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초기불교산책·각묵스님

족쇄를 푼 성자들/끝

通達無我法者 2011. 3. 13. 20:12

 

 

 

족쇄를 푼 성자들/끝

 

“열가지 족쇄 풀고 번뇌 소멸한 아라한”

 
초기불전에서 인간은 크게는 범부(puthujjana)와 성자(ariya)의 둘로 구분된다.

범부는 깨닫지 못한 사람이고 성자는 깨달은 사람이다.

성자는 다시 예류자.일래자.불환자.아라한의 넷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예류자.일래자.불환자는 아직 더 공부지어야 할 존재라고 하여 유학(有學, sekha)이라 하고, 아라한은 모든 번뇌가 다 소멸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공부지을 것이 없는 존재라 하여 무학(無學, asekha)이라 한다.

 
아라한은 더 공부할 것 없는 존재
의심 적의 자만 들뜸 무명 ‘여의다’

 

그러면 성자를 다시 예류자.일래자.불환자.아라한의 넷으로 분류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초기불전의 여러 곳에서 부처님께서는 10가지 족쇄(十纏, sam.yojana)를 말씀하셨으며, 이 열 가지 족쇄를 얼마나 많이 풀어내었는가를 토대로 하여 성자들을 예류자 등의 넷으로 분류하고 계신다.(A7:15 등) 먼저 열 가지 족쇄를 살펴보자.
 
① 유신견(有身見): 고정불변하는 자아 혹은 실체가 있다고 국집하는 가장 근본적인 삿된 견해. 오온의 각각에 대해서 4가지로 자아 등이 있다고 여기는 것.
 
② 계율과 의례의식(誓戒)에 대한 집착(戒禁取): 형식적 계율과 의례의식을 지킴으로써 해탈할 수 있다고 집착하는 것.
 
③ 의심(疑): 불.법.승, 계율, 연기법 등을 회의하여 의심하는 것.
 
④ 감각적 욕망: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
 
⑤ 적의: 반감, 증오, 분개, 적대감 등을 뜻하며 성내는 마음과 동의어.
 
⑥ 색계에 대한 탐욕: 색계선(초선부터 제4선까지)으로 실현되는 경지에 대한 집착.
 
⑦ 무색계에 대한 탐욕: 무색계선(공무변처부터 비상비비상처까지)으로 실현되는 경지에 대한 집착.
 
⑧ 자만(慢): 내가 남보다 뛰어나다, 동등하다, 못하다 하는 마음.
 
⑨ 들뜸(掉擧, 도거): 들뜨고 불안한 마음.
 
⑩ 무명(無明): 사성제를 모르는 것.
 
이미 초기불전에서 예류자는 유신견, 계율과 의식에 대한 집착, 의심의 세 가지 족쇄가 완전히 풀린 성자이고, 일래자는 이 세 가지가 완전히 다 풀렸을 뿐만 아니라 감각적 욕망과 적의의 두 가지 족쇄가 아주 엷어진 성자라고 설명된다. 불환자는 다섯 가지 낮은 단계의 족쇄가 완전히 다 풀려나간 성자이고, 아라한은 열 가지 모든 족쇄를 다 풀어버린 성자라고 나타나고 있다.(A7:15 등)
 
특히 아비담마 문헌의 여러 곳에서는 열 가지 족쇄 가운데 처음의 셋을 보아서(見) 버려야 할 법들이라고 정리하고 있으며, 나머지 일곱 가지는 닦아서(修) 버려야 할 법들이라고 설명하고 있다.(Dhs.183) 이러한 봄(見)과 닦음(修)은 다시 견도(見道, dassana-magga)와 수도(修道, bha-vana--magga)라는 술어로 주석서 문헌들의 도처에 나타나고 있으며(MA.i.75 등), 견도에 의해서 예류자가 되고 수도의 성취정도에 따라서 차례대로 일래자, 불환자, 아라한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Ps.ii.82)
 
한편 이러한 견도와 수도는 후대의 여러 불교에서도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지는데, 특히 북방 아비달마를 대표하는 <구사론>과 <성유식론> 등의 유식 문헌에서도 논의되고 있다.
 
이상으로 50회에 걸쳐서 초기불전에 나타나는 교학과 수행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 인연으로 독자 여러분들이 모두 금생에 해탈열반의 튼튼한 토대를 만드시기를 기원하며 연재를 마친다.
 
각묵스님 /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

http://cafe.daum.net/chobul