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

4.하심(下心)

通達無我法者 2008. 5. 14. 09:26

 

 

 

 

4.하심(下心)

 

좋고 영광스러운 것은 항상 남에게 미루고, 남부끄럽고 욕되는 것
은 남모르게 내가 뒤집어쓰는 것이 수도인의 행동이다.
육조대사가 말씀하셨다.
‘항상 자기의 허물만 보고 남의 시비, 선악은 보지 못한다.’
이 말씀이야말로 공부하는 사람의 눈이다.
내 옳음이 추호라도 있을 때에는 내 허물이 태산보다 크다. 나의
옳음을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이라야 조금 철이 난 사람이
다. 그렇게 되면 무슨 일에든지 전혀 내 허물만 보이고, 남의 허물은
볼래야 볼 수 없는 것이다.
세상 모두가 ‘내 옳고 네 그른 싸움’이니, 내 그르고 네 옳은 줄만
알면 싸움이 영원히 그치게 될 것이다. 그러니 깊이 깨달아 ‘내 옳고
네 그름’을 버리고 항상 나의 허물, 나의 잘못만 보아야 한다.

법연(法演)선사가 말씀하였다.
‘20년 동안 죽올 힘을 다해서 공부하니, 이제 겨우 내 부끄러운 줄 알겠다.’
‘내 잘났다’고 천지를 모르고 어깨춤을 추는 어리석음에서 조금 정 신을 차린 말씀이다.
뉴튼은 천고(千古)의 큰 물리학자다. 세상 사람틀이 자기를 ‘훌륭
하다’고 많이 존경하였으나 뉴튼 자신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자기가 생각해 볼 때는 자신은 대학자는 고사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인데, 왜 자기를 대학자로 취급하는지 의심했었다. 그래서 그는
항상 말하였다.
‘우주의 진리는 대해(大海)같이 넓고 깊다. 그러나 나는 바닷가에
서 조개껍질이나 줍고 노는 어린아이에 불과하여, 진리의 바다에는
발 한번 적셔 보지 못했다.’
이 말도 자기의 어리석음올 조금 짐작하는 말이다.
서양의 제일가는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항상 크게 외쳤다.
‘나는 단지 한 가지만 안다. 그것은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참으로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볼 때, 세상 사람들은 참
으로 제 못난 줄 아는 사람들이 아니요, 다 제 잘나 자랑하는 사람들 이다.
임제종의 중흥조인 법연선사의 말씀을 잊지 말자. 누가 법문을 물
으면 항상 말씀하였다.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
천하의 어리석은 사람들이여, 무엇을 안다고 그렇게도 떠드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지상에서도 가장 존경을 받는 위대한 인물은, 오로지 모든 사람을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다. 왜냐하면 자기의 잘나지 못함을 자각하는
정도로 그 사람의 인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내가 나 잘나지 못함을 철저히 깨달아 일체를 부처님과 같이 섬기
게 되면, 일체가 나를 부처님과 갈이 섬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가장 낮고 낮은 곳이 자연히 바다가 되나니, 이것은 일부러 남에게
존경을 받으려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남에게 존
경올 받을 생각이 있으면, 남이 존경을 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내 몸을 낮추고 또 낮추어 밑없는 곳까지 내려가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몸이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더라. ’

공자(孔子)가 노자(老子)를 보러 가니, 노자가 말했다.
‘그대를 보니 살과 뼈는 다 썩고 오직 입만 살았구나! 큰
재산을 깊이 감추어 없는 것같이 하고 어진 사람은 얼굴을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과 같이 하나니, 그대의 교만한 행동과 도도한
생각을 버려라. 무엇을 알기에 그렇게 잘난 척하는가? ’
공자가 듣고 크게 탄복하며, 노자를 ‘용과 같다’고 하였다. 노자가
또 공자에게 말하였다.
‘내 부탁하노니 누구든지 총명한 사람이 그 몸을 망치는 것은 다
남의 허물을 잘 말하기 때문이니, 부디부디 조심해서 남의 나쁜 것과
그른 것을 입 밖에 내지 말아라. ’
이 두 분은 지상에서 큰 성인이라 존경하는 바이다. 서로 처음 만
났을 적에 이런 말로써 경계하니, 누구든지 일생동안 지켜도 남을 말
들이다.

하심(下心)의 덕목을 몇 가지 적어 본다.
一. 도가 높을수록 마음은 더욱 낮추어야 하니, 모든 사람들을 부
      처님과 같이 존경하며 원수를 부모와 같이 섬긴다.
一. 어린이나 걸인이나 어떠한 악인이라도 차별하지 말고 극히 존 경한다.
一. 낮은 자리에 앉고 서며 끝에서 수행하여 남보다 앞서지 않는 다.
一. 음식을 먹을 때나.물건을 나눌 때 좋은 것은 남에게 미루고 나쁜 것만 가진다.
一. 언제든지 고되고 천한 일은 자기가 한다.



성철스님 법어집 / 자기를 바로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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