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典/밀린다판하(Milindapanha)

Ⅲ. 논란

通達無我法者 2008. 11. 3. 21:34

 

 

        Ⅲ. 논란
      
        의론가(議論家)이고 궤변가인 뛰어난 지성의 총명한 밀린다 왕은 지혜를 계발하기 위하여 나아가세나 존자를 방문했다. 나아가세나의 비호 아래 있으며 질문을 함으로써 지혜를 계발하는 자가 되어 삼장(三藏)에 정통한 사람이 되었다. 한 밤, 고요한 곳에 홀로 가서 가르침(九分敎)을 연찬(硏鑽)하여 풀기 어렵고 논란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난문(難問)을 발견했다. 왕은 이렇게 생각했다. `세존(法王)의 가르침은 차례로 설명된 것도 있고, 연관해서 설명된 것도 있다. 그리고 진리 그것(本質)을 설명한 것도 있다. 세존께서 설하신 난문에서 그 뜻을 식별하지 못하면 장차 논쟁이 일어나리라. 이제 나는 나아가세나 논사(論師)를 믿고 난문을 풀 것이며, 그가 보여 주는 길을 따라 미래의 광명을 얻으리라.' 날이 밝고 아침 해가 돋았을 때, 밀린다 왕은 머리를 감고 합장하여 과거 현재 미래에 있어 완전히 깨달은 부처들(正等覺者)을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여덟 가지 서약(誓戒)을 지키기로 맹세하고 혼자 이렇게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7일 동안 나는 여덟 가지 덕목(德目)을 지키고 고행(苦行)을 할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고행을 닦으므로 스승을 만족시키고 여러 가지 난문을 물을 것이다.' 밀린다 왕은 평복을 벗고 여러 가지 장식을 푼 다음, 가사(袈裟)를 몸에 걸치고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침묵하는 성자(聖者)의 모습으로 8 가지 덕목을 지키기로 맹세했다. 즉 `이 7일 동안 나는 왕으로서 할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나는 탐내는 마음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성내는 마음을 일으켜서도 안 된다. 미망(迷妄)을 수반하는 마음을 일으켜서도 안 된다. 모든 종과 사역인(使役人)과 시신(侍臣)들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할 것이다. 몸으로 짓는 행실(身業)과 말로 나타내는 행위(業)는 악한 탐심으로부터 막아야 한다. 여섯 가지 영역도 남김없이 악으로부터 수호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음(意)의 작용은 자비의 실천으로 돌리지 않으면 안 된다' 이들 8가지 덕목을 마음에 새기고 마음의 작용을 이 8가지 덕목에 집중시켜,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이 없었다. 이리하여 7일이 지나 8일째 된 날, 날이 밝자 왕은 일찍이 아침밥을 마쳤다. 그리고 눈을 내리 숙이고 말을 삼가하며 위의(威儀)를 바르게 갖추었다. 그리고 마음을 흐트러지지 않게 가다듬고 춤출 듯이 기뻐 만족하고 깨끗한 신심으로 나아가세나 장로에게로 갔다. 장로의 발에 머리 숙여 경례하고, 한편으로 비켜서서 이렇게 말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나는 그대와 조용히 담론할 것이 있습니다. 나는 한 사람이라도 그대 옆에 있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8가지 조건(八支)을 구비하고 출가한 자에게 알맞은 조용한 장소, 마을에서 떨어진 숲속(阿蘭若)에서 질문을 해야 하겠습니다. 거기서 나는 아무 것도 숨기고 감출 것이 없습니다. 우리가 깊은 담론에 들어갈 때, 나는 비장된 가르침(秘密義)을 들을 자격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문제들은 비유로써 밝혀질 것입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이를테면 재보(財寶)를 숨기려고 할 때, 땅만큼 숨길만한 곳이 다시없는 것처럼, 우리가 깊은 담론에 들어갈 때, 나는 비장된 가르침을 들을만한 자격이 있을 것입니다.“ 왕은 스승과 함께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숲 속으로 들어가 이렇게 말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담론하려고 하는 사람이 피해야 할 곳이 8곳이 있습니다. 그 8가지 장소에서 지자(智者)는 담론하지 않습니다. 만일 담론을 한다면, 문제가 산란되어 결론에 이르지 못합니다. 8개의 장소란, 즉 평탄하지 않는 곳, 위험한 곳, 바람이 지나치게 센 곳, 은폐된 곳, 신역(神域), 도로, 다리, 수영장(水泳場)들입니다. 이 8개 장소는 피해야 합니다.“ 장로는 물었다. "그러한 곳에는 어떠한 결점이 있습니까?" "나아가세나 존자여, 평탄하지 않은 곳에서 담론하면 문제가 흩어지고 흘러버려 결론에 이르지 못하며, 위험한 곳에서는 두려움에 쌓여 문제를 바르게 관찰할 수 없으며, 바람이 센 곳에서는 소리가 분명하게 들리지 않으며, 은폐된 곳에서는 사람들이 엿들으며, 신역에서는 문제가 심각해지기 쉬우며, 도로에서는 문제가 공허하게 되며, 다리에서는 문제가 흔들리며, 수영장에서는 통속적인 이야기로 될 것입니다. 그래서 `평탄하지 않은 곳, 위험한 곳, 바람이 지나치게 센 곳, 은폐된 곳, 신역, 도로, 다리, 수영장 등 이들 8개 장소는 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또 다음 8종류의 사람은 담론할 때 담론하는 문제를 손상시킵니다. 8가지 사람이란, 탐욕에 찬 생활을 하는 사람, 성내는 생활을 하는 사람, 미망(迷妄)의 생활을 하는 사람, 오만한 생활을 하는 사람, 탐욕에 찬 사람, 태만한 사람, 한 가지 일에만 집착하는 사람, 바보 같은 사람들입니다. 이들 8종류 사람은 담론하는 문제를 손상시키는 자들입니다." 장로는 물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결점이 있습니까?" "나아가세나 존자여, 탐욕에 찬 생활을 하는 사람은 탐욕스럽기 때문에 담론하는 문제를 손상시키며, 성내는 생활을 하는 사람은 화를 내기 때문에 담론하는 문제를 해치며, 미망의 생활을 하는 사람은 미망으로 인하여 담론하는 문제를 해칩니다. 오만한 생활을 하는 사람은 오만 때문에, 탐욕적인 사람은 탐욕 때문에, 태만한 사람은 게으름 때문에, 한 가지 일에만 집착하는 사람은 한가지에만 집념하기 때문에, 바보 같은 사람은 어리석기 때문에 담론하는 문제를 손상시킵니다. 그래서, `탐욕에 찬 사람(貪者)과, 성내는 사람(瞋者)과, 미망에 찬 사람(癡者)과, 오만한 사람과, 탐욕적인 사람과, 게으른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들은 담론하는 문제를 손상시킨다.'고 말합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다음의 9종류 사람은 이야기한 비밀을 폭로하여 비밀을 지키지 못합니다. 9종류 사람이란, 탐욕에 찬 생활을 하는 사람, 성내는 생활을 하는 사람, 미망의 생활을 하는 사람, 소심한 사람, 재물을 중시하는 사람, 부녀자, 술을 좋아하는 술고래, 거세당한 사람(黃門, 또는 宦官)들입니다." 장로는 물었다. "그러한 사람들은 어떠한 결점이 있습니까?" "나아가세나 존자여, 탐욕에 찬 생활을 하는 사람은 탐욕스럽기 때문에, 성내는 생활을 하는 사람은 화를 내기 때문에, 미망의 생활을 하는 사람은 미망 때문에, 소심한 사람은 소심하기 때문에, 재물을 중시하는 사람은 재물(財物) 때문에, 부녀자는 지혜가 저열(低劣)하기 때문에, 술고래는 스라아 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거세당한 사람은 정욕이 과도하게 억제되기 때문에, 어린애는 마음이 잘 흔들리기 때문에, 각각 이야기한 비밀을 폭로하여 비밀을 지키지 못합니다. 그래서, `탐욕적인 사람과 성내는 사람과 미망된 사람과 소심한 사람과 재물을 중시하는 사람과 부녀자와 술고래와 거세당한 사람과 어린애 등, 이들은 세상에서 저열하고 경박하여 잘 흔들리는 자들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에 게서는 이야기한 비밀이 잘 폭로되어 곧 속된 것이 되고 만다고, 말합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지혜(覺)는 8가지 방법에 의하여 발전되고 성숙합니다. 8가지는 이러합니다. 즉 지혜는 나이가 듦에 따라 발전 성숙하며, 명성이 높아짐에 따라 발전 성숙하며, 질문을 함으로 발전 성숙하며, 조사(祖師)와 함께 살므로 발전 성숙하며, 바른 주의력을 가짐으로(如理作意) 발전 성숙하며, 대담(對談)하므로 발전 성숙하며, 친애할 만한 사람과 사귐으로 발전 성숙하며, 알맞은 곳에 살므로 발전 성숙합니다. 그래서 `나이가 늘어남과 명성이 자라남과 질문하는 것과 조사와 함께 사는 것과 바른 주의력을 갖는 것과 대담해지는 것과 친애할 만한 사람을 사귀는 것과 알맞은 곳에 사는 것 등 이들 8가지 방법(八支)은 지혜를 순수하게 하고 또 이런 것을 구비한 사람에게 ‘지혜의 꽃은 핀다.’고 말합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이곳은 담론에 관한 8가지 장애로부터 벗어난 곳입니다. 그리고 나는 이 세상에서 담론에 있어 비밀을 잘 지킬 수 있는 최상의 친구입니다. 나는 살아 있는 동안 비밀을 지킬 것입니다. 또 나는 8가지 방법에 의하여 지혜를 발전시켰습니다. 나와 같은 제자를 만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바르게 실천하는 제자에 대하여 스승은 25 가지 스승의 덕을 바르게 실천해야 합니다. 25 가지 덕은, 스승은 제자에 대하여 반드시 계속해서 보살펴야하며, 제자가 배워야 할 것과 배워서는 안 될 것을 가려 주어야 하며, 제자가 열심인가 태만한가를 알아야 하며, 제자가 잠자는 시간을 알아야 하며, 제자가 건강을 잘 유지하는가를 알아야 하며, 제자가 먹어야 할 음식과 먹어서는 안 될 음식을 알아야 하며, 제자의 특성을 알아야 하며, 바루의 음식을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하며, 성적이 나아질 것이니 염려하지 말라고 격려해 주어야 하며, 다른 사람과의 교제 관계를 알아야 하며, 마을에서 누구와 교제하고 있는가를 알아야 하며, 승방에서 누구와 교제하고 있는가를 알아야 하며, 제자와 쓸데없는 이야기를 말 것이며, 제자의 허물에 대하여 관대해야 하며, 철저하게 가르쳐야 하며, 빠뜨리지 않고 가르쳐야 하며, 숨기지 않고 가르쳐야 하며, 남겨 두지 않고 가르쳐야 하며, `나는 학예(學藝)에 있어 이런 제자를 낳았다.'고 그를 자식처럼 생각해야 하며, `어떻게 하면 이 제자는 퇴보하지 않을 것인가'고 그를 향상 시키려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나는 학예(學藝)에 있어 그를 유능한 사람으로 만들겠다'고 제자를 유능하게 만들 결심을 해야하며, 인자한 마음을 가져야 하며, 어려운 때 버려두지 말 것이며, 제자에게 해주어야 할 일을 등한히 해서는 안 되며, 제자가 실패했을 때는 똑바로 격려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덕목(德目)으로 그대는 나를 대해야 합니다. 존자여, 나에게 의문이 생겼습니다. 세존께서 설하신 난문(難問)이 있는데, 그것들에 대하여 장차 논쟁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그대 같이 지혜 있는 분을 찾아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난문에 대하여 나에게 지혜의 광명을 주어 반대자의 논란을 극복하게 해 주십시오. 장로는 왕의 말을 승낙하고, 재가 신도가 지켜야 할 열 가지 덕목을 설했다. "대왕이여, 신도의 덕목에는 열 가지가 있습니다. 즉 신도는 승단과 고락을 같이 해야 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길잡이로 해야 하며, 될 수 있는 한 보시하는 것을 기쁘게 여겨야 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이 쇠퇴함을 보면 회복시키려고 노력해야 하며, 바른 견해를 가져야 하며, 흥미를 끄는 일에 마음이 쏠리지 말며, 생계를 위하여 딴 스승을 쫓아다니지 말아야 하며, 몸과 말로 짓는 행위(身業과 口業)를 삼가 해야 하며, 화합(和合)을 기뻐하고 좋아해야 하며 시새우지 말고, 또 부처님(佛)과 부처님의 가르침(法)과 승단에 귀의(歸依)할 것 들입니다. 대왕이여, 이 열 가지 덕목은 모두 그대가 실천하기 위하여 있는 것입니다. 그대가 부처님의 가르침이 쇠퇴함을 보고, 번창시키려 함은 그대에게 알맞고 정당하고 또 가능한 일입니다. 나는 그대가 말씀하는 것을 들어 드리겠습니다. 그대가 하고 싶은 대로 무엇이든 질문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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