부처님께 공양한 공덕으로는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천만억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어떤 산수의 비유로도 능히 미치지 못하느니라.

수보리야,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이다음에 말세에 이 경을 받아지니어 독송하는이가 얻는 공덕을 내가 다갖추어 말한다면 어떤사람은 그말을듣고 곧 마음이 산란하여 의심하며 믿지아니 하리라. 수보리야, 마땅히알라. 이 경은 뜻도 가히 생각할수없고 그 과보 또한 헤아릴수없이 많으니라."

제17, 마침내 나는 없다

그때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이는 마땅히 깨달은 마음을 어떻게 머물며 번뇌의 마음을 어떻게 항복받아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이는 마땅히 이와같이 마음을 낼것이니, '내가 마땅히 일체중생을 제도하리라. 그리하면 일체중생을 다 제도하지만 실은 한중생도 제도된자가 없다' 하라. 수보리야, 왜냐하면 만약 보살이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오래산다는 생각]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 수보리야, 그까닭은 실로 어떤 진리가 있지않은 경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일으킨 것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연등부처님 처소에서 얻을만한 어떤 진리가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뜻을 아옵기로는 부처님께서 연등부처님 처소에 계시올적에 어떤 진리가 있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신것이 아니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수보리야, 실로 어떤 진리가 있지않은 경계에서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것이니라. 수보리야, 만약 어떤 진리가 있어서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면 연등부처님께서 나에게 '네가 다음세상에 마땅히 부처를 이루고 석가모니라 이름하리라.' 라고 수기를 주시지 않으셨을 것이다. 실로 어떤 진리가 있지않은 경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기에 연등부처님께서 나에게 수기를 주시며 말씀하시기를 '네가 이다음 세상에 마땅히 부처를 이루리니 그 호를 석가모니라 하리라.' 하셨느니라. 왜냐하면 여래라 함은 모든법이 여여하여 같다는 뜻이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만약 어떤사람이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고 말하더라도 수보리야, 부처님은 실로 어떤진리가 있지않은 경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것이니라. 수보리야, 여래가 얻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 가운데는 실다움도 없고 헛됨도 없느니라.

그러므로 여래가 말하기를 '일체법이 다 이 불법이니라' 하느니라.

수보리야, 이른바 일체법이라 함은 곧 일체법이 아니니, 그러므로 그 이름이 일체법일 뿐이니라. 수보리야, 비유컨대 사람의 몸이 아주 큰것과 같으니라." 수보리가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사람의 몸이 아주 크다는것도 실로 큰몸이 아니오니 그 이름이 큰몸일 따름이옵니다."

"수보리야, 또한 이와같으니 만일 '내가 한량없이많은 중생을 제도했다'고 말하는이가 있다면 이는 곧 보살이라 이름할수 없나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실로 어떤진리도 마음에 두지않은 이를 보살이라 이름하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여래가 말하기를 [온갖 법이 나도없고 남도없고 중생도없고 오래사는 것도 없다]고 하느니라.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말하기를 '내가 마땅히 불국토를 장엄하리라' 한다면 이는 보살이라 이름할수 없나니, 왜냐하면 여래가 말하는 불국토의 장엄은 곧 장엄이 아니라 그이름이 장엄일 따름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만약 보살이 [나 없는 진리]를 통달하였다면 여래가 이사람을 참된 보살마하살이라 이름하나니라."

제18, 일체를 하나로 보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육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육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천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천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혜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혜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법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법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여래가 불안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불안이 있사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생각하느냐. 저 항하 가운데있는 수많은 모래를 여래가 말한적이 있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항하의 모래를 말씀하셨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저 한 항하 가운데있는 모래수와같이 많은 항하가 또있고 이 모든 항하의 모래와같은 수의 불세계가 있다면 그세계를 참으로 많다하겠느냐"

"아주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저 많은세계 가운데있는 모든 중생의 갖가지 마음을 여래가 다 아느니라. 왜냐하면 여래가 말하는 모든 마음은 다 이것이 마음이 아니라 그 이름이 마음일 따름이기 때문이니라. 그 까닭은 수보리야, 과거의 마음도 얻을수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수없으며, 미래의 마음도 얻을수없기 때문이니라."

제19, 법계를 두루 교화하라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약 어떤사람이 3천대천세계에 가득찬 칠보를 가지고 널리 보시한다면 이사람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많겠느냐"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사람은 이 인연으로 아주많은 복을 얻나이다."

"수보리야, 만약 복덕이 진실로 있는것이라면 여래가 복덕을 많이 얻는다고 말하지 않을것이니, 복덕이 본래없는 것이므로 여래가 많은 복덕을 얻는다고 말하느니라."

제20, 색신을 여읜 법신여래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가히 구족하게 거룩한 육신으로 여래를 볼수있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거룩하게 구족한 육신을 가지고 여래를 뵈올수 없나이다. 왜냐하오면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구족한 육신이라함은 곧 구족한 육신이 아니옵고 그 이름이 구족한 육신일 따름이기 때문이옵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가히 구족한 상호를 가지고 여래를 볼수있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구족한 상호를 가지고 여래를 뵈올수 없나이다. 왜냐하오면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모든 상호를 구족했다 하심은 곧 구족이 아니옵고 그이름이 구족일 따름이기 때문이옵니다."

제21, 말을 여읜 설법

"수보리야, 너는 이렇게 말하지말라. '여래가 [내가 마땅히 말한바 진리의 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 말라. 왜냐하면 만일 어떤사람이 말하기를 '여래가 진리의법을 말한바가 있다' 한다면 이는 곧 여래를 비방하는 것이되기 때문이니, 내가 말한뜻을 알지못하는 까닭이니라.

수보리야, 진리를 말한다는것은 진리가 없음을 말하는것일 따름이니라." 그때 혜명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다음세상에 자못 어떤중생이 있어서 이 진리의 말씀을 낼수 있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저들이 중생이 아니며 수보리야, 중생이다 하는것은 여래가 중생이 아닌것을 이름하여 중생이라 하였을 뿐이기 때문이니라."

제22, 진리는 얻을 것 없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신것은 얻으신것이 없는 것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다 수보리야.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함은 내가 어떤진리가 조금이라도 남아있지않는 경계에서 아무것도 얻은것이 없는것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이름하였을 따름이니라."

제23, 깨끗한 마음으로 선을 닦아라

"또 수보리야, 이 진리가 평등해서 높고낮음이 없으니 이것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이름하느니라. [나]도 없고 [남]도 없고 [중생]도 없고 [오래사는것]도 없이 온갖 거룩한법을 닦으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느니라. 수보리야, 이른바 거룩한 법이라함은 여래가 곧 거룩한법 아닌것을 일컫는 말이니 그 이름이 거룩한법일 따름이니라."

제24, 복과 지혜를 비교할 수 없다

"수보리야, 어떤사람이 모든 삼천대천세계에서 제일큰산인 수미산왕만한 칠보의 무더기들을 가지고 널리 보시한다해도, 만일 또다른 어떤사람이 이 반야바라밀경에서 내지 네글귀의 게송만이라도 받아지니고 읽고외우고 남을위해 연설해 주었다면, 앞의 복덕으로는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백천만억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내지 숫자가 있는대로 다모아서 비교하더라도 미치지 못하느니라."

제25, 교화해도 한 것 없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너희들은 여래가 생각하기를 '내가 마땅히 중생을 제도하리라.' 한다고 말하지말라. 수보리야, 이런 생각을 하지말라. 왜냐하면 실로 여래에게는 제도할 중생이 없기때문이니, 만약 여래가 제도함이 있다면 여래는 곧 [나라는 생각] [남이라는 생각] [중생이라는 생각] [오래산다는 생각]이 있는것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여래가 [나라는 생각]이 있다함은 곧 나라는 생각이 있는것이 아님을 말하는것인데 범부들이 나라는 생각이 있다고 말할뿐이니라. 수보리야, 범부라는말도 여래는 곧 범부가 아님을 가르키는 말이니 그 이름이 범부일 따름이니라."

제26, 법신은 존재가 아니다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가히 서른두가지 거룩한 상호로써 여래를 볼수있다고 생각하느냐."

수보리가 사뢰었다.

"그러하옵니다. 서른두가지 거룩한 상호로써 여래를 뵈올수 있사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서른두가지 거룩한 상호로써 여래를 볼수있다면 전륜성왕도 곧 여래라 하겠느냐."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뜻을 제가 이해하옵기로는 서른두가지 거룩한 상호로는 여래를 뵈올수 없사옵니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모양으로 나를 보려하거나 음성으로 나를 찾으려하면 이는 곧 삿된 도를 행하는자라. 여래를 길이 볼수 없나니라."

제27, 아주 없는 것 아니다

"수보리야, 네가 만약 생각하기를 '여래가 구족한 상호를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하겠느냐. 그런 생각을 하지말라. '여래가 구족한 상호를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하지말라." "수보리야, 네가 만약 생각하기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이는 모든 법이 끊어져 아주없음을 가리킨다'고 한다면 이런생각을 내지말라. 왜냐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이는 모든것이 다 끊어져 없어진것이 진리라고 말하는일이 없기때문이니라."

제28, 받지도 않고 탐하지도 않는다

"수보리야, 만약 어떤보살이 항하의 모래수와같이 많은세계에 가득찬 칠보로써 널리 보시했더라도 만약 다시 어떤사람이 일체법에 나 없는 진리를알아 깨달음을 이루었다면 이 보살이 얻은 공덕은 앞의 보살이 얻은 공덕보다 훨씬 뛰어나리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모든 보살들은 복덕을 받지않기 때문이니라."

수보리가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보살이 복덕을 받지 않사옵니까."

"수보리야, 보살은 자기가 지은바 복덕을 탐착하지 않기때문이니, 그러므로 복덕을 받지않는다고 말하느니라."

제29, 위의가 그윽하다

"수보리야, 만일 어떤사람이 말하기를 '여래가 혹 온다거나 간다거나 혹 앉는다거나 눕는다'고 하면 이 사람은 내가말한바 뜻을 알지못하는 사람이니라. 왜냐하면 여래는 어디로조차 오는바도 없으며 또한 어디로 가는바도 없으므로 여래라 이름하는 때문이니라."

제30, 진리와 현상은 둘이 아니다

"수보리야,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를 부수어 가는 먼지를 만들었다면 네 생각은 어떠하냐. 이 가는 먼지가 얼마나 많겠느냐."

"심히 많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오면 만약 이 가는 먼지가 실로있는 본체적 존재라면 부처님께서는 곧 저 가는 먼지라 말씀하시지 않으셨을 것이기 때문이옵니다. 그것은 또 무엇때문인가 하오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가는 먼지는 곧 가는 먼지가 아니오며 그 이름이 가는 먼지일 따름이기 때문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삼천대천세계도 곧 세계가 아니옵고 그 이름이 세계일 뿐이옵니다. 왜냐하오면 만약 세계가 실로있는 본체적 존재라면 곧 그것은 절대적 하나의 모양이어야 할것이오며,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절대의 하나의 모양도 실은 절대의 하나의 모양이 아니옵고 그 이름이 절대의 하나의 모양일 따름이기 때문이옵니다."

"수보리야, 절대의 하나의 모양이라 하는것은 이것을 말로할수없는 것인데 다만 범부중생들이 그것을 탐착할 뿐이니라."

제31, 지견을 내지 마라

"수보리야, 만약 어떤사람이 말하기를 '여래가 [나라는 지견]과 [남이라는 지견]과 [중생이라는 지견]과 [오래산다는 지견]을 말했다' 한다면, 수보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사람이 내가말한 진리를 바로아는 것이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이사람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진리를 알지못하는 것이옵니다. 왜냐하오면 세존께서 말씀하신 [나라는 지견]과 [남이라는 지견]과 [중생이라는 지견]과 [오래산다는 지견]은 곧 [나라는 지견]이 아니옵고 [남이라는 지견]이 아니옵고 [중생이라는 지견]이 아니옵고 [오래산다는 지견]이 아닌 까닭이옵니다."

"수보리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킨이는 온갖법에 응당 이와같이 알며 이와같이 보며 이와같이 믿고 이와같이 깨달아서 [진리라는 생각]을 내지 말것이니라. 수보리야, [진리라는 생각]도 여래가 곧 [진리라는 생각]으로서가 아니라 다만 그이름이 진리라는 생각이라고 말하였을 따름이니라."

제32, 응화신은 참된 것 아니다

"수보리야, 만일 어떤사람이 한량없는 아승지세계에 가득찬 칠보를 가지고 널리 보시했더라도 만약 보살심을 일으킨 선남자 선여인이있어 이 경을지니고 내지 네글귀라도 받아지니고 읽고외워서 다른 이를 위해 연설해준다면 그복이 저복보다 더욱 뛰어나리라. 어떻게 하는것이 남을위해 연설하는 것인가. 생각과 현상에 이끌리지말고 여여하여 움직이지않는 것이니라.

일체 현상계의 모든 생멸법은 꿈이며 환상이며 물거품이며 그림자같고 이슬같고 번개같으니 마땅히 이와같이 볼지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다 말씀하심에 장로수보리와 비구 비구니와 우바새 우바이와 일체 세간의 하늘사람과 이세상 사람과 아수라 등이 부처님 말씀을듣고 모두다 크게 기뻐하여 믿고 받들어 행하였다.

ㅡ終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